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받고 집중 속독 모드.
표지
2026년 6월 11일.
현대백화점 9층 식당에서 작은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몇 달 동안 글을 쓰고, 그림을 고르고, 편집하고, 교정을 보며 만든 『고향마을 이야기』를 외손녀 은재에게 건네주었다.
은재는 책을 받자 첫장을 펼쳤다.
식사가 나오기 전까지 조용히 책장을 넘겼다.
할아버지는 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았다.
식사를 기다리며 물었다.
"은재야, 책은 한 달에 몇 권이나 읽어?"
그러자 셋이 거의 동시에 대답했다.
아빠.
"은재 책 빨리 읽어요."
엄마.
"한 3일에 한 권요."
은재.
"2~3일에 한 권이요."
나는 속으로 계산해 보았다.
'한 달에 열 권은 읽겠네.'
다시 물었다.
"그럼 할아버지 책 읽어보니 잘 읽혀?
지금까지 읽은 이야기 중에는 어떤 게 제일 재미있어?"
은재가 말했다.
"미친 형 이야기요."
그리고는 산에서 몰래 숨어 지켜보던 장면이 재미있었다며 그 이야기를 더 해 달라고 했다.
잠시 뒤 은재가 또 말했다.
"할아버지, 다음에는 사실 이야기 말고 창작 이야기 써주면 안 돼요?"
순간 웃음이 나왔다.
첫 책을 건네준 지 몇 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다음 책 주문이 들어온 것이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컴퓨터 바탕화면에 새 폴더 하나를 만들었다.
폴더 이름은 '구상중'.
"나 이러다 느즈막히 창작 동화가 되는 것 아니야 ㅎㅎ
외손녀의 주문을 받은 할아버지는 벌써 다음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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