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꽃이 피었네.
-이팝이 아니라 애기사과예요.
이웃이 이팝꽃이라고 생각한
애기사과꽃.
그러고 보니
유심히 보지 않으면
이팝꽃 같다.
우리집에 이팝 나무
두 그루 있지만
아직 꽃이 필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유심히 보지않으면
이팝꽃 같은
이 애기사과도
모과나무처럼
업둥이, 개구멍받이 나무다.
꽃만 즐기자며
심기는 했으나
시간이 흐르자
크게 자라는 부사 사과.
그 자리가 맞지 않아
이제는 베어내었다
떨어져 내린 부사 사과에서
싹이 난 것이다.
어미는 부사인데
자식은 애기사과인 게 신기하다.
애기 사과 나무 밑에
거금 30만원을 투자한
은목서 나무 한 그루 있다.
가을이면
은빛별처럼 피던 은목서꽃.
애기사과 나무가
워낙 잘 자라니
은목서는
더 이상 성장을 멈추고
꽃도 몇 송이 피지 않는다.
애기사과는 애기사과 대로 좋고,
은목서는 은목서 대로 좋지만 거금까지 투자한 은목서.
한 녀석은 업둥이이고..
조만간 한 그루를 베어내는
안타까운 선택을 해야 하겠지.
주택에 살다보면
새가 옮겼는지,
바람이 옮겼는지
심지도 않았는데
숱한 나무들이 터를 잡는다.
피라칸사스, 배롱나무, 사철나무,
그 외에 내가 이름도 모르는 숱한 나무들이
어느 날 보면 턱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발견하면 즉각 뽑아내거나
그 시기를 놓치면
가족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좀더 자라면
전기톱을 사용하여 제거해도
밑동에서 이내 가지가 올라온다.
나 몰래 턱하니 자리 잡은
어린 나무를 뽑아낼 때 마다
난
바오밥 나무가 뿌리를 깊게 내리지 않도록 신경 써서
어린 싹을
뽑아내는 작은 별의 어린왕자가 떠오른다.
바오밥 나무를 그대로 두면
크게 자란 바오밥 나무 뿌리에 의해
어린왕자의 별이 터질 거라 했다.
우리집도 이 나무, 저 나무
너무 많아
터져 버릴지 모른다.
심지도 않았는데 싹이 올라오는 숱한 나무들.
어느 해인가
다용도실 출입구 바로 앞에 올라온 피라칸서스.
심지도 않았는데
우리집에 뿌리를 내린 것이
가상하기도 하고
뽑아내기 아까워
빨간 열매를 서너해 즐기다가
감당할 수 없게 되어
제거하는데 혼났다.
어쩌면 난
무심코 내 삶으로 날아든
당신이란 씨앗.
차마 버리지 못하여 심었던 건 아니었을까?
어쩌면 내 삶에 무심코 뿌리를 내린
당신이란 나무를 차마 뽑아내지 못하여
나, 지금 이리도 힘든 건 아닐까?
포크레인을 불러야 한다고 했지만
무슨 포크레인까지, 하면서
전기톱으로 피라칸서스 밑동을 베어내도
이내 올라오는 새 가지들.
다른 나무도 아니고
출입구 주변에 버티고 있어
여간 불편하지 읺았다.
베어 낸 밑동에 3년 쯤 까만 고무 바케츠를 덮어두었다.
그래도 줄기차게 싹이 올라오더니
더 이상 못 견디고 결국 죽었다.
반면, 뒤안으로 가는 길,
소나무 옆에 날아든
연보라 배롱나무는
내가 돈 주고 사서 심은 묘목처럼 가꾸고 있다.
나, 인생의 어느 길목에서
누군가에게 무심코 날아든 씨앗이 되어
지난 날, 그의 삶을 힘들게 한 적은 없었을까?
그와 함께 삶의 길을 걸었던 적은 없었을까?
우리 집의
업둥이, 개구멍받이 나무들을
가끔 성목이 되기 전에 뽑아내면서
바오밥 나무를 제때에 뽑아내는 어린 왕자를
생각하곤 한다.
왕자의 별이 파열하기 파열하기 전에....
우리집 뜰이 터지기 전에....
어린왕자는 바오밥나무 싹을,
난 무심코 날아든 초대하지 않은
업둥이, 개구멍받이
어린 나무를 뽑아낸다.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지은이 작성시간 26.04.15 오빈님
작은 사과도
아름답게
보아 주시니 그마음
따뜻 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오빈(양평) 작성시간 26.04.16 지은이 네~지은이님^^감사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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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지은이 작성시간 26.04.15 능금 꽃이
눈부신 정원
넘 넘 이쁨니다
아기사과가
업둥이로 날라와서 이렇게 예쁜 꽃💐 🌼
사랑 스럽습니다 -
작성자지은이 작성시간 26.04.15 부사도
실상은 아기사과에 접목 시켜서 부사 탄생.
감도 '개암' 열매.나무에서
접목시켜 감 종류가 된 감나무 들이 랍디다.
본시
천연의 기질들은 떫고 쓸모 없는 자들이...
내면의 성숙과
접목 된 접붙이로 인하여 품격이
만들어 진다 드라구요.
종등님
삶의 길목에서
아름다운 정원 수 들 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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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누갈다 작성시간 26.04.16 개구멍 받이~~~~~~~
언제적 들어봤던 단어인가~~~~~`...
글을 읽어며 참 ,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