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가장 뜨겁게 팽창하던 시간이
결을 바꾸어 안으로 오므라들 때,
봄은 제 안의 눈부신 풍경을
하나씩 지워내기 시작한다.
붉고 푸르던 문장들이
빛바랜 기억의 채도로 바래어가는 것은
단지 계절의 순행이 아니라,
서로에게 전부였던 온도가
서서히 서늘해지는 몸짓.
붙잡을 수 없는 바람의 손길에
꽃잎은 대지 위로 묵묵히 작별을 고하고,
분분히 흩어지는 하얀 흔적들은
채워지지 않는 허공의 깊이를 증명할 뿐이다.
이별이란, 그토록 찬란했던 사랑이
기어이 그 유한한 몸을 버리고
비워냄으로써 완성되는 지독한 역설.
우리는 지금,
서서히 식어가는 온도의 끝에서
가장 고요하게 저물어가는
성스러운 헤어짐의 본질을 목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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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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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나마스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4 아라연님 말씀대로
기약있는 낙화이니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더랍니다.^^
악뮤의 낙화를 들어야겠습니다. -
작성자딱다구리 작성시간 26.06.15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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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나마스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6 읽어주셔서 또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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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현우 작성시간 26.06.16 '서로에게 전부였던 온도가
서서히 서늘해지는 몸짓'이라는
이 글귀에 한참을 넋을 잃고...
붉고 푸르던 문장들이 빛바랜 채도로
내려앉는 풍경이 눈앞에 선연히 그려집니다.
붙잡지 않고 묵묵히 작별을 고하는 꽃잎처럼,
우리 삶의 헤어짐들도 이토록 고요한
저묾이었으면...
가슴에 오래도록 서늘한 온기가
남는 글입니다. 고맙습니다!
잘 지내고 있죠?
나마스테님. -
답댓글 작성자나마스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6 소리없이 고요한 이별이란 내공이 깊은 법륜스님 같은 분이라야 가능하지 않을까요?
모 유명한 가수분은 방송에서
울고 매달리고 꼬장피고 마지막까지 해볼거 다해 매달려본 후 이별을 했다 경험을 말하던데
그때 참 인간적이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
암튼
공감해주시는 분이 계시면 글쓴이로서는 감사함이죠.
좋은 산길에서 뵐 기회가 있기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