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콩보다 단백질 흡수율 높은 발효콩, 중년 이후 근육형성에 도움
수원에 사는 박유정(가명·66세)씨는 최근 앉고 일어설 때마다 다리에 힘이 풀리는 일이 잦다. 근육이 빠져나가는 것을 체감한 박씨. 전문가 조언에 따라 근력 운동과 단백질 섭취에 무척 신경 쓰고 있다. 하지만 단백질을 제대로 섭취하는 것인지는 의심스럽다. 먹는 음식의 단백질 섭취량을 하나하나 따지기 어렵고, 고기를 먹자니 이가 아프고 소화도 잘되지 않는다.
◇단백질 흡수율 50대부터 신경 써야
나이가 들면 젊은 사람과 같은 양의 단백질을 먹어도 체내 흡수가 더디다. 20대와 70대 사람들에게 같은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게 한 후 근육 합성률을 측정한 결과, 70대에서 근육 단백질 합성률이 20대보다 16% 더 낮게 나타났다.
지난 2015년 국제학술지 플러스원에 실린 연구 결과다. 연구진은 “단백질을 같은 양, 같은 종류를 먹어도 근육을 만드는 효율은 나이 들수록 떨어진다”며 “노화로 인한 근육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50대 이상부터 단백질 흡수율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 들수록 근육량이 줄어드는 이유는 균형잡힌 영양 섭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필수 아미노산 등 단백질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루 단백질 섭취 권장량(체중 1㎏당 하루 0.8g)을 챙기지 못하는 70세 이상 노인들은 근육량 감소가 더 심각하다는 연구도 있다.
근육이 빠져나가면 신체 전반의 기능이 저하되고 뼈를 약화시킬 수 있으므로 평소에 예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근육 만드는데 도움이 되고 체내 흡수 잘되는 단백질을 섭취함으로써 근육을 보존할 수 있다.
마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무작정 많이 먹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살이 안 찌거나 살이 빠지면서 마른 몸을 가진 사람이라면 영양분 흡수가 잘 되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체내 흡수가 잘 안 되는 원인으로는 체내 효소 부족, 위산 과다 분비, 체내 박테리아의 균형 이상 등을 꼽을 수 있다.
◇반드시 챙겨야 할 중요 아미노산은?
근육 손실을 막고 새로운 근육 세포를 만들어내려면 필수 아미노산 섭취율을 높여야 한다. 필수 아미노산은 동물성 단백질에도 많이 함유돼 있지만, 식물성 단백질보다 흡수가 더딘 단점이 있다.
콩은 필수 아미노산 8종을 모두 갖고 있다. 동물성 단백질에서 얻기 어려운 생리활성물질인 이소플라본, 안토시아닌, 올레인산, 리놀렌산, 비타민 A·B1·E, 식이섬유 등이 풍부하다. 필수 아미노산을 비롯해 여러 유용성분을 더 높게 함유한 것이 바로 발효한 콩이다.
발효콩 단백질은 속이 약한 사람도 쉽게 흡수할 수 있는 미세한 아미노산 분자로 이뤄져 있다. 발효콩은 일반 콩과 비교했을 때 8종 필수 아미노산 함유량이 평균 10.5배 높다.
근육을 합성하고 촉진하는 류신, 아이소류신, 발린 등 필수 아미노산의 함유량도 많아진다. 특히 류신 성분은 발효 전 콩보다 32.5배 높아진다. 지난 2012년 영국영양학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근육량이 적은 마른 사람이나 노인들이 근육량을 늘리려면 류신이 많이 든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류신이 근육 단백질 합성(MPS)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효소로 영양흡수 강화, 충분한 수분 섭취도 근육 UP!
속이 약한 마른 사람들이나 근육량이 적은 노인들은 체내 영양소 흡수를 돕는 효소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효소로 속을 회복시키고 발효콩 단백질이 근육으로 갈 수 있게 영양 선순환이 이뤄져야 살도 잘 붙는다. 영양 흡수를 더 강화시키려면 효소 식품을 보충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근육의 75%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는 만큼 근육을 유지하려면 평소 수분섭취도 중요하다. 국제영양학저널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사람 중 하루 물 섭취가 평균 800㎖ 이하인 경우 근육 감소 현상이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나이 들어 근육 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하루 7~8잔 이상 수분 섭취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출처 : 조선일보 문일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