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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노래 그 사연] 손인호 ‘한 많은 대동강’…북녘 고향땅 그리며

작성자인연|작성시간23.02.28|조회수26 목록 댓글 0

일러스트=김홍기


유행가는 시대를 따라서 흐르는 노래다. 그런 의미에서 대중가요보다 더 미세하게 시대 이념과 대중의 삶 근저에 감성을 보존하는 막사발이라고 해도 되리라.

노래 ‘한 많은 대동강’은 2019년 TV조선의 오디션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에서 진(眞)을 수상한 송가인에게 우승을 안겨준 노래다. 1950년대 손인호의 노래가 2019년 송가인의 목청을 통해 다시 대중들 인기의 보름달이 된 것이다.

한 많은 대동강아 변함없이 잘 있느냐

모란봉아 을밀대야 네 모양이 그립구나

철조망이 가로막혀 다시 만날 그때까지

아 소식을 물어본다 한 많은 대동강아

대동강 부벽루야 뱃노래가 그립구나

귀에 익은 수심가를 다시 한번 불러본다

편지 한장 전할 길이 이다지도 없을쏘냐

아 썼다가 찢어버린 한 많은 대동강아

(손인호 ‘한 많은 대동강’ 가사)


‘한 많은 대동강’은 6·25전쟁의 폐허 속에서 찾아가지 못하는 북녘 고향땅을 떠올리며 그려낸 노래다. 손인호(본명 손효찬)는 1927년 평안도 창성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에 고향마을이 수풍댐 속에 잠긴 실향민으로, 당시 온 가족이 이주한 곳은 백두산 근처 중국 장춘이다.

그는 해방·광복 뒤 신의주로 귀국해 평양에서 열린 관서콩쿠르대회에서 1등을 했다. 이후 1946년 월남해 6·25전쟁 중 군예대에서 활동했다. 제대 후 공보처 공무원으로 녹음을 담당하면서 얼굴 없는 가수로 활동했다.

이 노래를 작사한 야인초(본명 김봉철)도 이북 출신으로, 황해도 태생이다. 그는 1946년 해방·광복 이듬해에 일본에서 귀국해 부산 남항동에서 철공소를 운영하며 철공소 내에 음반제작설비를 갖췄다. 이것이 부산 최초의 음반사 코로나레코드사다.

대동강은 이별과 사랑 노래, 그리고 시를 품고 있다. 고려가요 ‘서경별곡’도 그 하나다. 노래 ‘한 많은 대동강’은 오프닝 대사와 본 가사에 대동강 유적지를 묘사한다. 평양성·부벽루·능라도·반월도·연광정·영명사 등은 오프닝에 낭송되고, 모란봉·부벽루·을밀대가 노랫말에 인용된다. 이 각각에 대한 음유를 잘해야 노래 속 화자의 풍류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으리라.

유차영<솔깃감동스토리연구원장>

출처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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