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곧은 길 가려거든 _ 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

작성자김영식|작성시간21.02.09|조회수64 목록 댓글 0

♠ 곧은 길 가려거든 _ 최치원 (崔致遠·857∼?)

 

어려운 때 정좌(正坐)한 채 장부 못 됨을 한탄하나니

나쁜 세상 만난 걸 어찌하겠소.

모두들 봄 꾀꼬리의 고운 소리만 사랑하고

가을 매 거친 영혼은 싫어들 하오.

세파 속을 헤매면 웃음거리 될 뿐

곧은 길 가려거든 어리석어야 하지요.

장한 뜻 세운들 얻다 말하고

세상 사람 상대해서 무엇 하겠소.  (김수영 옮김)

 

 

어려서 당나라로 유학 갔던 최치원이 25세에 쓴 시. 낯선 땅에서 얼마나 요지경 험한 꼴을 봤으면 이런 시가 나왔을까. “봄 꾀꼬

리”와 “가을 매”의 대비가 절묘하다. 스물다섯 살이면 한창 봄인데, 그대는 어이해 가을 매의 서러운 노래 부르나.

 

“곧은 길 가려거든 어리석어야 하지요(直道能行要自愚)”를 쓰고 4년 뒤에 최치원은 신라로 귀국했다. 나쁜 세상, 어지러운 신라를

구하고자 진성여왕에게 시급히 해야 할 일을 적어 올렸으나, 시무십여조는 시행되지 못하고 그는 전국을 유람했다. 해운대 해인

사… 언제 어디서 죽었는지는 알 수 없다.

 

최치원 선집에는 재미난 시가 많다. “청산이 좋다는 말 마오. 정말로 산이 좋으면 뭣 하러 나오시오?”(산에 사는 중에게) “시비 다

투는 소리 들려올까 늘 걱정되어 짐짓 흐르는 물로 산을 감쌌네.”(가야산 독서당에 적다)

 

고운(孤雲) 최치원은 경주 최씨인 나의 오래된 조상이다. 불현듯 해운대에 가서 바위에 바닷물이 부서지는 소리를 들으며 세상사

잊고 싶어라.

 

/ 조선일보 [최영미의 어떤 시]

 

 

<원문>

신축년 진사 오첨에게 (辛丑年寄進士吳瞻 신축년기진사오첨)

 

危時端坐恨非夫 / 爭奈生逢惡世途 (위시단좌한비부 쟁내생봉악세도)

盡愛春鶯言語巧 / 却嫌秋鶽性靈醜 (진애춘앵언어교 각혐추준성령추)

迷津瀨問從他笑 / 直道能行要自愚 (미진나문종타소 직도능행요자우)

壯志起來何處說 / 俗人相對不如無 (장지기래하처설 속인상대불여무)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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