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6. 7. 05;00
아무도 없는 숲 속,
오늘은 휴일이라 속보로 걷거나 서두를
이유가 없다.
'꾸지나무' 아래에 있는 의자에 앉아
심호흡을 하고 잠시 정적명상에 잠긴다.
곤히 잠자고 있는 새들과 곤충, 나무와
꽃이 행여 잠에서 깰세라 아주 조용히
핸드폰을 열었다.
<뽕나무가 아닌 닥나무과 '꾸지나무'>
내가 좋아하는 '타이스의 명상곡'이 흘러
나온다.
바이올린 독주(獨奏)가 끝나고 피아노로
연주하는 타이스의 명상곡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시간과 공간에 빠져들었다.
온갖 새와 많은 풀벌레가 교향곡을
연출하는 숲 속에서 사람이 악기로
연주하는 음악을 듣는다는 건 자연에
대한 실례가 아닐까.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다른 사람들이
모를 정도의 아주 작은 소리로 음악을
듣는다는 것,
언제부터인가 고즈넉한 숲 속에서
명상곡이나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혼자 보내는 시간이 좋았다.
굳이 혼자라고 표현하지만 사실 혼자는
아니다.
잠에서 깬 꾸지나무, 발밑에 핀 '돌나물'
등 친구가 여기저기에 있고 귓가에는
익숙한 명상곡이 존재하니 말이다.
< 돌나물 >
나는 이 숲 속에만 들어오면 행복하다.
자연과 내가 연결돼 있다는 감각과 이
장소에 대한 정서적 유대감이 크기 때문
에 혼자 숲길을 걸어도 외롭지 않아
좋다.
타이스의 명상곡은 고요한 숲 속에
스며들었고 내몸과 마음이 평온해진다.
잠에서 깬 동박새와 직박구리가 우렁
차게 지저귀고 딱따구리 구멍을 파는
소리가 요란해지기 시작한다.
오후에 온다던 먹구름이 성질 급하게
몰려오더니 동이 트는 동녘하늘을 검게
물들여간다.
2026. 6. 7.
석천 흥만 졸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