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투의 비광 이야기
화투에서 '비광' 속에 우산을 들고 서 있는 사람은
일본의 전설적인 서예가인 오노도후(小野道 風)로 실존인물입니다.
이 실제의 이야기는 한국의 명필인 한석봉의 어머니가
아들의 공부를 위해 어둠 속에서 떡국을 썰었던 일화처럼
일본의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습니다.
"아무리 해도 나는 안 되는구나.
이젠 지쳤어!"
오노도후는 어려서부터 서예에 입문해서 누구보다 열정적이었고,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일취월장하는 자신의 실력을 느꼈고,
글씨는 갈수록 힘이 붙어서 거침이 없었습니다.
용이 꿈틀거리는 정도는 아니라도,
자신의 글에서 살아있는 강렬한 기운이 느껴져서 스스로 감탄했습니다.
'이제 내 이름을 세상에 드러내도 되겠지!'
이렇게 자만할 즈음에 그는 한 스승을 만났습니다.
무명의 스승이 보여 준 필법의 세계 앞에 그는 감명을 받았습니다.
스승의 필법 세계를 들여다보고 나니,
자신의 글씨는 그저 어린아이의 낙서 같았습니다.
그는 그동안 공들여 쓴 작품들을 모두 찢어버리고,
그 스승의 문하에서 공부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한 획 한 글자를 마치 베어진 상처에서 피가 배어 나오는 듯이
- 처절하게 썼습니다.
글씨에 점점 더 깊은 맛이 배기 시작했지만,
스승은 칭찬 한마디 없이 항상 똑같은 말만 반복했습니다.
"더 잘 쓰도록 해라."
그는 점점 의심이 들었습니다.
혹시 스승이 자신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사실은 자신의 완성된 더 높은 경지를 스승 역시 모르는 것은 아닐까.
그런 불균형한 생각 속에서 결국, 그는 좌절하게 되었고,
더 잘 쓰라는 스승의 말은
- 자신의 부족한 한계를 돌려서 말한 것으로 생각해서
비관한 끝에 서예 공부를 그만두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해도 나는 안 되는구나.
이젠 지쳤어… 해도 해도 안 되는 것은 포기해야지!"
비가 억수같이 오는 어느 날 아침에 그는 짐을 쌌습니다.
자신이 한없이 처량해서 스승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바랑을 메고 우산을 쓰고 문밖을 나섰습니다.
그동안 글씨에 쏟아 부은 시간이 얼마였던가....
그 고생을 하고서야 자신의 분수를 깨달았다는 아쉬움과 후회 속에서
고통스럽게 허비했던 그 간의 일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는 온갖 상념에 빠져서 집 앞의 버드나무 곁에서 우산을 쓰고 우두커니 서서
빗물이 홍수가 되어 흐르는 개천을 하염없이 쳐다보았습니다.
그 순간 그의 눈에 뭔가가 폴짝폴짝 뛰는 것이 보였습니다.
조그마한 개구리 한 마리가 빗물이 불어
홍수가 난 개천 속의 작은 바위 위에 갇혀있었습니다.
성난 흙탕물에 휩쓸리면 개구리는 죽음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그 바위 위로 길게 뻗어있는 버드나무 가지를 잡으려고
필사적으로 뛰어오르기를 반복하고 있었지만,
가지가 너무 높아 아무래도 개구리가 붙잡기는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그 개구리의 신세가 참 자신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도 나처럼 네 능력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시도하고 있구나...."
그 모습이 너무 처량해 보여서 외면하려는 찰나에,
거센 바람이 불어 가지가 개구리 쪽으로 휘어졌습니다.
놀랍게도 그 찰나의 순간에 또 한 번 펄쩍 뛰어오른 개구리가
마침내 그 버드나무 가지를 붙잡았습니다.
잠시 후 그 개구리는 버들가지를 타고
유유히 올라가 홍수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는 망연자실한 채 한참을 그곳에 서 있다가
바랑을 풀어 내려놓고 나무 앞에 엎드려 큰절을 했습니다.
자신에게 깨우침을 열어준 존재에게 그렇게 경배하고,
나왔던 문으로 다시 들어가 스승에게 진심으로 고개를 숙여 존경했고,
다시 초심으로 공부를 시작해서 일본 최고의 학자이자 서예의 명인이 되었습니다.
화투 '비광(雨光)' 그림의 윗부분의 검은 것이 버들가지이고,
가운데 파란 것이 개천, 왼쪽 아래 구석의 노란 것이 그 개구리입니다.
그리고 가운데 우산을 들고 서 있는 사람이 바로 오노도후(小野道風)입니다.
'운(運)도 실력의 일부'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 개구리처럼 노력하는 사람에게 행운이 따른다는 것이지요!
희망을 붙들고 있을 땐, 삶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능력이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품으면서 오늘도 꿋꿋이 또 한 번 도전해 봅시다.
긍정적인 목표를 가진 채, 상대방을 인정해주는 것은
지는 것이 아니고 사실은 같이 이기는 비결입니다.
당신의 '挑戰' 응원합니다.
Bluelight Yokoh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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