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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토의 모든 것]육묘의 핵심…원자재값 상승으로 높은 값 유지할 듯

작성자안초공|작성시간23.03.31|조회수35 목록 댓글 0

[상토의 모든 것]육묘의 핵심…원자재값 상승으로 높은 값 유지할 듯

육묘는 종자와 상토, 물과 햇빛으로 한두 달 안에 마치는 작업이다. 농사의 절반이라 할 수 있는 육묘는 고품질 다수확의 핵심 단계기도 하다. 육묘에 쓰는 상토는 최근 양액재배용 배양토로 사용하기도 한다. 상토 활용 동향과 전망 등을 알아본다. 

상토는 씨앗이 발아해 논밭에 옮겨심기 전까지 사용하는 모판용 흙을 말한다. 식물 재배에 이로운 근권 환경을 만들어 물리·화학·생물학적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인공용 흙이자, 식물체를 지지해주는 재료다. 상토는 2012년 ‘비료관리법’이 개정되며 비료에 포함됐다. 관련법에 따라 상토 제조업체는 원료투입시설, 동력배합시설, 멸균시설, 포장장치 등 일정 이상의 시설을 갖추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상토는 농가가 다루기 쉬우면서 보수력과 보비력이 좋고 식물의 뿌리가 호흡하기 좋게 통기성이 있어야 한다. 무균 상태면서 산도(pH)가 중성에 가깝고, 육묘하는 동안 성질이 변하지 않아야 한다. 입자 크기가 균일해 식물의 뿌리가 잘 엉킨 채 자랄 수 있어야 좋은 상토라고 할 수 있다.

시판 상토는 못자리에 쓰는 수도용과 원예용으로 나뉘는데, 원예용은 가식용과 파종용 등으로 구분한다. 상토는 가볍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코코피트를 기본으로 펄라이트·피트모스 등 유기질 재료와 질석·펄라이트·제올라이? 등 무기질 재료를 섞어 만든다. 제품은 제조사에 따라 다양하지만 혼합 비율이 다를 뿐 큰 차이는 없다. 상토 재료는 일반적으로 코코피트가 50~70%를 차지하고 질석 5~10%, 제올라이트 10%, 펄라이트 10~15%, 피트모스 10~25%로 구성된다.

[양액재배·육묘 수요 증가…상토 비중 커져] 토경재배는 농작업이 고되고 연작장해가 잦아 점차 줄어 드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작업 강도가 약하고 환경 관리에 유리한 양액재배 등 시설재배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때 작물을 재배하는 배양토는 상토를 기반으로 한다.

재배 토양이 가벼울수록 베드 시설을 경량으로 설치할 수 있고 그만큼 시설비가 절감된다. 원료의 통기성·배수성·보수성이 우수하면 고품질 작물 생산에도 유리하다.

과거에 비해 종자를 본밭에 바로 심는 직파가 줄어든 점도 상토 사용이 증가하는 이유다. 한정된 토양에서 최단기간에 작물을 출하해 소득으로 연결하기 위해 농가들이 종자보다 모종을 심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씨앗을 틔워 키우는 육묘는 본밭 재배와는 환경이 달라서 육묘에 최적화한 전문 육묘장에 의뢰하는 농가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재배기술이 우수하거나 촉성재배 등 ?반적인 작기가 아닌 때 생산·출하하려는 농가를 중심으로 자가 육묘 비율도 늘고 있다. 초기에 건강한 모종을 심어야 이후 작황이 좋게 유지되고 수확량과 소득도 잘 나오기에 육묘가 한층 더 중요해졌다.

상토 제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상토는 제조업체가 위치한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판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상토의 부피와 중량 때문에 거리가 멀수록 구매 비용이 높아 대규모 기업이나 인지도가 높은 소수의 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생산업체는 지리적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비용만 생각하고 상토를 선택해선 안 된다. 작물 특성에 맞는 상토 선택과 비율 관리 등이 쉽지 않아서다.

토양은 규소 같은 자연 광물질 위주로 이뤄져 있지만, 상토는 피트모스·펄라이트 같은 재료로 인공적으로 만들어 물리·화학적 특성이 토양과 매우 다르다. 상토를 사용하려면 토양의 물리적 특성뿐 아니라, 토양 화학적 반응이나 염분 농도 등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원자재 가격 급등…올해도 값 상승 전망] 최근 3년 새 상토 가격이 20% 이상 올랐다. 40ℓ짜리 수도용 상토는 지난해 5300원(전년 대비 10% 인상)에서 올해 10% 정떵 더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50ℓ짜리 원예용 상토도 2020년 5000원이던 것이 해마다 500~700원씩 올라 올해 6500원이 넘은 것도 있다. 한 업체의 경우 올해 50ℓ짜리 원예용 상토를 85포 이상 사면 1포당 7000원, 그 이하면 1포당 8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상토는 원료를 수입하므로 제품 가격 중 원료 비중이 높다. 상토에 들어가는 코코피트·피트모스·질석·펄라이트 등의 원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해 원자재 가격이 제조원가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질석 등 국내산 원료가 일부 생산되지만, 품질이 일정치 않은 데다 공급 규모도 소량?다.

여기에 환율 상승과 수입 원료의 가격 급등이라는 악재가 겹쳤다. 원래도 다른 농자재에 비해 가격이 높았는데 더 비싸진 것이다.

주요 비료 종류별 판매가격은 하향 안정화 추세였지만 2020년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비료 가격은 200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급상승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세계 곡물 가격이 상승하면 곡물 생산성 증대 수요가 늘고, 주요 곡물 생산국의 무기질 비료 수요가 증가한다. 그렇게 비료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고 수입 원가 급등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농경연은 올해도 세계 비료 원자재 가격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곡물 수출국이 가격 상승에 대비해 곡물 생산량을 늘리려고 해 비료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흐름이 국내 상토 생산업체의 제조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면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도 상토 판매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불량 상토 문제 여전…농가 피해로 이어져] 상토는 농가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사업을 통해 지역농협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로로 유통하는 상토는 어느 ?도 품질이 검증된 제품이지만 불량 상토 문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도 전북의 벼 농가 들이 못자리에 사용한 상토가 물을 머금지 못해 매트 형성(뿌리 엉킴)이 안 돼 손해를 입었다. 하지만 상토 제조 업체 측은 현장의 상토 산도를 검사한 뒤 농약에 의한 피해로 결론을 냈다. 농가들은 다른 농약은 쓰지 않고 발근제만 썼기에 상토의 문제를 제기했지만 피해를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다.

지자체 지원사업으로 상토를 공급받는 농가는 구입비의 50~80%를 보조받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자체가 업체 모집 공고를 낸 이후 업체 측이 제출한 품질검사서를 통해 자격을 확인하는 절차만 거칠 뿐 별도의 확인이나 점검은 하지 않는 실정이다. 불량 상토를 판매한 업체 측에 책임이 있어 농촌진흥청과 지자체 등 관계기관에서 관리·감독을 충분히 하지 않아 농가가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토가 충분히 혼합되고 멸균됐는지에 대한 의문은 지금도 제기되고 있다. 벼 농가 중에는 규모가 커서 상토를 1t 들이 자루로 받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분 함량이 고르지 않아 뭉쳐 있거나 이물질이 섞인 경우도 있다.

벼 6만 6000㎡(2만 평)를 재배하는 전북의 한 농업인은 “못자리용 상토는 원료가 고르게 혼합되고 적정 수분이 함유된 상태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농작업이 길어지고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할 때도 있다”며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비료에 속하지만 현장에서의 점검·개선은 미흡하다”고 말했다.

[상토 효과 높이려면 보관·소독도 중요] 농가들은 시판 상토가 ‘다 거기서 거기’라고도 말한다. 주원료가 7~8가지 안팎이고, 여기서 비율만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 상토에는 종자를 심어서 어린 모종까지만 키우기 때문에 비료를 쓰는 데 한계가 있다. 자칫하면 모종에 ?해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시판 제품 모두 비료 성분이 미미하게 들어 있는 이유다. 육묘장 관계자들은 육묘할 때는 사실상 물만 주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물을 조금씩 자주 줘서 상토가 적당한 수분을 유지하도록 하고 그 이상의 물은 빼내 공기가 잘 통하게 하는 것이 전부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딸기 육묘에 상토를 사용하는 한 농업인은 “상토의 고질적인 문제는 효과 발현의 불안정성”이라며 “상토는 사용하는 과정에서 기온·습도 등 기상과 기후 여건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상토를 잘못 보관해 효과가 나룅나지 않는 일도 종종 있다”며 “주변 귀농인 중에는 상토 선택을 잘못해 생육 불량 등 피해를 본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제조사나 제품 차이보다는 보관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상온에 보관할 수 있을 정도면 무난하지만 직사광선이 들어오는 곳보다 그늘진 곳이 낫고, 비를 맞지 않아야 포장재 안에서 변질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상토 포장재는 농가가 뜯기 쉽고 무게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얇은 비닐 소재로 만들어 충격을 받으면 찢어지기 쉽다. 하지만 상토 성분과 형질이 그대로 유지되려면 포장재가 열리거나 찢어지지 않아야 한다.

일부 농가는 멸균을 위해 시판 제품을 소독해서 쓰기도 한다. 상토는 병해충이 없고 작물 생육을 방해하지 않아야 하므로 선충·박테리아·곰팡이·잡초 등을 없애기 위해서다. 상토를 재사용할 때는 소독이 필수다. 소독 방법으로는 훈증법과 증기소독법이 주로 활용된다. 훈증법은 훈증제인 다조메·베이팜 등을 상토에 뿌리고 밀폐한 뒤 발생하는 가스로 살균하는 방법이다. 상토에 약제를 살포하고 비닐로 덮은 뒤 며칠간 방치했다가 비닐을 걷고 2~3일 간격으로 배지를 휘저어주면 된다. 가스가 완전히 날아간 뒤 작물을 재배?야 약해를 막을 수 있다. 증기소독법은 80~100℃의 증기로 30분간 상토를 완전히 찌는 방법으로 살균 효과와 안정성이 높다. 소독 후에는 소독 방법과 관계없이 식물에 유용한 미생물도 사라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소독하기 전에 식물체와 이물질을 제거해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출처 농민신문 글 김산들 사진 농민신문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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