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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속의 유대인 (12, 끝) 노벨상과 유대인, 유대인의 가정교육

작성자만촌 전석락|작성시간18.01.09|조회수324 목록 댓글 4

 

5부 노벨상과 유대인의 창의성


1. 노벨상과 유대인

 

유대인은 세계인구의 0.1%(1400만 명)에 불과하지만 유대인과 유대인 가문의 1901~2014년 노벨상 수상자는 195명으로써 전체의 20% 이상 차지한다. 2017년만 해도 생리의학, 물리학, 경제학 등에서 3명의 수상자가 나왔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의 청바지, 볼펜, 립스틱, 피임약, 레이저, TV리모컨, 라식수술, 심장 박동기 등등이 유대인이 개발한 것들이다. 우주탄생의 비밀을 밝혀주는 상대성이론으로 너무나 유명한 아인슈타인도 유대인이며, 2차 세계대전 시 미국의 핵폭탄개발을 한 핵심 과학들도 유대인들이었다.

 

미국의 입자물리학자이자 200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그로스 교수(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 대학 석좌교수)20136월 서울을 방문했을 때 유대인이 특별히 두뇌가 우수한 것 보다 오랜 고난과 이민의 역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들이 쉽게 뛰어들지 않고 문호가 개방된 분야에 집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노벨상 수상자가 많이 배출된 것 같다고 하면서 교육을 중시하고 학자를 존경하는 유대전통도 노벨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하는 배경이 된 것 같다.”고 하였다.

 

2. 유대인의 가정교육 

                                    

한국의 자녀 교육열은 유대인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부모들은 아이에게 학교에 가면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라고 하는 반면, 유대인 어머니들은 아이에게 학교에 가면 선생님에게 모르면 무엇이든지 물어 보라라고 가르친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바로 창의성 교육이다.


1) 교육이 으뜸

 

유대인 가정의 거실에는 대부분 TV가 없다. 책장과 함께 토론을 할 수 있는 원탁 테이블을 놓아 거의 예외 없이 도서관같이 꾸며져 있다. 배움을 으뜸의 가치로 여기고 독서와 대화의 생활을 하기 위해서다. 유대인 부모는 이곳에서 평소 책 읽는 모습을 자주 보여줌으로써 자연스레 자녀들을 독서로 이끈다. 교육은 모방에서 시작되므로 부모 스스로가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2) 평생 공부

 

유대인들은 가르친다는 것과 배운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배라고 믿는다. , 가르친다는 것은 하느님을 존경(예배)하는 것이요, 공부하는 것은 하느님께 드리는 최고의 기도라고 본다. 사람은 일생동안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 유대교의 기본적인 믿음이다.

유대인의 창의성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티쿤 올람(Tikun Olam)사상이다. ‘티쿤 올람이란 유대교 신앙의 기본원리로 세계를 고친다는 뜻이다. 곧 하느님의 파트너로 세상을 개선해 완전하게 만들어야 하는 인간의 책임을 뜻한다.

19세기 다윈의 진화론이 나오자 종교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그러나 유대교에선 진화를 단계별로 이루어지는 또 하나의 창조로 해석한다. 신은 세상을 창조했지만 이것은 아직 미완성의 상태이다. 때문에 인간은 완성을 위해 계속되는 신의 창조 행위를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유대인들의 창조성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러한 사상이 그들의 의식 깊은 곳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유대교에선 불완전하게 창조되어 각종 질병으로부터 고통을 받는 인간의 병을 낫게 하는 의학 산업이 매우 가치 있는 일로 여겨진다. 유대인들이 수많은 의약품을 개발하고 찾아낸 힘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3) 자녀 교육의 핵심은 엄마와의 대화

 

유대인 엄마는 늘 아이 곁에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이야기한다. 아이가 태어나서 만나는 첫 교육자가 엄마다. 아이가 한 명의 인간으로 클 수 있는 것은 엄마의 힘이 절대적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에서는 엄마가 유대인인지 여부가 유대인 판정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3살까지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이 보호받고 있다는 안정감과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가장 바람직한 것은 엄마가 항상 아이 옆에서 대화하고 아이를 안아주며 스킨십을 많이 나누는 것이다. 이때에는 아이가 잘못해도 야단치지 않는다. 자존감 형성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아이가 잘잘못을 이성적으로 가릴 수 있는 나이는 만 4세부터라고 한다. 이때부터는 아이가 잘못할 경우 대화로써 납득시키고 바로 잡아야 한다. 4살부터는 아이가 호기심이 많아지면서 질문을 퍼붓기 시작한다.

엄마, 이건 뭐야?”, ”엄마, 이건 왜 그래?” 등 모방에서 능동적인 학습 태도로 바뀌는 것이다.

유대인 부모들은 이러한 아이들의 질문에 절대 짜증을 내지 않고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하여 더 적극적 질문을 하도록 유도한다. 아이들은 똑똑하게 태어나기 보다는 똑똑하게 키워지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유대인 속담 가운데 하느님은 엄마의 손을 빌어 사랑을 베푸신다라는 말이 있다. 또 유대인 격언에 신은 언제 어디에나 존재할 수가 없어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말도 있다. 어머니의 애정은 이처럼 아이에게 있어 신처럼 절대적 가치를 갖고 있는 것이다.

엄마의 손은 아이들을 돌보는 손이며, 엄마의 입은 지혜를 말하는 입이며, 엄마의 마음은 영원한 사랑을 담고 있다. 이러한 애정을 토대로 한 유대인 교육의 핵심은 대화식 교육법이다. 아이를 가르쳐야 할 대상이 아닌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여 어른과 똑같이 토론하고 결론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런 교육법은 당연히 부모에게 상당한 인내와 끈기를 요구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장난감 가게에서 무언가를 사달라고 떼를 쓰면 유대인 엄마는 몇 시간이 걸리든 왜 사줄 수 없는지 그 이유를 아이에게 설명하고 또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들어준다. 그래서 유대인 가정에서는 엄마와 아이가 논쟁하는 모습을 언제나 쉽게 볼 수 있다. 대화식 교육은 아이에게 논리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바탕을 길러준다.

 

4) 창의성을 키우는 평등사상과 후츠파 chutzpah 정신

 

유대인들은 나이나 직위에 상관없이 모두가 평등하다는 깊은 믿음을 갖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상호 묻고 답하며 논쟁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해 의문이 생기거나 이해가 안 되면 누구에게나 주저하지 않고 질문하고 따지는 것이 몸에 배어있다.

 

이스라엘 대학에선 교수든 학생이든 서로 의견이 다를 땐 몇 시간이고 끝장 토론을 벌인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자기주장을 말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모세 율법에서 시작된 이러한 평등사상은 현대에 이르러 이른바 후츠파 정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을 낳았다. 이러한 평등사상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후츠파 정신이 유대인의 창의성을 키우는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5) 아이의 재능과 개성에 주목

 

유대인은 아이를 부모가 바라는 형태로 이끌지 않고 먼저 아이의 재능이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한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아이의 지적 호기심을 부단히 자극시켜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재능을 찾게끔 도와준다.

 

유대인 부모들은 자식이 최고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들은 하느님이 개개인에게 남과 다른 독특한 재능을 주신 것을 믿는다. 그래서 유대인 부모들은 자기 자녀가 하느님이 주신 독특한 재능을 살려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를 바랄뿐이다. 부모들은 아이에게 남보다 뛰어나라는 요구를 하지 않는 대신 남과 다른 사람이 되라고 주문한다.

 

6) 밥상머리 교육과 베갯머리 이야기

 

우리의 생활에서도 식사는 밥만 먹는 자리가 아니다. 집안 대소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나누고, 예절과 예의로서 공동체 질서를 유지하고, 구성원들 간의 관계를 돈독히 하여 자연스레 질서와 나눔, 가족 간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교육의 장이다. 그러나 핵가족 사회가 되고 바쁜 직장생활로 인해 이제는 여간해서 많지 않은 식구조차 함께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이러한 밥상머리 교육을 핵가족이 되어도 잘 지키는 사람들이 유대인들이다. 유대인들은 가족식사를 함께하는 것은 공동체가 지켜야 할 소중한 의무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식사 시간에 출장 등으로 참석하지 못하는 식구가 있거나 결혼하여 분가한 형제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자리를 치우지 않고 평소처럼 식기 등을 그 자리에 차려둔다. 가족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을 항상 함께한다는 표현이다. 유대인 가장은 아무리 바빠도 저녁식사만은 가족과 함께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식사는 가족이 함께 모인 것을 감사하는 기도로 시작된다. 또 식사는 축복과 칭찬과 격려로 시작하며 가족 간의 공감대를 넓히고 가족 사랑을 확인하는 소중한 곳으로 여긴다. 식사 중에는 절대 민감한 이야기나 훈육조의 가르침은 늘어놓지 않는다. 꾸짖을 일이 있더라도 식사 이후로 미루고 밥상머리에서는 절대 아이를 혼내지 않는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격려와 칭찬은 인간을 고양시키는 힘이 있고, 아이들의 잠재력에 불을 붙이고 그 불꽃을 계속 타오르게 하는 힘이 있다. 유대인의 밥상머리는 아이들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부모로부터 자연스럽게 인내심, 예절, 공손, 나눔, 절제, 배려를 배우는 곳이다. 식사와 가정교육과 예배가 따로 분리되지 않고 한자리에서 모두 이루어지는 것이다.

 

유대인 부모들의 하루 일과 중 빼놓지 않는 게 잠자리에 든 자녀에게 책을 읽어 주거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최근 우리의 젊은 세대들도 이러한 베게머리 이야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실천하는 가정이 많다. 그러나 유대인들이 우리와 다른 점은 그들은 이를 철저히 지킨다는 점이다.

 

유대인은 아버지가 잠들기 전에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해주는 것을 ‘bed side story’라 한다. 아무리 바쁘고 피곤해도 유대인 아빠들은 15분 이상 베갯머리 이야기를 빠트리지 않는다고 한다. 유대인은 13세 이전의 자녀교육은 부모의 가장 중요한 의무라고 생각하는데 그중에서도 밥상머리 교육과 베갯머리 이야기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7) 질문과 토론

 

탈무드에는 혼자서 배우면 바보가 된다는 구절이 있다. 그래서 유대인들의 가정교육이나 학교교육은 질문과 토론의 방식으로 가르친다. 질문과 토론은 개념의 이해와 응용을 전제로 가능한 것이다. 질문과 토론은 여러 사고방식의 충돌과 융합에 의해 창의성을 길러내는 토양이 된다.

 

유대인과 한국인은 교육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공통성이 있다. 하지만 그 방법은 크게 다르다. 한국인의 공부 방법은 주로 암기식인데 반해 유대인의 교육은 주로 토론식이다.

자녀가 학교에서 귀가하면 유대인 어머니는 아이에게 오늘 무엇을 배웠느냐고 묻지 않고 선생님에게 무엇을 여쭈어보았느냐고 묻는다. 유대인 부모는 입학 첫날 아이에게 학교에 가면 훌륭한 선생님을 만나게 되는데, 모르면 무엇이든지 물어 보아라하고 가르친다. 반면 우리 부모들은 학교에 가면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하고 가르친다. 한쪽은 주도적인 자율성을 강조하는 반면 다른 한쪽은 수동적이고 타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유대인 가르침 가운데에는 사람은 잘 배워야 한다. 하지만 수동적으로 배우는 습관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다. 아이가 수동적으로 배우는 습관을 들이면 인간의 천성적인 창의력은 서서히 죽어가기 때문이다.

 

탈무드교사는 혼자만 알고 떠들어서는 안 된다. 만약 아이가 듣기만 한다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앵무새를 키우는 것일 뿐이다. 교사가 이야기하면 학생은 거기에 대해 질문을 해야 한다. 그래서 교사와 학생이 주고받는 말이 활발하면 할수록 교육 효과는 상승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질문에도 격이 있다. 질문이란 내용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유대인의 문답식 교육이야 말로 유대인이 오늘날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창조성을 낳게 하는 진정한 힘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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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만각 정명화 | 작성시간 18.01.09 우리 실정에 맞게 배워야 할 내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 작성자낙솔 | 작성시간 18.01.09 우리 도서관에 가면
    정숙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하여 모두 협조하지요.
    그런데 유대 도서관은 와글와글 시장바닥 같다고 하네요.
    옆사람하고 질문하고 토론하는데 열중한다네요.
  • 작성자해평 | 작성시간 18.01.09 교육 현장에서 선생이 앵무새를 키우는 교육은 지양해야겠지요~
    만촌의 노고에 재차 감사드립니다.
  • 작성자남천 | 작성시간 18.01.10 교육은 百年之計라 했는데...., 근본이 있는한 무너질 일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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