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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주 소나무 숲 속 40년 주택의 변신

작성자안초공|작성시간22.09.15|조회수25 목록 댓글 0

자신만의 미학과 스타일로 완성

미시간주 소나무 숲 속 40년 주택의 변신

 

그래픽 디자이너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변신해 성공가도를 달리는 세라 셔먼 새뮤얼. 오랜 시간 자신만의 미학과 스타일을 연마해온 그가 뜻깊은 프로젝트를 완수했다. 미시간주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40년 된 주택을 가족의 보금자리로 변신시킨 이야기.

이 집의 느낌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일러스트 작품과 사이드보드가 놓인 거실 코너. 물감으로 그린 추상화들은 새뮤얼과 협업한 아티스트 제니 페니우드, 젠 가리도의 작품이며 사이드보드와 화분 받침으로 활용한 사이드 테이블은 모두 CB2 제품이다.

벽난로와 굴뚝의 벽면을 반듯한 직선으로 만들고 가운데에 둥근 테이블과 라탄 체어를 들여 부드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 거실.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집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패밀리룸 코너. 매리골드 컬러 패브릭으로 리폼한 암체어는 빈티지, 원형 라탄 오토만은 프랑코 알비니의 디자인으로 시카 디자인 제품, 아치 우드 블록 프린트는 블록 숍 텍스타일에서 구입했다.

자연의 평온한 느낌을 선사하는 우드 콘솔이 놓인 부부 침실.

 

그래픽 디자인에서 시작된 인테리어 디자인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광고 회사에서 근무했던 세라 셔먼 새뮤얼(Sarah Sherman Samuel). 광고 디자인을 하다 ‘서피스 디자인(surface design)’이라는 틈새 시장을 알게 된 그녀는 LA의 패션 페이퍼 회사로 이직, 패턴 및 색상 전문가로 미국 대형 유통 브랜드 타겟(Target)의 포장지부터 그곳에서 출시하는 각종 종이 제품의 디자인을 맡아 큰 성과를 거뒀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5년간 팀을 이끌면서 보람도 컸지만 개인적인 심미안과 개성이 확고해지면서 독립을 결정했죠.” 당시 새뮤얼은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다루는 개인 블로그를 운영 중이었고, 특히 자신의 특기와 관심사를 살려 컬러, 패턴, 패브릭 등을 활용한 인테리어 DIY 아이디어를 소개했던 터. 그녀는 아예 블로그를 쇼룸으로 여기고 이곳에 지속적으로 자신의 작업을 포스팅했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기 시작했다.

새뮤얼은 방문과 옷장, 주방 가구의 서랍 손잡이부터 러그, 쿠션, 커튼 등의 컬러와 패턴만 바꿔도 인테리어가 달라진다는 점을 실제 공간에 적용해 보여주었고, 그렇게 작은 부분에서부터 시작된 개조는 범위가 점점 넓어지면서 결국 그녀를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성장시켰다. “저도 제가 배우 맨디 무어와 사진작가이자 영향력 있는 패션 블로거 가랑스 도레 같은 유명인의 집을 디자인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콘크리트로 아치형 벽감을 만들고 기하학적 오브제와 서적을 전시해놓은 거실 코너. 집주인의 취향이 한눈에 감지된다. 라운지체어와 등나무 스툴은 모두 빈티지, 흰색 토템 조형물은 새뮤얼이 지역의 공예가와 협업해 제작했다.

 

현관에서 집에 들어오면 마주하는 벽면. 뉴트럴 컬러와 기하학적인 조형미가 돋보이는 화병과 콘솔의 조화가 이 집의 스타일을 알려주는 단서가 된다.

 

다이닝 룸은 새뮤얼이 선택한 개성적인 가구와 소품들로 꾸며졌다. 벽면의 아치 태슬은 신디 수 젤(Cindy Hsu Zell)의 작품, 콘솔은 새뮤얼이 디자인하고 제작한 것이다. 빈티지 대리석 식탁은 소더비 경매에서 구매했고, T자 모양의 등받이가 독특한 우드 체어는 파예 투굿(Faye Toogood)이 디자인한 제품.

심플한 화이트 주방 가구는 이케아에서 구입하고 새뮤얼이 금속 디자이너와 제작한 브라스 손잡이를 설치해 개성을 살렸다.

 

고향에서 찾은 가족의 보금자리

매일 자신의 집에 변화를 주며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소개한 지 7년. 새뮤얼은 최근 드라마틱한 경험을 했다. 유명인의 하우스 인테리어부터 공예 작가들과의 하드웨어 및 오브제 제작 그리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세미핸드메이드, 룰루 & 조지아 등과 협업해 만든 러그, 쿠션, 베딩, 벽지 등이 출시 후 모두 매진되는 희열을 맛보았으니 말이다.

“그런데 문득 제 현실을 깨달았어요. 정작 제대로 된 우리 집이 없다는 걸 말이죠!” 2017년 새뮤얼은 둘째 딸을 출산했고, 그로 인해 30평이 채 되지 않던 방갈로 주택은 네 식구가 살기에 불편해졌다. 부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인터넷 부동산 앱의 에이전시를 통해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까지 대륙을 횡단하며 집을 찾았고, 새뮤얼의 고향 근처인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Grand Rapids)에 있는 1980년대 지어진 주택을 최종 선택했다.

LA 집보다 3배 넓은 면적,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자연환경은 어린 두 아이를 키우는 부부에게 이상적이었기 때문. “솔직히 실제 집을 본 순간 90%에 해당하는 공간은 모두 개조해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제 마음에 드는 건 패밀리룸의 원형 천창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도면을 그린 새뮤얼은 현지 기술자와 협업해 기초공사를 마쳤고, 인테리어 디자인이 시작되는 시점에 가족과 함께 이사를 왔다. “페인트칠부터 가구 제작, 오브제 배치에 이르기까지, 집의 변화 과정을 SNS에 공개하기로 했거든요.”

창 너머 푸른 숲이 펼쳐지는 주방. 창문 위 벽면과 천장은 우드 마감을 그대로 살려 자연 풍경과 실내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했다.

커튼을 열면 숲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전망을 자랑하는 부부 침실. 자연 속 휴식처같이 편안한 컬러 톤으로 연출한 침실은 카펫을 제외한 모든 것을 인터넷으로 찾아내고 구입했다. 독특한 형태의 거울은 모로코에서 활동하는 유럽 디자이너 브랜드인 르랜스(LRNCE) 제품, 러그는 새뮤얼의 아이코닉 디자인으로 룰루 & 조지아에서 제작 판매한다.

파스텔톤 핑크 패턴 벽지와 매리골드 컬러 캐노피로 사랑스럽게 꾸민 둘째 딸 방.

 

가족의 손길로 완성한 유일무이한 집

“밝은 화이트와 따스한 베이지, 공기가 자유롭게 흐르는 여백과 곡선 그리고 기하학적 조형미가 돋보이는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인테리어를 완성하고 싶었어요.” 압축해 표현하자면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의 집이랄까. 새뮤얼은 빨간색이었던 외관을 블랙으로, 인조 잔디가 깔려 있던 현관은 아이보리 테라초 타일로, 베이지 카펫이 깔려 있어 거대한 캣타워 같던 계단은 우아한 곡면의 화이트 석고 난간을 더해 고리타분하던 집을 세련되고 정갈한 스타일로 변신시켰다.

거실 한쪽 벽면은 콘크리트를 이용해 아치형 벽감으로 변신시키고, 그 안에 기하하적인 오브제와 책을 진열해 새뮤얼 특유의 스타일을 완성했다. 옛집의 흔적은 패밀리룸의 원형 창문과 주방에서 거실까지 이어지는 소나무 패널 천장으로만 존재할 뿐 실내는 완전히 새집이 되었다. “사실 천장을 흰색으로 칠해야 할지 끝까지 고민했어요. 결국 제 SNS 팔로워들에게 의견을 구했고, 그들이 투표까지 하며 원형을 유지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그대로 따랐어요.”

모든 것을 자신의 마음에 들 때까지 수정, 보완하며 18개월간 진행한 개조. 클라이언트의 요구도, 건축가의 아이디어도 반영되지 않은 이 집은 새뮤얼에게 디자이너로서 한층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로써 제 최악의 클라이언트는 제가 되고 말았네요.” 애정 어린 손길로 디자인한 집, 자연과 쉽게 소통하는 이상적인 공간. 새뮤얼은 이 집을 평생 고쳐가며 살 생각이란다.

침실 내에 자리한 욕실은 공간에 맞게 제작한 직선형 세면대와 아치형 거울로 깨끗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돋보인다.

 

남매가 함께 사용하도록 만든 2층 침대. 아치 프레임부터 침대까지 모두 새뮤얼이 목수와 함께 직접 제작했다. 천장은 서커스 텐트에 많이 쓰이는 패턴을 그린 것으로, 아이들이 침실을 즐거운 놀이 공간처럼 느낄 수 있게 했다.

 

기획 홍주희 기자

진행 이정민(프리랜서)

사진 Matthew Williams

출처 리빙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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