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의 냄새
냄새는 힘이 세.
그리운 사람의 체취가
꼭 향기롭기 때문에 기억의 가장자리를
맴도는 것이 아니야. 퇴근하고 바로 만난 뒤의
은은한 땀 냄새, 목덜미의 우묵한 곳에서 풍기는
달짝지근한 살 냄새, 당신이 베고 잔 베개의 냄새.
그 냄새들에 우리는 중독되지. 코끝에서 되살아난
냄새에 우리는 행복해졌다가 절망스러워지기를
반복해.
색채와 음성이 모두 닳아서 없어져도,
냄새는 끝까지 남는 기억이거든.
- 탁재형의《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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