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관혼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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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흫 왕의 제사일 Giỗ Tỗ Hùng Vương 형제들이여, 각자의 뿌리와 근원을 기억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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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단군 할아버지에 해당하는 베트남의 시조이자 국조인 훙 (Hùng; hùng은 웅(雄), 즉 영웅이란 뜻) 왕을 기리는 제사일이 눈앞에 닥치자 훙 왕 축제의 총본산인 푸토 (Phú Thọ)성 히끄응 (Hy Cương) 산의 훙 (Hùng)왕 사당을 비롯한 각 지역의 사당들은 베트남 전국방방곡곡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아 모여드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번 호에는 지난 해부터 공식 국경일로 정해진 훙 왕의 기일 (4월 15일; 음력 3월 10일)을 맞이하여 베트남 사람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이 문화행사의 열기를 소기한다.
우리는 천룡의 후예다. 다른 여타 나라들과 달리 베트남은 한 사람의 영웅이나 시조가 아닌 여러 명의 국조를 섬긴다. 베트남 사학자 응오시린 (Ngô Sĩ Liên)이 기술한 다이비엣스끼또안트 (Đại Việt Sử Ký Toàn Thư; 1479년)에 의하면? “어우꺼 부인 (선녀)와 락롱구언 (용왕의 아들)을 통해 역대 훙왕들이 탄생했고 탄생한 초대 훙왕이 기원전 2879년 (베트남 월력) 최초로 방랑국이란 나라를 건국했으며 그 뒤를 역대 훙왕들이 이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베트남 인들은 이 기록에 근거하여 스스로를 꽁짜우 띵롱 - Con Cháu Tiên Rồng, 즉 천룡의 후예로서 최소 5천년 이상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있는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푸토 (Phú Thọ) 성 히끄응 (Hy Cương) 산에 훙 (Hùng)왕의 사당이 있으며 바로 그곳에 다음과 같이 역대 훙 왕 (18대)들의 명호가 나란히 모셔져 있다. 바로 이 자료를 근거로 베트남인들은 자신의 국조인 18인의 왕들이 BC. 2879 ~ B.C 258년까지 약 2,600년간 세월을 연속적으로 통치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2,600년을 18로 나누면 평균 150년, 이는 상식에 맞지 않기 때문에 일부 학자들은, “18대 왕이란 것이 각 시대별로 특히 기억에 남을 만한 역할을 했거나 국가를 부흥시키고 백성의 안위를 염려했던 왕들을 선별하여 적어놓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더욱이 레 왕조 시절 (1532년) 기술된 한 사서에서도 2, 600년 간 총 42명의 왕들이 나라를 다스렸다고 기록되어 있다.
전 민족 차원의 대 문화행사이자 제례의식인 훙 왕 기일은 왜 음력 3월 10일일까. 사실상 이 물음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근거 자료가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일부 학계의 설명에 따르면 “12 간지를 적용할 때 3월은 용, 10일은 닭 (닭은 예로부터 조상을 뜻함)을 상징한다. 그렇다면 천룡의 후예인 베트남 사람들이 자신들의 뿌리이자 근간이 되는 조상들을 기억하고 참배 드리기 위해 이런 식으로 그 날짜가 정해진 것” (후손들이 이 날의 의미와 시일을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한다.
덴 훙 축제 (Lễ Hội Đền Hùng) 의 열기 속으로 훙 왕 제사일은 현재 축제로 승화되었다. 베트남어로 축제를 레 호이(Le hoi)라고 하는데, 이 중 ‘레(L?)’는 조상과 신에 대한 감사와 기복(祈福)의 의미를 가지고, ‘호이 (hội)’는 다양한 놀이문화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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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인의 묘 ‘모마’ (Mồ Mả) 사진 : 이 용석 기자 resipi@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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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을 순회하다보면 각 지방 어딜 가도 여기저기서 쉽게 묘지를 발견할 수 있다. 그곳의 농부들은 이곳저곳 논밭에 흩어져 있는 조상의 묘 옆에서 마치 죽은 자와 대화하듯 경작을 하며 물소, 닭, 개들도 자연스럽게 함께 어울린다. 마치 지상세계와 지하세계 (흔히 음과 양)와의 간격이 허물어진 듯 적어도 이곳에서는 죽은 자와 산 자가 이런 식으로 지속적인 연결고리를 가지는 것이다. 또한 이 부근에 흩어져 있는 묘들은 죽은 자의 영원한 집이자 안식처라는 관념 때문인지 한결같이 묘 하나하나에 지극정성이 들어가 있다. 부자의 묘든 가난한 자의 묘든 독특하고 아름다운 색깔, 장식, 그리고 소박하지만 나름대로 기풍 있는 외관이 보면 볼수록 주변 풍경과 멋진 조화를 이루는 듯하다. 특히 적게는 한 두 묘, 많게는 수천여명이 동시에 묻힌 대규모 묘지에 이르기까지 베트남 사람들만큼 공동묘지를 아름답게 가꾸는 나라도 드믈 것이다. 물론 이곳에는 일반적인 사고, 또는 자연사 한 경우 외에 전쟁을 통해 사망한 수많은 순국열사들의 시신도 함께 매장되어 있다. 명성, 지위 서열, 재물 등등 이 모든 것들도 죽고 나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아직까지 대다수의 베트남인들은 이런 식으로 할 수만 있다면 묘를 아름답게 만들어 죽은 자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모든 것들을 기억하길 바라는 것이다.
따이닌 (Tây Ninh) 성에 사는 이 농부 (Minh 옹)의 말 대로 베트남인들에게 묘를 만들고 관리하는 일은 아무리 가난하고 삶이 고달프다 해도 절대로 소흘히 여길 수 없는 중차대한 임무다. 그것은 또한 조상에 대한 효를 다하는 일임과 동시에 스스로도 영혼의 참 안식과 평온을 가져오는 일이기 때문이다. “무덤을 아름답게 만들어 조상을 편히 모시는 것이야말로 부모님께 대한 최고의 효를 다하는 일이며 그 반대로 무덤을 훼손하는 일이야말로 씻을 수 없는 중죄다.”
국가유공자의 묘소. 10,263명의 베트남 순국선열들이 잠들어있는 성소다. (1975년 10월 24일 -1977년 4월 10일 완공. 위치 ; Quảng Trị 성, Giò Linh 현 Vĩnh Trường 읍) 쯔응성 국립묘지는 호찌민 로 근처의 웅장한 쯔응성 산맥과 굽이쳐 흐르는 벤하이 (B?n H?i) 강을 배경으로 우뚝 선 32.4m 언덕에 장엄하고 위엄 있게 지어져 있다. 이 지역 마을 주민들은 영웅들의 혼이 서린 이곳을 마을의 자랑으로 여기며 소중히 관리한다.
고즈어 (Go Dua) 공동묘지 (호찌민 시 투득 군)는 호찌민 시의 부유층이나 상류층이 주로 이용하는 묘소로 묘 하나하나는 물론 전체적으로도 대단히 아름답고 화려하다. 고급 화강암, 또는 대리석으로 만든 묘비 앞에는 언제나 신선한 꽃과 과일이 수북하다. 특히 이 주변에는 묘 주변에 담을 두르고 대문도 만든 별장식 묘도 종종 눈에 띈다. 그 안으로 들어가면 용, 기린, 봉황, 거북이 등 내부 장식들이 음양의 조화에 맞게 화려하게 조각되어 있으며 심지어 어떤 것은 후에 왕릉을 연상할 정도로 대단히 아름답다. (최소 3억 동에서 4억 5천만동 수준, 묘비 재질 자체도 대부분 외국 수입대리석) 고즈어 묘소의 관리인인 Tam 옹 (70세)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에 묘소를 만들어 관을 안치하는 비용만도 약 9 - 1200만동, 거기다 이곳에 적을 두고 있는 가족들은 매달 4-5만동씩 관리비를 지불해야 하는데도 요사이 자리가 없다고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