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사설(2018년 5월 25일)
탈출 태영호 전 공사에 드리워 오는 김정은 그림자
태영호 전 주영(駐英) 북한 공사가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위원직을 23일 사퇴했다. 연구원 측은 태 전 공사가 “100% 자발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태 전 공사는 최근 북한 정권의 실상을 전하는 책을 펴낸 후 북으로부터 ‘인간쓰레기’라는 공격을 받았다. 북은 남북회담을 무산시키는 이유 중의 하나로 이를 들었다. 북의 요구라면 들어주고 있는 정부가 태 전 공사에 대해 어떤 입장일지는 물어보나 마나일 것이다. 민주당은 “태 전 공사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 깨기가 목표인가”라고 비난했다. 이것이 현 정부의 속마음 그대로일 것이다.
2016년 망명한 태 전 공사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 정권의 내부 동향에 대해 귀중한 정보를 우리 국민에게 알려왔다. 그의 예측대로 북은 2017년까지는 핵과 미사일로 한반도 위험 지수를 한껏 높인 후 올해부터 급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정은 입장에서 눈엣가시 같은 사람이라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으나 어떻게 한국에서도 그런 처지에 놓일 수 있나. 목숨을 걸고 김씨 왕조 체제에서 탈출해 자유 대한민국으로 왔더니 여기까지 김정은의 그림자가 드리워 온다면 우리는 대체 어떤 사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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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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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낙솔 작성시간 18.05.27 비핵화는 한갓 그림자일뿐일까?
롤로코스터로 풍자되는
북미회담이 어떻게 되어갈지 기대됩니다. -
작성자만촌 전석락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8.05.28 태영호는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에서 "김정은은 성격이 대단히 급하고 즉흥적이며 거칠다. 그러면서도 두뇌와 논리가 있는 편이다. 이것은 그의 과격한 행동에 성격적인 측면과 전략적인 측면이 존재하며 때로는 그 두 가지가 혼합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라고 기록하고 있군요. 이런 점에서 볼 때 미북회담을 위한 트럼프와 벌린 기 싸움이나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개최하는 순발력은 그가 정말 만만하지 않음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따라서 설사 미북회담이 개최된다고 해도 그 이후의 제 절차 과정에서 험난한 롤러코스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은 얘기하고 있는데, 소생도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