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시골서 자란 사람들은
다 알지유
그 시절은 돈은 읎어도 웃음은 넘쳐났고, 가진 건 적어도
마음만은 부자였던 때였쮸
과수원 지나가다 빨갛게 익은
사과 한 알 보이면 눈이 번쩍 뜨였는디, 그걸 몰래 따 먹는
걸 우리 동네서는 설이 간다
그랬슈
주인 아저씨 발소리만 들려도 토끼마냥 냅다 뛰어 도망가고
했던 추억이쥬
또 좀 짓궂은 놈들은 이웃 동네
가서 닭 한 마리 슬쩍
모셔와서는 집이나 물가 또는 산속에서 삶아 먹기도 했는디
지금 생각허면 참말로 간도 컸슈
그때는 닭도 억울했겄지만
우리 배는 아주 행복했지유
여름이 오면 더위가 얼마나
심헌지 옷 입고 노는 건
사치였지유
데부뚝 물길에 가면 사내애들은
풍덩 하고 홀랑 벗고 뛰어들고 물장구치다 물 한 사발씩 들이켜면서도 깔깔대고 웃었지유
위쪽에는 계집애들이 모여 앉아 첨벙첨벙 놀고 있었는디 괜히 지나가다 눈길 한번 주면
돌멩이가 날아와유
야!
어딜 보능겨!
빨리가!!!
그러면 또 냅다 도망가면서도
실실 웃으며 놀리기도 했네유
겨울이 되면 더 재밌었슈
논바닥 얼고 저수지 얼면 썰매
하나 만들어 끌고 가는디
썰매보다 사람 숫자가 더 많았슈
쌩쌩 달리다가 얼음 깨져 빠지면 그게 또 사건이여유
야!!!
재석이
미역 잡았다!
그러면 다들 배꼽 잡고 웃지유
정작 빠진 놈은 벌벌 떠는디
말이쥬
불 피워 놓고 양말 말리며 손
비비고 있으면 양말도 옷도
태우기도 하는디유
혼나는 생각은 잠시 어느새
누군가는 물고기 잡겠다고
얼음구멍 뚫고 있고 또
누군가는 군고구마 훔쳐와서
구워 먹고 있었유
그게 바로 철렵이고 그게 바로 우리들의 겨울 축제였지유
지금 생각허면 참 신기혀유
핸드폰도 읎었고 게임기도
읎었는디 하루가 어찌 그리
짧았는지 해 뜨면 나가서 놀고
해 지면 들어와 혼나고 밥 먹고
또 나가 놀다가 다시 혼나고...
그렇게 혼난 기억은 많은디
이상허게 서운한 기억은
하나도 없네유
세월은 흘러 머리카락은 자꾸 도망가고 무릎은 비 오는 날씨를 먼저 알아채지만 어린 시절 추억만큼은 아직도 마음속에서
팔팔 살아 있네유
가끔은 그 시절 친구들 만나
막걸리 한잔 기울이며 얘기허쥬
야 그때 니가 닭 훔쳐오다 개한테 쫓긴 거 기억나냐?
그러면 다들 주름진 얼굴로 배를 잡고 웃는거유
결국 행복이란 게 별거 아니었나 봐유
데부뚝 물길에서 첨벙거리던
물소리 얼음판 위 썰매 소리
친구들 웃음소리
그게 우리 인생에서 가장 값비싼 보물이었는지도 모르겄네유
그래서 오늘도 추억 한 자락 꺼내보며 웃어보네유
참말로 좋았구먼유
그 시절이...😊🌾🍎🛷
왜 삭제가 되는지의 사진이
궁굼하면 톡으로 보내
드릴께유
말혀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