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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생활

[[월요 편지]]술 건배사 멘트는 이렇게...(14)

작성자박호영(설파, 서부5기)|작성시간20.12.07|조회수463 목록 댓글 5

술자리에서는 분위기에 따라 행동의 일체감을 유도하는 어떤 행위가 필요하다. 서로들 술 마시는 가운데 한마디씩 격려와 분위기를 띄우는 말을 하면서 같이 잔을 부딪치며 마시자는 건배를 하게 된다. 함께 한 사람들의 면면에 따라 조금은 다르겠지만, 분위기를 좋게 하고 기분 좋게 마시려는 어떤 추임새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말이나 구호로서 하는 것이 건배사(乾杯辭)이다.

 

건배사는 가능한 짧고 기발한 의미가 담긴 폭발적인 말이어야 한다. 술자리의 좌중을 휘어잡고 포복절도하도록 분위기를 한껏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모임 참석자들을 순식간에 하나로 묶어주고 감정의 융화를 이끌어내는 촉매제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힘든 일상의 고단함을 털어내고 희망을 고양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시킨다. 요즘은 독특한 건배사가 계속 생겨나고 유행하는 것은 언론에 소개되기도 한다.

 

건배사는 각 나라마다 다르고 세태의 흐름과 변화를 반영한다. 세상에서 가장 널리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 것은 ‘당신의 건강을 위하여!’이다. 중국에서는 ‘깐베이(乾杯)’, 일본에서는 ‘간빠이(かんぱい)’라 하여 우리나라 건배와 비슷하다. 영어권에서는 ‘치어스(cheers)’, 프랑스는 ‘아 보트르 상테(a votre sante)’, 이탈리아 사람들은 ‘살루테(salute)’ 독일은 ‘줌볼(zum wohl)’, 러시아는 ‘나르드 로오비에’, 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건배사 제의 순서는 5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①잔을 술을 채우게 한다. ②건배제의 기회를 해준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말을 건넨다. ③당일 모임 취지와 관련한 의미 있고 멋진 건배사를 한다. ④건배구호를 선창하고 후창 유도한다. ⑤마신 다음 박수를 유도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건배사는 ‘~위하여’이다. 이는 군사독재 문화의 잔재라고 하는데, 이 ‘위하여’가 약간 진화해 3음절 글자를 딴 건배사가 유행했다. ‘나가자(나도 잘되고 가도 잘되고 자도 잘되자)’, ‘당나귀(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하여)’, ‘사우나(사랑과 우정을 나누자)’, ‘오징어(오래오래 징그럽게 어울리자)’, ‘해당화(해가 갈수록 당당하고 화려하게)’가 대표적이다.

 

유희적인 차원에서 의성어·의태어 같은 음절이 반복되는 건배사에는 ‘껄껄껄’(좀 더 사랑할 껄, 좀 더 즐길 껄, 좀 더 베풀 껄), ‘통통통(의사소통, 만사형통, 운수대통)’, ‘싱글벙글(골프는 싱글, 사랑은 벙글)’등이 있다. 건배사는 어떤 상황별이나 목적에 따른 모임에 따라 여러 형식으로 나눌 수 있다. 인터넷에 엄청 많이 나돌지만 기발하고 멋지고 의미 있는 건배사 제의방법의 예시를 2가지 소개한다.

•‘대한민국에서 한강. 낙동강보다 더 긴 강이 있다고 합니다. 어떤 강일까요?... 바로 만수무강입니다. 이 만수무강까지 가려면 수많은 강을 건너야 합니다. 그중에 꼭 건너야 하는 강은 건강입니다. 그래서 모두의 건강 염원을 담아, 제 건배사는 ‘건강’ 하면 ‘만수무강’을 외쳐 주십시오.’

•‘아일랜드 유명한 윌리엄 예이츠란 시인이 지은 유명한 시로 건배하겠습니다. ‘술은 입으로 흘러들고, 사랑은 눈으로 흘러간다. 우리가 늙어 죽기 전에 알아야 할 진실은 이것뿐이다’ 그래서 제 건배사는 ‘사랑은 눈으로’ 하면 여러분은 ‘술은 입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최근에 의미 있고 센스 있는 건배사를 소개한다.

•적반하장(적당한 반주는 하나님도 장려한다) / •주경야독(주간에는 경하게 야간에는 독하게) / •일취월장(일요일에 취하면 월요일은 장난 아니다) / •모바일(모든일이 바라는 대로 일어나라) / •마당발(마주앉은 당신의 발전을 위하여) / •너나잘해(너와 나의 잘나가는 새해를 위하여) / •아이유(아름다운 이세상 유감없이 살아가자) / •박보검(박수를 보냅니다 검나 수고한 당신께) / •원더걸스(원하는 만큼 더도 말고 걸러서 스스로 마시자) / •여기저기(여기계신 여러분들의 기쁨이 저의 기쁨입니다) / •119(1가지 술을 1차로 밤 9시까지만)

상황별로 몇 개를 예로 들면, 부부동반에는 여보당신(여유롭고 보람차고 당당하고 신나게), 회식에서는 소화제(소통과 화합이 제일이다), 골프장에서는 올버디(올해도 버팀목이 되고 디딤돌이 되자), 신년에는 스마일(스쳐도 웃고 마주쳐도 웃고 일부러 웃자), 끝날 때는 마돈나(마시고 돈 내고 나가자), 변사또(변함없는 사랑으로 또 만나자)등이 있다.

 

장소와 상황에 따른 이런 적절한 건배사는 자신을 어필할 뿐만 아니라 조직과 공동체를 더욱 결속시키는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단순히 ‘구호형’보다는 ‘스토리’가 있는 건배사가 더 진한 여운이 남는다. 웃기거나 감동을 주어야 한다면 만들어진 건배사보다는 그 사람만이 갖고 있는 인생의 경험담과 스토리에 바탕을 둔 건배사가 더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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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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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허성희(서부5기) 작성시간 20.12.07 우와!!!! 재밌어요! 역시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연말연시에 딱 어울리는 글^^
    근데 올 연말에 써먹을수 있을까요 ㅠㅠ 🍻
  • 답댓글 작성자박호영(설파, 서부5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12.07 2.5단계로 연말에 송년회 등 취소로 써먹지 못 할 확률이 높지만...
    이러한 것을 염두에 두고 있으면, 기회되면 써 먹을 수가 있겠지요..ㅎㅎ
  • 작성자이충현(남부4기) 작성시간 20.12.07 당나귀 건강하세요
  • 작성자이복희(서부8기) 작성시간 20.12.07 코로나19 2.5단계로 상향되어 점점 모임이
    힘들게 되었네요. 언제 써먹야 될지 모르는
    건배사! 훌륭하네요~
  • 작성자장은수(적당희) 서부7기 작성시간 20.12.08 ㅎㅎ 몇 가지는 외워야겠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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