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사는 일 - 나 태주

작성자김영식|작성시간21.02.11|조회수10 목록 댓글 0

사는 일 - 나 태주 1오늘 하루 잘 살았다 굽은 길은 굽게 가고 곧은 길은 곧게 가고 막판에는 나를 싣고 가기로 되어 있는 차가 제시간보다 일찍 떠나는 바람에 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두어 시간 땀 흘리며 걷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나쁘지 아니했다 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걸었으므로 만나지 못했을 뻔했던 싱그러운 바람도 만나서 수풀 사이 빨갛게 익은 멍석딸기도 만나고 해 저문 개울가 고기비늘 찍으러 온 물총새 물총새, 쪽빛 날갯짓도 보았으므로 이제 날 저물려한다 길바닥을 떠돌던 바람은 잠잠해지고 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 오늘도 하루 나는 이렇게 잘 살았다 2세상에 나를 던져 보기로 한다 한 시간이나 두 시간 퇴근 버스를 놓친 날 아예 다음 차 기다리는 일을 포기해 버리고 길바닥에 나를 놓아버리기로 한다 누가 나를 주워 가줄 것인가 만약 주워 가준다면 얼마나 내가 나의 길을 줄였을 때 주워 가줄 것인가 한 시간이나 두 시간 시험 삼아 세상 한복판에 나를 던져보기로 한다 나는 달리는 차들이 비껴가는 길바닥의 작은 돌멩이 2021/02/10/아침에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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