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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 출발해 집이 된 집

작성자초익공|작성시간24.04.17|조회수64 목록 댓글 0

작업실에서 출발해 집이 된 집

이재 漓齋

건축은 그 안에 머무는 이의 삶의 궤적을 따라간다.적절한 폐쇄와 보호받는 감각, 그리고 땅의 고요함을 솟아오르게 만들며 시작된 건축. ‘집’에서부터 출발하지 않고도 단독주택이라는 목적에 닿은 고요하고 정갈한 집의 건축기.

3층 거실에서는 마당의 부재를 해소하기 위한 중정의 모습을 통유리창으로 바라볼 수 있다.

기존 건물이 가진 양식을 계승한 필로티 주차장. 의도적으로 배치한 가벽과 기둥이 적절히 외부의 시선을 걸러준다.

2층으로 진입하자마자 보이는 기다란 현관의 모습. 생활 공간으로의 동선을 의도적으로 길게 늘려 오롯한 나의 공간으로 진입하는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건축주는 언어가 아닌 것으로 말하는 예술가였고, 그렇기에 삶을 대하는 태도 또한 일반적인 건축주들과는 달랐다. 건축주는 아티스트로서의 작업이 삶의 주를 이루는 생활을 하고 있었기에 ‘작업실과 살 수 있는 공간을 원한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요구사항이었다. 완벽하게 아이를 키워낼수 있거나, 의식주를 보장하는 형태가 우선이 아닌 집. 그렇기에 이 집은 작업실에서 출발해 집의 파편을 덧붙인 형태를 중심으로 삼았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김포시
대지면적 : 330㎡(99.82평)
규모 : 지상3층
최고높이 : 11.1m
건축면적 : 146.88㎡(44.43평)
연면적 : 283.41㎡(85.73평)
건폐율 : 44.50%
용적률 : 85.88%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철근콘크리트 / 지붕 - 철근콘크리트 위 무근콘크리트 + FRP 방수
주차대수 : 4대
단열재 : 수성연질폼 120㎜ 발포, PF 보드 단열재
창호재 : 이플러스 시스템 창호 43mm
외부마감재 : 노출 콘크리트
내부마감재 : 벽 - 열연강판, 라임플러스터 / 바닥 – 타일, 석재, 원목마루 / 천장- 벤자민무어 도장마감
욕실 및 주방 타일 : VISTA
수전 등 욕실기기 : 이케이파트너스
주방 가구 : 제작가구
계단재 : 원목마루
방문 : 현장제작
에너지원 : LPG
전기·기계·설비·토목·구조설계(내진) : 예림호 건축사사무소
설계·시공 : 100A associates
02-919-9135 http://100a.kr

 

단차를 두며 분리되는 거실 겸 다이닝. 양쪽으로 개방된 창문이 극적인 공간감을 부여한다.

또 건축주는 구체적인 이미지의 제시보다는 적절한 폐쇄성과 보호받는 감각이 있길 바란다는 말로만 주문을 해왔다. 동시에 우리의 작업 문법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는 자세가 더해지며 프로 젝트는 더 과감한, 그러나 역설적으로 더 절제되고 내밀한 면모를 띠게 됐다. 일반적인 주거의 생활 패턴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였기에, 내부실 구성은 작업실을 중심으로 일반적인 주거 공간들이 따라붙는 양상이 됐다.

3층으로 향하는 계단실은 백색의 마감과 천창 외에는 어떤 장식 요소도 더하지 않았다. 진입 공간에 위요감을 더해 장면이 전환되는 듯한 효과를 준다.

정갈하고 절제된 느낌의 게스트용 침실.

목재마루의 색감이 가구들로 이어지는 메인 침실. 최소한으로 구성된 띠처럼 둘러진 창이 빛으로 벽을 장식하는 것처럼 만든다.

세련미와는 거리가 먼, 그렇기에 더욱 자연스러운 물성을 가진 자재들을 기반으로 외관이 시작되어 내부까지 적용됐다. 내부 구성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틈’이다. 검은색으로 칠해진 2층에서 3층 으로 향하는 진입로. 현관의 기능을 하는 듯하지만 또 동시에 통상적인 공간의 역할에서 벗어나는 심상 전환의 역할을 한다. 이 전환의 공간을 통해 내외의 실제와 허상의 차이는 부정되고 그 경계가 지워진다. 요구사항이 구체적이지 않았기에, 오히려 건축가로서 건축주의 삶에 스며들어 몰입하듯 진행한 작업이었다. 그 감각을 다시 한 번 느끼며 무명이었던 이 집에 ‘이재’라는 이름을 붙여 기억을 완성해 본다.

(위, 아래)욕실은 석재로 모든 면을 채웠는데, 그중에서도 샤워실 내부의 벽면이 자연석과도 같은 디테일로 두드러지는 것이 포인트다.

빛과 시간을 그대로 머금는 노출 콘크리트의 물성과 담장 틈새로 보이는 필로티 주차장의 모습이 집의 캐릭터를 완성한다.

글 100A associates | 사진 김재윤 | 기획 손준우
출처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4월호 / Vol.302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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