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초 >는 1947년 발표되었지만 이농 현상이 만연했던 1970년대 크게 유행했던 곡이지요. 이 곡은 <흙에 살리라>와 함께 정든 고향을 떠나는 세태를 탄식한 곡입니다. <고향초>는 ‘ 뽕을 따던 아가씨들 서울로 가고 정든 고향 정든 사람 잊었단 말인가 ’, ‘ 이 바닥에 정든 사람 어디로 갔나 전해오던 흙냄새를 잊었단 말인가 ’라고 탄식하지요.
<고향초>는 1947년 발표되어 해방 직후의 사회상을 보여준다고 이해하고 있지만 실제 이 곡이 창작된 시기는 일제시기입니다. 이 곡은 일제시기 후반 라미라 악극단에서 공연했던 <오동나무>라는 악극에서 사용됐던 노래입니다. <오동나무>의 스토리는 어떤지, 출연자는 누구인지, <고향초>는 어느 대목에서 불렸는지는 알려지지 않습니다. <오동나무>의 대본이 남아 있는지도 미지수입니다.
악극은 노래하는 연극으로서 연기, 무용, 노래, 반주가 혼합된 것이고, 현재의 뮤지컬과 비슷하다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 곡은 일제시기 후반 악극에서 불려지다가 해방 이후 정식 음반으로 취입됐다고 볼 수 있지요.
<고향초>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남쪽 나라 바다 멀리 물새가 날으면
뒷동산에 동백꽃도 곱게 피는데
뽕을 따던 아가씨들 서울로 가고
정든 고향 정든 사람 잊었단 말 인가
2.
찔레꽃 이 한 잎 두 잎 물위에 날으면
내 고향에 봄은 가고 서리도 찬데
이 바닥에 정든 사람 어데로 갔나
전해 오는 흙냄새를 잊었단 말인가
<고향초>에 나오는 뽕을 따던 처녀들은 일제가 강요했던 잠업과 연관이 있었지요. 그리고 잠업에 종사하던 처녀들이 일본인 경영주의 수탈을 견디다못해 서울로 무작정 상경하던 세태를 보여주었지요.
<고향초>는 악극에서 불려지다가 해방 이후 비로소 음반으로 제작됩니다. 이 곡은 송민도 님이 불렀지만 1972년 홍민 님의 리바이벌곡으로 널리 알려졌지요. 이 곡이 수십년 만에 큰 인기를 끈 것은 홍민 선생님의 매력적인 저음에다가 고향 노래들이 유행하던 당시 분위기도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2절 가사에 나오는 찔레꽃은 본래 장미꽃이었다고 합니다. 가사에 찬 서리가 나오는 것을 보면 이 곡의 계절은 11월인 것을 보여주지요. 그러므로 11월에 떨어지는 장미꽃이 현실과 부합하다고 보여집니다. 반면에 봄에 폈다가 떨어지는 찔레꽃은 현실과 맞지 않을 수도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가사를 바꾼 것은 서구적인 장미꽃보다는 찔레꽃이 한국적 정서에 맞다고 보았기 떄문일까요. 왜 가사를 바꿨는지 추적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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