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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동행

그 해 여름 이런 사랑 해 보셨나요? -그 해 여름(2006)-

작성자무패왕|작성시간22.06.14|조회수427 목록 댓글 20

 그해 여름 주제곡 Roy Clark의  yesterday when I was young

시나리오 김은희 – 킹덤, 지리산,등 최고의 드라마 작가의 초기작

 

이 영화는 시대의 이데올로기가 사람과 사랑을 어떻게 좌절시키는 가를 보여 주는 영화이다.

진정한 사랑도 민주주의와 어떤 식으로 결부 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이 영화는 정치적이면서도 비정치적인 로맨스 첫사랑 영화이다.

 

비록 흥행에는 대 실패 했지만 뒤늦게 이 영화의 진면목이 알려져 띵작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이병헌과 수애가 출연한 영화중 최고의 연기력을 보인 작품이자 작품성이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생각된다.

 

이 영화를 안보신 분이 많을 것이라 생각 되는 바 꼭 보시길 권유합니다. 김은희 작가와 감독의 역량등 절대 후회하지 않을 명작임을 느끼실 겁니다.

유튜브 1200원임.

이 영화는 액자식 구성으로 진행된다. 보고싶은 사람을 찾아주는 TV 교양프로 PD인 유해진과 작가가 윤석영(이병헌)을 섭외한다. 평생 독신으로 지내고 이젠 교수직에서 은퇴하고 병마에 시달리는 석영은 제자인 작가의 거듭된 부탁에 마지못해 수락하고 서정인(수애)를 찾아 나서며 영화는 시작된다.

 

 

1969년 대학가에서는 3선개헌 철폐투쟁이 한창이다.

석영은 건설회사 사장 집안의 금수저로 태어나 부족함을 모르고 산다. 그래서인지 그는 열혈 운동권 투사와는 거리가 멀다. 친구와 선배 따라 참여는 하지만 열성도 의지도 많이 부족하다. 그저 시위현장을 기웃거린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학생회장과 석영일행은 농촌 봉사활동을 떠나고 마을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는다

 

 

석영은 봉사에는 관심없고 모기에 시달리고 지루해 하루 빨리 서울로만 가고 싶다. 농땡이 치면서 이곳 저곳 떠돌던 석영은 노래소리에 이끌려 폐가쪽에서 자전거를 멈춘다.

 

 

거기서 한 여인을 훔쳐보다 들키고야 만다

 

결국 물세례를 받는다.

-나 허벅지나 훔쳐 보는 그런 사람 아니아요 볼 것도 없두만-

-뭘 다봤구만-

수애는 물을 퍼붓고 석영은 온몸을 흠뻑 적신다. 수애가 퍼부은 것은 사랑의 물세례였고 석영은 사랑에 흠뻑 빠져 버린다는 복선으로 다소 진부하면서도 애틋한 장면이다.

그 후 석영은 봉사활동에는 관심없고 정인의 꽁무늬만 쫒는다.

정인은 마을 도서관 사서로 일하며 문맹인 동네사람들을 위해 책을 읽어 준다.

책 제목은 ‘경아의 꽃을 꺽은 남자’이다. 야한 부분은 얼렁뚱땅 넘어가려다 석영에게 들킨다. .

석영 – 사람들 속이기기나 하고

정인- 내가 뭘 속엿다구요

-젓가슴을 움켜 쥐었다-

-벌써 책 다 읽었나-

 

둘은 으르렁 아옹다옹하며 점차 친해져 간다.

 

정인의 아버지는 한편으로는 마을 도서관을 설립하여 주민들을 문맹에서 해방시키고자 노력하였으며 또 한편으로는 6.25때 좌익활동을 하여 마을 사람들의 공공의 적이었다. 그녀는 월북해 버린 부모님을 잃고 마을 사람들의 보호와 질시 속에서 마을의 반공훈련에도 열심히 참가하는 씩씩한 처녀이다.

석영의 수첩을 돌려 주러 왔다 정인은 학생들에 붙잡혀 노래를 부른다.

개나리 처녀라는 촌스럽고 오래된 노래를 불러 좌중을 썰렁하게 만드는 순진한 처녀다.

 

왠지 정인에 끌리는 석영은  그녀에게 장난치며 접근한다. 아픈 과거를 위로해 주려는 의도도 있다.

 

둘이 아옹다옹하는 사이 소나기가 쏟아진다.

 

비를 피한 두사람은 정겨운 대화를 한다. 정인이 묻는다.

-만어사를 아세요?-

-출판사요?-

-절이예요. 용왕 아들이 부처가 되어버리자 따라온 물고기들이 돌이 되어 비만 오면 슬프게 운데요-

-그런 말을 믿어요?-

-4살 때 엄마가 들려주었어요-

 

석영은 철과 못을 산다는 핑계로 정인을 따라 읍내에 간다.

주제가 yesterday when I was young이 흘러나오면서 대화 없이 진행 되는 두사람의 표정연기가 압권이다. 둘의 사랑이 절절히 전해 온다. 명연기의 향연이라 하지않을 수 없다.

 

둘은 버스를 놓치고 티격태격하며 마을 까지 걸어 가기로 한다.

어두운 개천에서 정인은 석영을 놀래케준다. 석영은 정인이 어둠속에 사라지자 두려움에 휩싸인다. 정인의 장난에 물에 빠져 버린 석영은 정인이 나타나자 안도하며 그녀을 안는다. 겁많은 석영의 성격을 보여줌과 동시에 앞날에 대한 복선이다.

 

키스를 시도하고 키스를 피하는 두사람. 끝내 키스를 하지 못한다.

이 역시 앞날에 대한 복선이다.

영화가 상영되고 마을 사람들이 몰려 든다.

석영은 영화 스크린 뒤편의 교실로 학생증을 전달해 주러 온 정인을 데려온다.

마을사람들은 앞에서 관람하지만, 석영과 정인은 뒤에서 거꾸로 영화를 본다.

이 영화의 가장 상징적인 장면이라 할 수 있다.

대중과 함께 하지 못하고, 사람들의 축복을 받지 못하고 그들과 소외되어 둘만의 사랑을 속삭여야 하는 둘의 운명을 잘 표현한 장면이다.

영화를 거꾸로 보면서 둘의 사랑은 무르익는다. 석영은 살며시 정인의 손을 잡는다.

영화가 끝날 무렵 정인의 끄지 않고 두었던 호롱불로 도서관에 불이 난다. 정인의 모든 것 이었던 마을 도서관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모든 것을 잃어 버린 정인은 좌절한다.

 

암스트롱이 달나라에 착륙한 날. 모두가 TV를 보고 있는데 모든 것을 잃어 버린 정인은 홀로 슬퍼하고 있다.

석영이 그녀를 웃기려고 노력하고 결국 암스트롱 흉내를 내자 정인이 끝내 웃음을 터뜨린다.

석영은 물고기 형상의 돌을 정인에게 쥐어주며 잘 보관하라고 당부하며 말한다

-너무 혼자 참고 있지마요. 아프면 아프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해요-.

-누구한테요?-

-나 한테요. 이제부터 나한테 말해요-

학생회 지도부는 서울의 상황이 심각하다며 농활 철수하기로 결정한다.

마지막날 석영은 정인의 집에서 점등을 하며 데이트를 한다.

정인은 편백나무 편지의 의미를 알려준다.

-이것을 엄마에게 종종 보내요. 나는 잘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행복해요. 이런 의미예요-

내일 석영이 떠나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나 잘있을께요. 걱정하지마세요-

-정인씨 같이가요-

-부탁이예요 그냥 편히 떠나세요. 악수라도 하고 싶은데 손이 너무 더러워요-

너무 가슴 아픈 정인의 말이다. 자신이 너무 부족하다는 표현이리라.

 

 

서울행 기차에 올라탄 석영

 

다음날 멀리서 석영을 떠나 보내며 슬퍼하는 정인

 

 

 

석영은  서울로 가지 않고 정인에게로 돌아온다. 석영이 겸연쩍어 하며

그냥 갈려고 했는데, 정인이 부탁 들어 주려 했는데-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정인이 석영에게로 달려와 안긴다.

-난 왜 정인씨만 만나면 헐떡 대는 지 몰라-

-왜 왔어요. 내가 얼마나 힘들게 보냈는데-

-우리 같이 가요. 서울 나랑 같이가요-

둘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서울로 향한다.

 

석영의 학교에서 그의 가방을 들고 기다리는데 대형 시위가 벌어지고 전경들의 폭력진압이 시작된다. 둘은 결국 경찰에 붙잡히게 된다.

석영의 아버지는 정인의 신분을 알고 그에게 강요한다.

-너 그 여자랑 엮이면 집시법이 아니라 간첩죄로 몰려. 너 살려면 그여자 모른체 해. 너 잘못되면 그 애까지 큰일나. 너 그여자 모르는 사람이야 명심해-

형사의 취조가 시작된다.

형사에게 폭행을 당한다.

형사가 폭력적으로 심문한다

-너 가방 엄청난 애가 들었더라. 빨갱이 딸이. 니가 이러면 정인이 더 힘들어져.몇번 잤어?

데모하는 놈이 계집질이야? 이여자 정인이 알아 몰라?-

폭행과 계속된 심문에도 석영은 부인한다.

-농활가서 몇 번 본게 답니다 저는 모른다고요-

-너 이여자 어떻게 되도 상관 없다는 거지. 남산 보낸다-

석영이 끝내 부인하자 정인과 대질심문을 시킨다.

-이 여자 알아 몰라?-

석영이 말을 못하자 사태를 눈치 챈 정인이 나선다.

-저 이사람 몰라요. 그냥 농활에서 몇 번 본적이 있을 뿐이예요-

 

끌려나가던 석영은 자신의 비겁함에 몸서리치며 정인을 와락 끌어 안는다.

정인은 감옥에 갇혔지만 금수저라 석영은 쉽게 풀려 나온다.

석영은 아버지에게 무릎을 꿇고 빈다.

-아버지 정인이를 꺼내 주세요 저 때문에 있는 거예요. 한번만 살려 주세요-

그는 감옥앞에서 하염없이 그녀를 기다린다.

 

석영의 아버지는 정인에게 조건을 걸며 풀려 나오도록 힘을 쓴다.

-여기서 나가거든 석영이를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먼저인지 생각해 보게나-

-풀려나온 정인이 말한다.

-나 배고픈데-

울기만하던 석영이 말한다.

-죽을때까지 네 옆에 있을 거야-

 

둘은 서울역으로 왔다. 정인이 묻는다.

-이제 우리 어디로 가는 거야-

-어디로 갈까요?-

-나 머리아파요. 두통이 있나봐요-

정인은 마지막으로 석영의 어깨에 기대어 본다.

 

석영은 약을 사러 가고 그 사이 정인은 홀연히 사라져 버린다.

 

그후로 석영은 수십년 동안 그녀를 찾아 방방곡곡을 다닌다. 만어사도 가고.  어디에서도 그녀를 찾을 수 없다.

그는 뒤늦은 자책을 한다.

-정인을 그때 모른다고 한 것은 그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살기 위한 것이었어-

 

TV 피디와 겨우 찾은 정인은 이미 이 세상에 없었다.

그녀 역시 홀로 독신으로 삶을 마감했다.

-서선생은 나무를 심었어요. 나뭇잎을 따려고요.-

정인의 생전 목소리가 떠 오른다.

- 내 손 떠난 나뭇잎이 그사람에게 갈 때 내 걱정 하지 말아요. 난 잘있어요. 난 행복해요라는 뜻이에요.-

-내 인생이 힘들 때 당신을 생각해요 우리 울지 말아요-

시대와 이데올로기가 갈라놓은 두 사람의 사랑을 애틋하게 잘 표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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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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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무패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6.15 마농 울 마농님 글 진짜 잘쓰네
    이런 댓글 바랬는데 달랑 감사합니다
    사실 삐졌었는데 이젠 조커 입이 되었다우
    울마농님 글 얼마나 감칠맛 나는지 본인은 모르죠.
    이래서 댓글 달라 협박한거지요
    댓글 데이트가 얼마나 짜릿한데
    낼이 너무기대된다
    오늘 일당 많이 벌고 님께 출근 하리다
    울 마농님 오늘도 화이팅!
  • 답댓글 작성자마농 | 작성시간 22.06.15 무패왕 
    어젯밤 조금 피곤했나봐요
    쓰다 졸면 오타 날것같아서~ㅎ

    애써서 올리시는데
    답글이라도 정성껏 써야지요

    비오시는 오늘 수고하시고
    즐거운 하루가 되시길요~~~


    걸렷으~
    삐질줄 알고 해본거에 딱! ㅋㅋㅋ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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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필향 | 작성시간 22.06.14 감상 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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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무패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6.15 감사합니다
  • 작성자나쥐 | 작성시간 22.06.20 대충 스토리를 읽어보니 애틋한 비껴간 사랑이야기인듯
    가슴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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