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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여여(如如)와 여여(如予)

작성자덕담|작성시간21.05.18|조회수610 목록 댓글 4

통도사 극락암에 가면 원광 경봉 스님이

초서로 갈긴 글자가 현판으로 달린 문이 나온다.

지도하시는 법사님이 나에게 묻는다.

당시만 해도 아직 공부가 대충이라도 되지 않은 상태라

눈만 멀뚱멀뚱거려야 했다.

그런데 대충 보니 사람들이 법사님 눈길을 피하는 모습이 역력한 것을 보아

나만 모르는 게 아닌 듯하다.

 

“여여문이라는 글자입니다. 경봉 스님 필체랍니다.”

 

나중에 꽤나 한문을 아는 분들과 왔을 때도 현판을 잘 읽지 못했다.

如如門, 如是門, 如予門...대충 여여문이란 안내문을 읽어도

우리가 아는 글자가 아닌지라 자꾸 의문이 생긴다.

 

절에 가면 대부분이 '같을 여(如)'자를 써서 '如如門'이라 한다.

고요하고 평온한 세계, 변함이 없는 세계 그래서 여여문은

삶과 죽음을 초월한 세계로, 고요하고 평온한 세상으로 가는 문이라 배웠다.

 

그런데 ‘如予門’ 이렇게 써 놓고 여여문이라 읽으면

엄청 헷갈리게 된다.

‘如予門’' 같을 여'에 '나 여(予)'를 써서 여여문이 되면

‘如如門’과는 어떻게 다를까?

 

불교 경전인 금강경에는 여여부동(如如不動)이라고 되어있지

‘如予不動’이라고 되어 있지 않은데 왜 경봉스님은 이렇게 글자를 바꿨을까?

나 여, 줄 여, 함께할 여, 용서할 여로 사용되는 ‘여(予)를 누군가 찾다가 찾다가

如와 予는 같은 뜻이라 해놓았다.

또 누군가는 경봉스님이 초서로 휘갈긴 뜻은

굳이 그 뜻을 알려고 하지 말라고 그렇게 해놓았다는

깊은 뜻(?)을 첨언해 놓아 피식 웃음이 났다.

 

여경 스님이 계신 산청 수선사에 가면 如予門이 있다.

글자체가 경봉 스님 글자체이다.

지금은 노후화되어 지나다닐 수 없도록 통제되고 있는데

현판을 보고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내가 아는 글자체이니까 말이다.

잘난 체 할 수 있는 챤스가 아닌가.

 

“이 현판을 한번 읽어 보시겠습니까?”

 

사람들은 조오또 관심이 없다.

그저 봄엔 벚꽃이 좋고 여름엔 연꽃이 좋을 뿐이고

절의 아름다움과 맛있는 연밥에 눈이 뒤집혀

고요하고 평온한 세계는 어디가고 없고 한낱 관광절 이미지만

물씬하다.

나중에 여경 스님 만나 차 한잔 하게 되면 필히 물어보리다

왜 如如가 如予가 되었는지......

.

.

.

.

너무 무례한 질문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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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엽기남 | 작성시간 21.05.18 같을여 如=女+口여자의 입은 같으니, 여자들의 말은 그말이 그말, 나 여予는 '주다, '허락하다'라는 의미니.
    如予란 女+口+予를 해석하면...ㅎ 요상하네요. 웃기는 풀이죠?

    如予門 실뜻은 '여자만 출입을 허락한다'라는 의미가 아닐까...
  • 답댓글 작성자덕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5.18 엽기적이다 ㅎ ㅎ
  • 작성자아폴로 | 작성시간 21.05.18 鳳東株
    碼汝玉恥 봉동주
    마여옥치?
  • 작성자문수봉(李楨汕) | 작성시간 21.05.19 너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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