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하나 봄 하나]
쌀 한 톨을 얻기까지 농부는 땀을 일곱 근 흘린다고 합니다.
쌀을 뜻하는 한자 ‘미(米)’를 보시면 십(十)자에 팔(八)자가 두 개 나오죠.
사람 손이 88번 가야 쌀이 된다는 의미랍니다.
쌀 한 톨도 뙤약볕에서 비지땀을 흘리는 농부의 수고로움이 있기에 비로소 존재할 수 있어요.
하지만 쌀에는 농부의 땀만 있는 게 아닙니다.
햇빛이 알맞게 내리쬐고 살랑살랑 바람도 불어야 하지요.
대자연의 은혜로움이 없이는 튼실한 알곡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지상의 모든 존재가 다 그렇습니다.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존재하는 것이 없지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길섶의 씀바귀꽃조차도 얼마나 많은 인고(忍苦)가 있었을까요.
샛노란 꽃 한 송이를 피우기 위해 작은 들풀은 뿌리의 세포속까지 파고드는 추위를 견딥니다.
비와 바람과 햇빛의 수고로움은 또 얼마일까요.
당나라 시인 두보는 이렇게 노래했어요.
"꽃잎 하나가 날려도 봄이 깎여 나간다"고요. 지상의 어느 꽃도 대충 피는 것이 없습니다.
봄이 옵니다. 그 꽃잎 하나 피우고자 지금 봄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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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꽃 하나가 이럴진대 인간은 오죽할까요?
불교에선 인간으로 환생하려면 8400만번의 윤회를 거쳐야 한다고 말합니다.
산스크리트어에서는 인간을 '둘라밤'이라고 하지요.
인간이 되기가 '매우 얻기 힘든 기회'라는 뜻이죠. 우리 모두는 그토록 존귀한 존재입니다.
배연국의' 행복한 세상'에서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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