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알콜 함량 1도 이상의 음료를 말한다. 술은 세계 모든 민족이 마시고 있으며 그 용도도 다양하여 축제나 관혼상제와 같은 의례적 행사에서 뿐만 아니라 여러 일상생활에 두루 쓰이고 있다. 술에 대한 우리의 견해는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으로 공존해 왔지만 긍정적인 것이 더 많다.
술은 인간관계 형성에 중요한 매개체가 되는데, 취중진담(醉中眞談)이란 말을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사람이 술에 취해지면 마음 깊이 있는 진실한 얘기를 한다.’는 말로서, 영어에도 "Wine in, truth out(와인 속에 진실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흔히 술을 먹으면 말이 많아지는데, 그때 진심이 담긴 말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주고받는 말 중에서 술에서 유래된 몇 가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술 주(酒)자는 물 수(水)자와 닭 유(酉)를 합한 말이다. 酉(닭 유)자는 상형문자로 도자기 술병 또는 술 단지를 의미하기도 하다. 그래서 유(酉)가 들어간 글자는 술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술 따를 작’(酌)인데 ‘술을 따르다, 술을 따라 마시다’ 의미가 있다.
우선 예를 들어보면, 수작(酬酌)이란 ‘갚을 수(酬), 술 따를 작(酌)’이니 술잔을 주고받는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수작(酬酌)은 ‘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고 술을 권하는 것이니 친해보자’는 뜻이다. 또한 술집 ‘작부(酌婦)’라는 말을 술집에서 술을 따르는 부인(여자)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러면 술을 따르는 7가지 방법에 대하여 알아본다.
① 자작(自酌)은 본인 술잔에 자기 스스로 마시고 싶은 만큼 따라 마시는 행위로, 개인주의가 발달한 서양인들의 술 문화이다. 自酌, 즉 내 술잔에 내가 마시고 싶은 만큼 따라 마시는 것이다.
② 대작(對酌)은 중국이나 러시아, 동구의 전통적인 음주문화로 잔을 맞대고 건배를 외치며 마시는 행위로 잔을 돌리지 않는다. 對酌, 즉 서로 마주하여 술을 주고받으며 마시는 것이다.
③ 수작(酬酌)은 (酬 갚을 수, 酌 술 따를 작)의 의미는 ‘서로 술잔을 주고받는다.’는 말로서,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마시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독특한 음주문화이다. * 이는 옛 시절, 산 넘고 물 건너 수십리 길을 마다 않고 오래된 벗이 찾아오니 반갑게 주안상을 마주하고 술을 권한다. "이 사람아 ~ 먼 길을 찾아주니 정말 고맙네. 이 술 한잔 받으시게." 친구가 따라주는 술을 받아 마시고, "이토록 반갑게 맞이해주니 정말 고맙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가?" 하며 다시 잔을 되돌려주며 술을 따라준다. 이것을 수작(酬酌)이라 한다.
오늘날의 수작은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쓰인다. 여기에 ‘설익다 또는 좋은 게 아니다.’라는 의미의 접두사 ‘개’자를 붙여 ‘개수작한다.’ 또는 비하의 뜻이 담긴 접미사 ‘질’을 붙여 ‘수작질’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허튼 수작마시고 술이나 마시셔요.~^^”
또 다른 의미로는 주막집 마루에 장정 서넛이 걸터앉아서, "주모! 여기 술 한병 주게" 그러자 주모가 주안상을 가져다 놓는다. "어이! 주모도 한 잔 하겠는가?" 한 놈이 주모의 엉덩이를 툭 친다.(요즘 같으면 성추행으로 난리가 나겠지만...) "허튼 수작하지 말고 술이나 마셔~“라고 주모가 답한다. 즉 수작(酬酌)은 잔을 돌리며 술을 권하는 것이니 친해보자는 것이다. 주모의 말의 의미는 '친한 척 하지 마라' '너 하고는 친하게 지낼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④ 짐작(斟 어림잡을 짐, 酌 술 따를 작)의 한자 의미는 ‘술을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따른다’는 의미이다. 원래 도자기병에 술이 담겨 있으며 속에 든 술 양을 가늠하기 어려운 법이다. 병을 어느 정도로 기울여서 술을 천천히 따르는 것이다. 짐(斟)은 '주저하다', '머뭇거리다'라는 뜻이 있다. “함부로 어림짐작하지 마셔요~^^”그래서 잔에 술 따를 때 천천히 그 사람의 술 스타일 등도 어림잡아 따르는 것이 짐작(斟酌)이다.
술꾼들은 잔에 술을 적게 따르자니 어딘가 섭섭하고, 넘치듯 가득 채우자니 뭔가 결례 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따라서 상대에게 술을 따라주는 양을 짐작(斟酌)하는게 좋다. 모자라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게 그래서 이 짐작(斟酌)이라는 단어는 술을 따라주는 일 이외에도 여러 뜻을 얻는다. ‘상대를 헤아려 고려하는 일, 사안의 가벼움과 무거움의 경중을 따지는 일, 상대 또는 상황을 체크하는 일’ 등의 뜻으로도 쓰인다.
⑤ 참작(參 참고할 참, 酌 술 따를 작)은 ‘이리 저리 비추어 보아서 알맞게 고려한다’는 뜻이다. 술잔을 주고받다 보면 상대방 술잔이 비었으면 술을 따르는데, 이 때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도록 헤아려 적당히 따라 주어야 한다. 또 상대방의 주량, 종류, 술 마시는 형태 등도 헤아려 술 양을 고려해 따라주는 것이 참작(參酌)이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 형량을 정하는 “정상 참작”도 술을 따르는 것에서 유래된 말이다.
과거에 도둑질한 머슴이 잡혀왔는데 “소인의 피치 못할 사정도 참작해 주십시오”... 관리가 머슴의 말을 들어보니 사정이 딱했다. "네가 비록 곡식을 훔쳤으나 가뭄에 흉년이라 품팔이 하려고 해도 마땅한 일이 없고, 병든 노모를 모시고 먹을 것이 없어 한 짓이니 죄 값은 몇 달의 옥살이에 해당하나 정상(情狀)을 참작(參酌)하여 곤장 열대를 벌 하노라!" 참작(參酌)은 이와 같이 상대방의 사정을 헤아려 주는 것이다.
⑥ 첨작(添 더할 첨, 酌 술 따를 작)은 먹고 남은 술잔에 더 하여 술을 따르는 것을 말한다. 제사 때 쓰는 말로서 종헌으로 드린 잔에 술이 차지 않은 것을 다른 제관이 다시 술을 가득히 부어 채우는 것을 말한다. 보통 일부에서는 ‘첨잔(添盞)’이라는 말을 많이 쓰기도 한다.
⑦ 작정(酌 술 따를 작, 定 정할 정)은 ‘일의 사정을 잘 헤아려서 알맞게 결정한다’는 뜻이다. 무슨 일을 할 때 우선 속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 하는 것이 작정(酌定)이다. 작정(酌定)은 원래 ‘따르는 술의 양을 정한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무작정(無酌定) 술을 따르고 마시다 보면 잔이 넘치고 인사불성이 된다. 무성의하고 상대방을 무시하는 무례한 짓이 될 수 있다. “오늘은 각 1병으로 작정하고 마시기로 했다”
술과 인간은 어쩌면 뗄 레야 뗄 수가 없다. 술을 즐겁게 마시려면 재미있는 사람, 친한(편한) 사람, 맛있는 안주가 있으면 더 좋다. 술이 들어가면 어색한 분위기도 해소되고 별거 아닌 것도 웃게 되고 분위기가 상당히 고조된다. 이러한 7가지 방법과 의미를 가지고 마신다면 아마 술자리가 금상첨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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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박호영(설파, 서부5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0.11.09 연말에 송년 등 술자리가 많은바, 당분간 술 시리즈로 할까 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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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허성희(서부5기) 작성시간 20.11.09 ㅎㅎ 좋아요 술 마시지말고 술 읽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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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장은수(적당희) 서부7기 작성시간 20.11.09 들을 때마다 재밌던 이야기.
난 도저히 못 외움 (3가지 이상은 암기 불가 ㅋ) -
작성자윤보현(서부5기) 작성시간 20.11.13 이렇게 또 배우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비록 내일도 안돼서 잊혀지겠지만..ㅠㅠ 부디.. 이 정신머리없는 중생.. 정상을 참작해주소서~ 괜한 수작은 부리지 마시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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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박호영(설파, 서부5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0.11.16 벌써 7가지 주법의 단어가 막 나오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