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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평 마당집, 어나더하우스 즐거운 정착기

작성자아름드리.|작성시간22.05.30|조회수25 목록 댓글 0

 







22평 마당집, 어나더하우스 즐거운 정착기


콘텐트 크리에이터 배정현씨는 평소 로망이던 ‘마당’이라는 검색어를 친 후, 낯선 동네에 살게 되었다. 난생처음 페인트를 칠하고, 텃밭 농사도 지었다. ‘Another House’라고 이름 붙인, 일터라고 하기엔 너무나 집 같은 공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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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GARDEN
코리앤더, 바질 등 요리에 쓰는 각종 풀과 블루베리, 왕자두나무를 심은 실용 정원. 가든 앞으로 있던 펜스를 뒤로 이동시켰다.

2 KITCHEN
늘 꿈꾸던 프랑크푸르트 콘셉트와 창이 있는 주방. 본래 있던 상부장을 떼어내 햇살과 초록을 누리게 되었다.

3자주 쓰는 양념병과 유리컵, 조리 도구 등은 오픈형으로 수납하고, 소형 가전은 수납장 아래 커튼 속에 넣었다.

4 PROJECT ROOM
일하는 곳이자 언제라도 갤러리로 변신할 수 있는 프로젝트 룸. 다양하게 쓸 수 있도록 도화지처럼 희게 두었고, 한쪽 벽은 칠판 페인트를 칠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언덕배기의 72.6㎡(22평) 주택은 정원과 마당까지 알차게 자리 잡고 있고, 주방, 다이닝 룸, 거실, 침실 등 좁은 공간에 없는 것이 없다. 배정현의 작업실은 살림집이 아닌데도 ‘어나더하우스’라고 불리는데 마당과 본인의 취향이 드러나는 공간들로 꾸미다 보니 집의 모습이 되었다. 이 신기한 공간은 취향을 담은, 라이프와 관련 이야기가 담겨 있는 ‘콘텐트 모델하우스’쯤으로 이해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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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선반과 랙, 자석 바 등 다양한 월 액세서리를 이용해 진열한 주방용품들. 오래전부터 여러 곳에서 사 모은 그녀의 취향과 관심사가 보이는 물건들이다.
2‘헬로우 레시피’는 외국 슈퍼마켓에서 산 재료로 쉽고 간단히 만드는 한국 요리를 가르쳐주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별별 모임의 공간

3월에 이사 와서 2개월 동안 페인트칠하고, 타일 붙이고, 허브 심고 하면서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이 집에서 그녀는 일도 하지만 소셜 쿠킹 클럽, 드로잉 클럽 등 별별 모임도 연다. 이미 수십 번의 모임을 개최했는데 재밌는 것은 멤버의 나이도 직업도 모두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나이와 친분 상관없이 코드가 맞는 이들이 모여요. 저는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런 모임이 에너지의 원천이죠. 가로수길 시절 열었던 목요 세미나 프로젝트도 그런 모임이었어요. 뉴욕 물건을 모아 보여준 미싱 뉴욕 프로젝트, 부티크 호텔 여행기, 티라미수 만들기 등 주제도 주체도 다양했어요. 일도 놀이도 인생도 프로젝트처럼 하면 더 재밌어요.”

이렇게 모임을 염두에 둔 집이었기에 집을 고를 때 공간 활용도부터 살폈다. 이 집은 마당을 거실과 주방이 ㄱ자로 둘러싸고 있는 형태. 문의 개폐에 따라 마당과 거실, 마당과 주방 등으로 다채롭게 쓸 수 있다.

그녀는 잡지 기자, 편집장, 요리 학교 학생, ‘쇼핑앤더시티’를 쓴 쇼핑 칼럼니스트, 방송 프로그램 기획자, 전시를 연 아티스트, 키엘, 앱솔루트, 기아 등 브랜드의 프로젝트 디렉터,『헬로우 가로수길』신문 발행인 등 이력이 복잡 다양 변화무쌍하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작업실 이사 동선도 못지않다. 신사동 가로수길의 카페 WASH, 종로구 익선동 오래된 골목의 작은 점방 같은 작업실, 그리고 지금 강북구 미아동의 주택이다.

가로수길 작업실은 사람들이 카페처럼 들르기 좋은 곳이었다면, 익선동은 전시 주제에 따라 공간이 달라지는 프로젝트 룸이었다. 요리와 모임을 즐기는 그녀의 작업실은 두 곳 모두 야무진 주방이 있었고, 이 집도 주방이 단연 돋보인다.

어나더하우스는 여기에 덧붙여 ‘키친 투 가든’과 아웃도어 파티를 열 수 있는 ‘마당 집’이다. “마당을 갖기 위해 도심에서 떨어진 곳으로 왔어요. 집을 페인팅하면서도 디테일은 포기하고 컬러만 잘 맞추자고 생각했어요. 간단해요. 중요도에 따라 취사선택을 한 것이죠. 프로젝트하듯이요.”

한 벽, 한 벽 페인트를 칠하고, 타일공 불러 타일을 붙이고, 선반을 달고, 레터링 시트지를 붙이고…. 그녀가 2개월 동안 홀로 집을 고친 이야기는 뭔가 즐겁게 척척 진행된 것 같았는데 그렇게 심플하게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 때문인 듯하다.

하나씩 하나씩 온라인 쇼핑으로 만든 집

페인트도 소파 커버링도 허브 모종도 모두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발품 팔 시간이 없고, 운전을 못하니 물건을 들고 오는 것도 문제라 키워드를 넣어가며 집 고치기 쇼핑을 했다. “페인트, 좁은 벽, 깨끗하게 칠하기를 입력해 납작 스펀지 붓을 샀고, 주방 수납장을 가릴 커튼은 커튼, 레일, 고리 등으로 우리 집에 어울리는 레일용 커튼 집게를 찾아냈죠.” 잡지꽂이, 싱크대 손잡이, 등받이 쿠션, 선반, 전화기도 모두 인터넷으로 구매했다. 전체 쇼핑의 90%를 그렇게 해결했다.

또 대대적으로 집을 고쳐보는 것이 처음이라 하나씩 하나씩 결정했다고 한다. 페인트도 한 번에 사지 않고 꼭 칠하고 싶은 컬러를 사서 칠한 후 거기에 어울리는 색을 다시 주문하는 식이었다. 이 집 주방의 샘플은 프랑크푸르트 주방.

현대 주방의 원형인 프랑크푸르트 주방은 오스트리아 건축가가 동선과 수납을 최적으로 시스템화한 주방으로 실용적이고 과학적인데 주방 가구의 컬러도 그런 기준으로 파리가 싫어하는 ‘코발트 블루’를 칠한다. 그녀의 페인트 쇼핑은 이 컬러에서 시작되었다.

“블루로 주방장을 칠했는데 막상 해보니 칙칙한 거예요. 벤자민 무어의 컬러칩에서 올해의 컬러로 선정한 실버 폭스를 발견하고 그 색으로 천장을 칠했더니 한결 산뜻해졌어요” 주방 천정 컬러를 보고 영감을 얻어 주방 옆 티 룸의 천장과 벽을 피코크 그린으로 칠하고 피코크 그린과 어울리는 딥 초콜릿 색상으로 또 다른 벽을 칠하고, 또 거기에 맞춰 연한 그레이 컬러를 칠했다.

주방에도 수납 가구를 사고, 인조 대리석 상판을 주문해 올리고, 물건이 보이는 것이 지저분해 커튼 레일을 달고, 레일용 커튼 집게를 찾아냈다. 이렇게 하나씩 꾸미니 품은 들고 일은 더디어도 완성도가 높았다.

태어나서 처음 칠한 페인트, 텔레비전을 보며 재봉틀로 박았다는 침실과 주방의 커튼, 하나씩 뜯어 붙인 시트지 레터링 등 아마추어가 했다기에는 과정도 결과도 무척 즐거운 집이다. 어나더하우스에서는 ‘잘해야 돼’가 아니라 쉽게 재밌게 놀이처럼 했다는 그녀의 마음가짐이 그대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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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PRIVATE ROOM
침실과 화장실이 있는 개인 공간. 침실은 본래 있던 가구를 살리고 페인팅 정도로 간단히 손을 댔다. 베개와 수건, 타일 등을 어나더하우스 로고를 넣어 제작했다.

1, 3 TEA ROOM
주방 옆에 딸린 작은 방은 냉장고, 세탁기 등을 두는 다용도실이었다. 천장이 낮고 후미져서 오히려 아늑한 무드가 날 것 같아 티 룸으로 변신시켰다. 테이블과 의자는 네덜란드 빈티지.

기획_이나래 | 사진_전택수(Jeon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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