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생학교에 우연한 기회에 입학하게 되었다. 입학 후 첫 교육시간에 정광필 학장이 3가지 금기사항을 교육했다. ‘첫째, 민증 까지 말라.’ ‘둘째, 명함 주고받지 말라.’ ‘세째, 잘 하려고 하지 말라.’ 이는 나이와 어느 직장에 다니느냐가 서로 차등과 차별을 줄 수 있고, 그동안 열심히 잘해 왔으므로 이제 못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또한 명찰에 몇 가지를 본인이 써서 패용하라고 한다, 맨 위 별명을 크게 쓰고 그 밑에 본인 이름은 ()속에 작게 쓰고, 그 아래 관심사 몇 가지 쓰라고 한다. 그런데 별명을 써야하는 데 마땅히 생각나는 게 없다. 그래서 과거 직장에 다닐 때 주변 동료들과 회식 등에서 얘기를 많이 하곤 했더니, “야~ 박○○ 너 설래발이 쎄다”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그게 언 듯 생각이 나서 그냥 ‘설래발(舌來發)’이라고 썼다.
그 후 인생학교 강사 활동하다가 학장이 “설래발은 어감이 좀 그렇다”고 하면서 2자로 바꾸면 어떠냐의 의견에 며칠 고민하다가 설래발을 줄여서 ‘설파(說破)’라고 하기로 했다. 그냥 ‘말로 사람의 마음을 깨뜨린다’라는 의미로 단순하게 생각하고 바꾸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나의 호(號)로 해야겠다며 주변인들에게 말하고 다녔다.
한번은 회사에서 안동에 있는 퇴계 이황선생 묘소를 정비하는 봉사로 도산서원선비수련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평소 잘 알던 수련원 김종길원장과 수련원 김병일이사장과 식사 중에 ‘호’에 관한 대화를 하게 되었다. 같이 갔던 김윤기본부장이 필자의 호(號)를 언급하면서 호를 짓게 된 배경을 설명해 보란다. 어쩔 수 없이 ‘說破’로 짓게 된 과정을 설명하였다.
갑자기 분위기가 조금 싸한 느낌이 났다. 수련원 이사장은 표정이 굳었고, 원장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그건 호가 아니라고 하며, 호에 대한 의미와 기본적으로 짓는 원칙 등을 설명해 주었다.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며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제2의 본인 이름을 짓고 다른 사람이 그 이름을 불러주는데 너무 의미없게 지은 것이라 했다.
호를 짓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해 주면서, 『호는 세 글자도 있지만 가능하면 두 글자의 문자가 좋고, 인생관이나 좌우명이 들어가고, 겸손한 문자로 하되 자연의 글자가 들어가면 좋은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르기 쉽고 듣기 좋아야 하고, 호를 여러 개 지어서 적절히 사용해도 좋다.』 라고 했다.
이어서 필자의 호에 대한 비평이 이어졌다. 우선 전혀 “겸손하지 않다”라고 하면서 ‘말로 사람의 마음을 깨뜨린다’ 는 교만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연의 이름(하늘.땅.별.꽃.나무.바위 등등)이 없고, 설파라는 어감도 쎄고 거칠고 좋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호의 의미 부여도 별로라고 하면서 바꾸라고 한다.
너무 창피한 나머지 아무 말도 못하고 있으니, 한글로 ‘설파가 좋다면 한자를 바꾸면 어떻겠냐’고 해서 좋다고 하니, ‘눈 雪(설)’자에 ‘언덕(고개) 坡(파)’자를 쓰라고 했다.
의미 부여는 우선 고개는 오르막이 있고 힘들게 올라서는 쉬어가는 곳이다. 간식도 먹고 석양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대화를 나누는 장소이다. 눈은 하얗고 깨끗한 것으로, 언덕위에 사람들이 놀다가 버린 더럽고 추하고 지저분한 모든 것을 하얗고 깨끗하게 덮어 버린다. 그리고 새봄이 오면 스르르 흔적도 없이 사라지면서 그 언덕에 파릇파릇 새싹을 돋게 한다는 의미이다.
雪坡를 된소리로는 하면 쎌~파... ‘셰르파(Sherpa)’와 발음이 같다. 셰르파는 네팔 등 고원지대 살면서 등반가들에게 필수 존재로 현지 지형. 기후 등을 조언하고, ‘안내자’로서 ‘짐꾼’으로서 히말라아 등정을 돕는 사람이다.
필자도 인생을 살면서 셰르파처럼 조언하고 안내자로서 짐꾼으로 역할을 생각한다. 이렇듯 호를 짓고 의미 부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그 호가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삶에 지침이 되고 자신의 꿈과 희망이 솟아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신축년 한 해 배풀어 주신 은혜 감사드리며, 22년 임인년 새해는 행복 사랑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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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임지화(중부5기) 작성시간 22.01.03 의미를 모르고 들었을땐, 설파는 좀 센 느낌도 없지 않았지요. 본인이 나름의 의미 부여하며 바꿔가는 과정이 흥미롭니다. 문득 팔자에 관한 썰이 생각나요. ㅋ 팔자는 타고 난다 하고, 혹자는 팔자는 자신이 개척하는 거라는 말도 했지요. 저는 후자를 믿지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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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박호영(설파, 서부5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2.01.04 우선 팔자가 운명 인지? 숙명 인지가 ? 중요합니다....
운염은 개척하지만 숙명은 개척이 안된다고 합니다...ㅎㅎ -
답댓글 작성자임지화(중부5기) 작성시간 22.01.05 박호영(설파, 서부5기) 그럴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태 제 삶에서 숙명적이었다는 ~ 그럴만 무엇이 없었던 것 같아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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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충현(남부4기) 작성시간 22.01.11 기억력이 대단하네요
설파! 사연 잘 읽고갑니다 -
답댓글 작성자박호영(설파, 서부5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2.04.11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