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삶의 길목에서

하루4

작성자종이등불|작성시간26.06.03|조회수60 목록 댓글 9

* 아래의 글은 하루가 우리 집으로 오게 된 후에

<선물>이란 제목으로 적었던 글입니다.

하루1에서 하루 입양에 관한 내용을 적었지만

좀더 상세한 내용입니다.

 

제목 : 선물

 

 

큰 아들이

우리 엄마는 제가 준비한 선물은 아무 조건 없이 기쁘게 받아 주시는 분이시지요?

물었을 때,

고럼 고럼..... 나는 야, 선물이라면 코 풀고 남은 화장지라도 땡큐란다.

생각 없이 답한 게 잘못이던가?

 

-정말이죠?

-그럼 정말이고 말고.

그런 건 생각할 것도 없어.

-그럼 내일 엄마 선물 가져올게요.

-뭔데?

-비밀

 

이튿날 아들이 선물을 가져왔을 때, 난 난감하고 또 난감했다.

 

이제 막 태어난 강아지 한 마리.

 

지금 키우고 있는 풍산개 마루 시중 들기도 힘겨운데 나더러 어쩌라구?

난 키울 형편이 안되니 돌려 주라고 했다.

 

그러나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난 그 작은 목숨을 차마 돌려 보낼 수 없었다.

 

아들과 친한 친구의 어머니가 인근의 보건지소장이었다.

보건지소 뒷마당에 두 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는데,

어느 날 만삭인 떠돌이 개가 와서 그들과 어울리곤 하더니

그만 새끼를 낳았단다.

세 마리의 새끼를 낳았는데 모두 죽고 살아남은 한 마리.

어미 개는 새끼를 낳고,

마치 남의 둥지에 알을 까고 떠난 뻐꾸기처럼 떠나 버리고

그집 개들이 제 새끼 마냥 지극정성으로 돌보더란다.

 

그런데 문제는......

그해 말에 친구 엄마인 보건지소장이 정년퇴직하여 그 가족들은

부산 아파트로 이사를 가기에 개들을 데려 갈 수 없단다.

그 아파트의 규칙이 동물(특히 개)을 키울 수 없단다.

 

키우던 두 마리의 개는 품종이 좋아서 데려갈 사람이 곧 나섰지만

이 작은 목숨은 떠돌이 어미에게서 태어난 믹스견이라서

아무도 데려가지 않으려고 한단다.

이사를 갈 때까지 분양받을 사람이 없으면

운 좋게 어미를 만나든지,

지 운명대로 살라고 산에 풀어주고 떠날 수밖에 없단다.

 

그 작은 목숨이 너무나 가엾어서 아들이 맡기로 했는데

저도 서울 원룸 신세인지라 돌볼 수 없어서 내게 맡기려고 한 것이다.

 

그래서 어미가 버리고,

주인 아닌 주인에게서 마저 버림 받게 된  그 가엾은 목숨은 우리집으로 왔다.

세상의 이치는 버리는 자가 있으면 거두는 자도 있는 모양이다.

처음엔 생쥐만 하여 짖지도 못하고 마치 새처럼 찍찍 소리를 내던 아가씨.

 

우리가 키우던 강아지 마루와 돌림자로 된 이름을 고민하다가 <하루>라고 지었다.

하루.

일본어로는 봄이라는 뜻이라던가?

그 풋봄에 봄아가씨 하루가 집에 오고 나서 나는

내 새끼의 어린 시절 말고는 이 세상에 이리도 사랑스런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내가 살아 오면서 받았던 숱한 선물 중에서

가장 귀하고, 사랑스런 선물이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지은이 | 작성시간 26.06.03 종이등불 품성 좋은 개.
    중성화 진짜
    아까버요 ㅎㅎ
  • 답댓글 작성자오빈(양평) | 작성시간 26.06.04 지은이 네~맞아요^^
    요즘은 새끼 안날려고 합니다^^
  • 작성자지은이 | 작성시간 26.06.03 생명 을 맞이하는것 은
    식물의 생명도
    환희로 운데~

    살아 움직이는 강쥐
    얼마나 좋은 선물일까요....
    돌봄의 수고도
    사랑 이지요?
  • 작성자자몽. | 작성시간 26.06.04 그렇게 예쁘고 사랑스런 하루를
    하루에 한번씩만 전기자동차충전
    할때 밥을 주고 나머지 시간은
    주인이 안보이는데 하루가 얼마
    나 살런지요.ㅎ
  • 작성자자몽. | 작성시간 26.06.04 어정쩡한 인간보다
    비록 개가
    말은
    못하지만
    배반치않고 순수한 눈으로
    주인만 바라보는 개를 저는
    훨씬 좋아해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