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와 밭의 끝없는 밀당

작성자송재석|작성시간26.06.05|조회수29 목록 댓글 6

농부와 밭의 끝없는 밀당

올해도 밭이랑 씨름허는디
말여유
자 오늘은 로타리 치고 복골
만들자
허고 맘 단단히 먹고
로터리를 쳤네유
웬걸...
하늘 양반이 그 소릴 들었는가
비를 퍼붓기 시작허드만유
🌧️🌧️🌧️
밭은 순식간에
질퍽질퍽 떡 반죽이 돼부렀슈
농부는 서서 하늘만 쳐다보며
아녀 이건 밭이 아니고 논이여
허고 한숨만 푹푹 쉬었쥬

그렇게 며칠을 기다렸는디
오늘서야 흙이 좀 말라갖고
로타리를 돌리기 시작혔쮸
🚜🚜🚜
밭이 아주 미용실 다녀온
사람마냥 머리 결이 곱게 빗겨졌구만유
오~ 오늘은 일 좀 되겄다
싶었는디
또 해가 슬그머니
도망가더라고유

어이구 복골은 반도 못
만들었는디 허고는
어둠 속에서 삽질허다간
복골이 아니라 무덤 팔 판이라
그냥 철수혔슈

내일 새벽에는 또 나가야쥬
복골 마저 만들고 멀칭 비닐도 씌우고 비닐 덮어놓은 밭을
보면 꼭 밭이 이불 덮고
자는 것 같어유

그다음은 참깨 차례여
근디 참깨가 살짝 삐졌슈
주인 양반 나 심을 시기
지나가는 거 아녀?
허는 것 같어유

농부는 얼른 달래쥬
야야 아직 턱걸이는 된다
너도 운동선수여?

들깨는 또 반대여
나 너무 일찍 심는 거 아녀유?
허는디 농부가 손사래를 치며
걱정 말어 너도 직파니께
너는 올라오는 데 한
세월 걸리잖여

그렇게 참깨 들깨 심고 나면
이제 좀 쉬나 했더니
저 멀리서 콩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네유

설이태가 먼저 손 들고
형님!
저 먼저요
메주콩도 뒤질세라
아녀유
나도 심어줘유
허고 난리여유
농부는 결국 밭 한가운데 서서 외쳤슈

📢
야들아 한 놈씩 와라
내 몸은 하나여
그러자 씨앗들이 한목소리로
그걸 이제 알았슈

결국 농부의 6월 계획은
✔ 복골 만들기
✔ 멀칭하기
✔ 참깨 심기
✔ 들깨 심기
✔ 설이태 심기
✔ 메주콩 심기
✔ 허리 붙잡고 신음하기
✔ 또 다음 밭 쳐다보기

농사라는 게 말여유
일 끝났다고 생각허는 순간
다음 일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거여유
그래도 저렇게 곱게 정리된
밭을 보니께
올해도 뭐라도 나오겄지
허는 희망 하나로
내일 새벽 또 밭으로 나가는
거쥬

농부는 쉬는 게 아니라
비 오는 날 잠깐
충전허는 거쥬

여기는 서리태 메주콩 들깨를 직파
여기는 참깨를 심어유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송재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6 아녀유
    손바닦만 혀유
    이제 복골 끝났쓔
    기계 바꾸어서 멀칭 혀야 혀유
  • 작성자장미정원 | 작성시간 26.06.06 복골:은무엇인가요
    멀칭:은 또 뭐고,
    로타리:? 압구정로데오거리말하나~ㅎㅎㅎ
    농사에도 새로운 단어마다 생소하구먼요
    여하튼 대농은 맞는거같아요
    텃밭이 아닌
    잘자라서
    수학 기쁨을 누리세요


  • 답댓글 작성자송재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6 아하 그러시군유
    종가 집에서 ㅋ

    로터리는 트렉터로 기죤 마른땅을 곱게 갈아 업는거유

    복골은 일반것은 둥굴게 깨는 좀 넓게 만드는거구유

    멀칭은 복골을 만들고 그 위에 비닐을 덥는거지유

    이게 복골 비닐 덥는게 멀칭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장영 카페지기(서울) | 작성시간 26.06.06 항상 좋은 글 감사 드립니다!!
  • 답댓글 작성자송재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6 고마워유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