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잠시 머문 바람
산은 오래 서 있어도
스스로 높다 말하지 않고
강은 먼 길을 흘러도
어디에 닿는다 말하지 않네
사람의 마음만이
끝없이 묻고 또 묻는다
무엇을 얻으려
이 길을 걷는가
허공에 흩어지는 숨결
바람은 빈 들을 지나며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구름은 하늘을 떠돌아도
어디에도 머물지 않네
붙잡으려 쥔 두 손 안에
남아 있는 것은 없고
비워진 마음 속에
세상이 들어오네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더하는 일이 아니라
한 겹 한 겹
내려놓는 길이었네
낙엽 하나 떨어지면
숲은 다시 고요해지고
물결 하나 지나가면
강은 다시 맑아지네
사람의 슬픔 또한
이와 다르지 않구나
많이 가진다 하여
세상이 넓어지는 것이 아니고
아무것도 가지지 않을 때
비로소 하늘이 보이네
산도 나요
강도 나요
흐르는 숨결 또한 나이니
이 넓은 우주 속에서
나는 잠시 머문 바람이네
바람이 되고
흙이 되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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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EJ】나는 잠시 머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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