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뜸화음을 대신하는 대리화음
멜로디에 몇 개의 음들을 더 해서 조화를 이루는 것을 화음이라고 하고 영어로는 코드(chord)라고 하지요. 그러나 같은 화음이라도 리듬에 따라, 화음을 구성하는 음들을 연주하는 순서에 따라 혹은 화음을 구성하는 음들의 배치 순서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들립니다.
대중 음악을 Guitar나 피아노로 연주하다 보면 어쩐지 화음이 단순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TV에서 연주하는 음악을 들어보면 그다지 악기가 많이 동원된 밴드도 아닌데 음악이 꽉 찬 느낌을 주기도 하고, 음악의 변화도 다양하며 신비롭게 들리기까지 하는데, 대중가요 책이나 시중에서 판매되는 피아노 악보로 연주를 하면 무엇인가 부족함을 느끼게 됩니다. 고작 반음까지 포함하여 12개의 음인데도 불구하고 그 음들의 조화는 정말 대단합니다. 12개의 음들을 익혀서 필요할 때 사용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울까요?
멜로디에 몇 개의 음들을 더 해서 조화를 이루는 것을 화음이라고 하고 영어로는 코드(chord)라고 하지요. 그러나 같은 화음이라도 리듬에 따라, 화음을 구성하는 음들을 연주하는 순서에 따라 혹은 화음을 구성하는 음들의 배치 순서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들립니다. 연주자들은 많은 연주 경험을 통해 멜로디의 진행이나 리듬에 따라 적절한 화음이나 중간음들을 연주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됩니다. 음악 이론가들은 이러한 좋은 느낌의 화음에 일정한 패턴을 발견해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정리하여 음악에 대한 이해를 도와줍니다.
오늘은 이러한 음악적 이론 중에서 '도미솔'의 세 개의 음들로 구성된 '으뜸화음', 영어로는 토닉(Tonic)을 대신하는 다른 화음에 대하여 소개하려고 합니다. 대신한다는 의미는 토닉의 화음을 연주해야 할 시점에 어떤 다른 화음을 연주하여 더 좋은 느낌을 갖고자 함에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으뜸화음은 3개의 음으로 구성된 화음입니다. 여기에 음을 한 개 더 추가하여 4화음이 되며 더 추가하여 5화음, 6화음이 되기도 합니다.
어떤 화음 대신 다른 화음을 연주하여 색다른 효과를 내고자 할 때 우리는 이 것을 '대리화음'이라고 합니다. 대리화음은 원래의 화음과 비교해 보면 반드시 1개 이상의 음이 중복됨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적어도 한 개 이상의 음이 중복되어 최소한의 안정된 음을 유지하려는 성질을 갖는 것이 대리화음의 특징입니다. 1개의 음에만 변화를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리화음은 원래의 3화음이나 4화음에서 변화된 것이므로 뒤에 따라오는 화음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도 있고, 아니면 중간에 다른 경과 화음을 추가하여 부드럽게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것을 우리는 '해결'이라고 합니다.
모든 변형된 화음이나 대리화음은 반드시 안정된 기본화음으로 돌아 가려는 해결의 성질을 갖습니다. 재즈에서는 해결 없이 코드가 나올 때마다 대리화음만으로 진행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감상자는 완전히 다른 음악처럼 들을 수도 있습니다. 미리 코드의 진행상 변화를 정하지 않고 즉석에서 할 때는 본래의 기본코드 진행을 놓쳐 버리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즉 다른 노래로 갑자기 바뀌게 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 토닉의 대리화음
토닉의 대리코드로 제일 많이 사용되는 코드가 Major 7th입니다. 예를 들면 C chord의 경우 대리코드는 C maj7 혹은 C+7, CM7(대문자 M은 major를 의미하며 -소문자 m은 마이너를 의미함)이라고 표기하는데 4화음으로 '시' 한 개 음이 추가된 형태입니다. 참고로 우리가 사용하는 C7은 '시b'의 음이 추가된 경우입니다. 재즈에서는 C chord가 나오면 무조건 알아서 C maj7th를 대리로 연주할 정도로 많이 사용되는 대리코드입니다. '도'에서 반음 내린 '시'음의 추가는 불완전한듯한 묘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많이 사용되는 대리화음이 Em7입니다. 계명으로는 '미솔시레'로 구성된 화음이며 C maj7th 코드의 구성음에서 근음(base음 혹은 1도음)을 반음 내리고, 한 옥타브 위의 '레'를 7th 음인 '시'음 대신 연주하면 중간음부터 '시미솔시레'가 됩니다. 토닉과는 '솔'음과 '미'음이 중복되므로 안정감을 주면서 추가된 '시'음과 '레'음이 음악을 풍성하게 하고 꽉 찬 느낌을 줍니다. 이 코드는 C9th 코드와도 유사하게 들리지만 근음이 다릅니다.
그 다음 많이 사용되는 대리코드가 Am7(혹은 Am7th)입니다. 계명 '라도미'에 '솔'음 한 개가 추가가 된 상황입니다. 계명 '도'와 '미' 2 개의 음이 중복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화음은 단조(마이너)의 화음을 장조(메이저)에서 사용하는 변화있는 느낌을 갖습니다. 밝은 음악이 약간 어둡고 불안한 느낌의 매력이 있습니다.
또 하나의 대리코드가 F#m7th-5입니다. 음의 구성은 F#m 코드에 제 7음과 5음에서 반음 내린 음이 추가됩니다. 즉 C 장조에서 계명으로 보면 '파#라도미'가 되는데 '도'와 '미'의 2개 음이 중복되어 있습니다. F#m의 조성에서 보면 제 5음에서 반음 내린 음이 '도'가 되며 제 7음이 '미'가 됩니다. '파#'음이 '솔'에서 반음 내린 음이므로 묘한 불안한 긴장감을 줍니다. 재즈에서 많이 사용되며 불안한 여운이 다음 코드를 기다리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역시 화음을 풍부하게 합니다.
설명이 다소 어렵지만 피아노 앞에 앉아서 차분히 음 한 개 한 개를 눌러보면 그 느낌을 알 수 있으며 대리코드의 사용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고향의 봄을 이렇게 으뜸화음 대신 대리코드를 사용해서 연주해 보면 좋은 연습이 될 것 같습니다. 대리화음의 사용은 코드의 분할이나 7th, 9th와 같은 어려운 코드의 사용이 아닌 단순한 대신 사용이므로 조금만 익숙하면 훨씬 풍부하고 아름다운 반주 음악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코드의 연습은 멜로디와 화성이 단순한 동요나 확실히 자기가 아는 음악을 선택함으로써 그 느낌을 완전히 소화할 수 있습니다. 멜로디 진행이 확실치 않은 음악으로 연습을 하면 자칫 원래의 멜로디와 화성을 놓쳐 버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