九寨溝를 보지 않고는 천하의 물을 말하지마라.

하얀 구름을 뚫고 모습을 드러낸 민산 지맥의 고봉이 구름의 바다에 떠있는 섬처럼 펼쳐진다. 항공기의 순항고도는 2만3,000피트(7,010m), 봉우리의 높이는 3,500∼4,000여m. 구름 위 진풍경을 여객기에 앉아 감상할 수 있는 곳은 지구상에 흔치 않을 터. 주자이거우(九寨溝 九寨沟[jiǔ zhài gōu])와 황룽(黃龍)을 향한 여행길은 시작부터 이렇듯 특별하다. 이 곳은 거대한 분지인 쓰촨(四川)성 북단의 사방팔방으로 분지를 감싼 험준한 산악의 일단이다.
쓰촨성이 어딘가? 유비와 제갈량의 촉(蜀)나라 아닌가? 대륙에서도 험하기로 이름난 고촉도(古蜀道·촉나라의 청두와 위나라의 시안을 잇던 산악루트). 그 길이 예 있으니, 그 험난함은 짐작이 갈 터. 이백의 시를 빌리면 이렇다.
‘촉으로 가는 길은 푸른 하늘을 오르기 보다도 힘들구나(蜀道難難於上靑天)’.
항공기가 착륙했다. 주자이황룽 공항이다. 해발 3000m 고원의 비행장. 머리가 띵하고 어지럽다. 낮은 기압(0.7기압)으로 인한 고산증이다. 그러나 건강한 이라면 이내 회복되니 걱정할 일은 아니다. 이 공항 없을 때는 청두(成都·쓰촨성 성도)에서 버스로 14시간을 달려야 했다.주자이거우는 여기서 버스로 2시간 거리. 해발 1,980∼3,100m에 이르는 험준한 산악의 ‘Y’자형의 계곡이다. 길이는 50km. 거기에 무려 108개의 호수와 연못이 계단처럼 계곡을 뒤덮고 있다. 그 사이에는 폭포도 17개나 있다. 여기 비경은 물빛. 상상치도 못하는 환상적인 빛깔의 호수와 연못으로 중국인들은 이 곳을 ‘동화세계’라고 부른다. 중국의 수많은 비경 가운데서도 주자이거우는 특별하다. 1970년대 중반 벌목공에 의해 발견되기 전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비경이다. 그래서 1990년 중국 정부가 중국관광명승지(총 40개)를 지정할 때 ‘제1호’로 등록됐다. 1992년에는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으로, 97년에는 세계생물권보호구로 지정됐다. 주변의 원시림은 중국의 명물 판다의 고향이다. 산문 입구. 주자이거우 계곡투어가 시작된다. 계곡의 비경은 수시로 운행되는 투어버스를 이용해 찾아본다. 버스 연료는 천연가스, 길에는 나무보도를 깔았다.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배려다.
계곡 상단의 창하이. 협곡(수면 너비 200m)을 점령한 검푸른 물은 ‘S’자형 계곡을 채운다. 길이 4390m의 호수는 평균수심이 80m. 수면의 고도는 백두산 천지(2199.6m·북한자료)보다도 무려 950m나 더 높다. 우차이츠(五彩池)와 우화하이(五花海)의 비색은 108개 호수 중 백미다. 손을 담그면 파랗게 물 들것 같은 파란색 물빛은 지상의 것이 아니다. 어찌나 투명한지 3m 물 속 바닥이 어항처럼 들여다보인다. 놀라운 것은 썩지도 않고 원래 모습 그대로 물 속에 잠긴 나무다. 물에 함유된 탄산가스에 의해 코팅되어 그렇다는 설명이다. 전주탄(珍珠潭)폭포는 상상의 한계를 시험할 만큼 그 지형이 기이하다. 범람한 강물처럼 너른 구릉을 뒤덮은 채 흐른다. 그 끝 절벽에 형성된 폭포의 낙수. 신부의 면사포처럼 바위를 덮은 채 하늘거린다. 이 밖에도 절경은 많다. 온통 갈대로 뒤덮인 갈대호수, 판다가 잘 먹는 대나무 서식지의 슝마오하이(雄猫海), 금빛의 가는 대나무 자생지 진주하이(金竹海), 청초한 초록빛의 물색이 아름다운 우화하이, 비색의 호수 19개가 낙차 50여m의 계곡에 계단처럼 형성된 수정췬하이(樹正群海)…. 원시림 우거진 깊은 계곡을 연못과 호수, 폭포를 벗해 산책하는 주자이거우 여행. 폐부에 가득한 도시의 티끌이 청정한 공기와 숲 향기에 깨끗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황룽 역시 계곡의 연못이 아름다운 곳이다. 그러나 그 형상과 형성 과정은 주자이거우와 판이하다. ‘거대한 석회암동굴의 천장을 들어낸 풍경’이라면 쉽게 이해될까. 바닥을 보자. 계곡 물에 용해된 석회암 물질이 장구한 세월 동안 빚어 낸 기기묘묘한 지형을 이루고 있다. 그 비경은 해발 3100m의 하단부터 3550m의 계곡 막장까지 3.7km의 계곡 전체를 뒤덮는다 . 그 중 최고의 걸작은 수천 개나 되는 테라스 풀(비탈의 다락논을 연상하면 된다)이다. 크고 작은 풀에 담긴 물은 그 빛깔이 너무나 아름다워 형용할 수조차 없다.
그리고 계곡 끝 위추이(玉翠)봉 아래 황룽쓰(黃龍寺)에서 만나는 우차이츠. 여기서도 우차이츠는 황룽 최고의 비경이다. 중국무협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신선세계의 풍모 그 자체다. 실제로 장이머우 감독의 무협영화 ‘영웅’에 나온다.

▼연못에 빠진 계곡과 하늘… 주자이거우▼
주자이거우와 황룽이 있는 곳은 쓰촨(四川)성의 아바창족창족 자치주 지역.창(藏)족은 1300년 전
두 곳은 모두 개발된 지 20년 밖에 되지 않은 산악관광지로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에 등록됐다. 안전 및 편의, 안내시설은 세계적 수준이다.
주자이황룽공항 개통(2003년 8월)으로 청두와 충칭에서 항공기로 1시간 만에 오갈 수 있게 된 후 국제적인 관광지로 급부상 중. 이전에 버스로 오갈 때는 편도 14시간이 걸렸다. 주자이거우와 황룽은 128km거리. 3000m급 산악을 오르내리는 도로가 놓여 있다.

● 주자이거우 여행정보
이 이름(九寨溝·구채구)은 계곡 안에 산재한 9개의 창족 마을에서 왔다. 패키지 투어객은 산문 근방 숙박촌의 호텔에 묵으며 하루 일정으로 계곡투어를 즐긴다. 계곡에서는 셔틀버스를 이용한다. 수시로 운행되며 정류장에서 타는데 횟수는 무제한. 대형 식당의 창족 전통음식 뷔페도 있다.
기념품 상점은 식당과 산문 입구의 쇼핑센터에 있다. 연못의 물빛에 매료돼 사진촬영 욕구를 자제하기 힘들다. 필름과 메모리스틱, 배터리는 여분을 준비해가도록.
입장료는 115위안(약 17000원)으로 좀 비싼 편. 셔틀버스비 90위안, 보험료 3위안 모두 1만4000원은 별도다.

● 황룽 여행정보
황룽의 생성 과정은 이렇다. 계곡은 빙하에 의해 침식돼 생겼고 바닥의 석회암 지형은 용해된 다공질의 탄산석회 등 침전물이 퇴적해 생겼다. 카르스트 지형 가운데서도 특이한 것으로 그 이름은 계곡 일부에 형성된 황금빛 바닥인 진사푸디(金沙鋪地)에서 왔다.
길이 3.7km(편도)의 계곡은 해발 3100m부터 3550m까지 수직고도차가 450m 정도로 천천히 걸으면 무리가 없을 정도로 완만한 경사다. 비경을 감상하며 오르다 보면 3시간 내외가 걸린다. 힘이 들면 가마를 타는 것도 좋다. 두 사람이 앞뒤에서 든 채로 계곡을 뛰어 오른다.
계곡막장의 우차이츠는 꼭 보도록 하자. 고산증 대비도 확실히 해야 한다. 낮은 기압(0.7기압)으로 인한 산소 부족으로 심하면 속이 메스껍고 걷기를 포기하게 된다. 예방법은 입구에서 판매하는 산소주머니(물놀이용 플라스틱 베개 형태)를 사서 수시로 들이켜는 것. 매우 효과적이다.

● 창족 민속공연
주자이거우의 숙박촌에서는 창족 민속공연이 매일 밤 열린다. 오지의 고산에서 목축을 하는 신심 깊은 티베트족 후예의 민속이 젊은 남녀의 노래와 율동에 담겨 재현된다.
공연 시작 전 민속주를 시음하는 순서도 있다.

● 여행정보
주자이거우 황룽 여행의 출발지는 청도가 좋다. 청도는 아시아나항공 직항편이 주 3회 운항 중. 삼국지의 유적이 많은 청도 관광을 포함한 주자이거우 황룽 패키지의 일정은 4박5일. 상품은 주요 여행사에서 판매 중이다. 아직 알려지지 않아 방문객이 적을 때 다녀오는 편이 좋을 듯하다.





















































































출처: http://cafe.daum.net/szbizhelp
중국 절경 장쟈지에·주자이거우; 神이 내린 선물, 무릉도원을 가다
‘사람이 태어나서 장쟈지에(張家界)에 가보지 않았다면, 어찌 100세가 되어도 늙었다고 할 수 있는가?’(人生不到張家界, 白歲豈能稱老翁) ‘황산(黃山)을 보고 온 사람은 다른 산을 보기를 원하지 않고, 주자이거우(九寨溝)를 보고 온 사람은 다른 물을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黃山歸來不看山, 九寨溝歸來不看水)
중국인이 평생에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 어디냐는 질문을 받을 때 꺼내는 속담이다. 중국 서부 후난(湖南)성의 장쟈지에와 쓰촨(四川)성의 주자이거우는 중국인이 자연을 감상하기 위해 가장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는 두 곳. 장쟈지에가 마치 거인이 도끼를 들어 바위를 장작기둥처럼 쪼개놓은 듯한 남성미를 지닌 곳이라면, 주자이거우는 골짜기 속에 흩어진 투명한 호수들로 인해 여성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비록 두 곳이 1000㎞쯤 떨어져 있지만 이처럼 상반된 성격으로 인해 자주 비교가 된다.
장쟈지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록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장쟈지에는 최근 들어 한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한국의 휴가철인 7~8월에는 하루에 2000여명 이상의 한국인이 찾아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90%를 차지한다고 한다. 때문에 장쟈지에 관광지의 핵심 거점인 우링위안(武陵源) 번화가 상점·음식점 등에는 중국어와 한글 간판이 나란히 붙어 있는 곳이 많았다. 장쟈지에는 ‘장(張)씨 집안의 영토’란 뜻으로 한(漢)나라를 세운 한 고조 유방의 책사 장량이 토사구팽을 눈치채고 도망쳐서 숨어살던 곳이라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장량은 한나라의 손길이 미치지 않으면서도 신선이 살 정도로 경치가 좋은 장소를 찾았는데 칭앤산(靑岩山·장쟈지에의 옛 지명)에 올라보니 별유천지(別有天地·특별한 세상), 세외선경(世外仙境·속세를 떠난 깨끗한 세상)이라는 느낌이 들어 이곳을 선택했다는 것. 그래서인지 장쟈지에 핵심부의 지명은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오는 별천지 무릉도원(武陵桃源)의 줄임말인 우링위안(武陵源·무릉원)이다.
우링위안은 장쟈지에 국가 삼림공원, 숴시위(索溪) 자연보호구, 티안쯔산(天子山) 자연보호구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장쟈지에 국가 삼림공원은 1982년 중국 최초의 국가 삼림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1992년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됐다.
공원 입구에는 1995년 쟝쩌민(江澤民)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 방문해 썼다는 ‘張家界’ 석 자가 관광객을 맞이한다. 삼림공원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장량이 한나라 군대를 피해 숨어 있었다는 황스자이(黃石寨).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해발 1020m 높이에서 내려다보면 기둥 모양의 봉우리들이 마치 깊은 골짜기를 지키는 장군들처럼 서 있다.
봉우리마다 다양한 모양, 신비한 전설 전해져
장쟈지에는 3억년 전만 하더라도 바다 밑바닥이었다. 그러던 것이 2억8500만년 전쯤 육지로 솟아올라 풍화작용을 거치면서 단단한 석영사암 부분만 남아 사각기둥 모양의 봉우리로 변했다. 중국인은 이를 봉우리숲(峰林·펑린)이라 부른다. 장쟈지에는 총 3103개의 봉우리가 있다. 삼림공원의 봉우리들을 밑에서 올려다보기 위해서는 공원 입구에서 진피앤(金鞭) 계곡을 걸어 들어가면 된다. 계곡 입구에는 장량의 묘도 있다.
삼림공원의 또 다른 자랑은 위안쟈지에(袁家界). 공원 입구에서 바위를 깎아 세운 320m(80층 건물에 해당) 높이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봉우리를 올라간다. 수직으로 깎아내린 계곡을 내려다보며 걷다보면, 구름과 안개가 끼면 어지럽고 방향을 가늠할 수 없으며 아름다운 경치로 인해 정신이 혼미해진다는 미혼타이(迷魂臺), 두 바위가 만나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세워진 자연다리가 됐다는 티안샤디이챠오(天下第一橋)가 눈길을 끈다.
특히 티안샤디이챠오의 난간에는 자물쇠가 빼곡하게 매달려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원주민인 투쟈(土家)족은 결혼 한 달 전에 이곳을 찾아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기 위해 자물쇠를 잠그고 열쇠는 바닥을 알 수 없는 계곡 아래로 던져 버린다”는 여행 가이드의 설명에 “이혼하려면 열쇠를 찾아와야 하나요”라는 관광객의 질문이 나와 한바탕 웃음이 터진다.
티안쯔산은 원나라 때 투쟈족의 영웅인 샹다쿤(向大坤)이 자신을 천자로 부르며 살던 곳이다. 692m 높이를 길이 2084m의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인 봉우리는 위비펑(御筆峰). 3개의 직사각형 기둥 모양의 봉우리 위에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붓을 거꾸로 꽂아 놓은 모습이다.
숴시위는 숴시(索溪)라는 하천 주변의 관광지를 가리킨다. 스리화랑(十里畵廊)은 5㎞의 계곡을 따라 모노레일을 깔아 놔서 편하게 주변의 봉우리를 감상할 수 있다. 약초 캐는 노인 모습, 아이를 업은 세 자매 모습, 부부가 서로 쳐다보는 모습 등 다양한 모양의 봉우리를 볼 수 있다. 유람선을 타고 기암 봉우리를 구경할 수 있는 바오펑후(峰湖),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길다는 황롱(黃龍)동굴 등이 이곳에서 볼 수 있는 귀한 경치다.
장쟈지에는 인천 국제공항에서 비행기로 3시간40분 정도 걸린다. 국제선 비행장이 없어 베이징·상하이 등을 들러가야 한다. 공항이 있는 장쟈지에시(市)에서 우링위안까지는 승용차로 1시간 정도 걸린다.
주자이거우
중국 최대 소수민족인 장족의 마을
호수와 폭포의 고향인 주자이거우는 장쟈지에시에서 비행기를 타고 북서쪽으로 1시간 가량 날아가 쓰촨성의 성도인 청두(成都)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다시 1시간 정도 서쪽으로 더 날아가야 한다. 역시 국내선 전용이어서 한국에서 직접 갈 수는 없고 베이징, 상하이, 청두 등지에서 갈아타야 한다. 인천에서 비행기로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주자이거우는 비행기를 내린 지우황(九黃) 공항에서 승용차로 1시간30분 정도 더 계곡을 따라 들어가야 한다. 지우황 공항은 중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해발 3500m 고원에 위치하고 있다. 주자이거우도 계곡이기는 하지만 해발 2000m 정도의 고산지대다. 때문에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어지러운 고산병 증상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주자이거우의 원주민은 중국 최대의 소수민족인 장(蔣·티베트)족. 주자이거우도 장족의 마을(寨) 아홉 개가 있는 계곡이라는 뜻이다. 1992년 장쟈지에와 동시에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주자이거우의 도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장족의 집은 2층이다. 1층은 야크 등 동물을 키우고 사람들은 2층에서 산다. 주자이거우는 중국 전설에 서모(色膜)라는 여신이 선물받은 커다란 거울을 마귀의 농간으로 인해 지상에 떨어뜨려 118개 조각으로 깨지면서 수정처럼 투명한 호수로 변했다는 곳이다. 이곳 호수의 물 색깔은 남색(쪽빛)이다. 석회암 지역에서 빠져나온 탄산칼슘 성분이 물에 녹아 남색으로 보인다는 게 여행 가이드의 설명이다. 남색의 물이 폭포로 떨어질 때는 흰색으로 변해 장관을 이룬다.
장이모 감독의 ‘영웅’ 촬영지
수많은 호수와 폭포들은 자기만의 전설과 특징을 갖고 있다. 가을에 주변 산의 나무들이 노란색으로 물들면 호수에 비친 산의 모습이 호랑이와 같다고 해서 라오후하이(老虎海·호랑이호수), 나무와 같이 수직으로 폭포가 떨어진다고 해서 수정(樹正)폭포, 하늘에서 진주를 던져 흩뿌려놓은 것 같다고 해서 전주탄(眞珠灘·진주개펄), 물이 다섯 가지 색깔로 보인다고 해서 우차이츠(五彩池·오색연못)·우화하이(五花海) 등이 그것이다. 장이모 감독의 영화 ‘영웅’ 중 호수 위에서 이연걸과 양조위가 싸우는 장면을 주자이거우의 지안주하이(箭竹海)에서 촬영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주변의 관광지인 황롱(黃龍), 모니거우(牟尼溝)를 들러도 좋다. 모두 지우황 공항에서 1시간30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황롱은 주자이거우와 비견할 만한 남색 호수들로 아름다운 곳이고, 모니거우엔 해발 3100m에 폭포 높이가 104m에 달하는 자가()폭포가 유명하다.
자연 풍경이 아름다운 만큼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장쟈지에·주자이거우 모두 공원 내부에 버스가 운행되기는 하지만 관광지 규모가 커서 하루 3시간쯤 걸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주자이거우는 한국인 관광객이 거의 없어 중국어를 모르면 상당히 불편하다.
현지 실정을 잘 모르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도 많다. 특히 최근 한국인이 많이 몰리는 장쟈지에는 여행 단가를 낮추는 대신 진주·중국차·수정 등의 매장을 돌리는 관광이 성행하고 있다. 일부 관광 가이드들은 값비싼 식당을 소개하고 용돈을 챙기기도 한다. 특급 호텔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인이 많이 투숙하는 카이티안(凱天) 국제호텔의 경우엔 투숙객이 파손하지도 않은 호텔 물품 수리비를 청구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한국돈으로 1000원”이라며 권하는 관광지 기념품도 품질을 고려하면 가격이 비싼 편이다. 현지 중국인은 기념품이나 소개 책자를 관광지에서 사기보다는 정찰제인 시내의 쇼핑센터에서 구매한다.
글·사진=방현철 주간조선 기자(banghc@chosun.com
신비로운 골짜기 中 쓰촨성 `주자이거우`

옥빛 호수를 거니는 내내 가슴이 뜨거웠다. 눈앞에 펼쳐지는 자연의 경이에 감격해, 혹은 힘든 산행의 끝에서 받은 선물에 감사해서일 것이다.
그곳의 푸른 비경은 이렇게 구경하는 이로 하여금 자연과 삶과 시간에 대해 감사하도록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대륙 남서부 깊숙한 곳에 있는 쓰촨성(四川省)은 중국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지방이다. 매콤한 쓰촨 요리는 베이징과 상하이, 광둥과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4대 요리로 꼽히고 2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청두(成都)는 중국에서 수위를 다투는 관광 도시다.
그들 역사를 통틀어 가장 사랑받는 인물인 유비와 제갈량의 흔적이 청두에 있고 대표적 불교 성지인 어메이산(峨眉山)도 있다. 무엇보다 주자이거우(九寨溝)에 있는, 세상에 없는 영롱한 빛깔을 가진 호수들이야말로 관광객을 쓰촨으로 끌어들이는 으뜸가는 매력이다. 자연의 작품이라고는 믿기 힘든 푸른 호수를 보기 위해 주자이거우로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유비와 제갈량의 회한이 서린 청두
행선지가 주자이거우쯤 되면 중국이 아주 큰 나라라는 것이 새삼 느껴진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중국의 여느 관광지와 달리 주자이거우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다. 비행기로 3시간30분을 날아 청두에 내린 뒤 1박을 하고 아침 일찍 국내선을 타고 40분을 가는 여정.
다행히 쓰촨의 관문 구실을 하는 도시인 청두는 1박의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다. 청두는 역사를 각색한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를 읽은 이에게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름이다. 사실상 소설의 주인공인 유비, 관우, 장비와 제갈량이 비로소 나라의 기반을 갖추게 되는 곳이 바로 청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두를 방문하는 이는 대개 청두의 우허우츠(武候祠)를 찾는다.
우허우츠는 제갈량의 시호를 딴 사당 이름으로 유비의 무덤인 한소열묘 안에 있다. 군신의 서열로만 본다면 제갈량의 사당은 유비의 무덤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현대인들은 이곳을 유비의 무덤이라 하지 않고 제갈량의 사당이라 부른다. 신의 경지에 이른 지략과 인간적인 매력, 그리고 출사표(出師表)에 깃든 뜨거운 가슴은 2000년의 시간을 흘려보내며 주군과 신하의 명성을 역전시켜버린 것이다. 그래서일까. 밤이 되도록 환하게 불을 밝힌 제갈량의 사당 서쪽에 있는 유비의 거대한 무덤은 쓸쓸한 느낌마저 준다.
▶신비로운 색을 담은 골짜기 주자이거우
해발 4000미터 깊은 골짜기
이튿날 아침, 주자이거우로 가는 비행기는 몇 번의 지연 끝에 청두 공항을 날아올랐다. 청두에서 북쪽으로 460여 ㎞ 떨어진 장족(藏族)과 강족(羌族)의 자치구에 위치한 주자이황룽공항(줄여서 주황공항이라 부른다)으로 가는 국내선 비행기는 연착과 회항이 잦기로 유명하다. 현지 가이드는 열 번에 다섯 번은 비행기가 뜨지 못하거나 다시 돌아온다고 하지만 그 말이 과장인지 일행의 운이 좋은 건지 이번 비행기는 단지(?) 몇 시간의 지체로 충분했다.
해발 3500m 높이에 있는 주황공항은 뱀처럼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주자이거우로 이어진다. 아홉 '구' 자와 울타리 '채' 자를 쓰는 이름은 와이(Y) 자 모양의 골짜기 안에 아홉 개 장족 마을이 있는 데서 유래했다. 4000m를 훌쩍 넘나드는 산에 둘러싸여 있는 이 비밀스러운 장소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70년대에 나무꾼들에 의해서였다.
골짜기는 생각보다 훨씬 큰 규모를 자랑한다. 세 골짜기가 각각 13~17㎞ 길이로 모두 왕복할 경우 총거리가 98㎞에 달한다. 골짜기 곳곳에 숨은 100여 개 호수를 모두 돌아보려면 2~3일은 족히 걸리는 터라 방문객은 수시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 대표적인 장소 10여 곳을 하루에 둘러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입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가면 아홉 개 장족 마을 중 가장 큰 수정자이(樹正寨)가 오른쪽에서 나타난다. 가장 크고 사람이 많이 찾는 마을인 만큼 화려한 깃발과 웅장한 정문이 활기찬 느낌을 준다.
마을 입구엔 높이가 수 m에 달하는 형형색색의 깃발이 빼곡히 도열해 있는데, 가까이 가서 보면 깃발마다 글이 빼곡하게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불교 경전으로 장족 사람들은 깃발이 바람에 펄럭일 때마다 거기에 적힌 글을 한 번 읽은 효과가 있다는 '아주 편리한' 믿음을 갖고 있다.
마을을 지나 개울과 호수를 따라 걷기도 하고 셔틀버스를 이용하기도 하면서 올라가면 세 개 골짜기가 만나는 갈림길이 나온다. 큰 식당과 장족의 물품을 파는 상점이 밀집한 이곳은 관광지 내에서 유일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자 주자이거우의 절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장소다.
이곳에서 왼쪽 길로 올라가면 주자이거우 최대의 호수인 창하이(長海)와 물빛이 가장 아름답다는 우차이츠(五彩池)를 만날 수 있고 오른쪽 길로 올라가면 '공작호수'라는 별명이 붙은 우화하이(五花海)와 웅장한 눠르랑(諾日朗) 폭포가 나온다. 계곡 구석구석에 흩뿌려진 호수들은 신이 사용하던 거울이 깨진 파편들이라는 전설이 전해진다. 햇빛과 호수 바닥과 보는 각도에 따라 갖가지 색이 나오는 이곳의 호수들을 보면 그 이야기를 믿어버리는 편이 스스로를 납득시키기에 훨씬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적 절경으로 소문난 캐나다의 루이즈 호수(Lake Louise)보다 더욱 푸르고
▶주자이거우 이상의 풍광, 황룽
주황공항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지역의 매혹적인 볼거리는 주자이거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주자이거우의 호수들이 양 갈래로 펼쳐진 산자락 품에 아늑하게 안긴 비경이라면 황룽(黃龍)의 신비로운 물줄기는 용틀임하듯 솟구치는 산줄기를 휘감은 선경(仙境)이다.
주황공항에서 차를 타고 남쪽으로 두 시간 정도 달리면 나오는 황룽은 셔틀버스 대신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야 할 만큼 한층 더 험준한 산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의 고도는 해발 4200m 이상. 말로만 듣던 '해발 4000m'의 희박한 공기는 사람의 생각도, 행동도 한 템포 느려지도록 만든다. 쉬 가빠지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내딛기를 1시간 여.
졸졸 흐르던 밝은 에메랄드빛 개울은 아무도 찾을 것 같지 않은 고지에 거짓말 같이 솟은 절인 황룽쓰(黃龍寺) 뒤편에서 또한 거짓말 같은 장관을 연출한다. 이름도 주자이거우의 그것과 같은 우차이츠. 이 주변의 모든 물은 한 가지 색으로 규정하기가 힘들어서인지, 아름다운 모든 것에는 아낌없이 '오색'이라는 찬사가 따라붙는다. 물 속에 녹아 있는 석회 성분으로 인해 생긴 카르스트 지형 위에 수백 개 작은 호수가 층층이 쌓여 있고, 그곳에 담긴 물은 하늘을 풀어놓은 듯 한없이 푸르다.
다시 황룽쓰를 돌아 나오면 나무로 만들어진 길이 케이블카를 탔던 입구까지 4㎞ 정도 이어진다. 이제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푸른색의 물은 볼만큼 봤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황룽을 내려오는 그 길은 또 다른 선물을 안겨준다. 그것은 땅과 물에만 쏟아지는 사람들의 관심을 시기하는 듯한 하늘에서 시작된다. 아주 높은 고도에 걸맞게 황룽의 날씨는 수시로 바뀐다. 멀쩡하던 하늘에서 갑자기 세찬 빗줄기가 쏟아지고, 이윽고 다시 찬란한 햇빛이 쏟아지면서 하늘은 오만 가지 변화를 일으키고, 그에 따라 바뀌는 발 아래 풍경도 시시각각 변한다.
특히 인상적인 때는 촉촉하고 투명한 공기 사이로 갑작스레 해가 얼굴을 내미는 순간이다. 하산길 양쪽에는 하늘을 담은 호수가 있고 맞은편에는 오후 햇빛을 받은 초록색 산이 버티고 섰으며 머리 위에는 또 하나의 하늘과 눈부신 태양이 있다. 완벽한 구도의 풍경화가 펼쳐지는 듯한 이 길을 내려오다 보면 고산병 증세도 차츰 사라진다.
비로소 깊은 숨을 내쉬도록 허락해준 공기와 비에 젖은 몸을 데워주는 햇빛에 한 번 더 감사하게 되는 것도 이때다.
◆ 서울에서 주자이거우
서울에서 주자이거우까지 갈 때는 주로 주자이거우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인 청두국제공항까지 연결되는 아시아나항공이나 중국 국제항공 또는 하나투어의 쓰촨항공 전세기를 이용해 청두에 도착한 후 청두에서 주자이거우까지 장거리버스를 타거나 항공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하나투어 청두ㆍ주자이거우 상품은 쓰촨항공 전세기를 이용하여 매주 월요일(5일 일정)과 금요일(4일 일정) 출발한다. 가격은 84만9000원부터다.
유네스코 지정의 세계자연유산인 '주자이거우'와 '머우니거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으며, 5성급 호텔을 사용하고,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전신마사지와 티베트민족의 다양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몽환 주자이거우' 민족쇼를 관람하고, 쓰촨요리의 특미인 약선요리를 맛볼 수 있다.
매일경제 | 김보람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