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로 질병 치료하는 법
고대 동양 의학의 연원은 신화시대(神話時代)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신화에 의하면,
여러 가지 문화를 창시(創始)한 8인의 뛰어난 의사들과 더불어 토론한
의학적 내용을 기록한 것이 오늘날 동양 의학이 바이블이라고 일컬어지는
‘황제내경(黃帝內經)’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위와같은 신화적 전승(傳承)은 믿을 만한 것이 못된다.
현존하는 ‘황제내경’은 ‘소문(素問)’과 ‘영추(靈樞)’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통설이지만 서지학적으로 여기에도 이론(異論)이 있다.
그것은 어떻든 현존하는 ‘소문’ ‘영추’의 내용을 보면,
천지간의 자연 현상과 인체에 있어서의 생명 현상과를 대비시켜
외적 환경의 변화가 인체기능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가 하는 것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 논거(論據)는 소박한 고대의 자연 철학적 원리와
잡다한 민간 신앙에 입각하고 있어서, 극히 비과학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학적 현대 의학으로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점까지도 다루고 있다.
따라서 ‘황제내경=(소문 ․ 영추)’이 전설상의 인물에 기탁(寄託)하여 편찬된 이래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2000여년의 명맥을 유지해 왔다는 사실은,
기적이라고 하기 보다는,
그 내용에 취할 만한 점이 적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실이라고 하겠다.
동양의학의 물리요법의 하나인 침구술(鍼灸術 )은
오늘날에도 ‘황제내경=소문 ․ 영추’를 무시하고서는
충분한 시술이 불가능한 형편인 것이다.
‘황제내경’에 나타나 있는 생명관(生命觀)이나 의학사상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 저류(底流)가 되어있는 것은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인체를 소우주로 보고 대우주인 천지의 자연현상을 생명현상과 대비시켜
고찰하고 있는 것이다.
대우주에 대한 소우주라는 사고방식은
고대 그리이스의 자연 철학자들에게도 있었지만,
‘황제내경’ 계통의 동양의학에서는 이것이 음양 ․ 오행설(陰陽 ․ 五行說)로
훨씬 정교하게 논리화되었다.
하늘과 땅이라는 상이한 것을 양(陽)과 음(陰)이라는 개념을 이용하여 인식했다.
사람은 땅 위에서 살고 있으므로 하늘의 양기와 땅의 음기에 영향을 받게된다.
그리고 남녀의 성별을 양(陽)과 음(陰)으로 나누어 인식하는 것이
음양설인데 반하여 그것을 질적상태(質的狀態)의 측면에서 인식하려 한 것이
오행설(五行說)이다.
인체의 구성을 무기적인 다섯가지요소(木 ․ 火 ․ 土 ․ 金 ․ 水)의 집합체로 간주하고, 이들 구성요소는 각각의 기능에 따라 생명현상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들 다섯가지 요소는
그 본체인 자연계의 현상에 영향을 받아 소장(消長)하며,
이들 상호간에도 생(生)과 극(剋)이라는
두 가지의 다른 에너지의 이행(移行)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生이란 각각의 요소들 사이에 친화 ․ 협조관계를 가리키고
극이란 각각의 요소들 사이에 길항관계(拮抗關係)를 말한다.
그런 관계 위에서 이들 각 요소는
전체로서 순환성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동양고유의 이단(異端)사상의 일파인 선가(仙家)나 도가(道家)는,
의학이 실천적 체계를 갖추어 감에 따라 자연히 등한시하게 된 천인 합일설 ․
음양설 ․ 오행설 등의 사상을 자신의 전유물처럼 지배하게 되었다.
도가(道家)는 여기에다 차차 민간 신앙이나 무속(巫俗)
그리고 불교의 교리를 가미하여 도교라는 종교를 이루게 되었는데,
도교의 오의(奧義)에 대우주와 마찬가지로
불멸의 경지에 도달한다고 하면서 갖가지 수양법(修養法)을 고안해 왔다.
어떻게 해야 영원히 늙지 않고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을 추구하던 중에
마침내 방중술(房中術)이라는 분과(分科)가 독립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은 전통의학의 입장에서는 이단(異端)이어서
주로 선가(仙家)나 도가(道家)에서 다루긴 했으나,
의가(醫家)에서도 완전히 무시하지는 않았다.
그 내용상으로 볼때 알아 두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전설로는 의학의 기초를 확립한 것은 황제(黃帝)이고
약물의 기본을 정한것은 신농(神農)이라고 하는데,
도교에서는 그 두 사람을 신선(神仙)으로 받들고 있고
또 의가에서도 의조(醫祖)로서 숭상하고 있다.
서력(西曆) 기원전에 이미 방중가(房中家)라는 학파가
의학의 한 분과로서 성립되어 있었던 모양으로,
반고(班固)의 ‘한서문예지’에도 8가 186권의 문헌이 기록되어 있다.
‘사기(史記)’에도 황제가 1200명의 여자를 다루는데 성공하여
신선이 되었다고 기록함으로써 방중술의 권위자로 취급하고 있다.
한대의 방중술의 문헌은 이름만 전해지고 있을 뿐 그 내용은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수 ․ 당(隨 ․ 唐) 시대인 6~9세기에 이르러서 의가의 성경이라 할 수 있는
‘황제내경’과 더불어 방중술의 많은 문헌이 출현했다.
그것들은 대개 방중술의 권위인 신선들과 황제와의 문답이라는
늙지도 죽지도 않는 존재들이므로 시간을 초월해도 하나도 부자연스럽지 않다.
이렇게 수 ․ 당 시대에 대성(大成)한 방중술은
그 후 난세(亂世)를 거치는 동안 모두 멸실(滅失)되어 버렸다.
그런데 다행히도 동양의 변두리 섬나라인 일본에 전해진
몇 가지 전적(典籍)만은 멸실되지 않고
의가들 사이에 비밀리에 전사(傳寫)되어 왔다.
이것을 집대성하여 항목별로 개편한것이 “의심방(醫心方)” 제28권 ‘方內篇’인데,
이것이 20세기에 이르러 세상에 공표됨으로써
방중술의 전모가 판명되고 부흥의 실마리가 된 것이다.
방(房)이란 침실을 일컫는 말이고 중(中)이란 말할 것도 없고
어떤 것의 내밀(內蜜)한 것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방중술은 섹스에 관한 이론과 기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옛사람들은 이것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현소지술(玄素之術)’이니
‘음양지도(陰陽之道)’니 하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방중술을 이단시하면서도 인텔리들은
어떠한 평가를 내리고 있었던가 하는 것은
반고의 ‘한서문예지’에 있는 기록을 보자.
“방중”(즉, 섹스)은 동물 본능의 극치이므로 도덕의 범위에 속한다.
그래서 성왕(聖王)은 그와같은 외부적 행위를 제한하고
내면적으로는 욕정이 지나치게 발동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하여
절제(節制)의 원칙을 만들었다.
절제하지 않는 것은 탐닉이 되고 그렇게 되면 심신을 모두 상하게 된다.
그러나 성인의 절제를 본받아 즐기면서도
적당히 절제한다면 정신을 온화해지고 그 수명은 길게 누릴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들에게 선을 보인 방중술은
일본 궁내청 서릉부(書陵部)에 보존해 오고 있다.
이것은 원문성립의 1000년이 지나는 동안
여러차례의 전사(傳寫)를 거치는 동안 오자나 탈자도 많고
해석도 불가능한 곳이 다수있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의 연구로 방중술을 게재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