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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許筠 시모음 177수 *정리요

작성자빅셀의명|작성시간25.11.20|조회수220 목록 댓글 0

한시모음

허균 許筠 (1569∼1618. 朝鮮 中期 文臣. 文人.思想家. 本貫 陽川. 字 端甫.號 蛟山 • 鶴山 • 惺所 • 白月居士)

*본관은 양천(陽川). 자는 단보(端甫), 호는 교산(蛟山)·학산(鶴山)·성소(惺所)·백월거사(白月居士). 아버지는 서경덕(徐敬德)의 문인으로서 학자·문장가로 이름이 높았던 동지중추부사(同知中樞府事)엽(曄)이다. 어머니는 강릉 김씨(江陵金氏)로서 예조판서광철(光轍)의 딸이다. 임진왜란 직전 일본통신사의 서장관으로 일본에 다녀온 성(筬)이 이복형이다. 문장으로 이름 높았던 봉(篈)과 난설헌(蘭雪軒)과 형제이다. 

조선 시대의 문신소설가(1569~1618). 자는 단보(端甫)이고 호는 교산(蛟山), 성소(惺所), 학산(鶴山), 백월거사(白月居士)이다그의 비판 정신과 개혁 사상이  반영된 <홍길동전>으로 유명하다유재론(遺才論), 호민론(豪民論등의 논설로 당시의 모순을 비판하고 개혁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광해군 폭정에 항거하여 반란을 계획하다 발각되어 참형되었다시문집으로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 따위가 있다.

 

제목ㄱ~ㅎ 177수 (총210)

 

(1) 감흥 感興


中夜起四望 ~ 밤中에 일어나 四方을 들러보니
晨辰麗晴昊 ~ 별들이 갠 하늘에 곱기도 하구나.
溟波吼雪浪 ~ 푸른 바다에 눈같은 물결 咆哮하고
欲濟風浩浩 ~ 건너려니 바람이 너무나 넓게 부는구나.
少壯能幾時 ~ 젊음은 언제까지 可能할까
沈憂使人老 ~ 근심에 잠기니 사람이 늙어간다.
安得不死藥 ~ 어찌하면 죽지 않는 藥 얻어
乘鸞戲三島 ~ 鸞새를 타고서 三島를 노닐어 보리.

(2) 강성자 江城子 (江 城의 그대)


綉窓春怯五更風 ~ 緋緞 窓가에 봄 날씨 五更 바람 두려워
錦屛中燭花紅 ~ 둘러친 屛風 속에 촛불 붉어라.
夢罷西廂 ~ 西廂에서 잠을 깨니
微雨暗房櫳 ~ 보슬비에 窓문 어두워진다.
望斷瀛洲人不見 ~ 저 멀리 瀛洲를 바라보니 그 사람 보이지 않고
多少恨泣芙蓉 ~ 恨 많아 눈물짓는 芙蓉이여.
滄溟天闊碧煙籠 ~ 푸른 바다 넓은 하늘에 푸른 안개 끼어있고
聚眉峯向瑤空 ~ 聚眉峯은 맑은 하늘 向했어라.
遙想雪波 ~ 저 멀리 생각하니 눈같이 하얀 波濤
應與鏡湖通 ~ 應當 맑은 湖水와 서로 通할 것이니라.
寄我思君千點流淚 ~ 임 그리는 千 點 눈물 부쳐줄까 하여도
不到草堂東 ~ 그대 草堂 東쪽에 이르지 못하리라.

(3) 江亭懷弟(愼氏亭懷無悔甫弟 / 愼氏네 江亭에서 아우인 無悔를 그리워하며)

 

路盡平丘驛 ~ 가는 길은 平丘驛에서 끝이 났고
江深判事亭 ~ 江물은 判事亭 앞에 와서 깊다.
登臨萬古豁 ~ 올라보니 萬古에 탁 트여 있어
枕席五更淸 ~ 枕席은 五更에 더 맑아진다.
露渚翻魚鳥 ~ 露渚엔 물고기 뛰고 새들 나는데
金波動月星 ~ 가을 물결에 별과 달빛 출렁거린다.
南鄕雙淚盡 ~ 南鄕에서 두 줄기 눈물 다 말랐어도
北闕寸心明 ~ 北闕 向한 마음만은 뚜렷하구나.

(4) 개심대 開心臺
昨日正陽樓 ~ 어저께는 正陽樓에 있었는데
仰睇萬玉巒 ~ 萬 個의 玉 봉우리를 쳐다보았다.
今朝開心臺 ~ 오늘 아침은 開心臺에 와서
萬玉忽平看 ~ 萬 個의 玉 봉우리를 平地에서 본다.
地勢非陟高 ~ 地勢가 높이 쳐든 것도 아닌데
何緣壓孱顔 ~ 모든 山을 눌렀으니 무슨 緣由일까.
蔥蔥衆香城 ~ 翡翠色 파릇파릇한 香城
雲表排琅玕 ~ 玉처럼 구름 밖에 널려져 있구나.
霜酣晩楓染 ~ 서리에 醉한 물든 저 丹楓나무
赩奕被崖丹 ~ 곱게도 온 비탈을 뒤덮었구나.
浩歌望紫霄 ~ 붉은 노을 바라보며 浩宕히 노래하니
若可靑天攀 ~ 靑天을 더위잡고 오른 氣分이로다.
仙人空中下 ~ 神仙처럼 空中에서 내려와
願借一白鸞 ~ 흰 鸞새 하나를 빌려타고 싶어라.
跨之橫八極 ~ 그 鸞새 잡아 타고 天地八方을 橫行하며
羨門同遊盤 ~ 神仙과 짝이 되어 함께 놀고 싶어라.
百年亦掣電 ~ 百 年의 긴 歲月도 스치는 번개 같아
何必勞塵寰 ~ 어찌 꼭 俗世에서 헤매야 하나.
從玆拂衣去 ~ 옷자락 툭툭 털고 이곳을 떠나
去上蓬萊山 ~ 어서 蓬萊山을 올라가 보자꾸나.

(5) 객야 客夜
客夜人無睡 ~ 客地의 밤에 잠은 오지 않고
微霜枕簟寒 ~ 첫서리에 이부자리마저 싸늘하구나.
故林歸不得 ~ 故鄕땅 가려 해도 못 가는 身世
新月共誰看 ~ 새로운 달을 누가와 함께 보겠는가.
北里調砧急 ~ 北쪽 마을 다듬질 소리 急한데
西隣品笛殘 ~ 西쪽 이웃에 피리소리 餘韻 남기네.
倚楹仍悵望 ~ 기둥에 몸을 依支하고 惆愴히 바라보니
鳴雁在雲端 ~ 울며 가는 저 기러기 구름 끝을 나는구나.

(6) 客夜記事 (客舍에서 밤에 짓다)
燈花悄悄閃風帷 ~ 燈盞불빛 시름겹게 바람 이는 揮帳에 번쩍이고
夢罷窓櫳缺月窺 ~ 꿈에서 깨어나니 조각달은 窓門을 엿보는구나.
陌上遊人歸未盡 ~ 언덕 위에 노는 사람 아직 돌아다가지 않고
夜闌猶聽玉參差 ~ 밤늦도록 玉퉁소 소리는 들렸다가 말았다 한다.

(7) 車輦館 (車輦館에서)
暫借松陰臥 ~ 暫깐 솔 그늘 빌려 누우니
都忘畏日烘 ~ 여름 햇볕 두려운 줄 全혀 몰랐다.
脩然殘夢破 ~ 깨끗이 남은 꿈에서 깨어나니
吹面有和風 ~ 부드러운 바람이 얼굴로 불어드네.

(8) 見紅桃 / 見紅桃用紫微韻
(紅桃를 보고 紫微의 韻을 쓰다)

 

誰種緗桃殿晩春 ~ 宮闕의 늦봄 복숭아는 누가 심었는지
絳紗幽袖映紅巾 ~ 붉은 緋緞 소맷자락이 붉은 手巾에 비친다.
牆頭日出嫣然笑 ~ 담장 머리로 씽긋이 웃으며 해가 솟으니
何啻他鄕見故人 ~ 어찌 他鄕에서 옛 親舊 본 것만 못하랴.

(9) 耕庫別鄭生斗源仍下山
(耕庫에서 鄭斗源과 離別하고 下山하다)

 

下山未一日 ~ 下山한 지 하루가 못 되어도
懷山如隔年 ~ 한 해나 지난 듯이 山이 그리워라.
擬欲更攀陟 ~ 다시 또 오르리라 생각했으나
奈被塵網牽 ~ 塵網에 얽힌 몸을 어찌할꺼나.
迢迢故人去 ~ 아득히 親舊 따라 떠나
去去洛陽川 ~ 가고 또 가는 洛陽의 냇물.
客中復送客 ~ 나그네가 다시 나그네를 보내다니
我懷益悽然 ~ 내 마음 속이 더욱더 悽凉하구나.
十步九回首 ~ 열 걸음에 아홉 番을 고개 돌리고
五步三駐鞭 ~ 다섯 걸음에 세 番을 채찍 멈추었도다.
凝睇梵王宮 ~ 梵王宮을 흘끗흘끗 바라보는 듯
殿寮藏雲煙 ~ 구름과 煙氣는 建物 안 사람을 감추었다.
悵望不可見 ~ 서글피 바라봐도 보이지 않아
獨立涼風前 ~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 앞에 홀로 섰노라.

(10) 經月殿舊基有感 (月殿의 옛터를 지나다가 感懷가 있어서)

 

紅樓別夜醉芳樽 ~ 紅樓에서 離別하는 밤 맛있는 술에 醉해
月桂天香染彩毫 ~ 月桂의 天香 속에 彩毫을 적시었다.
不是羿妻奔竊藥 ~ 羿의 아내 藥을 훔쳐 달아난 게 아니면 (羿. 사람이름 예)
也無方朔戲偸桃 ~ 東方朔의 偸桃는 應當 없었을 것이리.
羅衣化盡經秦火 ~ 緋緞옷 다 녹아 秦나라 災殃을 겪었으니
綺榭燒殘入賊壕 ~ 좋은 집 타다 남아 賊의 陣에 들었구나.
依舊南隣逢樂叟 ~ 예前처럼 南녘 이웃 樂叟를 만나보니
琵琶猶按鬱輪袍 ~ 琵琶 가락은 如前히 鬱輪袍를 타고 있구나.

(11) 桂陽佳人謠
金陵江水澄如練 ~ 金陵 땅 江물은 緋緞처럼 맑고
江上朱樓簾半捲 ~ 江 위엔 붉은 樓臺엔 발이 半만 걷혔구나.
越羅衣薄不禁風 ~ 越나라 緋緞 옷은 엷어 바람을 못 이기고
啼粧欲褪桃花面 ~ 丹粧 뒤 눈물 자국 복숭아꽃 褪色한 듯.
空濛煙雨桂陽山 ~ 저기 저 桂陽山에는 안개 비 몽실몽실
一朶芙蓉天外寒 ~ 한 송이 芙蓉이 하늘 밖에 차갑구나.
鳳凰城遠渭水隔 ~ 鳳凰城 아득하고 渭水와 떨어져 있고
別後愁多羅帶寬 ~ 離別 後 시름 많아 緋緞 띠가 느슨하다.
巴陵詞客金麒麟 ~ 巴陵의 詩客들은 金麒麟 몸에 입고
香車度陌聲轔轔 ~ 香車로 지난 거리에 소리가 삐걱거린다.
一尺鮫綃千點血 ~ 한 자 길이 鮫綃에는 千 點의 붉은 피
斷腸佳句江南春 ~ 애끊는 좋은 글句 江南의 봄이로구나.
蓬壺海闊芳塵絶 ~ 蓬壺 바다는 넓어 香氣는 먼지에 끊어지니
桂露淸泠白銀闕 ~ 桂樹나무 이슬 맑고 차 銀빛 宮闕은 하얗다.
却月眉鎖鳳額花 ~ 却月의 눈썹은 鳳凰의 머리 꽃에 잠겨 있고
凌波塵濕鴉頭襪 ~ 凌波의 먼지는 까마귀 버선을 젖셨구나.
銀床玳瑁金玲瓏 ~ 玳瑁의 銀床에 金빛이 玲瓏하고
鈿頭玉篋雕花紅 ~ 玉箱子 비녀 꼭지에 새긴 꽃이 빨갛다.
十二瓊宮夜色淺 ~ 열두 곳의 寶石 宮闕에 밤빛이 엷으니
鶴夢驚起秋天空 ~ 鶴이 꿈에서 놀라 깨고 가을 하늘은 넓구나.

(12) 계주 薊州  삽주계 


向晩譙笳咽 ~ 저물녘 城에 피리소리 울리자
翩翩探騎旋 ~ 偵探兵이 敏捷하게 도는구나.
山低天襯薊 ~ 山은 낮아 하늘은 薊州에 붙고
野曠樹浮燕 ~ 들판은 넓어 나무는 燕京에 떠있구나
漸覺皇居近 ~ 皇城이 가까움을 漸漸 깨닫게 되니
還敎客寢便 ~ 나그네 잠자리도 便安해지는구나.
漁陽豪俠地 ~ 漁陽은 俠客들이 사는 땅이라
擊鼓尙鏜然 ~ 북소리가 아직도 둥둥둥 울리는구나.

(13) 고우 苦雨 (궂은비) / 苦雨用望水韻 (苦雨로 望水의 韻을 쓰다)
北客愁無奈 ~ 北쪽 나그네 愁心을 어찌하나
連宵雨驟過 ~ 밤마다 비가 急하게도 내리는데.
林昏銜暮瘴 ~ 어둑한 숲 저문 안개 머금어 있고
溝溢漲晨波 ~ 도랑물 불어나 새벽 물결 넘치는구나.
委地紅將盡 ~ 땅엔 붉은 꽃 다 졌는데
侵堦碧漸多 ~ 섬에 올라보니 푸른 이끼 불어난다.
空吟海嶠作 ~ 헛되이 내가 지은 海嶠作 詩만 읊나니
誰與報羊何 ~ 누가 함께 羊何에게 알려주리오.

(14) 고천예선요 姑泉禮仙謠
簷鈴泠泠風力急 ~ 처마에 風磬소리 찬데 바람이 急히 부니
寒透蝦鬚珠露泣 ~ 珠簾에 추위 스며들어 이슬방울 눈물짓는다.
霞色珠楹照日光 ~ 노을 빛 구슬 기둥엔 햇빛이 비춰들어
雪衣傳語當窓立 ~ 雪衣는 말 傳하여 窓門 앞에서 우뚝 섰다.
新粧初出鴛鴦帷 ~ 鴛鴦의 帳幕에서 새 丹粧 막 나오니
綠雲半亞珊瑚枝 ~ 푸른 구름은 珊瑚 가지를 半이나 눌렀구나.
門外香車駕金犢 ~ 門 밖의 香車에 金송아지에 실렸는데
叉童引向芙蓉池 ~ 男子 종놈 끌고가서 芙蓉池로 向하는구나.
中天旌節降王母 ~ 中天에 깃발 펄럭 西王母로 내려오니
丁當雜佩縈紈袖 ~ 온갖 佩物 소리 울려 옷소매에 얽히는구나.
蟠桃結子三千歲 ~ 蟠桃 복숭아 三千 年에 열매 맺었으니
玉盤盛獻蒼梧帝 ~ 玉盤에 가득 차려 舜임금님께 올리리라.
鞭鸞夜下廣寒宮 ~ 鸞새를 채찍질하여 廣寒宮 내려오니
錦頰中酒生微紅 ~ 고운 뺨 술氣運에 붉은 氣運 살짝 돈다.
姑泉池館烟矇矓 ~ 姑泉池館에 안개가 아득한데
畫橋垂柳眠東風 ~ 그림같은 다리에 능수버들 봄바람에 조는구나.
雲窓霧閤隔銀漢 ~ 구름 窓 안개 낀 집이 銀河水로 막혔으니
丹梯百尺塵緣斷 ~ 百尺의 붉은 사다리 俗된 因緣 끊겼구나.
玉壼靈藥得長生 ~ 玉甁의 靈藥으로 長生은 얻었지만
年年孀宿誰相伴 ~ 해마다 홀로 자니 누구와 서로 짝하리오.
無央公子停龍鑣 ~ 無央 公子님이 龍鑣에 멈췄으니 (鑣. 재갈 표)
赤舃翠袷香嬌嬈 ~ 붉은 신 푸른 옷에 香氣가 아련거린다.
鳳樓斜日照珍簟 ~ 鳳樓에 비낀 햇살 삽자리에 비추는데
露濕絳衫吹紫簫 ~ 이슬 젖은 赤衫 玉퉁소를 부는구나.

(15) 고평 高平
大野通蒲類 ~ 큰 들판은 蒲類로 通하고
長墻限槿原 ~ 긴 담장은 우리나라땅을 境界짓는구나.
風悲邊馬動 ~ 바람소리 구슬프니 말이 설레고
日落虜塵昏 ~ 해가 넘어가니 오랑캐 땅 먼지일어 깜깜하다.
未賦從軍樂 ~ 從軍의 즐거움을 읊지 못하니
徒傷去國魂 ~ 나라를 떠나가는 마음만 傷하는구나.
哀笳數聲發 ~ 슬픈 피리소리 몇 가락 울려퍼지니
不夕掩譙門 ~ 저녁 때도 아닌데 望樓의 門을 닫는구나.

(16) 控江亭
江煙漠漠水悠悠 ~ 江 안개 漠漠하고 江물은 悠悠한데
江上紅亭雨未休 ~ 江위의 붉은 亭子엔 비가 그치지 않는다.
歸雁豈能忘北土 ~ 돌아가는 저 기러기 北녘 땅 잊겠는가
落花偏自逐東流 ~ 지는 꽃은 저대로 東流水를 따라가는구나.
謾吟王粲登樓恨 ~ 누에 오른 王粲의 恨을 노래하노라니
區耐虞飜去國愁 ~ 나라 떠난 虞飜의 恨을 견디어 보노라.
萬里嚴程天共遠 ~ 嚴程가는 萬 里 길이 하늘처럼 멀어
雲邊何處是皇州 ~ 구름가 어느곳이 임금 계신 고을일까.

(17) 過圃隱舊宅歌(圃隱 鄭夢周의 舊宅을 지나며)
圃隱先生在麗末 ~ 圃隱 鄭 先生은 高麗 末葉人物로
忠節凜然不可奪 ~ 凜凜한 忠節을 빼앗을 수 없었다.
豈惟理學傳不傳 ~ 어찌 性理學만을 傳하였을까
公在巖廊國幾活 ~ 朝廷에 임 계실 땐 나라도 살았도다.
神嵩王氣五百終 ~ 松岳山의 王氣는 五百 年에 끝이 나고
金尺夜下壽康宮 ~ 金尺은 하룻밤에 壽康宮으로 내려갔네.
公也垂紳不動色 ~ 公은 銀띠 띠고 泰然自若하였고
隱若虎豹蹲深叢 ~ 호랑이가 깊은 숲에 도사린 듯 깊이 앉아 있었네.
善竹橋頭一腔血 ~ 善竹橋 다리 위의 한 줄기 피
名與西山並崷崒 ~ 이름은 우뚝하여 西山과 나란하네.
城邑南遷朝市空 ~ 都城이 南으로 옮겨 朝廷의 거리는 비었지만
遺祠香火猶芬苾 ~ 옛 祠堂의 香불은 아직도 끊임없구나.
我從四耐尋宅基 ~ 나는 四耐 兄을 따라 집터를 찾아보니
頹垣野蔓生離離 ~ 무너진 담장에 풀 덩굴만 엉기었네.
山風蕭蕭落日黑 ~ 山바람은 쓸쓸하고 지는 해 어둑해져
暝煙冪樹啼禽悲 ~ 저문 煙氣 나무숲 덮고 새는 슬피 우는구나.
悄然愴古抆我淚 ~ 悄然히 옛일을 슬퍼하며 내 눈물을 닦노니
仁者必祿天何醉 ~ 어진 사람에게 福을 주는 法인데 하느님이 醉하셨나.
男兒一死固難逃 ~ 男兒의 한 番 죽음 元來 避하기 어려우니
寧欲將身徇忠義 ~ 차라리 죽을진대 忠義를 따르련다.
君不見三軍府裏羅劍鋩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三軍이 政府안에 武器를 벌여놓고
忘君易嫡違天常 ~ 임금을 속이고 嫡者를 바꿔치어 綱常을 拒逆하였네.
締構纔畢謝晦死 ~ 陰謀가 끝나자 共謀者인 悄然가 죽고 마니
中橋暴死非人殃 ~ 善竹橋 가운데서 亂暴히 죽은 것이 사람 災殃 아니려니.

(18) 郭山東廂 (郭山의 東便 行廊)
錦席奏哀絲 ~ 緋緞 方席에 들려오는 哀殘한 거문고 소리
胡姬復在玆 ~ 고운 오랑캐 계집 또다시 여기 있구나.
秋雲平海盡 ~ 가을 구름 잔잔한 바다에 끝없이 깔리고
暝色赴杯遲 ~ 어두운 빛은 술盞에 더디 드는구나.
見慣人情熟 ~ 익히 바라보니 人情이 親熟해지고
驩終客意悲 ~ 즐거움이 다하니 나그네 마음 서글퍼지는구나.
寒巖桂花在 ~ 차가운 골짜기에 桂花가 피어 있으니
招隱有新詩 ~ 숨어 사는 선비 불러 새로운 詩나 지어보세.

(19) 官墻碧桃爲雨所折 (官家 담墻의 碧桃花가 비에 꺾이어)

 

瓊樹含嬌笑 ~ 고운 나무 嬌態로운 웃음 띠니
疑從閬苑移 ~ 아마도 閬苑에서 옮겨왔나 보다.
飄零因雨壓 ~ 휘날려 떨어짐은 비에 눌린 탓이고
摧折豈根萎 ~ 꺾여짐이 어찌 뿌리가 시들어 서랴.
屈子懷沙日 ~ 屈原이 懷沙賦 짓고 죽던 날
昭君出塞時 ~ 王昭君이 邊塞로 떠나는 때 같아라.
蜂愁粘落蕊 ~ 벌은 시름겨이 지는 꽃잎에 붙고
鶯怨啅殘枝 ~ 꾀꼬리는 怨望하여 낡은 가지를 쪼도다.
物性元榮悴 ~ 事物의 本性은 元來로 榮華와 歿落이 있고
人生亦盛衰 ~ 人生 亦是 盛하면 衰하기 마련아닌가.
明年能再發 ~ 明年에는 能히 다시 피게 될 거니
天意諒難知 ~ 하늘 뜻은 眞實로 알기가 어려워라.

(20) 廣寧
都護曾開府 ~ 일찍이 都護府가 開設되고
中丞更築壇 ~ 中丞이 다시 壇을 쌓았었다.
旌旗飜日暗 ~ 깃발들은 해를 가려 어둑하고
戈甲照霜寒 ~ 갑옷과 槍은 서리 비쳐 싸늘하구나.
碣石瞻天近 ~ 碣石山 쳐다보니 하늘은 가깝고
開原拓地寬 ~ 開原이라 開拓한 땅 넓기도 하다.
皇圖憑此壯 ~ 中國 領土도 이 든든한 곳 依支하니
貙虎尙桓桓 ~ 호랑이 같은 軍卒들 只今도 堂堂하도다.

(21) 광주서사 光州書事 (光州에서 쓰다)
鳳笙亭畔獨徘徊 ~ 鳳笙亭 亭子 가에 외로이 서성이니
宋玉無心賦楚臺 ~ 宋玉에게는 高唐賦를 지을 생각 없었구나.
山鳥似迎佳客語 ~ 山새는 반가운 손님 맞아 이야기 하고
野梅如待故人來 ~ 들梅花는 옛 親舊 찾아옴을 기다리는 듯 하네.
愁侵衰鬢千莖雪 ~ 시름은 귀밑 千萬 갈래 흰머리 찾아들고
恨結柔腸一寸灰 ~ 부드러운 마음에 한 치 恨이 맺히는구나.
公館漏闌廊月黑 ~ 公館에 밤이 늦어 달빛이 어둑하여
曲欄深閤影枚枚 ~ 굽은 欄干 깊은 樓閣에 그림자 아른거린다.

(22) 僑居賦事 (僑居하며 일을 적다)


放逐知前定 ~ 귀양살이는 前生에 定해졌고
功名已後時 ~ 功名은 이미 때가 늦었도다.
惠州方飽飯 ~ 惠州에서 막 배불리 먹고
儋守或觀棋 ~ 儋守나 더러는 바둑 구경한다.
海味餘霜蟹 ~ 바다 맛은 서리철 게가 남았고
園蔬只露葵 ~ 채소밭 나물은 이슬에 젖은 아욱뿐이어라.
吾生本爲口 ~ 우리의 삶이란 本來 먹기 爲한 것이니
非是利妻兒 ~ 온갖 是非는 妻子息을 利롭게 하려는 것이어라.

(23) 구정봉 九井峰


內山白而巧 ~ 안쪽 山은 빛이 희어 巧妙하고
外山蒼而雄 ~ 밖같 山은 검푸르러 雄壯하도다.
巧若費人力 ~ 工巧로움은 사람 힘을 浪費하고
雄則眞天功 ~ 雄壯함은 참으로 하늘의 功力이다.
晨登九井峯 ~ 새벽녘에 九井峯에 올라
俯眺心眼通 ~ 굽어 바라보니 마음과 눈이 트인다.
兩山各有態 ~ 두 山이 제 各各 제 모습을 하고
孰曰有汚隆 ~ 어느 것을 궂다 좋다 누가 말하랴.
東暾已出谷 ~ 東쪽의 해는 이미 골짝에 솟고
海霧含沖瀜 ~ 바다 안개는 눅은 氣運 머금었도다.
煙霞閃輝映 ~ 안개와 노을을 閃光처럼 번쩍거리고
草樹明蔥蘢 ~ 풀과 나무들은 翡翠玉처럼 밝도다.
衆壑爭起伏 ~ 여러 골짜기들 다투어 솟아오르고
如濤扇長風 ~ 波濤처럼 긴 바람에 부쳐댄다.
嵌顚羅九泓 ~ 山마루에 꿇린 아홉 구멍
老蛟蟠其中 ~ 늙은 뱀이 그 속에 서려있구나.
幾年移宅去 ~ 몇 해 前에 제 집을 옮겨가
潛淵化爲龍 ~ 못에 잠겨 龍으로 變했도다.
舊迹僧解說 ~ 스님이 묵은 자취를 이야기하고
尙辨蜿蜒蹤 ~ 꿈틀대던 그 形狀 아직도 區別된다.
濃靄變微雨 ~ 짙은 안개가 갑자기 가랑비 되어
日午雲冥濛 ~ 대낮에도 구름은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咫尺毗盧頂 ~ 咫尺이라 毗盧峰 頂上이라
不許移吾笻 ~ 내 지팡이 옮겨가길 許하지 않는구나.
興闌下絶䜫 ~ 興이 식어 絶壁을 내려오니
林梢露紺宮 ~ 수풀 끝에는 절집이 보이는구나.
頹然寄晝睡 ~ 비스듬히 낮잠을 자보려 해도
夢入瑤臺空 ~ 꿈이 瑤臺에 들자 다 사라져버리는구나.

(24) 口號同仲仁天老賦卽事 (입으로 불러 仲仁 天老와 함께 即事하다)


卷幔羅書帙 ~ 揮帳을 걷고 冊 벌여놓은 채
燒香坐寂寥 ~ 香 사르며 고요히 앉았았다.
雪消山色近 ~ 눈 녹아 山빛은 더욱 가까워지고
天闊海聲遙 ~ 하늘은 넓어 바다 물결소리 아득하다.
撫古心還折 ~ 옛날을 더듬으니 마음 오히려 꺾이고
傷時鬢欲凋 ~ 時代를 슬퍼하니 귀밑머리 희어진다.
梅花疏影動 ~ 梅花꽃 성근 그림자 움직이는데
相約醉溪橋 ~ 서로 만나 시냇가 다리에서 醉해나 보자.

(25) 궁사 宮詞 6수

 

1 宮詞 (삼짇날 풀싸움)

禁中佳節値三三 ~ 宮中의 三月三짇 佳節엔
諸殿宮娥試薄衫 ~ 諸殿의 宮娥들은 엷은 옷을 입고선
爭向上林來鬪草 ~ 上林院을 向해 가서 다투어 풀싸움을 하는데
就中先取翠宜男 ~ 그 中에도 첫째로 푸른 宜男草(萱草, 忘憂草)를 取한다네.

2 宮詞 (七月七夕 祭祀)
糝蘆泥肉製饅頭 ~ 나물을 빻고 고기를 다져 饅頭를 만들고
瓜果爭陳乞巧樓 ~ 참외와 과일과 함께 乞巧樓에 陳設하네.
入夜內人爭指點 ~ 밤이 되자 內人들은 다투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絳河西畔拜牽牛 ~ 銀河水 西便 牽牛星에 절을하네.

3 宮詞 (七月 보름 百中節 盂蘭盆)
中元佳節設蘭盆 ~ 百中佳節에 盂蘭盆을 차려놓고
蔓果紛披百種繁 ~ 덩굴 과일과 百穀을 豊盛하게 펼치네.
東序罷朝宮監去 ~ 東序朝會가 罷하자 宮監은 물러가서
上林處深祭亡魂 ~ 上林院 깊은 곳에서 亡魂에 祭祀하네.

4 宮詞 (어린 宮女의 宮中生活)
初年抱被直春堂 ~ 初年에는 이불 안고 春堂을 지켰는데
因病休閑在曲房 ~ 病이 들자 閑暇롭게 골房에 있게 됐네.
强就小娥來對食 ~ 억지로 어린 宮女 데려다 戀人으로 삼고서
手開箱篋乞羅裳 ~ 손수 箱子 열고 緋緞치마 내주네.

5 宮詞 (人日의 科擧試驗)
朝暾晃朗矞雲端 ~ 五色구름 서린 끝에 아침 햇빛 燦爛한데
人日淸明兩殿歡 ~ 人日(月의 七日)이 맑고 밝아 兩殿이 즐거워하네.
拂曉泮宮方校士 ~ 새벽부터 泮宮에선 선비를 뽑고
黃封宣賜遣中官 ~ 中官을 親히 보내 黃封을 내리네.

6 宮詞 (붓을 뽑아 落點함)
三筆淋漓待兩銓 ~ 먹물 뚝뚝 듣는 세 개의 붓, 兩銓(吏曹와 兵曹)의 上申 기다리다가
一枝抽得首陞遷 ~ 한 자루 뽑아내어 첫머리로 昇格했어라.
聖心謙讓知天命 ~ 임금의 마음 謙遜하여 天命을 아시는데
造化安能敢避權 ~ 造物主인들 어이 그 權限 피할쏜가.

(26) 金水潭正卿墅作 (水潭 金正卿의 別莊에서짓다)

 

層嶂帶茅茨 ~ 層階진 山이 띳집을 둘러싸고
煙蘿斂暝姿 ~ 藤蘿에는 어둑한 이내 걷혔다.
誰知靜者意 ~ 고요히 사는 者의 뜻 뉘라 알랴
不負故人期 ~ 親舊의 期約을 저버리지 않는다.
日落巖泉媚 ~ 해가 지니 바윗가 샘은 한결 곱고
風生竹樹悲 ~ 바람 부니 대나무는 서글퍼진다.
東峯有初月 ~ 東녘 山봉우리에 초생달 오르면
謝朓得新詩 ~ 謝朓는 새로운 詩를 지어 얻겠구나.

(27) 懶翁來 (懶翁이 찾아오다)
客逐東風至 ~ 손님이 봄바람 따라 오니
令余病欲蘇 ~ 나의 묵은 病이 갑자기 낫는 듯.
能爲謝尙舞 ~ 謝尙의 춤가락 을 能히 추니
自是高陽徒 ~ 本是부터 高陽의 무리가 아닌가.
事業餘椽筆 ~ 事業은 서까래 같은 붓이 남았고
生涯付玉壺 ~ 生涯는 玉酒甁에 맡겨 버렸도다.
微官亦何物 ~ 하찮은 벼슬아치 또 그게 무엇인가
歸路在江湖 ~ 돌아갈 길은 저 江湖에 있도다.

(28) 落花.

1
橫風作意擺嬋娟 ~ 비낀 바람 움직인 뜻은 고운 꽃을 흔들고
紅雨霏霏落滿天 ~ 붉은 비 부슬부슬 하늘에 가득 떨어지네.
恰似瑤池春宴散 ~ 瑤池의 봄 잔치 모임에 흩어지려는 듯
墮鬟飄髻積金筵 ~ 쪽진 머리 귀 밑머리 金 자리에 쌓인 듯 하네.

落花. 2
落地飄紅點點香 ~ 땅에 져서 날리는 붉은 꽃 모두다 香氣롭고
晩風吹去上銀床 ~ 늦바람 불어와 銀床 위로 올라오네.
誰知寂寞臨春閣 ~ 누가 알리오, 쓸쓸히 봄 樓閣에 올라
留得徐娘半面粧 ~ 梁나라 元帝의 妃인 徐娘의 半만 化粧한 얼굴 얻을 줄을.

落花. 3
凄風苦雨晩來多 ~ 凄凉한 바람 지겨운 비가 저녁에 많이 내려
墮素如煙泣綺羅 ~ 緋緞에 떨어진 꽃이 안개 속 눈물짓는 女人 같아라.
應是三郞西幸蜀 ~ 아마도 唐玄宗 三郞이 西쪽으로 行次하듯
玉顔零落馬嵬坡 ~ 임금님은 馬嵬 언덕에서 馬嵬을 當하셨나보다.

 

 落花. 4
怨蝶慇懃護墮芳 ~ 怨恨 많은 나비들 慇懃히 떨어진 꽃 감싸주며
小園斜日斷人腸 ~ 작은 동산 지는 해에 사람 애가 끊어지네.
東君似識傷春意 ~ 東皇님은 傷春의 마음 알기라도 하는 듯
吹作回風舞一場 ~ 회오리바람 불어 한 마당 춤이라도 추어보네.

落花. 5
怊悵深紅更淺紅 ~ 서글프다, 짙붉음이 軟붉음 되고
一時零落小庭中 ~ 一時에 다 떨어져 작은 뜰에 가득 찼네.
不如留着靑苔上 ~ 검푸른 이끼 위에 머무는 만 못하거니
猶勝吹吹西復東 ~ 如前히 좋은 듯 바람 따라 西에서 또 東으로 불어드네.

 落花. 6
繁紅流落委香塵 ~ 번거로운 붉은 꽃잎 날아 떨어져 香불 재 속에 버려지니
風雨無情斷送春 ~ 비바람도 無情해라, 기어이 꺾어 봄을 보내버리려 하는구나.
不是漢皐捐佩女 ~ 周나라의 鄭交甫에게 漢皐에서 佩物 준 女人이 아닐진대
定應金谷墮樓人 ~ 應當 金谷院 樓臺에서 떨어져 죽은 사람이리라.

 落花. 7
桃李爭誇富貴容 ~ 복사꽃 오얏꽃 다투며 富貴를 자랑하며
笑他篁竹與寒松 ~ 다른 대나무 소나무를 쓸쓸하다 비웃는구나.
須臾九十春光盡 ~ 暫깐사이 봄 석 달이 지나가버리고
惟有松篁翠萬重 ~ 오직 소나무 대나무만 있어 萬 겹으로 푸르구나.

落花. 8
墮葉因風各自飛 ~ 떨어진 잎 바람 따라 各其 날아
一飄簾幕一汚池 ~ 하나는 珠簾 위로 하나는 못 쪽으로 날아가네.
誰知榮辱皆天分 ~ 누가 알리 榮華와 恥辱이 모두 天分인 것을
不是封姨用意爲 ~ 바람의 神인 封이 마음 써서 그런 것 決코 아니라네.


(29) 노객부원 老客婦怨 (늙은 나그네 아낙의 怨望)
東州城西寒日曛 ~ 東州城 西쪽 차가운 해 지고
寶蓋山高帶夕雲 ~ 우뚝한 寶蓋山엔 저녁 구름이 감싸고 있다.
皤然老嫗衣藍縷 ~ 머리 허옇게 센 老婆는 藍縷한 옷차림
迎客出屋開柴戶 ~ 손님 맞아 房을 나와 사립門을 열어준다.
自言京城老客婦 ~ 스스로 말하기를 서울 늙은 나그네 아낙
流離破産依客土 ~ 破産하여 떠돌다가 客地에 사는 身世가 되었다네.
頃者倭奴陷洛陽 ~ 저 지난날 倭놈들이 서울을 陷落시켜
提携一子隨姑郞 ~ 외 아들 손에 잡고 媤어머니와 男便 따라나섰네.
重跡百舍竄窮谷 ~ 三百 里 길 걷고 걸어 깊은 골에 숨어서
夜出求食晝潛伏 ~ 밤에 나와 밥을 빌고 낮에는 숨어 살았네.
姑老得病郞負行 ~ 媤母 늙어 病을 얻어 男便이 업고 가니
蹠穿崢山不遑息 ~ 險한 山길에 발바닥이 다 뚫어져도 쉬지도 못했네.
是時天雨夜深黑 ~ 이런 때 비는 내려 밤이 더욱 캄캄하니
坑滑足酸顚不測 ~ 길 미끄럽고 다리 시러워 언제 넘어질지 몰랐소.
揮刀二賊從何來 ~ 칼 휘두르는 두 倭賊은 어디서 왔는지
闖暗躡蹤如相猜 ~ 어둠 속에 머리 내밀며 서로 다투어 뒤를 밟았네.
怒刃劈脰脰四裂 ~ 성난 칼날 목을 갈라서 목이 찢어지고
子母倂命流冤血 ~ 어미와 아들 다 죽어 怨恨의 피 흘렸네.
我挈幼兒伏林藪 ~ 나는 어린아이를 끌고 덤불 속에 엎드렸소
兒啼賊覺驅將去 ~ 아이 울음에 들켜 잡혀가고 말았지.
只餘一身脫虎口 ~ 내 한 몸 겨우 남아 호랑이 굴을 벗어났지만
蒼黃不敢高聲語 ~ 허둥지둥 精神없어 소리 높여 말조차 못했소.
明朝來視二骸遺 ~ 다음 날 아침 와서 보니 두 屍體 버려져
不辨姑屍與郞屍 ~ 媤母인지 男便인지 分揀할 길 없었다오.
烏鳶啄腸狗嚙骼 ~ 솔개와 까마귀 창자 쪼고 들개는 살 뜯으니
虆梩欲掩憑伊誰 ~ 삼태기와 흙수레로 덮어가리려해도 누가 도와주랴.
辛勤掘得三尺窞 ~ 석 자 깊이 구덩이를 어렵게도 겨우 파서
手拾殘骨閉幽坎 ~ 남은 뼈를 손수 모아 封土하고 나니
煢煢隻影終何歸 ~ 依支할 곳 없는 외그림자 끝내는 어디로 돌아갈까
隣婦哀憐許相依 ~ 이웃 아낙 슬피 여겨 함께 살자 하여
遂從店裏躬井臼 ~ 이 酒幕에 더부살이 방아 찧고 물 길렀소.
餽以殘飯衣弊衣 ~ 남은 밥 먹여 주고 낡은 옷 입혀 주어
勞筋煎慮十二年 ~ 지치고 마음졸이기 열두 해가 되었다오.
面黧髮禿腰脚頑 ~ 주름진 얼굴, 듬성머리, 허리도 다리도 뻐근한데
近者京城消息傳 ~ 近者에 서울 消息 드문드문 들려왔소.
孤兒賊中幸生還 ~ 내 불쌍한 아이는 賊中에서 多幸히도 살아나와
投入宮家作蒼頭 ~ 大闕에 投入하여 蒼頭가 되었다 하오.
餘帛在笥囷倉稠 ~ 옷장에는 남은 緋緞, 倉庫에는 穀食 가득하니
娶婦作舍生計足 ~ 장가들고 집 마련하여 生計가 豊足하다 하나
不念阿孃客他州 ~ 他官살이 나그네 處地 제 어미 생각 못하니
生兒成長不得力 ~ 낳은 아들 成長해도 그 德을 보지 못하오.
念之中宵涕橫臆 ~ 생각할 수록 한밤中에 눈물이 가슴 적시고
我形已瘁兒已壯 ~ 내 꼴은 다 시들고 아들은 이미 壯年이 되었소.
縱使相逢詎相識 ~ 設使 서로 만나더라도 알아볼 리 있을까
老身溝壑不足言 ~ 늙은 몸 구렁에 버려지는 건 더 말할 나위 없거니
安得汝酒澆父墳 ~ 너의 술이라도 얻어 아비 墓에 올려볼 수 없겠는가.
嗚呼何代無亂離 ~ 아 슬프구나, 어느 時代인들 亂離야 없으랴만
未若妾身之抱冤 ~ 이 못난 女便네가 품은 怨恨은 없어질리 萬無하네.

(30) 대관령 大關嶺


五日行危棧 ~ 닷새 동안 위험한 棧道를 가서
今朝出大關 ~ 오늘 아침 大關嶺을 나왔구나.
弊廬俄在眼 ~ 헤처진 오두막 어느새 눈에 있고
遠客忽開顔 ~ 먼 나그네 갑자기 얼굴이 펴지네.
鉅野諸峯底 ~ 큰 들에 여러 봉우리가 낮고
長天積水間 ~ 긴 하늘은 물 사이에 쌓였네.
微茫煙靄外 ~ 아득히 稀微하고 아지랑이 밖에
一點四明山 ~ 한 點 솟은 밝은 山이 四이구나

(31) 대학 待鶴


待鶴鶴不至 ~ 기다려도 鶴이 오지 않으니
玄裳疑有無 ~ 神仙 鶴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네.
西湖杳何許 ~ 西湖는 아득하여 어디쯤인가
吾是舊林逋 ~ 나야 말로 바로 옛날의 林逋였다네.

(32) 渡江作 (江을 건너며 짓다)

 

今日日之良 ~ 오늘은 日辰이 좋은 날
我車儼載脂 ~ 내 수레에 넉넉히 기름칠했다.
紛然冠盖至 ~ 떠들썩하게 官吏들이 줄지어 와서
祖道江之湄 ~ 餞別잔치를 江가에서 벌여주는구나.
長波隘連舫 ~ 긴 물결엔 배들이 들어차 막히고
簫鼓中流悲 ~ 中流에 울리는 북소리 구슬프구나.
勸君湏盡觴 ~ 勸하노니 이 술盞은 다 비워야 하네
親愛從此辭 ~ 情다운 사람들과 이제는 떠나야한다니
前途杳何許 ~ 갈 길은 아득한데 얼마나 되는가
燕薊路逶遲 ~ 燕京과 薊州는 너무도 먼 곳이도다.
丈夫貴壯遊 ~ 大丈夫는 壯한 外遊를 貴히여기는데
兒女徒傷離 ~ 兒女子는 離別을 서러워하는구나.
篙師起引棹 ~ 沙工은 일어나 노를 저으니
頃刻越川抵 ~ 瞬息間에 鴨綠江을 넘어가는구나.
回首古長城 ~ 고개 돌려 옛날의 긴 城을 바라보니
瞑靄沉垣埤 ~ 어둑한 아지랑이 城가퀴에 잠기었도다.
日落關塞黑 ~ 해 지니 國境地方은 깜깜해 오고
夜深徒旅飢 ~ 밤 깊으니 오직 나그네는 배가 고프구나.
猶憐故鄕月 ~ 故鄕의 달은 언제나 情다우니
萬里來相隨 ~ 萬 里 먼 곳까지 나를 따라오는구나.

(33) 到郡登化鶴樓
(郡에 到着하여 化鶴樓에 오르다)

 

吏散空庭靜 ~ 衙前이 흩어져 뜰은 비어 고요하고
登樓豁遠情 ~ 樓臺에 오르니 가슴이 탁 트인다.
四山如拱揖 ~ 四方 山은 팔짱끼고 揖을 하는 듯
一水自紆縈 ~ 한 가닥 江물은 저절로 얽혀 흘러간다.
夕鳥迎人語 ~ 저녁 새는 사람 맞아 이야기 하고
秋花盡意明 ~ 가을꽃은 제 뜻대로 피어 밝기만 하다
翛然多野趣 ~ 온몸이 홀가분하고 들판의 멋은 짙어가는데
忘却擁雙旌 ~ 員님을 모시는 두 깃발마저 잊어버렸다.

(34) 兜率庵
兜率知名寺 ~ 兜率庵은 이름난 절이러니
彌陀不動尊 ~ 阿彌陀佛 不動尊을 모셨네.
歸依何老宿 ~ 歸依한 어떤 老僧이 묵으려고
宴息此山門 ~ 便安히 이 山門에서 쉬시는지
破衲懸苔壁 ~ 이끼 긴 壁엔 헤진 옷 걸리고
寒泉汲瓦盆 ~ 찬 샘물이 물동이에 담겼네.
我來欲問法 ~ 내가 와서 佛法을 물으려 하자
合掌了無言 ~ 合掌하시고 말씀이 없네.

(35) 道中望洛山 (길가다가 洛山을 바라보며)

 

香鑪散作族雲盤 ~ 香鑪峯 흩어져서 族雲盤이 되어
彩暈長明積翠間 ~ 푸른 빛 쌓인 사이로 彩色한 구름이 뻗혀온다.
欲問洛迦禪寺宿 ~ 洛山寺를 물어 하룻밤 묵으려니
行人遙指五峯山 ~ 길 가는 사람이 아득히 五峯山을 가리킨다.

(36) 頭關站 (頭關站에서)


川流漭沆野蒼茫 ~ 냇물은 넘실거리고 벌판은 아득한데
古戍悲笳斷客腸 ~ 옛 戍자리 슬픈 피리 나그네 肝腸을 끊는다.
始覺塞城秋候早 ~ 邊方의 가을철은 이렇게도 빠른가
夜深蛩韻已依床 ~ 밤 깊으니 뀌뚜라미 소리 寢床에 들려온다.

(37) 登廣遠樓 (黃海道 黃州에 있는 亭子)
高閣憑風逈 ~ 높은 樓閣은 뛰어난 景致를 갖고있어
閑登不待招 ~ 부름을 기다리지 않고 閑暇히 오른다.
亂離餘舊賞 ~ 亂離가 겹치어도 옛 情趣는 남아
吟眺始今朝 ~ 오늘 아침에야 두루 돌아보노라.
雨洗靑山近 ~ 비에 씻긴 靑山은 눈앞에 가깝고
煙沈綠野遙 ~ 안개에 잠긴 푸른 들판은 아득하도다.
翛然忘遠客 ~ 먼 나그네 시름 翛然히 잊어버리니 (翛. 빠른모양 소)
西日下長橋 ~ 西쪽에 지는 해는 긴 다리 아래로 내려간다.

(38) 登箭門嶺 (箭門嶺에 올라서)
行登箭門嶺 ~ 달려가 箭門嶺을 올라보니
斜日照前旌 ~ 지는 해가 앞 깃발을 비춘다.
萬里他鄕路 ~ 萬 里 떨어진 他鄕길에
三年久客情 ~ 三 年 기나긴 나그네 心情이로다.
雲邊開大陸 ~ 구름 가에 큰 땅이 열리고
波外隱關城 ~ 波濤 밖은 關城이 보일 듯 말 듯 하구나.
民吏多相識 ~ 百姓과 衙前들 아는 사람 많아서
慇懃滿路迎 ~ 慇懃히 길에 가득 몰려와 맞아주는구나.

(39) 摩訶衍
寶刹排雲上 ~ 절이 구름 밀고 솟아오르니
珠宮奪日鮮 ~ 宮闕은 햇볕을 빼앗아 鮮明하구나.
經函明貝葉 ~ 佛經 든 箱子는 자개조각에 어리고
爐燼郁栴檀 ~ 火爐의 재는 栴檀이 香氣로워라.
僧自參禪坐 ~ 스님 스스로 參禪에 들고
吾仍借榻眠 ~ 나는 今方 椅子를 빌려 잠이 든다.
夜闌風籟發 ~ 밤이 늦자 바람소리 울려 퍼지고
笙鶴下三天 ~ 神仙世界 鶴들이 三天에서 내려온다.

(40) 만음 漫吟 : 읊어 흩어지다
睡罷高樓上 ~ 높다란 樓閣에서 잠이 깨어나
閑吟意轉慵 ~ 게으름 피며 閑暇히 읊어본다.
捲簾黃鳥語 ~ 발을 말자 꾀꼬리 노래하고
憑檻綠陰濃 ~ 欄干에 기대니 綠색 그늘 짙구나.
亂水通平野 ~ 물 어지러이 넓은 벌판을 통하고
孤煙冪遠峯 ~ 안개 홀로 먼 봉우리를 덮었구나.
同心二三子 ~ 마음 같은 두 세 사람
臨眺且從容 ~ 조용히 함께 그것 구경을 하누나.

(41) 만정방 滿庭芳 (뜰에 가득한 芳草)

 

春入神京 ~ 서울에 봄이 드니
花發禁苑 ~ 大闕에 꽃 피고
一陣微雨初晴 ~ 한차례 보슬비 이제 막 개었구나.
朱樓縹緲 ~ 아스라한 붉은 樓閣에
飛絮撲簾旌 ~ 날아든 버들개지 珠簾 깃발 부딪는다.
樓上佳人罷睡 ~ 樓臺 위의 美人이 잠에서 깨어
斜陽裏低按銀箏 ~ 지는 햇빛 속에 다소곳이 銀箏을 뜯는구나.
靑驄馬誰家浪子 ~ 푸른 얼룩말은 뉘 집 浩宕한 사내 것인가
門外繫紅纓 ~ 門 밖에 붉은 고삐 매었으니
凄涼行樂地 ~ 凄凉하구나 그처럼 즐기던 곳이
塵昏灞岸 ~ 巴水 땅 언덕에 티끌 자욱하니
若變昆明 ~ 昆明池로 變한 듯하여라.
悵巷陌無人 ~ 슬프다 마을이며 들판에 사람 없고
草樹叢生 ~ 草木만 茂盛하여라.
路絶弱水蓬壼 ~ 弱水며 蓬萊山 方壺山에 길 끊어졌구나.
凝情立黃昏 ~ 골똘히 생각하며 黃昏에 서니
好月猶照鳳凰城 ~ 좋은 달은 如前히 鳳凰城을 비추는구나.

(42) 만폭동 萬瀑洞
兩峽擘層崖 ~ 두 峽谷이 쪼개져 이룬 層層 골짝
百川潰其中 ~ 온갖 내가 그 안에서 용솟음치는구나.
噴流日澒洞 ~ 뿜는 물결 날마다 골짝에 넘실대고
濺沫常溟濛 ~ 뿌려대는 물방울 恒常 자욱하여라.
初驚蒼壁拆 ~ 처음은 푸른 벼랑 벌어진 것에 놀라
飛出雙白龍 ~ 두 마리 하얀 龍이 날아가 버린다.
細看天罅破 ~ 仔細히 보니 하늘에 틈이 벌어지고
倒掛萬玉虹 ~ 數많은 玉무지개 거꾸로 걸려있구나.
轟霆當晝起 ~ 霹靂이 대낮에는 메아리로 일어나
亂石薄雷風 ~ 우레 같은 바람에 늘어선 돌이 엷고
潭潭曲相瀦 ~ 못마다 굽이져 웅덩이가 되었구나
咫尺跳波通 ~ 咫尺에서도 물이 튀어 오르고
壯觀駴我心 ~ 雄壯한 景觀이 내 마음 떨게 하며
韙哉造化功 ~ 거룩하구나 造化의 功이로다.
康樂遊石門 ~ 康樂 謝雲靈은 石門에 노닐었고
謫仙望爐峯 ~ 귀양 온 李太白은 香爐峯 바라보았다.
未知千載後 ~ 모르겠구나 千 年이 지난 뒤의 일을
此景誰雌雄 ~ 어느 곳이 이곳과 雌雄을 겨루겠는가.

(43) 망함산 望咸山 (咸山을 바라보며) / 望咸山用望江州韻(咸山을 바라보며 江州韻을 쓰다)
春泥泱沆沒平原 ~ 봄의 흙탕물 가득 고여 한 벌을 묻었고
行過龍城縣郭門 ~ 걸음은 龍城 고을 城門을 지나가노라.
指點兩山烽燧下 ~ 가리키는 兩山의 烽燧臺 바라보니
蒼蒼官樹暝煙昏 ~ 蒼蒼한 저 나라 山 숲에 저녁 煙氣 어둑하다.

(44) 望海庵
西峯蘭若試攀緣 ~ 西쪽 봉우리의 절 望海庵에 올라보니
杯視滄溟意豁然 ~ 盞같이 넓고 푸른 바다에 가슴속이 후련하다.
萬里帆檣通上國 ~ 萬 里 먼 돛단배는 中國과 通하는데
六時鍾梵動諸天 ~ 六時의 梵鐘소리는 諸天을 울리는구나
濟州隱約波濤外 ~ 濟州道는 보일 듯 말 듯 波濤 저 밖이요
蓬島微茫杖屢前 ~ 蓬萊島는 아득하나 지팡이 바로 앞이구나.
始覺壯遊窮宇宙 ~ 이 壯觀을 구경함이 宇宙를 꿰뚫는 일임을 알았으니
欲招笙鶴下群仙 ~ 피리와 鶴을 불러 神仙들을 불러오고 싶어라.

(45) 冕服誥命頒勑禮罷有作 (官服과 直勑 나누는 禮가 끝나고)

 

芝誥鸞廻錫寵光 ~ 鸞새 날아와 寵愛와 光明 내려주신 使令
桓圭袞冕備儀章 ~ 임금님 袞冕 갖추시고 내려주신 벼슬아치 笏
恩蒙再造仁偏洽 ~ 나라 다시 지으신 恩惠 입어 仁은 두루 洽足하고
運屬重恢業更昌 ~ 나라 回復되는 運을 타니 王業은 다시 昌盛하도다.
旖旎龍亭排鼓吹~ 임금의 宮亭 燦爛하고 軍樂隊 늘어세우고
參差羽仗轉旗常 ~ 깃털 裝飾 옷 多樣하고 깃발이 벌럭인다.
微臣獲覩聲容盛 ~ 거룩한 이 모습을 못난 臣下가 뵙게 되니
歌頌何能罄贊揚 ~ 稱頌의 노래를 어찌 能히 贊揚을 다하리오.

(46) 鳴淵
陰竇窺䆗窱 ~ 그늘진 구멍, 아득하고 깊어
幽幽黮環灣 ~ 깊숙한 물빛 검게 돌아 둥글다.
下有千歲虯 ~ 아래에는 千 年 묵은 이무기놈
佶栗深處蟠 ~ 한 구석 깊은 곳에 힘차게 서려 있다.
有時吐白氣 ~ 이따금 하얀 氣運 토하고
霏作煙漫漫 ~ 비를 만드니 안개는 자욱하네.
何時變雷雨 ~ 어느 때야 천둥과 비가 變하고
飛上瑤臺端 ~ 날아 올라 神仙 사는 곳 끝이네.

(47) 몽작 夢作
門前碑臥綠苔中 ~ 門 앞에는 碑石이 넘어져 푸른 이끼 덮였고
蕭風叢林一畝宮 ~ 숲 속엔 차가운 바람불고 한 이랑 宮이 있네.
殿角幢幢明夕照 ~ 殿角의 깃발에 저녁 빛 밝고
牆頭杉檜響凄風 ~ 담장 머리 杉나무는 찬 바람 소리 울리네.
丹靑畫壁雲雷壯 ~ 丹靑이라 그림 壁에 구름 번개 雄壯하고
香火空堂鬼物雄 ~ 香불 핀 빈 堂은 怪物처럼 雄壯하네.
莫把紙錢招怨魂 ~ 紙錢을 가지고 怨魂을 부르지 마소
杜鵑啼血野花紅 ~ 杜鵑이 울어 피를 쏟아 들꽃들이 붉어있네.

(48) 文集完 (文集이 完成되어) / 文集完用閑吟韻 (文集이 完成되어 閑吟의 韻을 쓰다)
四十三年攻翰墨 ~ 四十 三 年을 文筆에 盡力하여
千金弊帚枉勞心 ~ 부질없은 勞苦한 마음 千 金의 떨어진 빗자루.
詩文十卷方書了 ~ 詩門 열 卷을 이제야 다 썼으니
從此惺翁不復吟 ~ 나, 惺翁은 이제부터 다시 읊지 않으리라.

(49) 聞罷官作.

1 (罷官 消息을 듣고 짓다)
久讀修多敎 ~ 佛經 修多敎를 오랫동안 읽었지만
因無所住心 ~ 마음에 確固히 얻은 마음이 없도다.
周妻猶未遣 ~ 佛敎 믿은 周翁은 아내를 보내지 않았고
何肉更難禁 ~ 齊나라 何胤은 고기를 金食하기 어려웠다네.
已分靑雲隔 ~ 벼슬과 멀어진 것을 이미 아는데
寧愁白簡侵 ~ 官吏를 彈劾하는 글 어찌 근심하랴.
人生且安命 ~ 人生이란 제 運命에 便安해야 하리니
歸夢尙祇林 ~ 돌아갈 꿈은 如前히 祇林 속 절間에 있네.

聞罷官作. 2
禮敎寧拘放 ~ 禮敎가 어찌 自由를 拘束하리오
浮沈只任情 ~ 盛하고 衰하는 것 다만 情에 맡길 뿐이라네.
君須用君法 ~ 그대는 그대 法을 써야 할 것이고
吾自達吾生 ~ 내 스스로 내 삶을 살아야 한다네.
親友來相慰 ~ 親한 벗은 와서 서로 慰勞하는데
妻孥意不平 ~ 妻子들은 마음속으로 不平하는구나.
歡然若有得 ~ 흐뭇하여 얻은 바가 있는 듯하니
李杜幸齊名 ~ 多幸히 李白과 杜甫가 이름을 날리네.

 

 

(50) 朴達串 (串. 꿸 관)
緣崖下邐迤 ~ 비탈 타고 슬슬 돌아 내려오니
岑壑漸陰沍 ~ 그윽한 골짜기 차츰 陰散해진다.
回視所來逕 ~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蒼蒼若川路 ~ 가물가물 냇가 길과 같구나.
仰看空團團 ~ 둥글고 둥근 空中을 쳐다보니
日色礙兩岵 ~ 햇볕이 두 山봉우리에 걸리어ㅛ다.
亂流騰矼奔 ~ 내닫는 물줄기 돌다리를 넘치고
湍雷駛吼怒 ~ 우레같은 여울물 성난 듯 소리낸다.
滑隒頻跼足 ~ 미끄러운 낭떠러지에 발을 삐치고
尖巖或傷股 ~ 날카로운 바위에 가끔씩 다리를 다친다.
中川巨石騈 ~ 흐르는 내 복판에 박힌 커다란 돌
伏狻仍踞虎 ~ 獅子가 엎드린 듯 범이 웅크린 듯.
森然來搏人 ~ 무섭게도 날아와 사람을 치니
乍見心膽怖 ~ 살짝만 봐도 心膽이 떨리는구나.
斷谿幾猱緣 ~ 낭떠러지에 원숭이 얼마나 사는지
仄磴屢狼顧 ~ 기울어진 돌길에는 이리가 돌아본다.
艱難濟南岸 ~ 어렵사리 南쪽 언덕 건너가니
脅息汗如湑 ~ 숨가빠 온몸에 땀이 술 거르듯 하네.
到此愜幽期 ~ 여기 到着하니 爽快하고 그윽해져
都忘向來苦 ~ 아까 겪은 苦生을 모두 잊었다.

(51) 芳林 (香氣로운 숲)
入峽春猶在 ~ 山골에 드니 아직 봄氣運이고
沿溪草正芳 ~ 개울 따라 풀이 막 香氣롭구나.
歇鞍投古驛 ~ 말 鞍裝 풀고 옛 驛舍에 投宿하여
欹枕借匡床 ~ 寢床 빌어 베개에 몸을 기대었네.
怪鳥多幽響 ~ 異常한 새의 그윽한 울음소리
高林有晩香 ~ 높은 숲에 늦은 香氣 가득하구나.
勞生幾時息 ~ 疲困한 人生 어느 때나 쉬게 되나
雙鬢惜流光 ~ 두 귀밑 머리에 흐르는 歲月 아쉽기만 하여라.

(52) 訪子正於金吾 (金吾에서 子正을 訪問하고)


男兒官止執金吾 ~ 사나이의 벼슬이 執金吾에 그쳤지만
已覺聲名動漢都 ~ 名聲은 이미 온 서울을 들썩이도다.
郞署比來無輦過 ~ 郞署는 近年 들어 수레 없이 지나니
馮郞頭白只窮途 ~ 머리 흰 賢良 馮郞은 窮乏을 어찌하나
風鐸琅璫徼卒呼 ~ 風磬 소리 뎅그렁 徼卒이 호통치니
皂衣朱杖帀庭隅 ~ 검정옷 붉은 막대 뜰 모퉁이를 둘렀도다.
看君仕宦偏輝赫 ~ 그대의 보니 유달리도 赫赫한데
黃紙書名却悔吾 ~ 詔書에 이름 쓴 것이 도리어 後悔되는구나.
詩名少日許倫魁 ~ 젊은 時節 詩名 무리 中의 우두머리
晩直金吾豈稱才 ~ 늘그막 金吾 벼슬이 才주에 맞다 하리까.
能似漢家中尉豹 ~ 저 漢 나라 中尉豹와 恰似하니
七言來和柏梁臺 ~ 柏梁臺에 모여 七言詩를 和答하였도다.
權埒中書在昔時 ~ 저 지난날 臨時로 中書省에 있을 때
連宵歌管鬧西池 ~ 밤새도록 노래가 西池를 들썩여주었도다.
太平故事能依舊 ~ 太平時節 이야기들 예와 能히 같다하나
只好沈疴問女醫 ~ 묵은 病은 女醫員에게 묻는 것이 좋을거야.

(53) 白沙汀


雪積廻灣淨 ~ 눈이 쌓여 둥그런 물굽이 깨끗한데
瓊鋪闊岸紆 ~ 넓고 오목한 江 언덕에 구슬 깔렸구나.
銀河通玉府 ~ 銀河水는 玉府 通해 흐르고
瑤海湛氷壺 ~ 寶石같은 바다 얼음甁보다 맑아
履迹行疑陷 ~ 다니면 신이 빠질 듯 하고
松梢看似無 ~ 소나무 가지는 보아도 없는 것 같구나.
長歌答明月 ~ 길게 노래불러 밝은 달에 答하니
吾是述郞徒 ~ 내가 곧 花郞 述郞徒같구나.

(54) 百祥樓.

1
高樓架層霄 ~ 높은 樓閣 半空에 솟아있고
下有長江流 ~ 아래로 긴 江이 흘러가는구나.
暇日扶我病 ~ 틈을 내 病든 몸 이끌고
攀陟聊淹留 ~ 더위잡아 올라 애오라지 쉬노라.
仰看香爐峯 ~ 고개 들어 香爐峯 바라보니
紫翠雲外浮 ~ 밖에는 둥둥 뜬 붉고 푸른 구름.
何當理蠟屐 ~ 어찌하면 밀 바른 신 챙겨 신고
直躋最上頭 ~ 바로 저 最上峯을 올라가 보려나.
仙期若汗漫 ~ 神仙되는 期約은 너무도 漠然하여
黯然生覊愁 ~ 鬱寂하게 얽매인 시름 생겨나네.
緬想獨徘徊 ~ 이런저런 생각에 홀로 서성대니
西日下簾鉤 ~ 西山의 지는 해는 발에 걸렸구나.
人生無百歲 ~ 人生이란 百 歲도 못사는데
物役爲煩憂 ~ 物慾에 팔린 마음 근심만 하는구나.
名利亦徒爾 ~ 名利도 모두가 헛 것인데
奈何不早休 ~ 어찌 진작에 그만두질 못했는가.
行將畢王事 ~ 이제라도 나랏일 끝마친다면
投紱歸巖幽 ~ 印띠 풀고 시골로 돌아가려한다.
寄語鶴上人 ~ 鶴을 탄 사람에게 말 부치노니
肯許仍丹丘 ~ 즐겁게 神仙놀음 하는 일 許諾하리라.

百祥樓. 2
向晩憑高閣 ~ 저물녘 높은 樓閣에 기대니
寒風起夕波 ~ 차가운 바람에 저녁 물결 이는구나.
秋花石間早 ~ 돌 사이의 가을꽃은 이르고
霜氣水邊多 ~ 물가에 서리 氣運 차가워진다.
去國年將晏 ~ 故鄕을 떠난 지가 해마다 늦어지니
傷時恨若何 ~ 時節을 아파하지 내 恨을 어떻다 할까.
悲吟臨海嶠 ~ 바닷가 높은 山에 이르러 슬피 읊다가
得句報羊何 ~ 싯句를 얻어서 羊何에게 말하여 보노라.

百祥樓. 3
遠客愁無緖 ~ 먼 나그네 시름은 理由도 몰라
登樓暫解顔 ~ 樓臺에 올라 暫時 얼굴빛 풀어본다.
潮聲鳴薩水 ~ 밀물 소리 薩水를 울리고
嵐氣撲香山 ~ 푸른 안개 香山을 두들긴다.
驛路何時盡 ~ 驛馬 길은 언제나 끝나려나
鄕園只夢還 ~ 내 故鄕은 꿈에서만 돌아간다.
佳人知我恨 ~ 그리운 사람 나의 恨을 알고서
停酒唱陽關 ~ 술盞 멎고 陽關曲을 불러주는구나.

 

(55) 白田庵


星門洞壑鬱蒼氛 ~ 星門의 온 골짝에 푸른 안개 자욱하고
俯視鴻濛一氣曛 ~ 鴻濛을 굽어보니 온 氣運이 자욱하도다.
地逈危巖低出日 ~ 땅이 트이고 높은 바위에 솟는 해 나직하고
天垂削壁斷歸雲 ~ 하늘 아래 깎은 벼랑에는 가는 구름 끊겼구나.
山通內外群峯集 ~ 안팎으로 山이 뚫려 뭇 봉우리 모여들어
川折東西兩派分 ~ 東西로 내가 터져 두 줄기로 갈라졌구나.
庵內老禪方宴坐 ~ 庵子 안의 늙은 중은 便安히 앉았는데
笙簫不入耳中聞 ~ 귓전에 笙簧 소리는 잘 들리지도 않는 듯.

(56) 百川橋


飛橋百尺跨林端 ~ 나르는 다리 百川橋 수풀 끝을 깔고
九月晴雷殷激湍 ~ 九月의 마른 우레같이 부딪치는 물소리.
利涉何年誰建閣 ~ 利涉이라 어느 해 누가 樓閣을 세웠는지
來游今日我憑欄 ~ 오늘 여기 노닐며 欄干에 기대누나.
霜淸巨壑奔流淨 ~ 서리 맑은 큰 골짝에 부딪히는 맑은 물결
風急層巒落木寒 ~ 바람 急한 層진 山봉우리에 落葉은 차갑다.
惆悵壯時題柱志 ~ 서글퍼라 젊었을 때 기둥에 적은 靑雲의 뜻
半生嬴得鬢毛殘 ~ 人生 半平生에 귀밑머리만 얻었구나.

(57) 普德窟


飛楹裊欲墜 ~ 나는 듯 한 기둥 떨어질 듯
一柱承其半 ~ 기둥 하나 그 折半을 떠받들었다.
萬古撑不俄 ~ 萬 年을 버티어도 기울지 않아
直壓千尋岸 ~ 千 길의 언덕을 곧장 누르고 있구나.
仰看霞甍張 ~ 고개 들어 노을 낀 처마 끝 쳐다보니
翼翼鶱霄漢 ~ 날개 치며 하늘을 날아오르는 듯하다.
石磴恣攀緣 ~ 돌부리 마음대로 부여잡아 타오르니
翩然腋生翰 ~ 너울너울 겨드랑에 깃이 돋는구나.
莎房開士居 ~ 居士의 房 열어보니
金碧最燦爛 ~ 金碧이 너무나도 燦爛하다.
刳木通幽泉 ~ 나무짝에 홈을 파 그윽한 샘과 通하니
酌飮煩疴散 ~ 한 番 따라 마셔보니 숨찬 症狀 다 흩어진다.
寄宿野無眠 ~ 밤에 잠에 드나 깊은 잠 못들고
風松澎耳畔 ~ 솔바람만 귓전을 맴돌아 간다.

(58) 府伯送酒妓 (府伯이 술집 妓女를 보내다)


明府多交誼 ~ 明府에는 交分의 情이 많아
淸樽映翠鬟 ~ 翠鬟이 맑은 동이술에 어리는구나.
還將泛海意 ~ 바다로 떠갈 마음 있더니
携妓在東山 ~ 도리어 妓生 데리고 동산에 있구나

(59) 北里春遊謠 (北里 봄놀이 노래)


紅泥雜花盈香陌 ~ 紅泥의 섞인 꽃이 香氣롭게 거리에 가득하니
惜花靑驄行不得 ~ 靑驄馬 꽃을 아껴 머뭇머뭇 가지 못한다.
綉窓雕戶閉宵寒 ~ 緋緞 窓 華麗한 門 잠기고 밤 氣運 싸늘한데
愁眉淚臉藏春色 ~ 근심어린 눈썹 눈물젖은 뺨에 봄빛이 숨어 있다.
秋千索掛紅欄西 ~ 그네줄은 붉은 欄干 西쪽에 걸렸는데
月照花影參差低 ~ 달 비추자 꽃그림자 들쭉날쭉 나직하다.
寶枕瑤衾選殘夢 ~ 보배로운 베개 緋緞 이불 속에 낡은 꿈 헤어보며
西樓曉起流鶯啼 ~ 西樓에 새벽녘 起床에 꾀꼬리 울음 운다.
啼珠鳳蠟怨天曙 ~ 구슬 눈물 밀촛불에 날새는 것 怨望하고
井下銀甁轆轤語 ~ 우물 아래 銀甁에는 轆轤가 속삭이는구나.
彩箔玲瓏蝦捲鬚 ~ 彩色한 발이 玲瓏한데 발 걷히자
嬌雲一散無尋處 ~ 예쁜 구름 흩어져서 찾을 곳이 없구나.
衫羅葉葉秋煙碧 ~ 緋緞 赤衫 주름마다 가을 煙氣 푸르니
香肌玉妬梅魂白 ~ 香氣로운 살결은 梅花 魂이 시샘한다.
十幅單綃染淚痕 ~ 열 幅의 單色 緋緞에 눈물 자국이 얼룩지니
煙中恨語招香魄 ~ 煙氣 속의 恨스런 말이 香魄을 부르는구나.
姑泉橋畔楊花飛 ~ 姑泉橋 다릿가에 버들꽃이 휘날리니
金鞭錦勒探春歸 ~ 金빛 채찍 緋緞 굴레로 봄을 찾아 돌아간다.
雪衣傳語玉郞至 ~ 雪衣가 말 傳하자 玉郞이 當到하니
纖纖素手開珠扉 ~ 가느다란 하얀 손이 구슬 문을 열어 준다.

(90) 北鎭堡關王廟 (北鎭堡 關王의 祠堂)


門前古碣臥苔中 ~ 門 앞의 옛 碑石 이끼 속에 깔려있고
蕭颯叢林一畝宮 ~ 蕭颯한 풀숲에 한 이랑 畝宮터로구나
殿角幡幢明夕照 ~ 殿角의 깃발은 저녁 노을에 눈부시고
墻頭杉檜響凄風 ~ 담 머리엔 杉나무와 檜나무의 찬 바람 소리로다.
丹靑畫壁雲雷壯 ~ 丹靑한 그림 壁에는 구름과 雷聲 搖亂하고
香火空堂鬼物雄 ~ 香불 타는 빈 祠堂에 怪物이 雄壯하도다.
莫把紙錢招怨魄 ~ 종이 돈으로 怨恨에 사무친 魂魄 부르지 말라
杜鵑啼血野花紅 ~ 杜鵑새 울어 피 토하여 들꽃이 붉게 되었도다.

(61) 佛頂臺
衆谷星門大 ~ 여러 골짜기에 星門은 크고
千巖佛頂尊 ~ 온 골짝 중에 佛頂臺는 높아라.
諸峯齊日觀 ~ 여러 山봉우리를 갠 날에 보니
瀑布瀉天門 ~ 瀑布는 天門에서 쏟아지는구나.
窅爾雲平壑 ~ 구름은 아득히 골짝에 깔려있는데
俄然海浴暾 ~ 이윽고 바다에서 沐浴한 해가 돋는다.
坐來星斗滅 ~ 자리에 앉으니 별들은 스러지고
曙色動雞園 ~ 새벽빛이 雞園에 쏟아지누나.

(62) 寫懷 (懷抱를 적다)
凄涼楚臣夢 ~ 凄凉하게도 楚나라 臣下의 꿈
牢落野人期 ~ 無聊하게 野人의 期約이어라.
徇祿憂終在 ~ 官吏의 祿을 따르니 근심은 있고
歸田計已違 ~ 시골로 돌아갈 計劃 이미 틀렸어라.
靑春對芳草 ~ 한창 봄이라 고운 풀 마주 對하고
白日見遊絲 ~ 맑은 날이라 아지랑이를 보고 있어라.
卽此多幽興 ~ 이만해도 그윽한 興趣 가득하니
還如未病時 ~ 도리어 病들지 않았을 때와 같구나.

(63) 山映樓


赤葉驁秋晩 ~ 늦가을 高高한 붉은 丹楓
黃花似故園 ~ 샛노란 菊花는 故鄕 꽃과 같구나.
盤筵羅郡餼 ~ 盤筵에는 고을 膳物 늘어놓고
菘葍御僧飱 ~ 배추와 무는 중의 飯饌 되었구나.
亞使知名早 ~ 亞使는 이름 안 지 오래되고
齋郞宿契敦 ~ 齋郞과 묵은 友情 두텁기만하다.
偶然成勝集 ~ 偶然히 좋은 모임 이루었으니
落日瀲淸尊 ~ 지는 해가 맑은 술桶에 넘실거린다.

(64) 산해관 山海關


地理臨滄海 ~ 땅은 바다에 臨해있는데
長垣接固原 ~ 긴 담장은 固原에 맞닿았구나.
關防嚴暴客 ~ 關防은 亂暴한 놈에 嚴하고
管鑰壯重門 ~ 管鑰은 겹겹門이 튼튼하도다.
四野桑麻室 ~ 四方 들엔 桑麻의 집
連營戊己屯 ~ 잇닿은 집들은 武器庫이로다.
太平無戰伐 ~ 太平하여 戰爭이 없어
民物荷聖恩 ~ 百姓들과 여러 가지 임금의 恩惠로다
絶塞開雄鎭 ~ 邊方에 雄大한 鎭地가 열려 있고
重關設巨防 ~ 重要한 關門이라 防禦網도 巨大하구나.
治兵副都尉 ~ 軍士를 맡은 이는 副都尉요
留鑰職方郞 ~ 열쇠를 쥔 사람은 職方郞이로다.
邑屋歌蕃曲 ~ 邑의 집에서는 蕃曲을 부르고
津橋稅浙商 ~ 津橋에는 浙江 商人들에게 稅金을 물린다.
遠客胡不樂 ~ 먼 나그네 어찌 즐겁지 않으리오
賖酒勸君賞 ~ 술을 주며 맛 좀 보라 勸하는구나.

(64) 傷春 (봄날에 마음 傷하여)


抱疴常在暮春時 ~ 저무는 봄날에 언제나 病을 알아
遊興蒼茫未易期 ~ 다니는 興趣 아득하여 期約이 쉽지 않다.
欲貰濁酒貰客恨 ~ 막걸리 外上 받아 客의 恨을 풀어보려니
杏花村畔乏靑旗 ~ 살구꽃 핀 마을에 푸른 깃발 끊겼어라.

(65) 西京道中 (平壤가는 길에)
牢落栽松院 ~ 悵望하게도 栽松院이여
凄涼南浦橋 ~ 凄涼하구나 南浦의 다리로다.
江山如宿昔 ~ 江山은 옛날과 같은데
臺館半焚燒 ~ 館舍는 折半이나 불타버렸구나.
謾自悲興廢 ~ 부질없이 興亡을 슬퍼할 뿐
憑誰破寂寥 ~ 누구를 依支하여 寂寞함 벗어날까.
東風知客意 ~ 봄바람은 나그네의 뜻을 알고
吹送木蘭橈 ~ 木蘭의 놀이배로 불어오는구나.

(66) 宣川
纔入宣川館 ~ 宣川客館에 들어서자
軒窓野望通 ~ 窓 밖으로 넓은 들판 훤히 보인다.
喬林藏畏景 ~ 큰 숲은 따가운 햇볕 감추고
高檻受長風 ~ 높은 欄干은 긴 바람을 맞는구나.
爽覺詩功進 ~ 詩功이 솟는 것 爽快히 느끼고
慵抛酒聖中 ~ 술에 醉하여 게으름을 날려버렸다.
坐看階藥爛 ~ 뜰에 가득 芍藥꽃 바라보니
何似妓裙紅 ~ 어찌 妓生의 다 紅치마 같은가.

(67) 成佛庵
深樹僧房小 ~ 깊은 숲에 작은 僧房
層巒石路分 ~ 層진 봉우리 돌길이 갈라진다.
中宵初見月 ~ 밤이 깊어서야 비로소 달이 보여
滄海闊無雲 ~ 廣闊한 짙푸른 바다에 구름 한 點 없다.
香氣諸天降 ~ 香氣는 諸天에서 내려오고
鍾聲下界聞 ~ 鍾소리는 下界에서 들려오는구나.
冷然人境外 ~ 시원하구나, 人間 밖 世上이여
不恨久離群 ~ 오랫동안 무리 떠나 있음을 恨하지 말라.

(68) 省中夜直 (省中에서 夜直하며)
魚鐶橫戶燭撓光 ~ 쇠고리 門짝에 비끼고 촛불 어지러운데
中禁詞臣坐玉堂 ~ 宮中에 남아 詩 짓는 臣下 玉堂에 앉아있다.
紫殿夜闌鈴索靜 ~ 宮闕 늦은 밤에 방울줄 고요한데
桐花時送隔簾香 ~ 발 너머 梧桐나무에서 꽃香氣 건네온다.

(69) 小桃 (小桃花)
二月長安未覺春 ~ 二月 서울은 채 봄도 느끼지 못하는데
墻頭忽有小桃顰 ~ 담장엔 작은 복숭아꽃 눈짓하네.
嫣然却向詩翁笑 ~ 아리따운 웃음 도리어 늙은 詩人을 向하여 웃으니
如在天涯見故人 ~ 마치 먼 他鄕에서 옛 親舊 본 듯하네.

(70) 小讌贈主牧
(작은 讌會에 主牧에게 드리다)
晩敞芙蓉堂 ~ 저녁이 되어 芙蓉堂을 활짝 여니
淸凝讌寢香 ~ 맑은 香氣 讌會 寢床에 엉겨붙는구나.
一尊開北海 ~ 한 동이 술 열어라 北海 太守의 술자리
千騎下東方 ~ 千里馬가 東方으로 내려가누나.
山雨鏖殘暑 ~ 山비는 남은 더위 물리치고
林風進夕涼 ~ 숲에선 저녁 서늘한 바람 보내는구나.
平生無劇飮 ~ 平生에 마음 놓고 마신 적 없으니
聊盡使君觴 ~ 애오라지 使君의 술은 其必코 다 마셔보리라.

(71) 續曲歌
十四爲君婦 ~ 열 네 살에 當身 아내되어
二十去君家 ~ 스물에 當身 집을 떠났지요.
路逢相識者 ~ 길에서 아는 사람 만나
寄君雙蔕花 ~ 雙蔕花를 보내드립니다.
心中不得語 ~ 마음 속을 말로 못하고
腹作車輪轉 ~ 배에서만 수레바퀴만 굴렀다오.
我是歡家妻 ~ 나는 곧 임의 집 아낙네 였건만
思歡不可見 ~ 임이 그리워도 볼 수 없다오.

(72) 送成則生茂長
(茂長 縣監에 赴任하는 成則生을 보내며)
上念長沙郡 ~ 主上이 長沙 고을 念慮하시어
銅章付省郞 ~ 銅章을 省郞에게 내려 주셨도다.
雙旌非謫宦 ~ 雙깃발은 귀양간 官員 아니니
百里借循良 ~ 百 里의 고을을 循良에게 맡기셨다.
彩翟迎琴集 ~ 彩色 꿩은 거문고 맞아 모이고
晴花拂綬香 ~ 밝은 꽃은 印끈 스쳐 香氣롭고
空看五馬貴 ~ 縣令의 다섯 말 行次 바라보니
西去笑吾忙 ~ 西쪽으로 바삐 가는 나를 비웃는다.
曾到長沙郡 ~ 내 일찍이 長沙 고을 當到하여
溪亭坐晩涼 ~ 개울 亭子에 앉으니 저녁이 서늘했다.
竹風吹帽冷 ~ 대나무 바람은 갓에 불어 서늘하고
荷露滴衣香 ~ 蓮꽃 이슬은 옷에 스며 香氣로웠다.
俊味烹赬鯉 ~ 좋은 按酒에 붉은 잉어 삶아 오고
妖姬薦玉觴 ~ 고운 계집 玉술盞을 올리는구나.
仙遊已如夢 ~ 神仙놀이 이미 꿈만 같으니
回首意茫茫 ~ 고개 돌려 생각하니 아득하기만 하다.

(73) 送楊毗盧入靑鶴山
(靑鶴山에 들어가는 楊毗盧를 餞送하며)
晹谷之西碧海上 ~ 晹谷의 西쪽 푸른 바다 위
神鰲戴出蓬萊山 ~ 神鰲는 蓬萊山을 떠받들었구나.
嵯峨一萬二千峯 ~ 높고도 險한 一萬二千 峰우리
白玉束立煙霞間 ~ 白玉을 안개 사이에 묶어 세운 듯하여라.
層硿絶壑祕仙蹤 ~ 層層의 바위와 깎아지른 골짝에 숨긴 神仙의 발자취
雖有絶頂無人攀 ~ 정상에는 아직 등반한 사람 없어라.
最高毗盧峯揷天 ~ 가장 높은 毗盧峯은 하늘에 꽂혀있고
諸山環侍如兒孫 ~ 여러 山들은 子孫처럼 둘러 있구나.
奇巖襞積古苔鎖 ~ 주름진 奇巖怪石에 옛이끼 끼어있고
斗起蒼然撑帝閽 ~ 우뚝 솟아 蒼然히 天帝의 宮門을 버티고있네.
始知嵩高岱宗外 ~ 비로소 알았도다, 저 높은 崇山과 泰山 말고
別有突兀他山尊 ~ 또다른 높은 山 있음을 비로소 알았어라.
扶桑六龍枎火輪 ~ 扶桑의 여섯 龍이 太陽을 붙들고
日日海傍山腰行 ~ 날마다 바다 곁에서 山허리를 다니고 있구나.
驂鸞翳鳳下仙曹 ~ 鳳凰새 타고 神仙世界에 내려오니
十二樓居連玉淸 ~ 열두 樓臺 玉淸宮에 連해 있구나.
乘槎海客紫霞想 ~ 뗏배를 탄 바다 나그네 紫色구름 생각하고
筆端收拾山精英 ~ 붓 끝에 山川의 온갓 精氣 거두었네.
精神貫石石爲裂 ~ 精神이 돌을 꿰뚫으니 돌도 갈라지고
大字欲與峯爭雄 ~ 큰 글씨는 봉우리와 雄壯함을 다투려 한다.
眉山挻蘇岳降甫 ~ 眉山은 蘇氏 낳았고 五岳은 보후 낳으니
毓靈暗許朝雲通 ~ 神靈한 氣運은 隱隱히 아침 구름과 通한다.
紫蓋神氣下中胎 ~ 紫蓋城의 神靈한 氣運 탯속으로 내려와
錦襁初脫麒麟兒 ~ 緋緞 이불에서 麒麟 같은 아이 태어나니
頭森五岳目四海 ~ 머리는 五岳을 닮고 눈은 四海를 닮았어라.
八尺長身天下奇 ~ 天下의 奇怪한 사내라 八尺의 큰 키
巉巖額鼻鑿峯房 ~ 이마와 코는 우뚝한 바위인 듯하여라.
怳對毗盧眞面目 ~ 毗盧峯의 眞面目를 마주보는 듯
人工豈可擅造化 ~ 사람의 才주가 어찌 造化를 마음대로 하리오.
好事天工眞喜極 ~ 일을 좋아하는 하늘의 솜씨에 기쁨이 至極하여라.
前身習氣未全磨 ~ 前生의 묵은 버릇 完全히 없어지지 않아
向人自道毗盧峯 ~ 남 向하여 自身을 毗盧峯이라 말하는구나.
世間方見有脚山 ~ 世上에서 바야흐로 다리 있는 山을 보았으니
何異方瀛浮海中 ~ 方丈ㆍ瀛洲 바다 속에 떠 있음과 어찌 다를까.
塵寰厭答米芾拜 ~ 米芾 같은 사람에게 절 받기 귀찮아 (芾. 작은모양 비)
回首仙山歸興濃 ~ 神仙들의 山에 고개 돌려니 돌아갈 興 무르었다.
溟州直北五臺東 ~ 溟州의 北쪽이요 五臺山의 東쪽
芝成宮闕生虛空 ~ 芝草 쌓인 宮闕이 虛空에 솟았어라.
攢巒飛瀑作洞府 ~ 뭇봉우리 나는 瀑布와 골짝을 이루었고
下有珠潭藏九龍 ~ 그 아래는 珠潭이라 九龍이 숨어있어라.
層臺一柱俯雙闕 ~ 한 기둥의 層臺는 雙闕을 굽어보는데
六月晴雪飄長松 ~ 六月에도 하얀 눈 落落長松에 휘날리는구나.
尋巢靑鶴伴雲飛 ~ 둥지 찾는 靑鶴이 구름을 짝해 날아드니
知是遼東丁令威 ~ 알았도다, 이게 바로 遼東의 丁令威인 줄을.
玄裳縞衣語星星 ~ 흰 저고리 검정치마 말조차 또렷한데
問渠毗盧何日歸 ~ 묻노니 毗盧峯에 너는 어느 날에 돌아가는가.
巖扉寥落蕙帳冷 ~ 돌 사립 寂寞해라 蕙草 帳幕 싸늘하니
萬壑松風誰共聽 ~ 萬 골짝 솔바람을 누가와 같이 들을까.
北山移文已勒成 ~ 北山移文이 지어진지 이미 오래되었으니
須把筇枝嗚石逕 ~ 어서어서 막대 소리 돌길을 울리어라.
山人愛山不出谷 ~ 山사람은 山을 아껴 골짝을 벗어나니 않고
時有片雲簷下宿 ~ 이따금 조각 구름 처마 밑에 잠자는구나.
天香滿室月色空 ~ 하늘 香氣는 房에 가득하고 달빛은 고요한데
疏磬冷冷煙外落 ~ 風磬 소리 드맑은데 안개 너머 떨어진다.
藥爐經卷可棲遲 ~ 藥爐와 經卷이라 몸 담을 곳 더없는데
淸水明燭生計足 ~ 맑은 물 밝은 촛불 生計마저 넉넉하여라.
飄然甁錫返林泉 ~ 막대 하나 甁 하나로 거뜬히 돌아가니
出家已做忘家禪 ~ 出家하여 집 잊은 禪僧이 되고 말았어라.
山靈應喜得毗盧 ~ 山神靈은 毗盧를 만난 것 너무나 기뻐
置于最上之山巓 ~ 가장 높은 山마루에 올려 놓게 되었다오.
石廩天柱作同行 ~ 石廩峰 天柱峰이 行列이 같다면
雁蕩芙蓉爲弟昆 ~ 雁蕩山 芙蓉山은 아우와 언니로 되었으려나.
風儀戍削表獨立 ~ 깎은 듯한 風采로 表表하게 우뚝 서니
楓岳從今奪顔色 ~ 楓岳도 이제부터 顔色을 빼앗기리라.
勿使醉猿化道士 ~ 醉한 猿숭이 道士로 變하게 하지 말고
長向巖間爲怪石 ~ 길이 바위 틈을 向해 怪石이 되었단다.
我生江海一閑客 ~ 내 人生은 江과 바다의 閑暇한 나그네
幾費登山雙蠟屐 ~ 山을 오르는 나막신을 몇 켤레나 버렸나.
會須振衣直上毗盧千仞岡 ~ 끝내 옷 떨치고 곧장 千 길 毗盧峯에 올라
與君一笑下觀天地窄 ~ 그대와 함께 한 番 웃으며 좁은 天地 내려보리라.

(74) 送柳淵叔之京
(柳淵叔이 서울가는 것을 送別하며)
行裝蕭散等鶉居 ~ 쓸쓸한 行裝이 鶉居와 같은데
囊裏孤琴篋裏書 ~ 자루 속엔 거문고 箱子 속에는 冊.
時論共疑狂李白 ~ 李白의 狂太라고 當時 사람들 疑心하나
故人猶記病相如 ~ 親舊들은 오히려 病든 相如를 記憶한다.
風回曲沼淸長檻 ~ 蓮못을 돌아 부는 바람 긴 欄干 맑게 하고
日送繁陰映綺疏 ~해빛은 짙은 그늘로 紗窓에 비추누나.
歸去洛城如有問 ~서울로 가 나를 묻는 이 있다면
生涯已付武陵漁 ~ 武陵의 낚시질에 이미 生涯를 맡겼다 하여라.

(75) 守歲 (한해를 지키며)
舊歲隨更盡 ~ 묵은 해 밤과 함께 가버리고
新年趁曉來 ~ 새해는 새벽 따라 오는구나.
光陰眞可惜 ~ 歲月이란 참으로 아까운 것
客子轉堪哀 ~ 나그네 몸 더욱 서글퍼지는구나.
寶瑟頻移柱 ~ 寶瑟은 자주자주 기둥을 옮기고
香醪正滃杯 ~ 맛있는 술은 盞에 넘칠 듯 찰랑이네.
明朝已三十 ~ 밝은 아침이면 이미 내 나이 서른 살
衰病兩相催 ~ 늙음과 疾病이 서로 재촉 하는구나.

(76) 睡箴
世人嗜睡 ~ 世上 사람들이 잠을 좋아하여
夜必終夜 ~ 밤이면 으레 밤새도록 자고도
睡晝或睡 ~ 낮에 또 낮잠을 잔다.
睡而不足 ~ 그리고 잠이 不足하면
則咸以爲病 ~ 모두 病으로 여긴다.
故相問訊者 ~ 그러므로 서로 問安할 때는
至以配於食 ~ 먹는 것을 붙여
必曰眠食如何 ~ '眠食이 어떠하냐?'고 한다.
可見人之重睡也 ~ 이것으로 사람이 잠을 대단하게 여김을 알 만하다.
余少曰少睡 ~ 내가 젊어서는 잠이 적고
亦不病 ~ 또 앓지를 않았는데
年來漸多睡漸衰 ~ 요즘 와서는 잠은 많아지고 漸漸 衰弱해진다.
不自知其故 ~ 그래도 나는 그 까닭을 알지 못했었다.
熟思之則睡乃病之道也 ~ 곰곰이 생각해보니 잠이란 病으로 가는 길인 것이다.
人身以魂魄爲二用 ~ 사람의 몸은 魂과 魄 두 길로 用事를 한다.
魂陽也 ~ 魂은 陽이고,
魄陰也 ~ 魄은 陰이다.
陰盛則人衰且病 ~ 陰이 盛해지면 사람이 衰弱해져서 病들게 되고
陽盛則人康无疾 ~ 陽이 盛해지면 사람이 健康하고 無病해진다.
睡則魂出 ~ 잠을 자면 魂은 나가고
魄用事于中 ~ 魄이 몸속에서 用事하게 되므로
故陰以之盛而致衰疾 ~ 陰이 盛해져 衰弱해지고 病드는 것은
固也 ~ 뻔 한 일이다.
不睡則魂得其 ~ 잠을 안자면 魂이 제 구실을 하여
自能制魄 ~ 魄을 눌러서
使不得侵陽也 ~ 陽을 侵犯하지 못하게 만든다.
睡宜不過多也 ~ 그러므로 잠을 너무 많이 자서는 안 된다.
經云 ~ 經에 이르기를
煩惱毒蛇 ~ "煩惱는 毒蛇니,
睡在汝心 ~ 잠이 네 마음에 있는 것이 바로 毒蛇다.
毒蛇已去 ~ 毒蛇가 없어져야만
方可安眠 ~ 便安히 잘 수 있다."하였다.
世之嗜睡者 ~ 世上의 잠꾸러기들은
皆爲惱蛇所困也 ~ 모두 毒蛇 같은 煩惱로부터 辱을 當하는 셈이니
豈不可懼歟 ~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仍箴以自警曰 ~ 箴을 지어 다음과 같이 스스로 警戒한다.
吁惺惺翁 ~ 아, 惺惺翁이여
宜睡眼勿睡心 ~ 눈은 자도 마음은 자지 말라.
睡眼則可以炤心 ~ 눈만 자면 마음은 밝힐 수 있지만
睡心則陰魄來侵 ~ 마음까지 자면 陰의 魄이 와서 덤빈다.
魄侵陽剝體化爲陰 ~ 魄이 侵擄하여 陽이 부서지면 몸이 變하여 陰이 되니
其與鬼相尋 ~ 그러면 鬼神과 서로 어울리게 된다.
吁可畏惺翁 ~ 아, 두렵다. 惺惺翁이여!

(77) 宿金城
縣郭依山樾 ~ 고을 城郭 山기슭에 붙어
荒齋俯樹林 ~ 낡은 집은 나무 숲을 굽어본다.
使君能館穀 ~ 員님이 먹을 糧食 주시니
行子有歡心 ~ 나그네 마음이 흐뭇도 하다.
客久秋强半 ~ 오랜 他鄕살이에 가을도 깊어
談餘夜向深 ~ 이야기 끝에 밤 깊어간다
風簾閃燈影 ~ 珠簾에 부는 바람에 燈盞 어른거리고
雨砌澁蟲音 ~ 뜨락에 비 내리고 벌레 소리 시끄럽다.
玉膾絲絲斫 ~ 실오리처럼 生鮮膾를 썰어서
香醪細細斟 ~ 맛있는 술 조금씩 따라 마신다.
窮途一飽足 ~ 窮할 때는 한 番 飽食도 滿足스러워
感激意難任 ~ 感激하여 마음에 맞기기도 어렵구나.

(78) 宿洛山寺
重尋五峯寺 ~ 五峯寺를 다시 찾아오니
風景似前年 ~ 風景은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
竹逕通秋屐 ~ 대숲 길을 오가는 가을 발길
花臺起夕煙 ~ 花臺에 저녁煙氣 피어오른다.
歡迎羅衆衲 ~ 여러 스님 열 지어 歡迎하니
勝踐躡諸天 ~ 멋진 발걸음 諸天을 밟아간다.
已悟無生忍 ~ 이미 不生不滅의 眞理 깨달아
蕭然淨俗緣 ~ 肅然히 俗된 因緣 씻어버린다.

(79) 宿德源民舍.

1 (德源에서 民泊하며)
城外悲笳夜半吹 ~ 城 밖에 슬픈 胡笳 밤中에 들려오고
女垣斜月展愁眉 ~ 城가퀴 비낀 달은 근심 어린 눈썹 편다.
河流遠坼單于壘 ~ 물줄기 아득히 되놈의 堡壘 나누었고
海色遙明大將旗 ~ 바다 달빛 아득히 大將 깃발 비추누나.

宿德源民舍. 2
王粲倚樓空作賦 ~ 樓臺에 기댄 王粲은 空然히 詩를 짓고
杜陵徒步只吟詩 ~ 맨발의 杜甫는 오직 詩만 읊었어라.
空聞戰血傾伊洛 ~ 戰場에 흐른 핏물 伊水와 洛水로 든다는데
却敵何人出六奇 ~ 敵 물리치는 일에 누가 奇拔한 計策 짜낼까.

 宿德源民舍. 3
斜月含山宿霧晴 ~ 비낀 달 山에 들고 짙은 안개 맑게 개니
僕夫相對語前程 ~ 下人들은 저희끼리 앞길을 수군댄다.
中宵起舞君休怪 ~ 한밤에 추는 춤을 그대는 異常타 마오
未必荒鷄是惡聲 ~ 때 아닌 닭 울음도 나쁜 것만은 아니리라.

 

(80) 宿瑞興人家
甌笋捧纖纖 ~ 砂鉢에 담은 竹筍 손수 받들고
龍團渴更添 ~ 龍團이 말라가니 다시 더 보탠다.
天寒風捲幙 ~ 날이 차니 바람은 帳幕을 걷고
夜久月窺簷 ~ 밤이 깊으니 달은 처마를 엿본다.
山蹙文君錦 ~ 卓文君의 緋緞처럼 주름진 山
香熏賈氏簾 ~ 賈氏의 珠簾처럼 香氣 진하구나
蓬山一千里 ~ 蓬山은 千 里 밖에 있어
歸夢曉懕懕 ~ 새벽마다 꿈 속에 실컷 돌아간다.

(81) 宿正陽寺東廂 (正陽寺 東廂에 묵으며)
花宮隱映金芙蓉 ~ 花宮은 金芙蓉을 어리비치고
闍梨起打二更鍾 ~ 上座僧은 일어나 二更 鍾을 친다.
試拓交窓一揮手 ~ 손 한 番 휘둘러 두 窓을 열어보니
涼月湧上樓東峯 ~ 樓臺 東쪽 봉우리에 달 솟아오른다.
桂影婆娑白銀闕 ~ 흰 銀빛 宮闕에 桂樹 그림자 춤을 추니
千巖萬壑瓊瑤窟 ~ 온 바위며 온 골짝이 瓊瑤의 窟이구나.
天風翩翩吹我衣 ~ 하늘 바람 살랑이며 내 옷을 펄렁이니
飄然八極神橫逸 ~ 八方 끝에 날 듯이 精神이 恍惚하다.
怳疑身世陟珍臺 ~ 아마도 내 한 몸이 珍臺에 오른
浮丘仙人安在哉 ~ 물에 뜬 언덕의 神仙님은 어디 있는가
不須鞭石橋滄海 ~ 돌 몰아서 滄海에 다리 놓을 必要없어라.

(82) 宿黃州
屛蕉隱映背蘭釭 ~ 둘러선 芭蕉는 어리비추며 蘭釭을 등지고
瑟柱初張萬玉鏦 ~ 琵琶 기둥 갓 고르니 온갖 玉돌 쟁그렁소리.
羔酒滿斟金張暖 ~ 高梁酒 盞에 술 부으니 金張이 따뜻해져
任他風雪撲寒窓 ~ 눈바람은 저 마음대로 窓門을 때리는구나.

(83) 試士回到楊山作
(試驗 본 선비가 楊山에 이르러)
棘撤催歸騎 ~ 科場이 걷어지자 돌아갈 길 재촉하여
楊州暫解顔 ~ 楊州에 이르러서 暫깐 緊張을 풀었다.
使君斟綠醞 ~ 員님은 좋은 술을 勸하고
淸樂動雲鬟 ~ 雲鬟의 妓女들은 맑은 風樂 울린다.
挑燭香凝帳 ~ 촛불을 돋우니 帳幕에 香이 어리고
掀簾雪滿山 ~ 珠簾이 걷히니 온 山에 눈이 가득하다.
歡娛不知竟 ~ 기쁘고 즐거워 마칠 줄을 모르나니
良夜已闌珊 ~ 좋은 이 밤에 時間이 이미 늦었구나.

(84) 十王百川洞 ( 十王百川洞에서)
陰洞窺靚深 ~ 어둑한 골짜기 그 깊은 곳 들여보며
回川涉泱漭 ~ 넘실넘실 돌아드는 河川을 아득히 건너간다.
線路仄峻涯 ~ 오솔길은 險한 언덕에 매달려 있고
嵌壁環穹嶂 ~ 깊은 골짜기 壁은 높은 山을 둘렀구나.
搜奇忘險艱 ~ 좋은 景致 더듬어 찾으니 險한 것도 잊고
陟高勞偃仰 ~ 높은 데를 오르다 疲困하여 엎드려 쳐다본다.
匯磵怒湍崩 ~ 성낸 물결 무너져 急한 沼를 이루고
拔地危峯上 ~ 땅을 뽑아 올린 듯 높은 봉우리 솟아있다.
斷硿屢改屐 ~ 끊어진 벼랑에서 신을 몇 番이나 고쳐 신고
傾巖費移杖 ~ 傾斜진 바위에는 지팡이도 옮기지 못한다.
瀑流洒還空 ~ 瀑布는 물 뿌리다가 도로 潛潛해지고
石角森相向 ~ 돌 머리는 쭝긋쭝긋 서로 맞서 늘어섰다
葱倩楓括交 ~ 파릇파릇 楓括은 서로 엉켜있고
晻靄霏煙漲 ~ 어둑한 물안개는 아른아른 煙氣처럼 퍼진다.
冥詮幸遐討 ~ 神秘한 法典을 멀리 찾자니
逸境留淸賞 ~ 뛰어난 곳에 맑은 구경거리 남기는구나.
勝景愜幽悁 ~ 좋은 景致는 깊숙한 情에 洽足하고
玄悟快煩想 ~ 玄妙한 깨우침 煩惱를 快히 씻어낸다.
縣閬通絶港 ~ 閬縣은 絶港과 서로 通해서
喬簫非遠響 ~ 仙人 王喬의 퉁소소리 먼 곳이 아니구나.
謫籍尙通班 ~ 귀양살이 오히려 班과 通하거늘
天梯咸飛爽 ~ 空中에 친 사닥다리도 더러는 날아오른다
芝車倘下來 ~ 仙人이 수레 타고 萬若에 내려온다면
一笑解世網 ~ 한 番 웃으며 世上살이 얽힘을 풀어주리라.

(85) 神光寺
宮殿麗巖腰 ~ 宮殿처럼 華麗한 바위허리
祥雲捧綺寮 ~ 祥瑞로운 구름 깁窓을 받든다.
檀施自公主 ~ 施主는 公主로부터 始作되고
結構在前朝 ~ 절 建築은 高麗 때 했었도다.
地布黃金燦 ~ 黃金이 燦爛하게 땅에 깔리고
臺騫碧漢遙 ~ 대가 높이 솟고 銀河水는 멀리 있다.
瑞毫三界絢 ~ 瑞光의 끝은 三界에 絢亂하고
天樂六時調 ~ 하늘 소리 六時에 調和롭구나.
欹側週廊巧 ~ 비스듬히 둘러선 回廊 精巧하고
森羅像設喬 ~ 森嚴하게 모셔진 金像은 크다랗다.
鴿驚風鐸翥 ~ 風磬 소리에 놀라 합새는 날고
龍抱火珠跳 ~ 龍은 火珠를 껴안은 채 뛰논다.
花雨霑瑤蓋 ~ 꽃비는 瑤臺의 지붕을 적시고
燈輪切絳霄 ~ 燈꽃의 기둥은 불빛 하늘과 調和롭다.
壯觀眞駭矚 ~ 壯觀이라 참으로 눈이 휘둥그래하고
幽賞暫停軺 ~ 수레 暫깐 멈추고 그윽히 구경하노라.
蒲供陳淸淨 ~ 蒲團의 이바지는 淸淨하게 베풀어지고
禪談慰寂寥 ~ 參禪 이야기는 寂寞을 慰勞해 주노라
經函明貝葉 ~ 모든 佛書는 貝葉 위에 鮮明하고
鍾梵殷山椒 ~ 梵鍾 소리는 山꼭대기에 隱隱하구나.
苦海誠難涉 ~ 苦海를 건너가긴 正말 어렵고
慈航未易招 ~ 慈航을 부르기 쉽지 않구나.
還從舍利子 ~ 뒤미처 舍利子를 따르리니
空界倘相邀 ~ 空界에서 或是 서로 맞아주려나.

(86) 安城館
客裏經寒食 ~ 客地에서 寒食을 지나며
春光奈老何 ~ 봄빛이 늦어지니 어찌하리오.
出門芳草遍 ~ 門을 나서면 두루 봄풀인데
倚杖落花多 ~ 지팡이 기대서니 꽃잎이 진다.
公子聯鑣訪 ~ 公子는 말 타고 갔는데
佳人勸酒歌 ~ 佳人은 勸酒歌를 부른다.
莞然開一笑 ~ 빙그레 한 番 웃으니
足以慰蹉跎 ~ 出世못한 서글픔 잊기에 足하다.

(87) 夜客
客夜人無睡 ~ 나그네 身世 밤에도 잠이 오지 않아
微霜枕簟寒 ~ 첫서리에 베개와 이불마저 싸늘하구나.
故林歸不得 ~ 故鄕 동산에 가려 해도 가지 못하고
新月共誰看 ~ 새로운 저 달을 누구와 같이 바라보랴.
北里調砧急 ~ 북녘 마을 다듬잇소리 빠르기도 한데
西隣品笛殘 ~ 西녘 이웃 피릿소리에 餘韻이 남는구나.
倚楹仍悵望 ~ 기둥에 몸 기대어 서글피 바라보니
鳴雁在雲端 ~ 울고 가는 기러기는 구름 끝을 나는구나.

(88) 夜坐

經卷橫烏几 ~ 經書는 검은 几에 비껴 있고
香煙裊鴨鑪 ~ 香 煙氣는 鴨鑪에서 하늘거린다.
不知軒冕客 ~ 모를겠구나 벼슬아치들
能似此翁無 ~ 能히 이 늙은이와 같을 수 있을까.

(89) 養眞堂
春陰漠漠映璇題 ~ 봄 그늘 아득하여 추녀 끝을 비추고
欹枕東廂已午鷄 ~ 東廂의 베갯머리에 대낮의 닭이 운다.
風裊篆煙縈檻細 ~ 바람에 날린 火爐 煙氣 欄干을 돌아
雨含山翠滴簾低 ~ 비 머금은 山안개 나직이 발에 내린다.
欄花解事迎人笑 ~ 들꽃은 일 아는 듯 사람 맞아 웃고
谷鳥多情伴客啼 ~ 골짝 새는 多情하여 나그네와 벗하여 운다.
非有別懷魂更斷 ~ 離別이 싫다 하여 넋이 다시 끊어지고
故園今在渭橋西 ~ 渭橋의 西쪽에 있는 옛 동산이 그립구나.

(90) 良策
空館夜超超 ~ 空館이라 밤이 길기도 하여
羅帷捲寂寥 ~ 고요에 못 견디어 緋緞 揮帳을 걷는다.
初寒微霰集 ~ 첫 추위에 싸락눈 조금 내리고
永夜朔風驕 ~ 北風은 驕慢스레 긴 저녁 내내 불어오네.
飄泊情長倦 ~ 떠돌자니 情은 늘 게을러지고
譏讒骨已銷 ~ 謀略 속에 내 뼈는 이미 녹아버렸구나.
關河信難越 ~ 關河를 넘기 참 어려우니
天外絳河遙 ~ 하늘 밖 銀河水 아스라이 멀도다.

(91)憶鑑湖 (鑑湖를 記憶하며)
我家住在鑑湖西 ~ 내 집은 鑑湖의 西쪽에 있으니
千巖萬壑如會稽 ~ 온갖 바위와 골짜기는 會稽와 같구나.
愛看魚鳥放山澤 ~ 물고기와 새를 구경하기를 좋아하여 山과 못을 찾으니
笑遺名利同筌蹄 ~ 名譽와 利慾을 남기는 것은 비웃나니 통발 같은 拘束이라네.
偶然獻賦蓬萊殿 ~ 偶然히 賦를 지어 蓬萊殿에 올렸더니
爭賞彩筆如虹霓 ~ 뛰어난 文體 무지개 같다하여 다투어 稱讚하네.
金門避世困索米 ~ 大闕에서 避하니 쌀도 사지 못해 窮하여
東洛十聽秋蛩嘶 ~ 東洛에서 十 年을 가을벌레 소리 들었노라.
素衣化盡鬢如雪 ~ 흰 옷은 새까맣고 살쩍 털은 눈 같이 희어지니
回首祖州歸夢迷 ~ 祖州를 回想하매 돌아가는 꿈 稀微하도다.
空敎轉喉屢觸諱 ~ 空然스레 입을 놀려 여러 番 忌諱를 抵觸하니
未免懲熱仍吹虀 ~ 懲罰이 바람 불 듯 불고 나물 버무리듯 함을 免치 못하네.
燕雀徒誇集阿閣 ~ 제비와 참새 같은 무리들은 저 언덕 樓閣에 서로 모인 것만 자랑하고
神龍或自蟠泥沙 ~ 神聖한 龍들은 或 스스로 모래 진흙을 밝는구나.
人間萬事固如是 ~ 人間의 모든 일이 眞實로 이와 같으니
有脚不踏靑雲梯 ~ 다리는 있는데도 靑雲의 사다리를 밟지 못하네.
鬼門關外客路闊 ~ 鬼門關 밖에는 나그네 다니는 길만 널찍하니
同時俊髦猶金犀 ~ 같은 時代 젊은 人才 金犀帶를 둘렀네.
樊翮翩翾不自擧 ~ 울안에 갇힌 새는 스스로 날지 못하고
哀鳴幾憶南枝棲 ~ 슬피 울며 몇 番이나 南쪽 가지의 둥지를 그리워했던가.
黃茆蕭蕭川接海 ~ 누른 잔디는 쓸쓸하고 냇물은 바다 닿아
瘴煙盡黑蘆笋齊 ~ 대낮에도 濕氣 많고 갈대 순은 오붓하구나.
客軒煩墊坐深甑 ~ 客室은 사뭇 더워 깊은 시루 속에 앉은 듯
桐陰日午啼彩鷄 ~ 한낮의 梧桐나무 그늘에 빛깔 고운 닭이 우는구나.
忍飢無處通假借 ~ 아무리 굶주려도 빌릴 곳은 全혀 없고
鰻魚苦臭田多稗 ~ 長魚는 냄새 사납고 논에는 피도 많구나.
思君見君不可得 ~ 그대가 그리워 만나려 해도 만날 길이 없어
有酒孰共斟玻瓈 ~ 술은 있는데 그 누구와 함께 玉盞을 나눌까.
半生離合足悲喜 ~ 半生의 離別과 만남이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한데
長嗟人事極多睽 ~ 아, 사람의 일이란 너무도 어긋나는 일이 많구나.
陽和布澤但蘇槁 ~ 穩和한 氣運 북돋우고 恩澤 입혀서 시든 物件 살려내리
東路自此鞭歸驪 ~ 여기서 東쪽 길로 말을 몰아 돌아가리.
故園松菊尙三逕 ~ 옛 동산 소나무와 菊花꽃은 아직도 세 오솔길
自斷晩歲安農畦 ~ 늙어지면 農事터에 便安히 묻히기로 스스로 決心했소.
風流丘壑吾輩事 ~ 山에서의 風流가 우리들의 日常이니
鵬路莫更思攀躋 ~ 벼슬길에 오를 생각 다시는 말아야지.
我自康健子亦壯 ~ 내 스스로 康健하고 그대 또한 健壯하니
探勝不妨相提携 ~ 서로 손 마주 잡고 좋은 景致 찾는 것 妨害나 받지 말게나.
蟾宮藍島舊有約 ~ 蟾宮의 푸른 섬에 묵을 言約 있는데
幾日伴子同耕犁 ~ 몇날이 되어야 그대와 짝이 되어 밭을 갈게 될까.

(92) 憶權趙諸君
(權ㆍ趙 諸君을 記憶하며)
天涯悲作客 ~ 먼 하늘 가 서글픈 나그네 身世
澤畔恨離群 ~ 물가에 離別하는 무리들이 恨스러워라.
花事今將盡 ~ 꽃은 피어 이제부터 다 끝나 가는데
鶯聲不欲聞 ~ 꾀꼬리 울음 듣고 싶지도 않아라.
親朋杳千里 ~ 親한 벗 千 里 멀리 아득하니
日夕詠停雲 ~ 날 저물면 親舊생각 노래 부르리라.

(93) 憶石洲
楚塞身何遠 ~ 楚나라 要塞라 몸은 어찌나 먼지
秦關望漸賖 ~ 秦關望을 바라보니 漸漸 더 아득하다.
惟憐湘水夢 ~ 다만 湘水의 꿈이 사랑스러워
偏在故人家 ~ 유달리 옛 親舊의 집에만 있도다.
恨入王孫草 ~ 恨스러움 王孫의 풀에 깃든다면
愁添蜀帝花 ~ 시름은 蜀帝花에 더하는구나.
紉蘭行澤畔 ~ 蘭草 꿰어 佩物 삼아 못 가를 거닐고
倚玉隔天涯 ~ 倚玉은 머나먼 하늘 끝에 있도다.
海黯停雲合 ~ 바다는 어둑한데 구름이 몰려들고
山橫落景斜 ~ 山은 비끼어 있고 저녁 해는 기우는구나.
春來有佳句 ~ 봄에 지은 아름다운 글句 있거든
莫惜問懷沙 ~ 아끼지 말고 屈原의 글에 물어보아라.

(94) 憶太虛亭
遙憐鑑湖墅 ~ 아련히 鑑湖의 들 亭子 그리워라
煙景膩殘春 ~ 봄날의 景致에 남은 봄이 潤澤하다.
江燕語留客 ~ 江가의 제비 소리에 길손 머물고
林花飛趁人 ~ 숲 속 꽃잎은 날아다니며 사람을 따른다.
思將濯纓水 ~ 將次 갓끈 씻은 물을 가져와
洗盡化衣塵 ~ 옷 더럽힌 먼지를 다 빨았으면 좋겠다.
羽翮在羅網 ~ 날개깃이 그물 속에 갇혔으니
誰爲自身在 ~ 그 누가 스스로 自由로운 몸이 될거나.

(95) 與景武宿學仙堂
(景武와 學仙堂에서 묵다)
故人能命駕 ~ 親舊는 늘 나를 찾아와
仍伴郡齋眠 ~ 서로 어울려 고을 官衙에 묵었다.
寵辱驚今日 ~ 寵愛와 辱됨에 놀란 오늘
悲懽說舊年 ~ 슬픔과 기쁨의 옛날을 이야기 한다.
天長霜雁怨 ~ 높은 하늘에 기러기는 서리가 恨스럽고
漏盡燭花偏 ~ 밤은 깊어가는데 촛불 꽃이 지는구나.
吏體吾方傲 ~ 官吏의 品位 維持에 傲慢해지는 나
滄洲憶釣船 ~ 滄江에서 낚싯배를 追憶하노라.

(96) 旅舍
異地春將晩 ~ 客地에 봄이 저물어가니
年光奈老何 ~ 나이는 늙어감을 어찌하나.
林花經雨少 ~ 숲 속 꽃들은 비 지나니 적어지고
鳥語得晴多 ~ 새 우는 소리는 날 개니 많아지는구나.
身世悠悠客 ~ 身世는 멀고 먼 나그네 身世
乾坤浩浩歌 ~ 天地엔 浩放한 노래로구나.
忘生憑底物 ~ 무엇을 依支하여 生을 잊었나
案上有楞伽 ~ 冊床 위에는 楞伽經이 놓여 있었구나.

(97) 礪山逢尹止中
(礪山에 尹止中을 만나다)
珥筆承明直瑣闈 ~ 命令을 받들어 붓대 귀에 꽂고 番을 설 때
御香同襲侍臣衣 ~ 侍從하는 臣下 옷자락에 임금님의 香氣 스며든다.
天囷照夜千艘集 ~ 天囷星이 비추는데 千 隻의 배가 모여들고
綉服輝春四牡騑 ~ 네 필 말이 달리니 繡놓은 옷이 봄에 빛나네.
深喜聯衾俱逆旅 ~ 너무 기쁘기는 이불 갖춘 旅館만큼 기쁘고
不妨竝轡賞芳菲 ~ 고삐를 마주 잡은 風景놀이도 좋구나.
江南萬里花將發 ~ 數萬 里 江南땅에 꽃들은 將次 피어나리니
能憶金門對紫薇 ~ 紫薇院 마주 보던 金門이 생각나네.
乘驄暫許外臺居 ~ 騘馬 타고 暫깐 동안 外臺에 머무르며
回首靑雲跡漸疏 ~ 구름을 돌아보니 자취 漸漸 성글어지네.
時輩雖嘲逐貧賦 ~ 世上 사람들 揚雄의 逐貧賦를 嘲弄해도
故人寧著絶交書 ~ 親舊들이야 어찌 嵇康의 絶交書를 지을까.
春來花鳥添離恨 ~ 봄이 오니 꽃과 새는 離別의 恨을 더하고
老至林泉憶弊廬 ~ 늙어가니 살림의 陋醜한 草家집이 생각난다.
却笑淸朝俱落拓 ~ 어이없이 밝은 朝廷 모두가 落拓을 當하다니
可容聯佩待公車 ~ 임금님의 부름을 기다리면 짝 됨을 容納리라.

(98) 閭陽
塞近秋防緊 ~ 邊方 近處에 가을 防禦 急한데
途長客意厭 ~ 途長은 길어 나그네 마음 싫증만 난다.
馬煩知日昃 ~ 말은 지치고 해는 기우는데
鵰急覺風嚴 ~ 매가 빨리 날아가니 바람이 甚하구나.
廢堡聞城角 ~ 荒廢한 城의 堡壘에는 胡角소리 들리고
荒鄽辨酒帘 ~ 荒廢한 城에는 酒幕의 깃발 펄럭인다. (帘. 기렴)
探詩自排悶 ~ 詩를 찾아 스스로 근심 잊나니
不害撚寒髥 ~ 찬 鬚髥을 쓰다듬는 것도 害롭지는 않으리.

(99) 旅懷
瑤絃一曲動文君 ~ 거문고 한 曲調 卓文君을 불러일으키니
關塞蒼蒼日欲曛 ~ 國境關門은 아득하고 날조차 저물어간다.
落葉滿庭門早掩 ~ 落葉은 뜰에 가득하고 門은 일찍 닫혔는데
雁聲偏向客中聞 ~ 기러기 소리 유달리 나그네에게만 들려온다.

(100) 詠桂樹
桂樹來南海 ~ 南海에서 건너온 桂樹나무
何年植此山 ~ 어느 해에 이 山에 심어졌는지.
天香風處落 ~ 바람 있는 곳에 하늘 香氣 떨어지니
疑是月中攀 ~ 아마도 달 속의 더위잡는 끈인가보다.

(101) 영원사 靈源寺
螺宮高削翠芙蓉 ~ 깎아지른 山빛에 절이 우뚝 솟아
日出金霏射牖濃 ~ 해가 돋자 金빛 짙게 窓門을 쏘아댄다.
舍利舊藏多寶塔 ~ 舍利는 예부터 多寶塔에 감췄는데
沙彌猶扣下堂鍾 ~ 上座僧은 오히려 下堂의 鍾을 친다.
蓮花晝集聽經鳥 ~ 낮에는 蓮꽃에 새가 모여 讀經 소리 듣고
雲氣秋盤入洞龍 ~ 구름 氣運 가을에 서리어 龍이 골에 든다.
絶境偶拚人外賞 ~ 외딴 곳에 偶然히 人間 밖 景致 보아
振衣伋陟望高峯 ~ 옷 떨쳐 입고 곧바로 望高峯에 오른다.

(102) 寧遠城
橫梢走馬驀長坡 ~ 달리는 말 채찍질 하여 긴 둑 내달아
年少相逢意氣多 ~ 少年들 서로 만나니 意氣가 揚揚하구나.
笑脫羅衫沽美酒 ~ 웃으며 緋緞 두루막 벗고 맛있는 술 사서
倡樓留唱女郞歌 ~ 倡樓에 머물러 쉬면서 女郞歌를 부르네.

(102) 永平府 ( 永平府에서)
盧龍城裏日初曛 ~ 盧龍城 안에 날 저물자
右北山頭結陣雲 ~ 右北山 꼭대기에 뭉게구름 모이네.
共說單于來牧馬 ~ 모두들 말하기를 오랑캐 와서 말 먹이며
漢家誰是李將軍 ~ 漢 나라의 李將軍이 누구냐고 말한다네.

(103) 迎薰樓
絶域春寒重 ~ 외딴 곳이라 봄추위 甚하고
高樓落日斜 ~ 높은 樓閣에 해가 지는구나.
佳人頻勸酒 ~ 佳人이 자주 술 勸하는데
客子正思家 ~ 나그네는 집생각만 懇切하다.
曲岸餘殘雪 ~ 굽은 둑에 눈이 남아 있어
辛夷有早花 ~ 개나리는 일찌 꽃이 피었구나.
蒼蒼關塞黑 ~ 아득한 邊方은 어두워가고
城樹已棲鵝 ~ 城채의 숲에는 갈가마귀 깃든다.

(104) 玉梅花下用櫻桃花下韻
(玉梅花 아래서 '櫻桃花下'를 用韻하다)
花事春猶淺 ~ 꽃의 일은 봄이 오히려 얉아
南翁興已衰 ~ 南쪽 늙은이 興이 이미 시들었다.
正憐微雨後 ~ 가랑비 지난 뒤라 正말 좋지 않으나
無那夕陽時 ~ 때마침 夕陽이라 어쩔 수가 없도다.
浥露香先動 ~ 이슬에 젖으니 香이 먼저 감돌다가
迎風態自遲 ~ 바람 받으니 態度 절로 느려진다.
空嗟萬里客 ~ 부질없이 서글퍼지는 萬 里 나그네여
垂老鬢如絲 ~ 늙어가니 살쩍머리는 흰 실과 같구나.

(105) 用答春韻 (答春을 用韻하여)
瘴雲霾日晦還明 ~ 濕한 구름 날을 가려 어둡다 밝아지고
莫說春光比兩京 ~ 봄빛을 두 서울에다 견주어 말을 말라.
能使逐臣腸數盡 ~ 쫓겨난 臣下로 애肝腸 자주 닳게 하니
隔林終日怪禽聲 ~ 숲 건넌 쪽에 終日토록 怪異한 새소리 들린다.

(106) 用代春贈韻
(代春贈의 韻을 使用하여)
雪後山光浸水光 ~ 눈 온 뒤에 山 빛은 물빛에 젖어들고
酴醾將白阿槐黃 ~ 여미는 희끗희끗 阿槐는 노랗구나.
請君莫恨江南遠 ~ 바라기는 그대 江南 멀다고 恨歎 마오
風景元來似故鄕 ~ 風景이 元來 故鄕과 비슷하다오.

(107) 寓邸漫書 (집에서 마음대로 적다)
春色何如畫省看 ~ 尙書省서 보노니 봄빛이 어떠한가
輕陰漠漠杏花寒 ~ 엷은 그늘 漠漠하고 살구꽃 차갑구나.
病遭杯酒先心怯 ~ 病든 몸도 술맛 나 마음 먼저 두렵지만
老讀詩書亦興闌 ~ 늘그막에 글 읽으니 興 또한 느긋하도다.
冠在欲從神武掛 ~ 머리에 쓴 冠 벗어 神武門 위에 걸어두니
身强寧懾惠文彈 ~ 心身이 康健하니 어찌 惠文冠에 萎縮되리오.
浮沈且玩人間世 ~ 浮沈을 거듭하며 人間 世上 구경하며
昭代投簪却是難 ~ 밝은 時代에 벼슬 버리는 일도 어렵도다.
淸明節物已闌珊 ~ 淸明節이라 이미 時節의 景物들 무르익고
落盡園紅滿地斑 ~ 동산 꽃 다 떨어져 땅에 가득 얼룩진다.
天外宿雲兜率院 ~ 하늘 밖의 뭉게구름 兜率院 그곳이라
夢中芳草洛迦山 ~ 꿈속의 꽃다운 풀 洛迦山에 있도다.
輕寒悄悄春侵幙 ~ 가벼운 추위 썰렁해도 봄은 帳幕을 찾고
小雨愔愔晝掩關 ~ 작은 비 어둑하여 낮에도 門을 가렸도다.
自捲斑簾聊北望 ~ 얼룩 대나무 발 올리고 北쪽을 바라보니
遠岺煙際點螺鬟 ~ 안개 서린 먼 봉우리 끝은 螺鬟을 그린 듯.

(108) 寓懷.

1 (感懷에 부쳐)
彭澤公田秫 ~ 彭澤令은 陶淵明의 수수밭이고
河陽一縣花 ~ 河陽땅 온 고을이 꽃世上이로다.
歸來君自逸 ~ 돌아온 그대는 절로 便한데
拙官爾堪嗟 ~ 못난 벼슬아치 너희는 서글퍼하누나.

寓懷. 2
漉酒頭巾墊 ~ 술 거르니 頭巾은 꺾여지고
趨塵手板斜 ~ 티끌 속 헤매니 計算이 기우는구나.
賢愚俱泯滅 ~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 모두가 죽는 法
黃綬豈吾誇 ~ 누런 벼슬 印끈이 어찌 내 자랑이 되리오.

寓懷. 3
田畝略抛荒 ~ 밭이랑은 거의 다 묵혀 荒廢하고
人民半死亡 ~ 百姓들은 거의 折半이나 죽었도다.
征徭仍聚斂 ~ 戰爭과 賦役에 苛斂誅求라
水旱更蟲蝗 ~ 물亂離 가뭄에 또 蟲災까지 덮쳤구나.

 

(109) 偶興
南窓睡起葛巾低 ~ 南窓에서 잠을 깨니 葛巾이 내려오고
滿院濃陰樹色迷 ~ 院에 가득한 짙은 그늘은 풀色과 混沌되네.
蹤迹久淹滄海上 ~ 바닷가에 오랫동안 蹤迹을 감추고 사는데
鄕山遙在碧峯西 ~ 故鄕의 山은 멀리 푸른 봉우리 西쪽에 있다.
花殘菜隴黏香蝶 ~ 菜蔬밭에 꽃이 남아 나비가 날아들고
日轉桑園響午鷄 ~ 뽕나무 밭에 햇빛 드니 낮에 닭이 우는구나.

(110) 圓通寺
所徑獅子峯 ~ 獅子峯을 질러가는 길
得造圓通寺 ~ 圓通寺에 當到를 하였다.
藤刺罥我衣 ~ 藤덩굴 가시는 내 옷을 옭아매고
香葛澾我履 ~ 내 신은 칡덩굴에 미끌어진다.
催藍涉石湍 ~ 가마를 재촉하여 돌 여울 건너니
赤葉滿虛隧 ~ 丹楓잎이 빈 웅덩이에 가득하다.
雲日映喬林 ~ 구름 낀 해는 높은 숲에 비치고
嵐霏捲微吹 ~ 바람은 嵐氣 활짝 말아 분다.
入門老僧迎 ~ 門에 들자 늙은 중이 마중나와
見我顔色喜 ~ 나를 보고 반기는 얼굴이로다.
言從二兄遊 ~ 둘째 兄 따라 놀러 나갔다
探勝窮靈閟 ~ 名勝地 찾아 神秘로운 곳을 헤맸었다.
出示軸中詩 ~ 두루마리 속의 詩를 내보여
讀之還拭淚 ~ 읽어 보니 눈물이 절로 흐른다.
哀哀斷絃情 ~ 이다지도 슬픈 건가 斷絃의 情이란 것이
杳杳看雲思 ~ 아득히 구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111) 留別
此行何日更歸來 ~ 이제 가면 어느 날 다시 오게 되려는가
淚酒羅衫意轉哀 ~ 緋緞 赤衫에 눈물 뿌려 마음은 한결 서글퍼지네.
行到江南逢驛使 ~ 江南에 와 驛의 官吏 만나 보니
暗香先入嶺頭梅 ~ 그윽한 香氣 먼저 고개 머리 梅花에서 풍겨오네.

(112) 留松京
故國遺墟在 ~ 옛나라 터만이 남아있고
荒城客子過 ~ 거친 城에 나그네는 지나간다.
半千無王氣 ~ 五伯 年에 王氣는 없어지고
百二有山河 ~ 百二 江山은 그대로구나.
落日村煙冷 ~ 지는 해에 煙氣는 차갑고
餘寒野雪多 ~ 추운 날씨에 들에는 많은 눈 남았구나.
南樓一惆悵 ~ 南쪽 樓臺도 한같이 서글픈데
弔古且長歌 ~ 지난일 슬퍼하며 길게 노래부른다.

(113) 楡岾寺
金鍾法像月支來 ~ 金鍾法像은 西域 땅 月支에서 오고
傑構耽耽寶地開 ~ 우람한 淚閣들은 보배로운 땅에서 열렸다.
八部龍神趨玉座 ~ 八部의 龍神은 玉座에 굽실대고
六時天樂動香臺 ~ 六時의 宮中音樂은 香臺에 들썩인다.
修齋尙祝光陵福 ~ 재를 닦아 光陵(世宗)의 福을 빌고
作記猶稱閔漬才 ~ 지은 글에서는 閔漬의 才주를 稱讚한다. (漬. 담글 지)
何事許詢根苦淺 ~ 무슨 일로 許詢은 根苦가 淺薄하여
却將衣鉢混塵埃 ~ 도리어 衣鉢을 가져다가 塵埃에 뒤섞었구나.

(114) 有懷.

1
功名非我輩 ~ 功名은 우리들 것 아니니
書史且相親 ~ 冊이나 于先 가까이해보자.
泉壑待逋客 ~ 自然은 隱者를 기다리는데
津梁誰故人 ~ 津梁에는 親舊들 누가 있던가.
危途靑鬢換 ~ 危殆한 人生길에 푸른 귀밑 變해가고
舊業白雲貧 ~ 옛 살림살이 흰 구름 따라 漸漸 貧寒하다.
但自賦歸去 ~ 다만 歸去來를 노래한다면
山中瑤草春 ~ 山속의 아름다운 풀들은 봄빛이어라.

有懷. 2 (沓沓한 이 心事)
倦鳥何時集 ~ 지친 새는 어느때 모여들지 모르고
孤雲且未還 ~ 외로운 구름은 흘러 다시 돌라오지 않는구나.
浮名生白髮 ~ 헛된 名譽 쫓느라 흰머리는 늘고
歸計負靑山 ~ 돌아간다 하면서 靑山만 저버렸네.
日月消穿榻 ~ 歲月은 부질없이 흘러만 가고
乾坤入抱關 ~ 天地는 벌써 밤이 되는구나.
新詩不縛律 ~ 새로 짓는 詩는 韻律에 얽메이지 않았으니
且以解愁顔 ~ 이로써 愁心에 찬 얼굴을 펴보리라.

 


(115) 隱身臺
午登紫月庵 ~ 한낮에 紫月庵에 겨우 올라
引頸勞北眄 ~ 목을 빼어 北쪽을 힘겹게 바라본다.
已失內山容 ~ 안쪽 山의 貌樣은 이미 잃어
若別佳人面 ~ 님의 얼굴 離別함과 꼭 같구나.
俄然大雲鋪 ~ 이윽고 큰 구름이 퍼져나가고
川谷皆無見 ~ 골짜기와 내도 모두 보이지 않는다.
脚底驟風雨 ~ 다리 아래는 비바람 소나기 되고
階前閃雷電 ~ 댓돌 앞에는 천둥 번개 번쩍이는구나.
不誣天柱遊 ~ 天柱峰의 遊覽을 우습게 보지 말라
露葉尙見睍 ~ 이슬 내린 나뭇잎은 아직도 아름답다오.
阿香未息威 ~ 阿香은 아직 威勢를 그치지 않고
屛翳倏而捲 ~ 屛風의 어둑함이 暫깐 활짝 걷힌다.
矯然萬玉虹 ~ 矯然히 떠오르는 萬 個의 玉무지개
鐵壁飛流濺 ~ 鐵壁을 날아 흘러내리는구나.
謂作十二者 ~ 열두 개를 만들었다 말하니
井觀豈知變 ~ 우물에서 하늘 보니 어찌 밖 變化를 알까.
寄謝李靑蓮 ~ 靑蓮인 李白에게 말 傳하노니
廬峯不足羨 ~ 廬山 봉우리에 別로 부끄러움이 없음을.

(116) 飮新茶.

1 (새 茶를 마시며)
新劈龍團粟粒鋪 ~ 龍團을 새로 쪼개어 속잎을 달여 놓으니
品佳能似密雲無 ~ 좋은 品種이 密雲보다 낫도다.
依然雪水閑風味 ~ 依然히 눈 녹인 물의 閑暇한 風味이니
遮莫諸傖號酪奴 ~ 모든 사람들이여 酪奴라 부르지 마시라.

 飮新茶. 2
消渴能呑七椀無 ~ 목이 말라 거뜬히 일곱 盞을 마시니
屛除煩痞勝醍醐 ~ 沓沓症을 없애주어 醍醐보다 낫도다.
湖南採摘嘗偏美 ~ 湖南에서 따온 것이 유달리 좋다 하니
從此天池口僕奴 ~ 이로부터 天池는 입맛의 上典과 종이로다.

 

(117) 鷹
蒼鷹愁眠似降胡 ~ 蒼매의 근심스런 눈초리 降伏한 오랑캐인 듯
風骨依俙漢郅都 ~ 骨格이랑 風采는 漢나라의 郅都와 彷佛하여라. (郅. 고을이름 질)
逸翮縱爲金鏇繫 ~ 뛰어난 날개는 비록 쇠갈이틀에 묶였지만
異姿應與鳥群殊 ~ 異彩로운 姿態는 뭇 새들과는 다르구나.
未擒狡兎營三窟 ~ 세 개의 窟을 파는 狡猾한 토끼를 잡지 못했지만
且伴韓盧待一呼 ~ 韓盧와 짝이 되어 呼出되기를 기다리는구나.
早晩紫絛如脫去 ~ 早晩間 紫朱色 끈에서 벗어만 난다면
碧天當搏大鵬雛 ~ 푸른 하늘 높은 곳에서 鵬새 새끼 후려 채고 말리라.

(118) 義州
暑氣淸長簟 ~ 더운 氣運도 대자리에서는 맑아지고
江煙濕遠林 ~ 江 안개는 먼 숲속으로 스며드는구나.
拓窓今夜月 ~ 窓을 여니 오늘 밤 달이 휘영청 밝고
欹枕故人心 ~ 베개 베고 누우니 옛 親舊 그리워지는구나.
悄悄悲秦贅 ~ 쓸쓸하구나, 妻家살이 서글픈 일
寥寥動越吟 ~ 寂寥하구나, 越의 노래 절로 生動기는구나.
夜涼無客夢 ~ 서늘한 밤에 나그네 꿈 못 이루는 것은
非爲候蟲音 ~ 벌레 울음 기다리는 마음만은 아니로다.

(119) 移小桃 (작은 복숭아나무를 옮기며)
淸晨移得小桃來 ~ 맑은 새벽 작은 복사나무를 옮겨와
細劚黃泥用意栽 ~ 黃土 땅 잘 파내어 마음 먹고 심었네.
不識明年春二月 ~ 모르겠어라 明年 봄 二月이면
此花還向阿誰開 ~ 이 꽃은 도리어 누구를 向해 피어나리오.

(120) 移小桃用惜落花韻
(櫻桃를 옮겨심으며 惜落花의 韻을 쓰다)
淺植幽厓奈爾何 ~ 응달에 얕게 묻힌 네 身世를 어찌할까
孤根無路近陽和 ~ 외로운 뿌리 따뜻한 빛을 가까이할 길이 없어라.
移栽隙地勤封護 ~ 틈새 땅에 옮겨 심고 부지런히 돋워주니
爲待朱明結子多 ~ 여름철을 기다려 열매 많이 맺기 爲해서라오.

(121) 以試士將向湖南
(試士로 湖南을 가게 되어서)
璽書朝下建章宮 ~ 建章宮에 아침 璽書가 내려
驄馬翩翩豸綉紅 ~ 豸冠에 綉紅이라 驄馬는 치닫는다.
敢達天人如董相 ~ 敢히 天人에 이른 董相과 같아
祗慚詞賦擬揚雄 ~ 揚雄과 겨루는 詞와 賦로 부끄럽도다.
權仍漢郡掄方正 ~ 方正을 選拔하는 漢郡의 權仍이고
職是周官採國風 ~ 國風을 採集하는 周官의 職이로다.
寄語湖南諸士子 ~ 湖南의 선비들께 말을 먼저 묻노니
何人健筆氣霏虹 ~ 어느 사람 억센 붓이 무지개를 날리게 될까.

(122) 因軍務曉渡海
(軍務로 因해 새벽에 바다를 건너며)
說劍非能事 ~ 칼 이야기가 나의 能事가 아닌데
還勞府檄徵 ~ 도리어 官衙의 부름만을 힘들게 했다.
侵星航積水 ~ 불어난 물에 배 저어 별빛에 나가니
驅馬戰層氷 ~ 얼음판에 떨면서 말을 몰아 간다.
曉月風樓笛 ~ 새벽 달빛에 바람부는 樓臺에 젓대소리
寒天雪舫燈 ~ 차가운 하늘에 불켜진 배에 눈이 쌓인다.
宦遊吾自倦 ~ 벼슬놀이 나 스스로 지겨워져
世事負聾丞 ~ 世上 일로 귀머거리 輔左官을 저버리는구나.

(123) 入東堂作 (東堂에 들어가 짓다)
通才自古罕兼優 ~ 兼備한 人才는 예로부터 드문 것인데
文體三場矧異流 ~ 하물며 文體는 三場의 試驗이 다 다름에야.
涑水詞章非四六 ~ 司馬光의 文章은 四六體가 아니고
江都江都只江都 ~ 江都 時代의 江都는 다만 江都이로다.
專門或可追轅伏 ~ 專門으로는 或是 轅固와 伏生을 따를지언정
博習安能繼孔周 ~ 博習이야 어찌 孔子와 周公을 繼承하리오.
日下半庭蠶食葉 ~ 뜰 折半에 해 내리자 누에는 뽕잎 갉아 먹고
幾人雄猛奪頭籌 ~ 몇 사람이나 勇猛하게 윗자리를 빼앗을까.

(124) 自戱
承明夜直燭燃窓 ~ 承明殿의 夜間當職 촛불 돋우고
曾草絲綸筆似杠 ~ 서까래 같은 붓이 詔書를 草했도다.
司馬漢廷誰曰兩 ~ 漢 나라에는 司馬가 둘이라 누가 말하나
淮陰國士豈無雙 ~ 淮陰侯 韓信이 國士라 어찌 둘 둘이랴.
年來謗焰空銷骨 ~ 해마다 오는 誹謗의 불꽃 뼛骨을 녹이고
老去詩城豈受降 ~ 늙어가도 詩城은 降伏받기 어렵도다.
安得詞源傾峽水 ~ 어찌하면 詞源이 골짝 물 기울여서
滔滔千里注潘江 ~ 우리나날 千 里가 넘실토록 潘江에 쏟을까.

(125) 長安寺
化城眺生臺 ~ 方便敎인 化城에서 生臺를 보니
洞宮依崇岫 ~ 洞宮은 높은 峰을 依支해 있었다.
突兀騫鳳甍 ~ 우뚝하여 鳳甍이 나를 듯하고
(甍. 용마루 맹)
參差列雲構 ~ 들쭉날쭉 雲構가 줄지어 있었다.
藻井倒垂蓮 ~ 마름 떠 있는 우물에 蓮꽃 거꾸로 대롱거리고
虹梁屈承霤 ~ 무지개 다리는 구부러져 처마 물 받는구나.
纏龍覆金龕 ~ 서린 龍은 金龕을 뒤덮었고
伏猊蹲瑤甃 ~ 엎드린 獅子의 瑤甃에 웅크렸구나.
法像煥巍崇 ~ 法 갖춘 形像은 빛나고 높고 높았고
鬼物紛決驟 ~ 鬼神 物件들은 어지러이 달아나려 하는구나.
玉毫絢彤霄 ~ 부처의 白毫相인 玉毫는 붉은 하늘 비치고
紺霞弄晴晝 ~ 紺色 노을은 맑은 날에 흩날리는구나.
貝葉當午飜 ~ 대낮이면 佛經을 뒤적거리고
洪鍾候晨扣 ~ 새벽이면 큰 쇠鍾을 두들겨대는구나.
旃檀妙香焚 ~ 旃檀 香나무에 妙한 香불 타올라
闥婆天樂奏 ~ 闥婆라 天堂의 音樂이 울려퍼지구나.
珪幣萃捨施 ~ 구슬과 幣帛은 施主物件으로 모여들고
人天極趍走 ~ 사람과 하늘이 모두 늦게도 가네.
夙齡遐賞違 ~ 이른 나이에 먼리 구경가는 일 어겼으나
玆遊壯觀富 ~ 이곳에는 놀아보니 볼만한 景致 많기도 하다.
探奇情始愜 ~ 좋은 景致 찾는 일 내 마음에 洽足하여
討幽計方售 ~ 그윽한 僻村을 찾을 計劃 이제야 이루는구나.
稽首不動尊 ~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殿에 움직이지 않으니
天眼非虛覯 ~ 天堂의 眼目 헛되게 보는 것 아니도다.
空花捐起滅 ~ 눈 앞에 헛된 忘想 消滅하는 것 버리고
正法無聲臭 ~ 바른 法度에는 소리와 냄새도 하나 없도다.
洗心願歸依 ~ 마음 씻고 歸依하길 願하나니
燈燈在傳授 ~ 燈과 燈을 잇는 것은 眞理를 傳함에 있도다.

(126) 將向古長城 (古長城을 向하며)
纔越蘆關境便佳 ~ 蘆關을 갓 넘으니 景槪 문득 아름답고
丰茸蘅杜被溪崖 ~ 우거진 杜蘅 풀은 시냇가 둑을 뒤덮는다.
辛夷糝蕊催春事 ~ 辛夷는 꽃잎 날려 봄 일 재촉하는데
杜宇啼冤惱客懷 ~ 杜鵑새는 恨을 울어 나그네 가슴 설렌다.
身外功名損與奪 ~ 몸 밖의 功名이야 주건 뺏건 무슨 相關
世間榮悴任安排 ~ 人間世上 榮枯盛衰 運命의 安排에 맡긴다.
林泉有約吾將隱 ~ 山水의 굳은 言約 내 將次 숨어들어
肯待年侵始乞骸 ~ 늙음을 기다려 隱退하기를 請하련다.

(127) 在郡夕作 (고을에 머물며 저녁에 짓다)
靑煙一抹起官庖 ~ 한 줄기 파란 煙氣 官庖에 피어오르고
麛卵熊蹯薦案肴 ~ 사슴 새끼와 곰 발바닥을 按酒로 올렸구나.
飽飯不容公事了 ~ 배불리 먹고 公事에는 等閑하다니
詩人應有素餐嘲 ~ 詩人은 應當 素餐을 嘲弄할 것이로다.

(128) 寂滅庵
金銀樓閣映香臺 ~ 金빛 銀빛 저 樓閣 香臺에 비치고
俯視扶桑海一杯 ~ 東海를 굽어보니 바다는 한 盞의 물이로고.
素練倒垂千瀑落 ~ 매달린 하얀 베처럼 一千 瀑布 떨어지고
玉虹橫橋百川廻 ~ 玉무지개 비낀 다리를 온갖 내가 돌아흐른다.
層崖怒折雷霆鬪 ~ 層階 진 벼랑을 성난 듯 꺾는 천둥의 싸움
巨壑平臨日月開 ~ 커다란 골짝이 平平하여 해와 달에 열렸도다.
坐久瞑煙籠萬谷 ~ 앉자 있으려니 어두운 안개 골짝을 감싸고
幾時笙鶴降蓬萊 ~ 神仙 鶴이 어느 때나 蓬萊山에서 내려올까.

(129) 全州
沛鄕湯沐國陪都 ~ 임금님 故鄕의 湯沐 나라의 陪都이라
佳氣爲龍壯帝圖 ~ 아름다운 龍의 氣運 帝王의 業이 雄壯하다.
鷄犬至今知邑里 ~ 개와 닭도 只今까지 고을을 알아보고
風雲長爲護枌楡 ~ 바람 구름도 永遠히 枌楡의 땅을 保護한다.
時淸館亭曾巍煥 ~ 맑은 때에는 館亭의 지붕은 우뚝 빛나고
亂後山川尙鬱紆 ~ 亂離 뒤에도 山川은 아직도 鬱蒼하도다.
南服雄藩稱第一 ~ 南方의 雄壯한 울타리, 第一로 일컬어지고
詞臣安得借銅符 ~ 글 하는 迅下가 어찌하면 銅符를 빌릴 수있나.

(130) 正陽西樓 (正陽寺 西樓에서)
萬峯秋盡玉參差 ~ 가을 다 간 一 萬 봉우리 玉돌 같아
笑倚西樓落日時 ~ 해질 무렵 西쪽 樓臺에 기대어 웃어본다.
欲寫廬山眞面目 ~ 廬山의 眞面目을 그리고 싶지만
世間安有謫仙詞 ~ 이 世上에 어찌 神仙의 詩가 있을까.

(131) 丁酉朝天錄.

1
傳通抹桑寇 ~ 消息들으니 倭國이 우리나라 짓밟아와
潛邀下瀨師 ~ 바다에 목을 지켜 水軍을 奇襲하였다 하네.
戈舡俄渰水 ~ 兵船이 波濤 속에 뒤집어져
都護摠輿屍 ~ 統制使라 水師가 다 죽었다 하네.
漢將能誅粤 ~ 漢나라 將軍은 能히 越나라 베었지마는
周居恐邑岐 ~ 周 나라는 두려워 岐山으로 都邑 옮겼다네.
中宵坐垂涕 ~ 한밤中에 홀로 앉아 눈물 쏟으니
憂憤有誰知 ~ 이 근심과 이 憤痛을 그 누가 알아주리요.

丁酉朝天錄. 2
時序屬高秋 ~ 節期가 한가을이 되니
流年暗中失 ~ 이 해도 모르는 사이에 거의 지났다.
賞月有佳篇 ~ 달 구경에 아름다운 詩 있으니
才情推第一 ~ 才주와 貞操가 第一이라 推穿합니다.
正値秋風節 ~ 가을 바람 제 時節을 이제 만나니
金波漲滿天 ~ 金물결 하늘 가득 출렁이는구나.
夜闌偏皎潔 ~ 늦은 밤이 유달리 희고 깨끗하니
淸景最今年 ~ 今年 들어 第一 맑은 景致이로다.
浩彩流銀漢 ~ 하얀 빛깔 銀下水로 흐르고
寒輝漾玉京 ~ 찬 빛깔은 서울에 넘실거린다.
嫦娥如欲語 ~ 嫦娥가 무슨 말 하고 싶은 듯
轉作十分明 ~ 完全히 둥글어져 저렇게 밝아졌도다.
携影步中庭 ~ 그림자에 이끌려 뜰 가운데로 걸어가니
寒光徹人骨 ~ 싸늘한 빛이 뼛골에 스며드는구나.
傳語李謫仙 ~ 謫仙 李太白에게 消息 傳하노니
把酒來問月 ~ 술 들고 와 저 달에게 물어보소서.
對酒惜淸景 ~ 술을 對하니 맑은 빛이 아까워져
愴然傷客心 ~ 먼 나그네 마음이 서글퍼지는구나.
古來人望月 ~ 예부터 사람마다 달 봤지만
何者到如今 ~ 어떤 사람이 只今까지 남아 있는가.
故國亦明月 ~ 내 故鄕도 밝은 달은 마찬가지
居人愁寂寥 ~ 집안 사람 시름겨워 허전도 하리라.
應憐萬里客 ~ 應當 萬 里 나그네를 불쌍히 여겨
天畔度今宵 ~ 하늘가서 이 밤을 지새고 있도다.
北里姬彈瑟 ~ 北村에선 美人이 거문고를 타고
東隣客按歌 ~ 東村에선 나그네 노래를 부르노라.
吟詩酬勝景 ~ 詩 읊으며 좋은 景致 答하노니
月色爲誰多 ~ 달빛은 뉘를 爲해 더욱 밝아지는가.

 

(132) 定州
此來無興愛良宵 ~ 여기 오니 좋은 밤 즐길 氣分 나지 않아
萬里關山路正遙 ~ 萬 里 關山 길, 길은 너무나 멀도다.
錦瑟玉觴無意緖 ~ 거문고 玉 술盞에도 氣分이 나지 않는데
燭花如淚背屛蕉 ~ 촛불 꽃은 눈물처럼 屛風의 芭蕉를 등졌구나.

(133) 定州道中
王程冉冉出西關 ~ 使臣길 가고 또 가 西關을 벗어나
昨夜鄕園夢裏還 ~ 어젯밤에는 꿈속에 故鄕에 돌아갔소.
暖日羸驂行正苦 ~ 날 덥고 말도 지쳐 걷기가 正말 괴로워
天邊何處定州山 ~ 하늘가 어느 곳이 定州의 山川인가.

(134) 帝都 (帝王의 都邑)
帝都何巍巍 ~ 帝王의 都邑이라, 어찌 그리도 우람한지
樓殿鬱雲虹 ~ 樓閣과 宮殿에 구름과 무지개 솟아오른다.
熾昌二百載 ~ 불꽃처럼 繁昌한 二百如 年
赫業行其雄 ~ 빛난 業積이 이렇게도 雄奬하도다.
治風遍宇內 ~ 다스리던 風敎가 四海에 두루 미치고
文物盛寰中 ~ 禮樂과 文物은 온 世上에 가득하도다.
天子朝月朔 ~ 天子는 初하룻날 朝會를 보아
曉闢明光宮 ~ 새벽에 明光宮이 활짝 열리는구나.
鳴環集百辟 ~ 玉佩소리 울리니 四方에서 諸侯가 모여들고
拂霧朝群公 ~ 안개를 헤치고 뭇 公卿들이 朝會한다.
仗引鉤陳轉 ~ 의장이 鉤陳을 引導하여 돌아나오자
鍾鳴閶闔通 ~ 종이 울려 大闕門으로 通해지는구나.
黼座擁裔雲 ~ 輔佐엔 五色 구름 擁衛 하여
怳若日出東 ~ 마치 해가 東쪽에서 솟는 듯하구나.
遠人重譯至 ~ 먼 나라 사람들 爲해 譯官이 와서
萬里來觀風 ~ 萬 里를 와서 文物을 구경을 하는구나.
庭實列貢篚 ~ 뜰에는 實로 朝貢 弊帛이 줄지어 늘어서
拜舞瞻重瞳 ~ 拜謁하며 天子를 우러러본다.
嗟爾箕封客 ~ 아, 우리 箕子 나라 사람들에게
渥澤偏其洪 ~ 끼친 恩澤 유달리 크도다.
微禹吾其魚 ~ 禹의 治水 아니었으면 우리는 고기밥 身世니
感涕祝華嵩 ~ 感激에 찬 눈물로써 萬壽無疆을 비나이다.
東海尙揚波 ~ 東海에선 아직도 亂離가 있어
中丞受彤弓 ~ 中丞이 功을 세워 붉은 활을 받았다.
願言宣九伐 ~ 願컨대, 널리 討伐하여
終使除群兇 ~ 여러 凶惡한 盜賊을 깨끗이 없애주소서.
耕鑿再粒民 ~ 百姓들 農事지어 밥 먹이면서
永頌吾皇功 ~ 永遠히 우리 皇帝의 功을 讚頌드립니다.

(135) 題僧卷用西潭韻
(僧卷에 題하여 西潭의 韻을 쓰다)
松花茗葉進僧飡 ~ 松花와 차잎, 절間 飮食 進上하니
愧把塵容對碧山 ~ 靑山을 相對하는 世俗 얼굴 부끄럽다
林月未圓蘿逕暗 ~ 숲 속의 달 둥글지 않아 藤蘿길 어둡고
峀雲初霽石樓寒 ~ 山 구름 갓 개어 돌樓閣이 싸늘하구나.
宦遊牢落秋將老 ~ 벼슬살이 漸漸 서글프고 가을에 늙어가니
禪話留連夜向闌 ~ 參禪 이야기 날 붙들어 밤마저 늦어진다.
却恨勞生長役役 ~ 도리어 閑스러운건 疲困한 내 삶 오래도 힘겨워
白頭猶事馬蹄間 ~ 검은 머리 희어져도 말 위를 떠나지 못한다.

(136) 早發板橋院 (일찍 板橋院을 떠나며)
星倌催發趁晨鍾 ~ 새벽鍾 소리에 官員은 길 재촉하여
路出橋汀宿霧濃 ~ 江다리를 벗어나니 짙은 안개 서려있다.
春色暗回堤畔柳 ~ 언덕 가의 능수버들에 봄빛이 돌고
日輪初湧馬前峯 ~ 말 앞의 봉우리에 해가 떠오른다.
平生翰墨才先退 ~ 내 平生 글과 글씨 才주 먼저 뒤지고
淸世功名意轉慵 ~ 맑은 世上 功名에도 마음은 게을러진다.
早晩辦身方外去 ~ 早晩間에 몸을 빼어 方外로 떠나려니
不妨人喚酒家傭 ~ 남이 나를 술꾼이라 불러도 相關없노라.

(137) 朝向川安 (아침에 川安을 向하여)
黃泥滑滑馬行遲 ~ 黃土 진흙 미끄러워 말 걸음 늦고
從旅相攀莫怨咨 ~ 지루한 나그네들 괴롭다 怨望하는구나.
自有文章娛寂寞 ~ 쓸쓸함을 즐길 만한 文章 才주 지져
肯於名位恨差池 ~ 名譽와 地位 얻음에 차남을 恨하는가.
人中懷璧元堪罪 ~ 사람 틈에 살자니 구슬 가진 것이 罪되고
暗裏投珠却見疑 ~ 어둠 속에 眞珠 던지니 도리어 疑心 받는다.
此去不愁身更遠 ~ 여기 떠나면 몸 다시 멀어짐이 근심되는데
梅花消息已南枝 ~ 梅花 消息 이미 南녘 가지쯤에 와 있으리라.

(138) 從望高臺下 (望高臺에서 내려와)
躋險闖窾崖 ~ 險한 길을 올라 빈 비탈을 나오며
臨幽憩潭洞 ~ 깊숙한 곳에 으르러 골짜기 못에 쉰다.
亂流屢褰裳 ~ 어지러운 물살에 자주 바지를 걷으며
危杠僅移踵 ~ 危殆로운 외다리라 겨우겨우 발꿈치 옮겨간다.
牽藤幾投距 ~ 藤나무 끌며 몇 番이나 멀리 다리를 뻗었던가
驀澗先賈勇 ~ 먼저 勇氣를 내어 골짝물을 뛰어넘는다.
臺唇仰干霄 ~ 樓臺머리는 치솟아 하늘 바라보며
巖腹如側罋 ~ 바위의 가운데느 항아리 기울인 것 같구나.
滑蘇上玲瓏 ~ 위는 玲瓏하여 미끄러질 듯하고
深淵下濛澒 ~ 아래로 陰散한 것은 깊은 저 못이어라.
斷广跼還眩 ~ 징검다리 딛자 眩氣症이 일어 몸을 굽히며
鐵絙攀仍恐 ~ 쇠줄 끈을 붙잡아도 이내 곧 두려워진다.
進一步澾魂 ~ 한 걸음 내딛어도 精神이 미끌어지는 듯 하고
俯睨駭神竦 ~ 밑을 보니 精神이 놀라 아찔해지진다.
踰險心始豫 ~ 險한 비탈을 넘어서야 마음 갈앉는데
躋嶺目方縱 ~ 마루턱에 오르니 눈이 四方으로 열리네.
衆壑瞰嶙峋 ~ 울퉁불퉁 가파른 온 골짜기가 내려다보이고
郡巒拱巃嵷 ~ 여러 山봉우리는 가파른 山을 둘러싸고 있구나.
冷風飛蘭林 ~ 불어오는 선들바람이 蘭草숲을 날리고
天籟引韶鳳 ~ 自然의 소리는 갖은 音樂소리 끌어오는구나.
傍隒得蓮宮 ~ 곁에 있는 낭떠러지에 절집이 있는데
翔空抗虹棟 ~ 아름드리 기둥은 날 듯이 空中에 솟아있구나.
息倦抛隱囊 ~ 보따리 내던지고 疲勞를 풀어보며
充飢列蒲供 ~ 널려진 供養으로 굶주림 채운다.
興極反輕生 ~ 興이 至極하여 목숨을 가볍게 여겨
魄悸猶思痛 ~ 넋이 놀라니 오히려 생각이 苦痛스러워진다.
留戒後至徒 ~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警戒하노니
其思性命重 ~ 목숨이 貴한 것임을 깊이 생각이나 하시오.

(139) 主倅來慰 (主倅가 와서 慰勞하다)
鬖髿雲䯻卸金鈿 ~ 구름 같은 머리굽에 金비녀 비끼고
數曲蠻歌十二絃 ~ 두어 가락 오랑캐 노래에 열두 줄 가야금이라.
太守待人呈燭跋 ~ 員님은 사람 待接에 초의 끝이 드러나는데
放臣娛客爇香煙 ~ 귀양살이 손님 歡迎하는 香煙을 피우노라.
閑情肯折章臺柳 ~ 閑暇한 마음은 기꺼이 章臺버들 꺾는데
促節疑傳相府蓮 ~ 빠른 節은 相府蓮을 傳했는가 疑訝하다.
强盡醁醽消積恨 ~ 거른 술 애써 말려 쌓인 恨을 녹이는데
莫將衰白問群仙 ~ 부디 시든 白髮 들어 群仙에게 묻지말아라.

(140) 駐驆山歌 (駐驆山의 노래)
蒼山如龍回斷麓 ~ 푸른山이 龍처럼 끊어진 山기슭을 돌아
蜿蜒斗起臨平陸 ~ 구불구불 치솟아 平平한 땅을 내려보는구나.
何年萬乘勞遠征 ~ 어느 해가 되어야 萬乘天者
遠征에 지칠까
往往行人拾遺鏃 ~ 이따금 길가는 사람들 떨어진 화살鏃을 줍는구나.
喜功好大不足云 ~ 功 세우기 좋아하는 隋나라 皇帝 말할 나위 없고
秦皇漢武俱驕君 ~ 秦始皇과 漢武帝도 다같이 驕慢한 임금이로다.
區區蜂蠆亦有毒 ~ 작다고 얕볼 건가 蜂蠆에도 毒이 있는데 (蠆. 전갈 채)
鳴鏑忽犯玄衣軍 ~ 소리내며 날아가는 화살이 玄衣軍에 侵犯했도다.
安市城頭鼓紞紞 ~ 安市城 꼭대기선 북소리 둥둥 울려
英公黑麾沙塵暗 ~ 英公의 검은 깃발에 모래먼지 자욱하도다.
百疋賜縜徒勸忠 ~ 緋緞을 百 疋이나 주어서 부질없이 忠誠 勸하여도
寧使蘇文驚破膽 ~ 어찌 淵蓋蘇文이 놀라 쓸개가 터지게 하리오.
坐令銀海帶箭傷 ~ 앉아서 命하다가 눈에 화살 맞아 傷處입었다지만
此說之傳亦荒唐 ~ 이 말의 傳해짐도 荒唐한 것이로다.
玆行雖得一仁貴 ~ 이 걸음에 薛仁貴는 얻었지만
其奈人歌武媚娘 ~ 사람들이 測天武后 비웃어 노래하니 어찌하리오
太子宮中銅馬咽 ~ 太子宮 앞에는 銅馬가 목이 메어 울고
房州城中日如血 ~ 房州城 안에는 해빛이 핏빛처럼 붉었구나.
泉下阿煬亦有言 ~ 저승에 간 煬帝도 할 말 있으려나
唐室之存僅一髮 ~ 唐 나라 王室의 保存이 겨우 間髮의 差異로다.

(141) 中和阻潦 (中和에서 洪水로 길이 막혀)
積雨秋連日 ~ 가을 들어 몇 날을 비 내리고
平郊潦映空 ~ 들판에 고인 물에 하늘이 비친다.
行人愁利涉 ~ 나그네는 길 잘 건널 일 걱정하고
舟楫信難通 ~ 배들은 消息조차 通하기 어렵구나.
野色孤煙外 ~ 한 가닥 외로운 이내넘어 보이는 들 빛
江聲亂樹中 ~ 어지러운 숲 속에 흐르는 江물소리.
停楹仍北望 ~ 欄干에 기대어 저 北쪽을 바라보니
天際有賓鴻 ~ 하늘 가로 기러기 손님들 높이도 날아가누나.

(142) 贈輝上人.

1 (輝 上人에게)
淸坐香臺萬慮空 ~ 맑게 앉은 香臺에 맑게 않자 온갖 생각 사라지고
風箏無語閉花宮 ~ 風磬소리에 사람소리 하나 없고 꽃핀 宮闕은 닫혀 있다.
雲收疊嶂千層碧 ~ 疊疊한 山봉우리에 구름 걷혀 層層이 푸르고
霜落疏林一半紅 ~ 성긴 숲에 서리 내려 折半이나 붉어졌다.
病後參禪渾得趣 ~ 病 나은 뒤에 參禪하니 멋을 사뭇 알겠는데
愁來覓句未全工 ~ 시름 속에 詩 지으려니 지어지지 않는구나.
扶桑浴日看還厭 ~ 東海에서 씻은 해를 질리도록 보고
臥聽濤聲蹙地雄 ~ 雄壯한 波濤 소리는 누워서 듣고 있도다.

贈輝上人. 2
曾脫禪衣挂鐵衣 ~ 일찍이 스님 옷 벗고 甲옷을 바꿔 입고
石初解百重圍 ~ 百 겹의 包圍網을 처음으로 서도에서 풀었도다.
魔軍已伏神通力 ~ 神通한 힘으로 魔鬼 같은 敵軍 屈服되고
妙悟猶存過量機 ~ 奧妙한 깨우침은 過量한 技倆의 기틀이 있었도다.
金鎖綠沈抛壯志 ~ 金鎖 綠沈이라 壯大한 뜻을 抛棄하고
佛香經卷返眞依 ~ 부처라 佛經이라 참 뜻으로 돌아왔어라.
憐渠足了男兒事 ~ 어여뻐라, 너는 足히 사나이 일을 마쳤으니
莫剪長髭掩石扉 ~ 돌門을 닫아걸고 긴 鬚髥일랑 자르지 말라.

 


(143) 至沙村 (沙村에 이르다)
行至沙村忽解顔 ~ 걷어 沙村에 이르자 웃음이 나와
蛟山如待主人還 ~ 蛟山은 主人 돌아오길 기다린 듯 하다.
紅亭獨上天連海 ~ 紅亭에 올라보니 하늘에 닿은 바라
我在蓬萊縹緲間 ~ 멀고 아득한 사이로 蓬萊山에 나가 있다.

(144) 淸磵亭晝睡
楓岳曇無竭 ~ 楓岳山 曇無竭 菩薩이 그대라면
金門老歲星 ~ 大闕의 뛰어난 臣下는 나 아니겠나?
相逢雖恨晩 ~ 그대와의 만남이 한참 늦었으나
交契自忘形 ~ 서로의 處地 잊고 절로 親해졌네.
暫別緣塵累 ~ 世上에 매인 몸이니 暫깐 떨어졌다가
幽期屬暮齡 ~ 늙은 뒤에 호젓하게 다시 만나세.
高亭殘午夢 ~ 높다란 亭子에서 낮잠을 깨고 보니
天外萬峯靑 ~ 一萬 봉우리 하늘 끝에 푸르구나.

(145) 聽杜鵑用畫眉鳥韻
(杜鵑의 울음을 듣고 畫眉鳥의 韻을 빌리다)
流血飜身樹樹移 ~ 피 흘리고 몸 뒤집어 나무들을 옮겨가니
前聲乍亮後聲低 ~ 앞소리는 살짝 높고 뒷소리는 나직하구나.
萬事不如歸去好 ~ 萬事가 돌아가는 일보다 더 좋지는 않아서
隔窓終夜盡情啼 ~ 窓 너머서 밤새도록 목 놓아 情을 다해 울어제친다.

(146) 聽伯姬謳 (白姬의 노래를 듣고)
塞曲聲偏壯 ~ 邊方의 노랫가락 유달리 壯嚴하여
胡姬貌更奇 ~ 오랑캐 젊은 계집 얼굴조차 絶妙하다.
淸音揚月苦 ~ 맑은 소리 달빛을 흔들고
逸響度雲遲 ~ 긴 메아리 느릿느릿 구름을 건너온다.
凄絶思君曲 ~ 凄絶히 임 그리는 曲調
悲涼勸酒詞 ~ 슬프고 悽凉하다, 勸酒歌의 歌詞.
留君歌至曙 ~ 벗님 잡아두려 새벽까지 노래 불러
遮莫斂愁眉 ~ 시름겨운 蛾眉 거두지 말라.

(147) 初到咸山 (咸山에 처음 到着하여)
穿巷緣溪路忽窮 ~ 개울 따라 길을 트니 문득 막다른 길
數椽茆店館墻東 ~ 두어 칸 酒幕집 담 東쪽에 몸 던진다.
縱無棨戟施門外 ~ 門 밖에는 지키는 施設은 없어도
尙有圖書在篋中 ~ 箱子 속의 圖書는 오히려 들어있도다.
簌簌寒階飄竹雪 ~ 찬 뜰에는 싹싹 대나무에 눈이 날리고
團團幽戶颯桐風 ~ 깊숙한 동그란 지게門에 梧桐 바람분다.
寬恩似海甘留滯 ~ 바다 같은 너그러운 恩惠에 기꺼이 머무니
休恨周南太史公 ~ 周南 땅의 太史公일량 決코 怨望하지 마시라.

(148) 初坐軒 (東軒에 앉자마자)
客病經三月 ~ 나그네 病이 들어 석 달이 지나니
危冠已二毛 ~ 높은 四毛에 이미 二毛가 비치는구나.
淹留嗟汝拙 ~ 주저앉은 네 壅拙하고 가엽고
歸去是人豪 ~ 故鄕으로 돌아가는 者가 바로 잘난 사람.
日氣融殘雪 ~ 날씨는 남은 눈도 다 녹이고
春寒勒小桃 ~ 봄 추위는 복사꽃을 죄어매는구나.
東風動歸興 ~ 봄바람이 돌아갈 興을 일으키니
湖海有漁舠 ~ 湖水와 바다에는 낚싯배가 떠있구나.

(149) 初夏省中作 (初여름 省 안에서)
田園蕪沒幾時歸 ~ 田園이 荒廢하니 언제나 돌아가나
頭白人間宦念微 ~ 머리 희어지는 人間世上의 벼슬생각 없다.
寂寞上林春事盡 ~ 寂寞한 上林에는 봄날이 다 가는데
更看疎雨濕薔薇 ~ 성긴 비에 젖은 薔薇 다시 또 보는구나.

(150) 秋夜作
高閣夜沈沈 ~ 높은 樓閣 밤이라 沈沈하고
衰燈伴客吟 ~ 시든 燈盞만 길손의 짝이로다.
寒宵坐惆悵 ~ 차가운 房에 쓸쓸히 앉아있으니
風雨滿西林 ~ 비바람이 西쪽 숲에 가득하도다.

(151) 出郊
秋熟郊原喜 ~ 가을이 무르익어 들판은 즐겁고
歡聲達近聞 ~ 기뻐서 지르는 소리 가까이로 들려오네.
家家傾白酒 ~ 집집마다 막걸리 기울이고
處處割黃雲 ~ 곳곳마다 누런 벼를 베는구나.
可笑無田客 ~ 우습구나, 이 몸은 땅 하나 없는 나그네 身世
空書乞米文 ~ 헛되이 쌀 求乞 便紙만 쓰네.
城東借三畝 ~ 城 東쪽에 세 이랑 밭을 빌려서
何日事耕耘 ~ 어느 날에 밭 갈고 김매어볼까.

(152) 出榜日飮中解諸生作
(出榜하는 날 술마시며 諸生의 作品을 解釋하다)
仙籍初開淡墨渾 ~ 仙籍을 펼치자 옅은 먹빛 뒤섞여
風雷三級躍龍門 ~바람소리 세 等級에 龍門을 올랐다.
肯容懷璞重傷刖 ~ 玉을 가져 발을 베인다면 될 일인지
却恐遺珠更抱冤 ~ 구슬 빠뜨려 다시 怨恨 품게 되리.
蟾窟路通餘一桂 ~ 月宮에 길이 뚫려 하나 남은 桂樹
鹿鳴歌奏有朋樽 ~ 鹿鳴詩를 노래하니 벗과 술이 있구나.
臨觴自爲諸生祝 ~ 술盞을 앞에 두고 諸生 爲해 祝賀하니
素念元來不飽溫 ~ 意識 不足하면 생각이 처음과 같을까.

(153) 通溝 (通溝에서)
度澗攀危逕 ~ 개울 지나 危殆로운 길 오르니
山腰棧閣分 ~ 山허리에 棧橋가 나누어지는구나.
孤村昏細雨 ~ 외로운 마을엔 가랑비 자욱하고
遠岫起寒雲 ~ 먼 봉우리에서 찬 구름 피어나네.
田父時相値 ~ 시골 늙은이들 이따금 서로 만나고
樵歌遠或聞 ~ 나무꾼 소래소리 멀리서 들려온다.
臨溪問茅店 ~ 시내에 다다라 酒幕집 찾으니
煙樹已斜曛 ~ 이내 어린 숲에는 이미 햇살 氣運가득하다.

(154) 通州
通州控帝州 ~ 通州는 皇城을 끼고
轉餉此咽喉 ~ 穀食을 運搬하는 中要한 길목이다.
廛市陳蕃貨 ~ 市場에는 外國 物件 널려져 있고
江橋集海舟 ~ 江의 다리에는 바다의 배들이 모여든다.
逢人皆越客 ~ 만나는 사람은 모두가 越나라 사람
沽酒上津樓 ~ 술 사 들고 津樓로 올라보노라.
遊子空留聽 ~ 길손이 空然히 머물러 듣노니
蕭蕭兩鬢秋 ~ 두 귀밑머리에 찾아오는 쓸쓸한 가을 바람.

(155) 退朝晩望
(朝廷에서 물러나와 저녘에 바라보다)
仙郞罷直五門西 ~ 仙郞은 五色구름 西便에서 當職을 마치고
緩策靑驄響月題 ~ 靑驄馬에 느린 채찍질에 말굽소리 울린다.
細柳和煙迷別院 ~ 실버들에 안기 서려 別院이 아득하고
落花經雨襯香泥 ~ 지는 꽃에 비 지나가니 香泥가 묻어난다.
東臺詔下慚詞令 ~ 東臺에서 詔書 내리니 詞令이 부끄럽고
南國烽傳厭鼓鼙 ~ 南國에서 烽火 오니 戰爭의 북소리 지겨워라.
過盡一春歸未得 ~ 한 봄이 다 가도록 돌아가지 못하노니
釣竿辜負武陵溪 ~ 武陵溪谷 낚시질을 속절없이 저버렸구나.

(156) 板門嶺
箭括躋攀苦 ~ 箭括은 오르기도 어려워
塵沙損旅顔 ~ 흙먼지 나그네 얼굴 憔悴케 한다.
逢人非舊識 ~ 만나는 사람마다 낯 선 사람
何處是鄕關 ~ 그 어느 곳이 바로 내 故鄕인가.
積水兼天盡 ~ 쌓인 물은 하늘과 맞닿아 있고
孤雲帶雁還 ~ 외로운 구름 기러길 데리고 온다.
微茫煙靄外 ~ 아득히 이내 엉긴 저 밖
一點義州山 ~ 한 點 義州의 山이 솟아있다.

(157) 八角殿看佛畵
(八角殿에서 부처 그림을 보며)
森嚴殿四壁 ~ 八角殿 四面의 壁畵는 森嚴한데
不知何時績 ~ 어느 때 그린 건지 알지도 못한다.
儼然紫摩軀 ~ 부처의 몸體가 우람하고
彩毫光炯碎 ~ 彩色하는 붓끝은 번쩍거리며 빛난다.
龍天來走趍 ~ 龍天이 앞에 와 굽실대고
幢蓋雜環佩 ~ 幢蓋와 佩物들이 뒤섞여있다.
左右護法神 ~ 法神이 左右로 擁衛하고
努眼耿相對 ~ 부릅뜬 눈이 뚫을 듯이 마주본다.
飛動颯精神 ~ 날 듯이 움직여 精神이 颯爽하여
淋漓露情態 ~ 흥건히 스며들어 마음이 드러난다.
色昏意常新 ~ 色은 흐려도 뜻은 恒常 새로워져
妙法眞可愛 ~ 神妙한 法이 참으로 사랑스럽다.
皆云吳道玄 ~ 모두들 말하기를, 吳道子가
來畫垂千載 ~ 이것을 그려 千 年을 傳하였다 한다.
道玄是貴臣 ~ 吳道子는 남의 나라 貴한 臣下
何緣遊海外 ~ 무슨 緣由로 海外에 노닐었겠나.
野言不足憑 ~ 떠도는 말을 어찌 다 믿을까
信者實聵聵 ~ 믿는 者는 眞實로 無識한 소리.
雖曰非道玄 ~ 비록 吳道子가 아니라 할지언정
的在新羅代 ~ 新羅 時代 것만은 틀림이 없도다.
物古藝亦殊 ~ 옛것에다 藝術性마저 뛰어났으니
觀之自心快 ~ 쳐다보면 마음 절로 爽快하도다.
莫較吳與羅 ~ 吳道子의 것과 新羅 것을 比較말고
寶之毋欲壞 ~ 고이고이 간직하여 傷하지 않게 할지라.

(158) 平壤道中 (平壤에 가면서)
匹馬西京道 ~ 한 匹 말로 西京 가는 中
東風倦客情 ~ 봄바람에 倦怠로운 나그네 마음.
淸波容彩舫 ~ 맑은 물에 고운 빛 배 한 隻
斜日半層城 ~ 지는 해에 層層진 城砦에 半쯤 내렸다.
落拓笑前事 ~ 衰落한 身世 되니 지난일 우스워
支離悲此行 ~ 너무도 지루하여 이 걸음 슬퍼한다.
長亭望不極 ~ 긴 亭子 바라봐도 끝이 없는데
津樹暝煙生 ~ 나루터 숲에 어둑히 물안개 오른다.

(159) 平壤旅夜 (平壤旅館의 밤)
夕霽天氣冷 ~ 저녁에 비 개자 싸늘해지고
閒房來遠風 ~ 멀리서 바람불어 오고 旅館房을 찾아든다.
誰知今夜會 ~ 누가 알았으랴 오늘 밤의 이 모임
却有故人同 ~ 갑자기 임과 함께 만날 줄이야.
月射金蕉白 ~ 金蕉에 달빛 훤히 비치니
花依鳳蠟紅 ~ 꽃 빛은 촛불에 어리어 붉도다.
鄕園望不極 ~ 故鄕 옛 동산 바라보기 끝없고
消息碧雲中 ~ 消息은 저 푸르른 구름 속에 있으리.

(160) 抱川道中
刈稻人歸郭 ~ 벼 베고 城 밖에서 돌아오는데
銜蘆雁下田 ~ 갈대를 문 기러기는 밭에 날아내린다.
歲華行暮矣 ~ 이 해도 저물어가는데
客況轉凄然 ~ 나그네 處地 절로 悽凉하다.
遠岫斜呑日 ~ 먼 山은 비스듬히 해를 삼키고
孤村半帶煙 ~ 외진 마을 折半이 안개 속에 가린다.
平生倦遊恨 ~ 平生동안 놀이에 지쳐버려
容鬢近彫年 ~ 顔色과 毛髮 어느덧 시드는구나.

(161) 表訓寺.

1
玲瓏金碧纈林端 ~ 玲瓏한 金碧이 수풀 끝에 얽혀있고
廣殿無人夕磬殘 ~ 넓은 大殿에는 아무도 없고 저녁 鍾소리 사라진다.
疑有龍天來洒掃 ~ 아마도 스님이 와 洒掃를 하나보다
爐煙霏作裔雲盤 ~ 火爐에는 자욱한 煙氣 慶事로운 구름이 서린다.

表訓寺. 2
寺廢重新亦有緣 ~ 廢한 절 새로 새우니 이 또한 因緣
老師神力動諸天 ~ 늙은 스님 神力이 諸天을 움직였구나.
珠宮忽湧蓮花地 ~ 珠宮이 갑자기도 蓮花꽃 땅에 솟아나니
想被曇無笑輾然 ~ 생각 할 수록 菩薩 曇無가는 싱글벙글 웃어댄다.

 


(162) 豐田驛
早霜初落雁呼群 ~ 이른 서리 처음 내리자 기러기는 무리를 부르고
天外遙岑起暝雲 ~ 하늘 밖의 아득한 봉우리에 어두운 구름 피어오른다.
日暮傍山投古驛 ~ 곁 山에는 날 저무는데 옛날 驛을 찾아드니
馬前紅葉正紛紛 ~ 말 앞에는 붉은 나뭇잎이 우수수 흩날려 떨어진다.

(163) 避地連閣作八絶.

1
( 避地 連閣에서 八絶을 짓다)
家在長陵小市東 ~ 집은 長陵 작은 저자 東쪽이라
數間茅屋一年空 ~ 두어 칸 草家집을 한 해나 비워두었다.
牙籤萬軸歸何處 ~ 牙籤 꽂은 萬軸書 어디로 돌아갔나
不落溝中卽土中 ~ 도랑 속에 안 빠지면 흙 속에 묻혔으리라.

 避地連閣作八絶. 2
朝罷天街響水蒼 ~ 朝會 罷한 서울 거리에 푸른 물결소리
萬家花柳沸笙篁 ~ 집집마다 꽃 버들 피리 소리 들끓는다.
君王一別通明殿 ~ 임금님 하루 아침에 通明殿 떠나자
歌舞場爲戰鬪場 ~ 노래하고 춤추던 곳 戰爭터가 되었다오.

 避地連閣作八絶. 3
先子丘墳寄漢濱 ~ 先親의 墳墓를 漢水 가에 모시니
歲時誰是掃墳人 ~ 歲時마다 무덤을 쓸어 줄 이 그 누군가.
松楸西望腸堪斷 ~ 西녘으로 松楸 보니 애肝腸 끊어지는데
日暮天涯淚滿巾 ~ 해지는 하늘 가에 흐르는 눈물은 手巾에 가득하여라.

避地連閣作八絶. 4
西塞關河路幾千 ~ 西쪽 邊方 關河는 몇 千 里의 길이던가
別來音信若爲傳 ~ 離別 後 消息일랑 어떻게 해야 傳할 건가.
干戈滿眼身如寄 ~ 亂吏만 눈에 가득한데 더부살이 身世
何處看雲費晝眠 ~ 어느 곳에서 구름 보며 낮잠을 자볼 건가.

 避地連閣作八絶. 5
塞北凶鋒尙未摧 ~ 邊塞ㅅ 北쪽 凶한 칼날 아직 꺾이지 않아
嶺西封豕幾時廻 ~ 재 너머 西쪽 오랑캐는 언제 돌아가는가.
煙臺日暮平安火 ~ 해 저문 煙臺에 烽火 불빛 平安하니
坐識高城賊不來 ~ 높은 城에 적이 못 온 것을 앉아서 알았다.

 避地連閣作八絶. 6
千尺金城百尺壕 ~ 千 자 높이 굳은 城壁과 百 자 깊은 塹壕
矢銛弓硬且長刀 ~ 날카로운 화살과 센 활에 칼도 길기만 하다.
帳前擊柝軍相語 ~ 幕舍 앞에서 柝을 치며 軍士들 나누는 말
太守元來守不牢 ~ 처음부터 太守님이 굳게 지키지 못하였단다.

 避地連閣作八絶. 7
到處生涯一病僧 ~ 어디서나 生涯는 한 사람 病든 僧侶
靜夜茆屋對篝燈 ~ 고요한 밤 떡집에서 燈불을 마주본다.
豪華舊習鎖難得 ~ 豪華스런 옛 習慣을 씻어내기 어려워
明日平原約放鷹 ~ 來日은 平原에서 매 사냥을 約束하노라.

 避地連閣作八絶. 8
霽江公子紫霞仙 ~ 비 갠 江의 公子는 紫霞의 神仙이라
一別音塵兩渺然 ~ 한 番 離別 뒤엔 消息 兩쪽이 아득하다.
懷憶去年今夜月 ~ 지난해 오늘의 달밤을 생각해보니
雪中聯騎訪姑泉 ~ 눈 속에서 말 나란히 姑泉을 찾았어라.

 


(164) 海山仙夢謠 (海山, 꿈속 神仙의 노래)
溟波隱隱浮鰲島 ~ 푸른 바다에 隱隱히 뜬 鰲島여
瓊草漫山春不老 ~ 온갖 奇妙한 풀 山에 가득하고 봄이 한창이라.
帝遣小玉驂靑鸞 ~ 上帝는 小玉을 보내 푸른 鸞새 태워서
吹笙夜下紅雲端 ~ 피리 불며 한밤에 구름 끝을 내려온다.
裙衩半謝芙蓉帶 ~ 저고리는 芙蓉띠를 折半만 가리고
遠岫凝愁抹蛾黛 ~ 먼 봉우리에 엉긴 시름 눈썹에 발리었다.
陸郞倚醉隔煙語 ~ 陸郞은 醉한 氣運에 안개 밖에 속삭이며
仙袂笑拂三珠樹 ~ 神仙은 웃으며 소매로 三珠樹를 휘젓는구나.
丁當瑤瑤韻空冥 ~ 錚錚한 佩玉 소리 空中에 울리니
鞭龍踏鯇多娉婷 ~ 龍 타고 잉어 밟으니 너무나 아름답다.
彩蟾春桂香入骨 ~ 月宮의 桂樹나무 그 香氣가 뼈를 뚫고
鮫綃一點薔薇血 ~ 鮫綃의 붉은 무늬 한 點은 薔薇꽃 핏빛이다.
蓬萊重結千年期 ~ 蓬萊山에 또다시 千 年 期約 맺었으니
碧桃花落生孫枝 ~ 碧桃花는 떨어져 孫子 가지가 나오는구나.
寶枕瑤衾生曉寒 ~ 玉베개 緋緞 이불에 새벽 추위 차가운데
祥雲繚繞歸巫山 ~ 祥瑞로운 구름 얽혀 巫山으로 돌아간다.
憑誰寄語陽雍伯 ~ 누구에게 付託하여 陽雍伯에게 말 傳하여
種玉藍田餉書客 ~ 藍田에 玉을 심어 글 손님을 배불리 먹일까.

(165) 海州
海西大都會 ~ 海州는 西海의 큰 都市
首陽爲雄藩 ~ 首陽大君이 큰 울타리로 여겼다.
繚隍帶複塹 ~ 둘러 있는 垓字은 塹壕 두르고
擊柝嚴重門 ~ 치는 柝은 겹門이 壯嚴하도다.
中藏萬家室 ~ 그 가운데 萬戶의 집이 들어앉아
列肆若雲屯 ~ 열지은 가게들이 구름 뭉친 듯하다.
日夕賓旅集 ~ 밤낮으로 손님들 모여들고
車馬何喧喧 ~ 말과 수레 어찌나 시끄러운지.
自古稱難治 ~ 예부터 다스리기 어렵다 했으니
幹者方剸煩 ~ 맡은 者는 只今 한창 번거로우리.
近世苦數易 ~ 近世에는 너무도 자주 바뀌어
民吏瘦迎奔 ~ 官吏와 百姓들 迎接에 다 여위었다.
廨宇草如積 ~ 官衙 지붕은 풀더미 쌓인 것 같아
盤皿半無存 ~ 그릇에는 남은 것이 折半도 없다.
客至多厭色 ~ 客이 오면 싫증내는 氣色이 많고
蔬糲充饔飱 ~ 거친 밥 푸성귀로 끼니 채우네.
況我佐幕者 ~ 하물며 나 같은 幕佐의 身世야
其苦不可言 ~ 그 苦楚야 이루 다 말할 수 없도다.
酸酒對腐臭 ~ 신 술에 썪은 냄새 對하게 되니
對之心煩冤 ~ 對할 적마다 鬱火 치미는구나.
使旆幾時發 ~ 使臣 行次 어느 때 出發할 건가
吾亦催吾軒 ~ 나도 亦是 내 가마를 재촉하련다.
悵望故鄕路 ~ 서글피 故鄕 길 바라 보니
日落秋雲屯 ~ 해는 지는데 가을 구름 뭉치어 있다.

(166) 杏山
遠客愁無睡 ~ 먼 길 나그네 시름겨워 잠도 오지 않고
新涼入鬢絲 ~ 올 해의 차가운 바람은 귀밑머리 찾아든다.
雁聲天外遠 ~ 기러기 소리 하늘 밖에 멀어지고
蟲語夜深悲 ~ 밤 깊어 벌레 소리 悽凉도 들려온다.
勳業時將晩 ~ 功業을 세우기에는 漸次 늦어지고
漁樵計亦遲 ~ 漁夫와 나무꾼으로 돌아갈 計劃도 늦어진다.
起看河漢轉 ~ 일어나 바라보니 銀河水는 돌아가고
曉角動城埤 ~ 새벽 고동소리는 城壁에 搖動치는구나.

(167) 歇古宅 (옛집에서 쉬다)
蕭蕭風雨岸烏紗 ~ 부슬부슬 비바람에 烏紗帽 벗겨지고
三月韶光鬢半華 ~ 三月이라 봄빛에 귀밑머리 半白이어라.
客裏不堪佳節過 ~ 나그네 마음에 좋은 季節 보내지 못해
借人高館看梨花 ~ 높은 집을 빌려서 배꽃을 구경하는구나.

(168) 湖亭 (鏡浦湖 亭子)
煙嵐交翠蕩湖光 ~ 안개와 嵐氣 푸른고 湖水물결 넘실
細踏秋花入竹房 ~ 가을 꽃 밟고 밟아 대나무 房에 들었다.
頭白八年重到此 ~ 머리 센 지 八 年 만에 다시 이곳에 와
畫船無意載紅粧 ~ 그림배에 붉은 丹粧 싣고 갈 뜻 없도다.

(169) 䨥成湖 (䨥. 소낙비 확)
並海平湖闊 ~ 바다에 붙어있어 湖水가 트이고
沿流客棹輕 ~ 흐름 따라 내려가는 배는 빠르다.
煙凝暮山紫 ~ 안개는 서리고 저문 山은 붉어
霜落夕波淸 ~ 서리가 내리니 저녁 물결 맑기도 하다.
槎路通銀漢 ~ 뗏목 길이 銀河水로 通하고
仙居近玉京 ~ 神仙 같은 삶이 玉京과 가까웁다.
吹笙降王母 ~ 피리 부니 西王母가 내려오니
何許董雙成 ~ 董雙成은 그 어디쯤에 있는 것일까.

(170) 黃州道中
野店人煙小 ~ 들판 酒幕에는 사람과 煙氣 드물고
江橋落日愁 ~ 江가 다리위로 지는 해 시름겨워라.
誰憐千里客 ~ 누가 千 里 먼 나그네 불쌍히 여기랴
今始到黃州 ~ 오늘에야 黃州 고을에 當到했도다.

(171) 紅桃落盡 (붉은 복숭아꽃잎 다 지네)
南枝雨僽北枝摧 ~ 南쪽 가지 酷毒한 비에 北녘 가지 꺾여
寂寞香魂招不廻 ~ 寂寞한 香氣로운 넋은 불러도 돌아오지 않는다.
怊悵明年此翁去 ~ 서글퍼라 明年에 이 늙은이 떠나고 나면
不知花爲阿誰開 ~ 이 꽃은 뉘를 爲해 피어 줄는지 모르겠노라.

(172) 火龍潭
深泓渟黛綠 ~ 깊은 웅덩이 고인물 검푸른데
俯瞰何幽幽 ~ 굽어보니 어찌 그리도 으슥한가.
兩崖滑而仄 ~ 兩쪽 벼랑 미끄럽고 또 기울어져
竦身難久留 ~ 몸이 오싹하여 오래 서있기 어려워라.
其下毒龍蟠 ~ 이 밑에는 毒龍이 도사려있고
霜葉不得投 ~ 丹楓잎을 던지지는 말아라.
遊者愼跼足 ~ 구경꾼은 제발 발操心하여서
毋爲龍所求 ~ 주린 龍의 먹이감이 되지 말아라.

(173) 歡喜嶺

陟巘眺蓬萊 ~ 봉우리에 올라 蓬萊山 바라보니
瓊峯四面開 ~ 구슬같은 봉우리 四方으로 열렸구나.
蒼茫日月色 ~ 까마득한 해빛과 달빛
照耀金銀臺 ~ 金銀臺를 밝게 비추는구나.
高嘯千巖動 ~ 높은 휘파람 一千 바위가 흔들리고
長風萬里來 ~ 긴 바람은 萬 里를 불어오는구나.
王喬在何處 ~ 神仙 王喬 사는 곳은 어느 곳인가
天外鶴飛回 ~ 하늘 밖에 鶴이 돌아 날아드는구나.

(174) 懷遠關
設鎭臺隍壯 ~ 臺隍市 雄壯한 곳에 陣을치니
防胡節制强 ~ 節制使는 强하도다, 오랑캐를 막는구나.
土風餘俠窟 ~ 地方 風俗에 義俠心 남아있고
民俗雜氈鄕 ~ 民間習俗에 野蠻性이 섞여있구나.
旅館人誰問 ~ 旅館을 묻는이가 누가 있으리오
殊方歲漸涼 ~ 異域이라 한해도 서늘해 간다.
孤燈照無睡 ~ 외로운 燈불 비추어 잠은 오지않아
候雁已南翔 ~ 가을철 기러기는 벌써 南으로 날아간다.

(175) 曉坐試院 (試院에 아침에 앉아)
晨燎煇煌列棘分 ~ 새벽 횃불 燦爛히 가시 울에 벌려있고
白袍庭下立如雲 ~ 뜰아래 흰 道袍는 구름같이 늘어서 있다.
龍淵欲霽豐城氣 ~ 龍淵은 걷고 칼 氣雲 뻗혔는데
駿骨誰空驥北群 ~ 어느 駿馬가 驥北의 무리를 席卷할까.
爭詑彎弧來破的 ~ 다투어 활을 당겨 과녁 뚫는 자랑들
幾人劘壘可嘗軍 ~ 몇 사람이 軍事 내어 壁壘를 뭉갤까.
春官飮墨腸曾飽 ~ 禮曹에서 먹물 마셔 이미 배불러서
多愧今朝典校文 ~ 오늘 아침 글 校文 맡은 것이 부끄럽구나.

(176) 後岡
溪水淙潺亂石間 ~ 어지러운 돌 사이로 시냇물 좔좔 쏟아지고
隔花幽鳥語關關 ~ 꽃 너머에서 들려오는 그윽한 새소리 搖亂하다.
長風忽捲前林雨 ~ 긴 바람이 갑자기 눈앞의 숲속 비를 걷어가니
一抹斜陽映半山 ~ 한 가닥 비낀 햇살이 山 허리를 비추는구나.

(177) 撝客獨坐 (손님을 떠나보내고 홀로 앉아)
經卷鑪香寂不譁 ~ 經書나 香爐의 香이 말없이 고요하니
蕭然如在羽人家 ~ 神仙의 집에 와 있는 듯이 蕭然하여라.
當堦暖日烘梅蕊 ~ 섬돌에 닿은 따뜻한 햇살 梅花 꽃 술 덥히고
撲戶輕颺墮柳花 ~ 窓門을 때리는 가벼운 바람 버들꽃을 떨어뜨린다.
鄴瓦久乾抛兎翰 ~ 鄴瓦라는 벼루는 이미 말라 붓을 벌써 던지어
焦阬方熱試龍茶 ~ 焦阬이란 茶가 이제 막 더우니 龍茶나 맛보자꾸나.
休言地僻無來往 ~ 窮僻한 땅이라서 往來 傳혀 없다 말하지 마소
自由山蜂趁兩衙 ~ 山벌처럼 自由로워 하루 두 番 官衙에 參加

 

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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