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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감성을 담은, 낡은 주택 개조

작성자초익공|작성시간23.02.08|조회수40 목록 댓글 0

따스한 감성을 담은, 낡은 주택 개조

SHALL WE MAKE IT?

 

아파트에서의 답답한 일상과 빡빡했던 일터가 싫어 캠핑을 떠나곤 했다. 그러다 문득 돌아보니, 일도 집도 새로운 곳을 향하고 있더라. 숲 옆에 자리한 율현동 주택에서의 하루, 공간도 시간도 여유롭기만 하다.

 

스킵플로어 형식으로 주방과 거실이 자연스레 단차로 분리되는 구조다. 주방과 거실 사이에 있던 기존의 내력벽을 철거해 거실과 주방을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주택에서의 삶은 아파트와는 사뭇 다르다. 그것이 비록 건축이 아닌 리모델링이라 하더라도 변화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진다. 결혼 후 아파트 생활만 하던 첫차박의 장문성 대표가 아파트의 편리함을 뒤로 하고 율현동에 집을 마련하게 된 계기도 그것이다. 가족을 위한 다채로운 공간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것. 게다가 숲 옆에 자리하고 있어 자연의 내음도 만끽할 수 있겠다 싶었다. 주택으로의 이사는 부부에게 있어 큰 변화였다. 단지 주거생활의 변화가 아닌 삶을 대하는 방식의 변화라고나 할까. 다닥다닥 붙어 있는 아파트에서의 일상과 숨 가쁘던 일정에 지쳐갈 무렵, 부부가 선택한 돌파구는 캠핑이었다. 주말마다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면 충전되던 에너지. 자연스레 주말만 기다리던 장문성 대표는 결국 취미를 일로, 캠핑카 공식인증 판매사 ‘첫차박’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거주지 역시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숲세권인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됐다.

새로운 일상으로의 시작은 언제나 설레는 법이다. 그 시작점에 있던 이 집과의 첫 만남은 어떠했을까. 곰팡이가 잔뜩 피어 있던 낡은 원목 새시와 벽지, 습하고 어두워 버려진 듯 보였던 지하공간. 하지만 그러한 겉모습 뒤로 스킵플로어 설계의 공간들이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새로운 공간에 대한 기대감이 솟아났다. 미대 출신의 아내는 낡은 건물 속에서 신선한 가능성을 엿보았고 대학 동기인 티티티 웍스의 이자영 실장과 함께 따스한 감성 인테리어를 실현하고자 했다.

 

주택만이 누릴 수 있는 아이템, 벽난로. 구로철판으로 선반을 제작해 한층 세련된 공간이 완성됐다.

 

소품에 있어서는 다소 과감한 디자인과 컬러를 시도했다. 테이블 옆의 대형 액자, 디자인이 돋보이는 시계와 조명들이 밋밋한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기존의 답답했던 구조에서 탈피, 벽면의 넓은 팬트리와 아일랜드 테이블이 있는 주방으로 확장해 공간이 한층 쾌적하고 넓어 보인다.

 

우선 아파트의 답답한 공간에서 벗어나고자 주택을 선택했던 터라 이곳에서 만큼은 양껏, 넉넉하게 공간을 구성하길 원했다. 또 넓은 공간이지만 방치되는 곳 없이 가족들의 발길이 자주 스치고 머물고 싶은 공간들로 완성되길 바랐다. 캠핑을 즐기는 가족답게 많은 짐을 보관할 수납공간이 필요했고, 오래 살 집인 만큼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 그리고 기존의 가구와 조명에 어울리도록 공간을 연출해야 했다.

이자영 실장은 청소를 하루에 두 번 할 만큼 깔끔하고 부지런한 성향의 부부를 위해 군더더기 없이 모던한 스타일로 방향을 잡았다. 그리고 주택만이 누릴 수 있는 높은 천장고와 넓은 창을 적극 활용, 개방감과 탁 트인 시야를 확보했다. 평면 계획 시에는 실별 동선을 최소화하면서 여유로운 거실과 주방 그리고 아이를 위한 공간들을 구획했다.

 

기존의 유리를 그대로 살리되 우드와 화이트 마감으로 화사하게 연출된 계단. 미니멀하고 간결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1.5층에 마련된 서재 겸 공부방. 레어로우 시스템 가구와 선반 설치로 공간에 활용도를 높였다.

 

거실과 주방 사이에 위치한 다이닝 공간은 창가 옆, 빛이 가장 잘 들어오는 자리에 배치했다.

 

POINT 1_심플한 레어로우 시스템 선반       
인테리어 마니아들의 위시리스트에 자주 오르는 아이템. 금속성이 강조된 레어로우와 자작나무 합판이 어우러져 모던하면서도 따스한 공간이 완성됐다.           

POINT 2_안방 욕실의 숨은 매립형 거울장       
언뜻 보면 거울 액자처럼 보이지만 거울을 열면 내부에 수납장이 숨겨져 있다.   벽면에 수납장을 매립해 매끈하게 디자인한 덕에 욕실이 한결 넓고 쾌적해 보인다.          

POINT 3_미니멀한 디자인의 테이블         
테이블 우측 끝을 벽면에 고정하고 다리를 하나만 제작해 미니멀한 테이블 디자인을 완성했다. 유행을 타지 않는 마감재와 심플한 디자인의 가구가 더욱 돋보인다.

 

평소 와인과 위스키를 즐기는 부부를 위한 지하의 가족실 겸 파티룸. 층고가 낮아 노출 천장으로 개방감을 살리고 아이보리 벽돌과 자작나무 합판으로 마감했다.

 

 

(위, 아래) 컬러풀한 아이방. 벽면을 따라 키 큰 장과 하부장이 연결된 디자인으로 벤치로도 활용할 수 있다.

 


INTERIOR SOURCE

대지위치 ≫서울 강남구 율현동  
거주인원 ≫ 3명 (부부 + 자녀 1)  
건축면적 ≫323.6m2(98평)  
내부마감재 ≫벽 - 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LX지인 벽지, 바닥 - 오크 브러쉬 원목마루
욕실 및 주방타일 ≫두오모 외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quadro,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가구 ≫제작(도장도어), 블럼하드웨어  
조명 ≫ 루이스폴센  
스위치 및 콘센트 ≫ 융, 르그랑  
중문 ≫ 금속 프레임 + 투명유리 제작  
방문 ≫ 제작(필름도어), 모티스도어락  
붙박이장 ≫자체제작 가구(도장도어)  
계단재 ≫ 오크 집성목  
시공 및 설계 ≫티티티 웍스 www.instagram.com/ttt.etc

 

 

(위, 아래) 무늬목 패널로 헤드를 제작한 2층 침실. 긴 테이블이 놓인 창가는 아내가 정원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거나 책을 보는 공간이다.

 

우선 스킵플로어 구조로 설계된 0.5층에는 온전히 짐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를 배치해 캠핑용품이나 아이용품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1층에는 가족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거실과 주방, 다이닝룸을 두되 기존 거실과 주방 사이에 있던 벽을 철거, 한결 여유로운 공간으로 새롭게 구성했다. 1층과 2층 사이에 위치해 가족 서재로 사용 중인 1.5층에는 부피가 큰 가구 대신 레어로우 시스템 가구와 선반을 활용해 공간의 효율성을 높였다. 2층은 좀 더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안방과 아이방을 두고 2.5층에는 많은 옷을 수납하기 위해 넉넉한 드레스룸을 뒀다. 충분한 수납과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그리고 가족이 편안하게 느낄 동선을 모두 고려해 배치한 만큼 만족도는 최상이라고.

가족들이 일상을 보내는 곳이 지상층이라면, 여가를 보내기 위한 히든 스페이스는 바로 지하다. 낮은 천장은 노출 형식으로 최대한 높이고, 밝은 컬러의 벽돌과 자작나무 합판으로 마감한 감성적인 곳. 평소 와인과 위스키를 즐기는 부부를 위한 공간이다. 기존에는 습하고 어두워 버려지다시피 했던 곳이었지만, 이젠 아니다. TV와 편안한 소파 그리고 넓은 테이블까지 마련되어 있어 가족실로도 파티룸으로도 손색이 없다.

 

 

(위, 아래) 기존의 옷방과 욕실을 확장해 두 개의 세면대와 샤워 공간, 욕조 공간이 분리된 넓은 욕실을 계획했다.

 

2.5층 드레스룸. 도장 마감 제작 가구로 벽 한쪽은 키큰장, 창가 쪽은 서랍장을 길게 둬 충분한 수납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모든 공간이 어느 곳 하나 튀는 곳 없이 차분하면서도 감각적이다. 그래서 더욱 쉽사리 완성된 듯 보이지만 실은 치열한 고민 끝에 완성된 공간이다. 대부분의 공사가 그렇듯, 한정된 예산이 문제였다. 오랜 고민 끝에 외부 방수, 누수 공사 등의 기초공사와 잘 보이고 자주 사용하는 공간의 자재와 디테일에 좀 더 힘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층과 계단실의 경우 수입타일과 원목마루, 페인트 도장과 무몰딩을 선택했다면, 그 외 공간에는 저가타일과 강마루, 도배 등으로 힘을 뺐다고나 할까. 주방의 고급 수전과 벽난로의 구로철판 선반, 1층 화장실의 천연대리석 상판 등도 신경 쓴 부분이다. 하지만 비용을 절감한 공간이더라도 어떻게 하면 더 근사할지에 대한 고민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렇게 모든 공간에 애정을 쏟은 덕분인지 곳곳에 발길이 스치고 시선이 머문다.

부부의 취향을 온전히 담아낸 집. 아마 이곳에 잠시라도 머무른다면 여기에 사는 이들이 무엇을 선호하는지 어떤 감성을 가졌는지를 단번에 알아낼 수 있을 듯하다. 갑갑했던 도심 속 아파트를 벗어나서야 비로소 삶을 제대로 누리는 듯하다는 부부. 새로운 일과 새로운 집, 결코 쉽지 않았을 이 낯선 도전에 용감하게 부딪혔기에 얻게 된 여유가 아닐까 싶다.


취재_ 최미현  |  사진_ 티티티 웍스

출처  월간 전원속의 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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