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교리 낡은 고택
우물가 낮은 흙담 위로
여름볕 머금은 능소화가 넘실거립니다
내 가리킨 손끝을 따라
아내의 시선이 머물 때
“저 꽃이 능소화야”라 건넨 나의 낮은 말
“아, 저 꽃이 능소화구나”
아내의 갈무리된 한마디가
꽃잎보다 더 붉게 내 가슴에 피어납니다
이름을 불러 꽃이 된 것이 아니라
그대가 알아주어 비로소 온 풍경
그날 우리는 담장 아래서
서로의 계절을 조용히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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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교리 낡은 고택
우물가 낮은 흙담 위로
여름볕 머금은 능소화가 넘실거립니다
내 가리킨 손끝을 따라
아내의 시선이 머물 때
“저 꽃이 능소화야”라 건넨 나의 낮은 말
“아, 저 꽃이 능소화구나”
아내의 갈무리된 한마디가
꽃잎보다 더 붉게 내 가슴에 피어납니다
이름을 불러 꽃이 된 것이 아니라
그대가 알아주어 비로소 온 풍경
그날 우리는 담장 아래서
서로의 계절을 조용히 나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