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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아래의 능소화

작성자지금은 노인|작성시간26.06.23|조회수22 목록 댓글 0

기장 교리 낡은 고택  

우물가 낮은 흙담 위로  

여름볕 머금은 능소화가 넘실거립니다

 

내 가리킨 손끝을 따라  

아내의 시선이 머물 때  

“저 꽃이 능소화야”라 건넨 나의 낮은 말

 

“아, 저 꽃이 능소화구나”  

아내의 갈무리된 한마디가  

꽃잎보다 더 붉게 내 가슴에 피어납니다

 

이름을 불러 꽃이 된 것이 아니라  

그대가 알아주어 비로소 온 풍경  

그날 우리는 담장 아래서  

서로의 계절을 조용히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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