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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01 / 자투리 공간에 대해

작성자목기연|작성시간23.06.16|조회수35 목록 댓글 0

PART 01 / 자투리 공간에 대해

생애주기 변화 혹은 기능 우선 계획에 의해 발생 유력

주택은 구성원에게 꼭 맞춰 계획된 공간이지만 생애주기에 따라 각 실의 쓰임이 달라지기도 한다. 쓰임이 달라진 공간에 가구들을 옮겨오거나 아니면 자연스럽게 사용 빈도가 줄어드는 경우 이른바 ‘자투리 공간’이 발생하는데 이를 방치하기보다는 적절한 대응을 통해 완충 혹은 시너지 있게 활용할 수 있다.

 

아파트는 우리의 가장 보편적인 주거 형태다. 사람에게 맞춘 공간이 아닌 사람이 공간에 맞춰 생활하는 방식은 늘 퀴즈를 던지는 듯하다. 공간을 쪼개고 짐을 옮기며 매 순간 우리는 그 퀴즈를 풀어간다. 이는 현대인이라면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해지기도 할 아파트의 단편이다.

(드로잉 KDDH 김동희 소장)자투리 공간이 생기는 이유

○○아파트, 한 부부가 대화를 나눴다.
아내 : 이제 슬슬 애들 방을 따로 분리해 주는 게 좋지 않을까?
남편 : 나도 그렇게 생각하긴 하는데 어떻게 방을 마련하면 좋으려나.
아내 : 우리가 사용하는 드레스룸을 방으로 꾸며줄까?
남편 : 안에 있던 짐은?
아내 : 각 방에 조금씩 나눠 수납해둬야지 뭐.

며칠 후, 남편이 당분간 재택근무를 하게 됐다.
남편 : 여보, 내가 앞으로 6개월 정도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게 됐어.
아내 : 그래? 뭔가 자리를 또 마련해야겠네.
남편 :그래서 말인데 거실 한쪽에 작은 테이블을 놓고 잠시 사용하면 어떨까?
아내 : 지금도 그렇게 넉넉하지 않은데 괜찮겠어?
남편 : 달리 방도가 없는 것 같아서.
아내 : 음, 우선 필요한 짐부터 찾아보자.
남편 : 의자에 놓을 방석은 어디에 뒀었지?
아내 : 작은 애 방 침대 아래일걸?
남편 : 아까 찾아보니 거기는 없던데.

어느 주말 오전, 아내가 우연히 SNS에서 주택 사진을 발견한다.
아내 :여기는 작은애 방, 여기는 큰애 방 … 아, 여기는 따로 시네마로 하면 좋겠네.
남편 : 뭘 그렇게 열심히 보고 있어?
아내 :내가 주택 하나 발견했는데, 지금 우리한테 필요한 방들이 꼭 들어맞더라고.
남편 :아무래도 주택이면 지금 생활보다는 훨씬 좋을 거야, 그렇지?
아내 :애들 생각해서라도 우리도 한번 계획해 볼까?

몇 년 후, 가족구성원이 주택에서 함께 식사를 마쳤다.
아이들 : 잘 먹었습니다, 먼저 방으로 올라가도 돼요?
아내 : 그러렴
남편 : 여보 설거지는 내가 할게, 커피 한잔 줄까?
아내 : 고마워, 설거지하고 서재로 갈 거지?
남편 : 응, 이번 주말에 해놔야 할 게 있어서.

성인이 된 아이들이 학업을 위해 독립을 시작했다.
아내 : 여보 애들 방을 어떻게 할까?
남편 : 그러게, 마땅하게 떠오르는 방도가 없네.
아내 : 가끔 지인들 놀러 오니까 게스트룸은 어때?
남편 : 게스트룸을 2층에 두기에는 좀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아내 : 그럼 우리 영화 좋아하니까 시네마로 꾸며볼까?
남편 : 아마 방음재부터 시작해서 그 비용도 만만치 않을걸.
아내 : 우선 우리 방에 있는 짐을 이쪽으로 좀 옮겨오자.
남편 : 그래, 우선 그렇게 두고 다음에 다시 생각해 보자.

공간 쪼개기 생활을 벗어나 꿈에 그리던 주택 생활을 이루었지만 다시 한번 또 다른 생활의 곤란함을 마주한 부부 두 사람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만들어봤다. 물론 실제로 집짓기를 계획하게 되면 향후까지 고려한 신중한 상담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위의 내용은 다소 극단적인 전개다. 그러나 구성원의 생애주기에 따라 공간 쓰임이 달라지는 경우 이른바 자투리 공간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기능적 계획에 해당하는 계단실 하부에는 자투리 공간이 자주 발생한다. (사진 더존하우징)

또 생애주기 변화 이외에도 전문가에 의하면 디자인과 기능,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계획에서도 자투리 공간은 발생하기 쉽다고 한다. 예를 들어 수직으로 동선을 잇는 계단실 하부, 주방과 인접한 다용도실 벽면 코너, 제품을 설치하기 위해 미리 구획한 영역 등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기에 디자인보다는 기능이 우선된 경우다. 반대로 비정형 대지에 맞춘 비정형 매스, 지붕 형태를 내부에 그대로 살림으로써 마련된 다락과 같이 다각도에 의해 탄생된 형태는 디자인이 우선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가전제품을 바꾸면서 정확하게 치수가 맞아떨어지지 않는 경우와 같이 일상생활 속에서도 자투리 공간이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은 다양하다.

자투리 공간이 생기기 쉬운 실

보통 주택에서 메인공간은 거실·주방·식당·침실로, 서브공간은 복도·다용도실·다락·지하실·알파룸 등으로 구분된다. 메인 공간은 다른 실에 비해 비교적 오래 머물기 때문에 그만큼 피로를 최소화하고 편안함을 북돋아주기 위한 설계와 인테리어가 비중 높다. 단출하면서 깔끔한 분위기로 조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메인공간의 보조를 위한 서브공간은 차분하고 조용하게 계획됨으로써 전체적으로 실의 우선순위 체계가 조정된다.   

박공지붕에 따른 다락은 가장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자투리 공간이다. (사진 더존하우징)

이 때문에 메인공간은 생애주기 변화에 따라 잘 변하지 않는 반면 서브공간은 매번 다른 분위기로 조성된다. 그중 계단실·다락·알파룸은 자투리 공간이 유력한 대표적인 서브공간이다. 예를 들어 지하실은 보유 차량의 개수가 줄어듦으로써, 다락은 전체 짐을 정리함으로써, 알파룸은 초기 계획과 다른 용도로 사용함으로써 자투리 공간이 생길 수 있다. 즉 디자인보다 기능이 우선된 실에는 그만큼 자투리 공간 발생이 유력하다.

단순하게 공간을 잇는 복도지만 목적에 따라 다중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사진 코원하우스)

또한 비정형인 경우 외관을 통해 독특한 인상을 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이 사각형태로 제작된 가구들을 배치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맞지 않는 공간이 생긴다. 따라서 공간 이해와 더불어 충분한 시뮬레이션을 통한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공간과 공간이 연계되거나 분할되는 부분은 더욱 생기기 쉬우므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PART 02에서는 전문가가 알려주는 자투리 공간의 활용법으로 내용을 전개하고자 한다.

 

글 남두진 기자 | 자료 전원주택라이프 DB

출처 : 전원주택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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