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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난지붕(急難之朋)

작성자어모문화마을|작성시간17.02.01|조회수677 목록 댓글 0

급난지붕(急難之朋)



명심보감(明心寶鑑)에 급난지붕(急難之朋)이라는 말이 나온다. 


급(急)하고 어려울(難) 때 힘이 되어주는 친구(朋)라는 뜻이다. 


술 먹고 밥 먹을 때 형, 동생 하는 친구는 천 명이나 있지만(酒食兄弟千個有), 급하고 어려울 때 막상 나를 도와주는 친구는 한 명도 없다(急難之朋一個無)는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형편이 좋을 때는 달려든다. 그러나 평소 내 앞에서 그렇게 잘하던 사람도 내가 막상 큰 시련을 맞았을 때는 나를 외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가 잘 아는 선배 한 분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직장을 그만 두고 1년 쯤 쉬고 있을 때 진실한 인간관계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재정리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흔히 친구의 잘못은 모래 위에 적는다고 한다. 밀물에 지워지라고. 그러나 친구의 고마움은 바위 위에 새긴다고 한다. 


비바람에 견디며 영원하라고. 친구의 눈물은 구름에 올려놓는다고 한다. 힘들면 비가 내릴 때 같이 울어주라고.

 

더불어 살다보면 다른 사람으로 말미암아 섭섭한 일도 생기고, 고마운 일도 생기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마움은 빨리 잊고 서운한 감정은 오래 남겨둔다. 


지혜로운 사람은 고마움은 오래 오래 기억하되 섭섭함과 서운함은 빨리 잊고 산다. 오늘부터서라도 내 자신이 급난지붕(急難之朋)이 되어 대인(大人)으로 살아보면 어떨까?



옛날에 한 부자가 있었다. 그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친구들과 놀기를 좋아하여 날만 새면 밖으로 나가곤 했다. 


뿐만 아니라 친구들을 대접하느라 돈 낭비가 심했다. 아들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아버지가 어느 날 아들을 보고 타일렀다.

 

“얘야, 너도 이제 집안일을 돌 볼 생각을 해야지 어째서 날이면 날마다 밖으로만 돌아다닌단 말이냐?”


"아버지, 제가 나가고 싶어서 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친구들이 모두 제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여러 친구들에게 환영을 받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건 그렇지. 하지만 친구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좋아할 일은 아니다. 웃는 얼굴로 어울리는 친구는 많아도 마음을 열 수 있는 진정한 친구는 드문 법이다. 


혹시 네 친구들이 너를 좋아하는 것은 네가 주는 것을 받는 재미 때문은 아니더냐?"


"아버지는 제가 아직 어린애인 줄 아세요. 제 친구들은 모두 진실한 친구들입니다."


"그렇다면 네가 친구를 사귐에 참으로 성공했는지 아닌지를 이 애비가 시험해 보아도 되겠느냐?"


"아이 참 아버지! 아버지는 평소에 친구가 많지 않으셔서 저희들의 우정을 이해하실 수가 없으실 거예요. 


하지만 좋습니다. 이 기회에 저희 친구들이 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그래... 그럼 오늘 밤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아버지는 그날 밤 돼지 한 마리를 잡아서 거적에 쌌다. 그리고 아들로 하여금 지게에 지게하고 맨 먼저 아들과 가장 친하다는 친구의 집으로 향했다. 아들은 친구 집 대문을 두드렸다.


“이보게, 실은 내가 조금 전에 실수를 하여 사람을 죽였네. 그래서 여기 시체를 가지고 왔네. 아무도 본 사람이 없으니 어떻게 좀 도와주게.”


"뭐라고! 시체를 가지고 왔다고? 나는 그런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으니 내 집에서 냉큼 사라지게..."

 

아들은 가까운 친구의 집을 연달아 찾아가 사정을 하였으나 돌아온 것은 모두 거절이었다. 


자 이번에는 내 친구를 찾아가 보기로 하자고 아버지가 말했다. 두 사람은 아버지의 친구 집으로 갔고 사정 이야기를 했다. 아버지의 친구는 두 사람을 집안으로 안내했다.

 

"조금 있으면 날이 샐 것이네. 이 시체를 지금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위험한 일이야... 그러니 당분간 저 나무 밑에 내려놓고 자네는 내 옷으로 갈아입게나. 그리고 수습책을 함께 생각해 보세..."

 

그때서야 아버지가 껄껄 웃으며 말씀하셨다.

“친구여! 미안하네. 그 거적에 쌓인 것은 시체가 아니라 돼지고기라네...내가 돼지 한 마리를 잡아왔네.”


"뭐야? 에이 짓궂은 친구 같으니라고. 자, 우리 돼지고기 안주해서 술이나 싫건 마시세!"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했다.

"이제 알았을 것이다. 친구가 많은 것이 좋은 것이 아니요, 친구를 날마다 만나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니다. 


형편이 좋을 때는 가까이 지내는 친구가 많으나, 위급한 처지에 있을 때 도와주는 친구는 그리 많지 않은 법이다. 


그것은 참 된 우정을 나눈 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서로 얼굴을 아는 사람은 온 세상에 많이 있으나, 마음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각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자. 


과연 나는 진정한 벗이 얼마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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