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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에 얽힌 이야기

작성자가을바다|작성시간26.06.11|조회수13 목록 댓글 0

   <시인의 마을> 은  1978년  발표됐던 곡입니다. 이 곡은 고독과 방황의 나날을 보내는 청춘 의 자화상을 잘 묘사하고 있지요. 처음 출시된 음반은 작가의 창작의도를 잘 보여주었지요.

 

    그런데 얼마 뒤 검열 당국은 < 방황, 불건전한 요소가 짙어 부적절하다고 사료됨 전면 개작 요망 >이라고 지적하며 개사를 요구하지요. 이에 서라벌 레코드사는 두번 째 음반에서  < 수도승 > 을 < 방랑자 >로, <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 >를  < 자연의 친구 생명의 친구 >로  강제 수정합니다. 

 

   원곡의 주인공은 인생과 사회를 탐구하러 먼 길을 떠납니다. 수도승과 방황, 고독을 넣어 사색적이고 심오한 느낌을 안겨주지요. 반면 개사곡의 주인공은  자연을 구경하러 가볍게 길을 떠납니다. 특별한 메시지가 없는 것으로 비칩니다. 그 결과 원곡에 등 장하는 시인의  마을은 깊은 사색에  빠지는 마을인데 비해 사곡에 등장하는 시인의 마을은 가볍게 묵어가는 마을로 보입니다. 

  

   1973년 유신정권이 들어서자 검열은 혹독해집니다. 숱한 가요들이 검열을 당했고 영화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검열당한 영화들이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표현의 자유가 없었던 시대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여주는 가요입니다.

 

   새 음반은 가사가 일부 바뀌었음에도 원 음반의 감동이 살아나지 않지요. 마치 1942년 등장했던 <낙화유수>가 가사를 일부 수정하자 희망을 고취하는 곡에서 신세한탄조의 곡으로 바뀐 것과 같은 맥락이지요.  정태춘 님은 이 검열 사건을 계기로 사전음반심의제의 철폐를 헌재에 호소하여 표현의 자유를 선물합니다.    표현의 자유는 한류의 선봉장이 되지요.

 

   가사

 

창문을 열고 음 내다봐요

저 높은 곳에 우뚝 걸린 깃발 펄럭이며
당신의 텅 빈 가슴으로 불어오는 더운 열기의 세찬 바람

살며시 눈감고 들어봐요
먼 대지 위를 달리는 사나운 말처럼
당신의 고요한 가슴으로 닥쳐오는
숨 가쁜 벗들의 말발굽 소리
누가 내게 손수건 한 장 던져주리오
내 작은 가슴에 얹어주리오
누가 내게 탈춤의 장단을 쳐주리오
그 장단에 춤추게 하리오

 

나는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
상념 끊기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도 좋겠소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 가는
고행의 수도승처럼  하늘에 비낀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테요

 

우산을 접고 비 맞아 봐요

하늘은 더욱 가까운 곳으로 다가와서
당신의 그늘진 마음에 비 뿌리는
젖은 대기의 애틋한 우수
누가 내게 다가와서 말 건네주리오
내 작은 손 잡아 주리오
누가 내 운명의 길 동무 되주리오
어린 시인의 벗 돼 주리오
나는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
상념 끊기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도 좋겠소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가는
고행의 수도승처럼 하늘에 비낀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테요

 

 

 https://youtu.be/039rpdsT37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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