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세를 취하지 않기 때문에 상단에 대한 연구는 필요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이런 꼴을 당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적을 안다'는 것은 이기기 위한 철칙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단세를 연구하는 것은 상단세를 취하는 사람은 물론이며 상단세를 취하지 않는 사람에게 있어서도 중요하다. 얻는 바가 크고 배워야 할 점이 많이 있는 것이다.
상단세는 불의 자세, 중단세는 물의 자세라고 한다. 상단세를 취했을 때는 불같은 기세가 체내에 넘치게 하고 상대를 마음으로 위압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불같은 기세가 없는 상단세는 진짜 의미에서의 상단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활 활 타오르는 불같은 기세로 상단세를 취해야만 상단세가 살아난다. 그러므로 우선 상단세로부터 여러 가지 기술을 익히기 전에 마음의 문제를 해결해두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상단세를 취한 사람이 중단세를 취한 사람에게 쫓겨서 도망쳐 다닌다고 하면 불같은 기세라고는 할 수 없다. 또 도망쳐 다니기까지는 않더라도 겁먹은 태도를 취한다든가, 떤다든 가 하면 안 된다.
좌상단세로부터 좌편수 머리 치기를 한다. 상단세라고 해도 여러 가지형이 있지만 실전에 사용되는 상단세는 좌상단세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밖의 상단세는 '그런 자세도 있기는 있다'는 정도이다.
그런데 좌상단세(왼발을 앞으로 내고 자세를 취하는 상단세)에서 나오는 공격 수단은 무엇일까?
그것은 좌편수 머리 치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다른 공격 수단도 여러 가지 있으며 박력 있는 기술이 있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것들 전부가 좌상단세의 매력이기도 하며 상단세가 실전에서 많이 쓰이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기술이 좌편수 머리 치기이다. 이 머리 치기야말로 좌상단세의 생명이라도 할 수 있다. 이 머리 치기가 있기 때문에 다른 공격이 살게 된다. 다시 말해서 머리 치기가 없는 상단세는 상단세가 아니라고 해도 좋다.
그렇기 때문에 상단세를 취하는 사람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왼손 하나로 상대의 머리를 확실하게 칠 만한 실력을 양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무리 연습해도 이 머리 치기를 확실하게 할 수 없는 사람은 상단세를 단념하고 중단세로 일관하는 편이 낫다.
그렇지만 현재 할 수 없다고 해서 단념하는 것은 너무 빠르다. 왜냐하면 상단세로부터의 머리 치기의 요령을 모르고 상단세를 취하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이것은 결국 상단세를 확실히 지도할 수 있는 선생이 적다는 것에 이유가 있다. 다시 말해서 상단세를 취하고 있는 사람의 대부분이 자신들이 고안해낸 상단세인 것이다. 바른 상단세의 지도를 받는다면 그 머리 치기를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상단세로부터의 머리 치기는 왼손 하나로 친다고 하기 때문에 왼손만의 힘으로 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상단세로부터의 머리 치기에는 오른손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인식을 가지고는 정확한 머리 치기는 할 수 없다. 설사 했다 하더라도 빗나가거나 간단히 방어 당하고 말 것이다.
머리 치기를 성공시키는 기본 요소는 타이밍과 스피드와 힘이지만 그 모두가 왼손만으로는 생기지 않는다. 다른 한쪽 손(오른손)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양손의 기능을 간결하게 표현한다면 '왼손은 뻗고, 오른손은 민다'로 된다.
왼손을 뻗는다는 것은 손목에 스냅을 최대한으로 주어서 최종적으로는 어깨, 팔꿈치, 손목, 죽도를 잇는 선이 일직선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손목을 구부린 채로 쳤을 경우에는 리치가 짧아져서 상대에 닿지 않든가, 만약 닿는다 하더라도 면금부(호면쇠)가 맞아 한 판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손목이 접혀 있다는 것은 스냅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며 리치에서 손해를 볼뿐만 아니라 죽도에 스피드나 힘도 붙지 않는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죽도의 칼자루를 세게 민다. 이 오른손의 작용에 의해서 죽도에 스피드와 힘을 준다.
즉 양손의 힘을 쓰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