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운동을 마치고 터덜터덜 노상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수십 대의 차량이 빼곡히 들어찬 그 넓은 주차장에 까치 두 마리가 내차 위에서 뛰놀고 있었다.
"워이~ 저리 가"
차 위로 뚝 떨어질 '백색 테러(새똥)'에 대한 공포 때문에 나는 소리쳤다.
하지만 녀석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톡톡 튀며 신나게 뛰논다.
"저거 형 차야? 와, 저 많은 차 중에 딱 저기만 앉았네. 길조다!"
"형, 이건 무조건이야. 오늘 당장 로또 사, 로또!"
한바탕 웃는데
문득 뇌리를 스치는 오래된 기억의 파편들~~
언젠가 의자에 잠깐 기대어 졸았을 때다.
저 멀리 산 골짜기에서 집채만 한 멧돼지가 맹렬한 기세로 나를 향해 돌진해 왔다.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는 그 포스에 놀라,
옆에 있던 총으로 마구 갈기다 꿈을 깼다.
꿈을 깨고 나서도 심장이 벌렁거렸다는 ㅋ
논으로 보이는 사방 천지가 물로 가득 찼는데 맑은 물도 많고 흑탕 물도 많았다
물 위로 솟아오른 작은 땅에 까치발 딛고 필사적으로 버티는 모습이면서도 싱글거리고 있었던 느낌~ㅎ
자다 눈을 떴더니 침대 머리맡에서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불을 끈답시고 난리를 쳤지만, 결국 다 끄지도 못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잠을깼다.
주변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멧돼지는 돈이다"
"물이 넘치는 건 재물이 넝쿨째 굴러온다는 거다"
"불이 활활 타오르면 집안이 일어난다"
나는 꿈을 꿀 때마다 로또를 사지는 않았다.
아니, 사봤자 오천 원짜리 한 장 건지기 쉽지 않아서
꿈은 꿈일 뿐이라며 시니컬하게 넘기곤 했다.
하지만 어제 일은 조금 다르지 않을까? ㅋㅋ
수십 대의 차 중에서 내 차에만 내려앉은 까치 두 마리.
그리고 절묘한 타이밍으로 소환된 과거의 영험한 꿈의 기억들
삼세판이라는데
이쯤 되면 하늘이 내게 은밀한 시그널을 보내는 게 아닐까!
까치들아, 너희가 내 차 위에 똥을 싸지 않고 얌전히 놀다 간 이유가 분명히 있겠지?
믿는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