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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원 수필(돈을 넘어 꿈을 사는 사람)

작성자sunbee|작성시간26.06.15|조회수45 목록 댓글 0

        돈을 넘어 꿈을 사는 사람
※ 2026.6.16. 영남경제신문 게재
                                                     손  원

세상을 살다 보면 돈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공부하고, 일하고, 투자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적당한 재산은 안정된 삶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돈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어 버린다. 조금 더 가지기 위해 경쟁하고, 남보다 앞서기 위해 애쓴다. 그렇게 평생을 달려도 만족은 잠시뿐이고 또 다른 욕심이 생긴다. 그런 점에서 엊그제 본 일론 머스크에 관한 기사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스페이스X의 기업 공개가 가시화되면서 머스크가 세계 최초의 1조 달러 자산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었다. 상상조차 어려운 금액이다. 1조 달러라면 우리 돈으로 수천조 원에 이른다. 하루에 수백억 원을 써도 백 년 가까이 쓸 수 있는 돈이다.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는 그 규모를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하지만 내 시선을 붙잡은 것은 돈의 액수가 아니었다. 그 돈을 바라보는 머스크의 태도였다.

사람들은 흔히 부자가 되면 무엇을 할까 생각한다. 더 큰 집, 더 좋은 차, 더 화려한 생활을 꿈꾼다. 그러나 머스크의 관심은 그런 곳에 있지 않은 듯하다. 그가 벌어들인 천문학적 자산은 대부분 또 다른 도전을 위한 밑천으로 사용된다. 데이터센터를 짓고, 반도체를 개발하고,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휴머노이드를 만들고, 우주선을 쏘아 올린다. 그의 머릿속에는 소비보다 창조가 먼저 자리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화성 이주 계획이다.
누군가는 허황된 공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처음에는 모두 불가능해 보였다. 바다 건너 신대륙을 찾겠다는 꿈도 그랬고, 하늘을 날겠다는 상상도 그랬다. 달에 사람을 보내겠다는 계획 역시 비웃음을 샀다. 하지만 결국
누군가는 꿈을 꾸었고, 누군가는 실패를 감수하며 도전했고, 그 결과 인류는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다.

머스크의 화성 이주 플랜도 역시 그런 범주에 속한다. 그의 목표는 단순히 우주 관광 사업이 아니다. 지구에만 의존하는 인류 문명을 다행성 문명으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지구에 예상치 못한 재난이 닥치더라도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겠다는 발상이다. 실현 여부를 떠나 문제의식 자체만으로도 거룩하다.

우리는 대부분 오늘 점심 메뉴를 고민하고, 다음 달 생활비를 걱정하며 살아간다. 물론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삶은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로는 그런 현실에만 갇혀 있기에 우리의 꿈도 너무 작아지는 것은 아닐까.

머스크를 보며 느끼는 가장 큰 감동은 돈이 아니라 스케일이다. 보통 사람들은 성공하면 쉬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는 성공할수록 더 큰 목표를 세운다. 수십 번의 실패와 파산 위기를 겪고도 포기하지 않았다.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 실패로 수차례 문전박대를 당했고, 테슬라는 부도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그는 남은 돈을 모두 쏟아부으며 마지막 한 번의 도전을 선택했다.

만약 그의 목표가 돈이었다면 그런 선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젊은 시절부터 평생 먹고살 재산을 가졌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다시 위험 속으로 뛰어들었다. 돈이 목적이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물론 우리는 모두 머스크가 될 수 없다. 또한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러나 그에게서 배울 점은 분명하다.

첫째는 목표의 크기다. 사람은 목표만큼 성장한다. 너무 작은 목표는 삶을 작게 만든다. 꼭 우주를 향한 꿈이 아니어도 좋다.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일, 후배를 키우는 일, 좋은 책을 쓰는 일, 기술을 개발하는 일도 충분히 의미 있는 목표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을 위한 욕심을 넘어서는 것이다.

둘째는 도전정신이다.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한다. 그러나 인류의 모든 발전은 실패 위에서 이루어졌다. 실패를 피하려는 사람은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머스크의 수많은 성공 뒤에는 남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실패의 기록이 숨어 있다.

셋째는 미래를 생각하는 시각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오늘과 내일만 바라본다. 그러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10년 후, 50년 후, 100년 후를 생각한다. 현재의 이익보다 미래의 가능성을 본다. 그래서 그들의 선택이 때로는 이해받지 못하지만 결국 시대를 움직인다.

우리 사회를 보면 안타까운 점도 있다. 많은 사람이 성공을 단순히 돈의 크기로 평가한다. 누가 더 비싼 집에 사는지, 어떤 차를 타는지, 얼마를 모았는지가 관심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진정한 성공은 남긴 재산의 크기가 아니라 세상에 남긴 영향력의 크기로 평가받아야 하지 않을까.

인류의 역사를 빛낸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삶을 살았다. 새로운 대륙을 발견한 탐험가, 질병 치료에 기여한 과학자, 인권을 위해 싸운 지도자, 문명을 발전시킨 발명가들 모두 자신의 안락함보다 더 큰 가치를 추구했다.

일론 머스크 역시 그런 인물로 기억될 가능성이 있다. 그의 모든 계획이 성공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그는 자신의 인생을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창조하는 사람이다. 돈을 모으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해 돈을 사용하는 사람이다. 어쩌면 우리가 부러워해야 할 것은 그의 재산이 아닐지 모른다.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겠다는 거대한 비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그리고 인간의 가능성을 끝없이 믿는 낙관주의일 것이다.

평범한 우리도 한번쯤은 생각해 볼 일이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단지 더 많이 가지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좋게 만들기 위해서인가. 인생의 가치는 통장 잔고가 아니라 가슴속 꿈의 크기로 결정되는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일론 머스크는 세계 최고의 부자이기 이전에, 세계에서 가장 큰 꿈을 꾸는 사람 중 한 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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