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주머니]
바지의 한쪽 주머니에
늘 구멍을 내어 다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늘 메모지에 적는 특이한 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참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듯했습니다.
그의 친구가 물었습니다.
"자네는 왜 한쪽
주머니에 구멍을 내고 다니고,
또 사람들이 자네에게 하는
이야기를 메모지에 적는 건가?"
그 사람은 미소 지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오른쪽 주머니는 그대로 두고
왼쪽 주머니는 구멍을 뚫고 다니네.
나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 중에서
칭찬이나 친절한 아름다운 이야기,
같은 것은 오른쪽에 그리고 욕설이나
비난 같은 것들은 적어서 왼쪽 주머니에 넣어 두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
주머니에 들어 있는 것들을 꺼내어 보네.
언제나 오른쪽 주머니에는
많은 말들이 들어 있지만 왼쪽
주머니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네.
좋은 일, 좋은 것을 기억하고 나쁜 일,
나쁜 말은 잊어버리는 것.
그것이 내가 평화롭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라네."
박성철 ‘희망 도토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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