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삶의 길목에서

집단 근무지 이탈2

작성자종이등불|작성시간26.01.05|조회수95 목록 댓글 10

그때 난 창가에 서서
쏟아지는 폭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컴의 메시지 발신음에
내 책상으로 오니
기상천외한 메시지.

수신 : 전교사
발신 : 교무부장

퇴근 시간 1시간 남았습니다.
창 밖에 저렇게 폭우가 쏟아지는데
이렇게 빗소리만 들으며 업무만 보기엔
좀 거시기한 날.
우리, 급한 공문등
꼭 해야할 일이 없는 선생님들은 집단으로
근무지 이탈 합시다.
강 가 분위기 좋은 카페 창가에서 근사한 음악 들으며
강물 위로 퍼붓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낭만 한 번 씹어 보시지 않으시렵니까?
함께 하고 싶은 선생님들은 현관 앞으로....

그 내용을 다 기억할 수 없지만 대충 그런 내용이었다.
우린 막 웃으며 현관으로 갔다.

교무부장 선생님은.교감선생님 허락을 받았으며,
자기가 대표로 학교에 남아 단단히 학교 지킬 테니
걱정되면 근무상황부에 기록하든지 자유롭게 하고
퇴근하여
도로 침수하기 전에 귀가하든지ㅡ우리 학교는 강 가까이 있었다.
정말로 강가 찻집으로 가든지 하라고 하셨다.

이게 웬 떡?
이게 웬 특별보너스?
그날 발송해야 할 공문이 있는 연구부장샘만 남고
우린 퇴근했다.

지금이야 멋진 카페가 발에 밟힐 지경이지만
그때 밀양에는 정말 근사한 분위기를 가진 카페가 강가에 새로 생겼다.

밀양에서는 그야말로 카페 혁신이었다.
카페명이 <황톳길>이었는데
지금은 동대구-서부산 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많은 보상을 받고 없어졌다.

폭우가 쏟아지는 날.
강가의 새로 생긴 근사한 카페.
우린 차 또는
<불 타는 사랑>이니
<뜨거운 입술>등
정념적인 이름을 가진 칵테일을 재미로 주문하여
이것 저것 맛 보면서
아주 낭만적인 시간을 보냈다.
강가도 조금 걸으면서
비에 푹 젖어
국물 뜨거운 매운탕을 먹고 헤어졌다.
(끝)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귀리 | 작성시간 26.01.05 멋쟁이 교무부장님
  • 작성자귀리 | 작성시간 26.01.05 멋쟁이 교무부장님
    온전히 등불님을 위해서 ㅎ 얼마나 좋았을까요
  • 답댓글 작성자종이등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1.06 맞아요.
    멋쟁이 교무부장님.
    그런 특별한 날은 40년 동안 교직생활 중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 작성자산월 | 작성시간 26.01.07 그 교무부장 선생님 대단히 겁이 없고 통이 큰 사람임에 ㅎ
    다들 덜덜 떨고 있을법도 한데 배려심이 커고 넓어요
  • 답댓글 작성자종이등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1.07 정말 멋진 분이시지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