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설은 설화 가운데서 신빙성을 바탕으로 구성되는 이야기이다. 이 전설 또한 수양 대군에 의해 억울하게 왕위를 빼앗긴 단종(端宗)의 슬픈 사연을 중심으로 한 역사적인 사건을 기초로 해서 전개되고 있다.
단종은 왕위를 빼앗기고 상왕(上王)으로 있다가 사육신의 사건 이후, 영월로 유배되었다가 죽임을 당했다. 이렇듯 억울하게 죽은 단종의 혼령이 잠들지 못하고 사또 앞에 나타나는 데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활줄을 목에 매고 죽은 단종의 혼령이 계속 나타나, 영월 지방에 부임해 오는 사또들의 죽음은 계속되었다. 마침내 총명한 한 사또에 의해 단종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단종은 한을 풀고 저승으로 돌아간다는 줄거리이다.
우리가 전설을 분류할 때, 우선 설명적 전설이라 하여 특이한 지형·자연 현상·풍습·동식물 등의 기원이나 성질이 이러이러한 사연으로 되었다는 식의 전설이 있다. 그리고 신앙적 전설이라 하여 민간 신앙을 기초로 한 종교적 이야기가 있으며, 역사적 전설이라 하여 실제의 역사적 사물과 인물에 관한 이야기가 민중들의 기억과 구연 행위를 거치는 동안 변형됨으로써 생겨난 이야기도 있다. 이 ‘단종의 혼령’은 역사적 전설에 해당된다. 이 전설이 영월 지방에서 구비 전승된 것은 실제로 이 지역은 단종이 유배되어 죽임을 당한 곳이라는 데 그 이유가 있다. 그리고 현명한 수령이 나타나 원혼의 한을 풀어 주는 것은 원귀 설화의 한 특징이다.
이 외에도 단종을 소재로 한 설화가 더 있다. 그 중 하나는 강원도 영월읍 보덕사(報德寺)라는 절에 안치되어 있는 단종의 영정에 얽힌 이야기이다.
그림에는 백마를 탄 단종과 그 앞에 머루 바구니를 들고 있는 추충신(秋忠臣)이 그려져 있다. 추충신의 이름은 익한(益漢)으로 한성부윤을 지냈던 사람이다. 단종이 영월로 유배되어 외롭게 지낼 때, 산머루를 따다가 드리고 자주 문안을 드렸다. 그날도 산머루를 따가지고 단종에게 바치려고 내려오는 길에 연하리 계사폭포에서 단종을 만났다. 단종은 곤룡포에 익선관으로 정장을 하고 백마를 타고 유유히 태백산 쪽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축익한이 단종에게 어디로 가시느냐고 묻자 단종은 태박산으로 간다 하고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추익한은 급히 단종의 처소로 와 보니 단종은 이미 변을 당한 뒤였다. 추익한은 다시 단종을 만났던 계사폭포에 까지 와서 단종을 따라 죽었다. 이리하여 추익한도 단종과 함께 태백산 신령이 되었다. 또한 신령이 된 충신 엄흥도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이는 태백산 일대의 서낭당 뒤에 가시가 있는 엄나무가 많다는 사실을 전설화한 것이다. 즉, 엄충신이 죽어서도 단종을 지키기 위해 사후에 엄나무가 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정선군 여양리에 노산군(단종)을 모신 서낭당이 있는데 이것에도 전설이 전한다.
참고로 이 글의 출전인 『금계필담』은 조선의 역대 국왕과 대신들의 국사 처리에 관련된 고사 및 유명 인사들의 기이한 행적 등을 수록한 책으로 2권 1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재의 상징성
귀신(鬼神)의 상징성을 보자. 귀신 혹은 사령신(死靈神)에는 국가나 촌락 공동체, 씨족의 시조령, 조상령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조상 숭배, 특히 조상 영혼 숭배가 귀신 신앙의 중요 부분임을 헤아리게 되면 귀신이 곧 조상령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수 있다. 조상신이 흰빛의 선의의 귀신이라면, 검은빛의 악의의 귀신은 무속, 민속 신앙 현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통틀어서 원귀(怨鬼), 원령(怨靈)이라고도 일컬어지는 잡귀, 객귀(客鬼)들은, 저주와 재앙, 질병의 원인으로서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의 무속 신앙이 시베리아의 검은 샤머니즘과 유사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 주위에 산과 들과 같은 자연 환경이 언제나 있듯이 귀신도 우리 주위에 늘 있다고들 말한다. 무당과 달리 보통 사람은 우연히, 피동적으로 귀신을 만나게 된다.
*다른 작품과의 관련성
이 글의 소재인 단종의 죽음을 중심으로 한 역사 소설이 있다. 이광수가 지은 장편 역사 소설 ?단종 애사(端宗哀史)?가 그것이다. 12세의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오른 단종이 그의 숙부 수양 대군 에게 쫓기어 영월에서 죽은 사실을 충실히 서술한 작품이다. 당시 문단은 민족주의 사상의 고조기로, 이 소설은 사실을 충실히 서술하여 충군(忠君) 사상을 고취한 것이다. 한편, 이 설화가 원귀를 소재로 했다는 면에서는 ?장화홍련전?이나 밀양의 ?아랑각 전설? 둥과도 관련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