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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나팔꽃 피는 시간

작성자최윤환|작성시간17.08.05|조회수356 목록 댓글 2

1.

나팔꽃은 언제 피어서 언제 지는가?

나팔꽃은 새벽 3~4시에 봉오리가 열리고, 아침 9시에 활짝 피고, 정오가 되면 시들어서 진다고 한다.

동틀 무렵에 봉오리를 살짝 열고는 정오가 되면 시든다. 꽃이 피어 있는 시간이 무척이나 짧다.

이 사실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됄까?

 

어떤 글을 보았다.

'아침에 꽃이 피고, 저녁에 진다'고'.

어떤 나팔꽃은 변종이거나 생태불안정으로 혹시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팔꽃은 아침에 피고, 정오 무렵에 진다.

나팔꽃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사진 찍으려면 새벽부터 서둘러야 한다.

꽃 사진작가들이 부지런해야 하는 이유이다.

 

송기엽 사진작가가 낸 책 '야생화 일기'(200년판 86쪽)에서 인용한다.

08 : 35 꽃봉오리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08 : 50 꽃잎을 펼친다.

09 : 05 활짝 피었다.

10 : 55 꽃잎이 오무라들기 시작한다.

12 : 40 꽃잎이 완전히 말렸다.

3일 뒤 씨앗 형태가 뚜렷하다.

 

서해안 중부 산골마을의 내 텃밭에는 나팔꽃, 유홍꽃이 핀다.

나팔꽃보다 줄기, 잎, 꽃잎이 무척이나 작은 유홍꽃은 여행지에에서 씨앗을 받았다.

전남 동광양시 처가의 사촌여동생네 마을 논두렁에서 씨앗 받았고, 충남 서천군 한산모시센터 뒤편 쓰레기장 빈 터에서도 까망케 잘 익은 씨앗을 훑었다.

 

8~9년이 지난 지금에는 이들이 무척이나 많이 번져서 성가시게 나뭇가지에 올라탄다.

이제는 텃밭에서 가느다른 줄기를 우두둑 쥐어뜯어내야 할 만큼 조금은 성가시고 귀찮아졌다.

 

나는 촌에서 살지만 꽃들이 피는 시간을 정확히는 모른다.

피고 지는 시간대가 있지만 그냥 막연하게 추정할 뿐이다.

나팔꽃 피고 지는 시간을 어설프게 아는 데도

많이 아는 것처럼, 제대로 아는 것처럼 말하지는 않아야겠다고 반성한다. 

어디 나팔꽃뿐이랴?

 

 

2.

서울 올라온지 오늘이 열흘 째.

마음은 시골 텃밭에 내려가 있다.

 

오늘 아침, 아내는 싹눈이 달린 감자를 살짝 도려내서 베란다에 내놓았다. 아내의 후덕한 심성을 엿보았다.

너댓 개.

그늘에 꼬들꼬들하게 말린 뒤 화분 흙에 묻었다가 나중에 시골로 내려갈 때 파내서 가져가야겠다.

 

나는 사흘 전에도 씨눈이 있는 감자 몇 개를 도려내서 베란다 그늘에 말렸다.

오늘 아침에 보니 도려낸 자국에서 즙이 말랐다.

빈 화분에 묻었다. 촉촉한 물기가 있는 흙이니 실뿌리가 살짝 오르면 캐서 시골로 가져가야겠다.

가을감자 씨종자.

 

시골로 가져가 텃밭에 옮겨 심는다고 해도 제대로 클지, 늦가을에 캘런 지를 알 수 없게 생겼다. 멧돼지가 봄감자 두둑을 파훼쳐서 굵은 감자를 캐먹었다는 것을 올 여름에 확인했다. 감자를 재배한다는 사실을 안 멧돼지는 이제는 단골손님처럼 텃밭까지 내려와 감자두둑을 마구 파훼칠 게다. 멧돼지의 피해가 예상된다. 예상피해는 나중의 일이고, 우선은 서울에서도 씨감자를 조금씩 모아야겠다.

 

씨알감자는 서울 성남모란시장 5일장, 시골 5일장 터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다. 돈만 주면 얼마든지 사서 심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돈 안 드는 농사를 짓는 건달농사꾼이다. 생활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큰 돈 들이지 않고도 씨(종자)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씨감자이다.

감자는 캔 지 얼마 안 있으면 싹눈이 튼다. 싹눈을 살짝 도려내면 그런대로 씨알이 된다.

 

내가 시골사람이라는 증거는 또 있다.

베란다에서 화분 몇 개를 가만히 들여다 보았다.

고구마 한 알에서 싹이 여러 개 나왔다.

싹이 손가락 마디만큼 크는 대로 잘라서 다른 화분 흙속에 심었다.

주방에서 티스푼 하나를 꺼내서 삽이나 호미처럼 흙을 파고는 고구마 싹을 묻었다.

벌써 여러 차례나 심었으니 지금은 열댓 개의 줄기가 크고 길이가 늘어났다.

고구마 잎이 제법 무성하다. 아쉽게도 이따금 벌레가 파 먹은 흔적도 있다.

햇볕이 별로 안 들고 그늘이 훨씬 많이드는 음지의 베란단에서, 작고 좁은 화분 속에서도 햇볕을 많이 쬐야 하는 고구마를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실험이었다. 키울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고구마 줄기가 자꾸만 길어나니까. 물론 시골 텃밭과는 비교가 안 된다. 하지만 도시 아파트 안에서도 한 알의 고구마를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니 이것만으로도 큰 성공이고 보람이다.

 

내 시골집 터밭. 위밭에 두어 두렁에 심었던 고구마 줄기를 멧돼지가 주둥이로 파엎어서 완전히 폐농했다는 사실을 지난 7월 말에 시골 내려가서 확인했다. 햇볕에 실뿌리가 말라 죽는 고구마 줄기를 조심스럽게 거둬서 다른 두둑에 심고는 물 주고 보살폈다. 약하나마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고구마 줄기를 보고는 나는 도로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 온지도 벌써 열흘째. 마음은 벌써 시골 텃밭에 가 있다.

아쉬움을 달래려고 오늘도 베란다에 나가서 한 알의 씨알 고구마 몸뚱이에서 돋아난 싹을 조용히 관찰하였다. 잎줄기가 있는 마디마딤다 새싹이 나온다. 환경이 불안하면 종족번식의 본능이 되살아나는 것일까? 식동물처럼 식물도 싹을 틔운다. 싹을 튀우면 어미(모체)는 영양을 빼앗겨서 수명이 짧아진다. 그런데도 식물도 동물처럼 종족번식을 한다.

지금 베란다 화분 속의 고구마도 똑같다. 내가 고구마 순이 나오는 대로, 손가락 하나 정도로 큰 줄기를 잘랐더니만 씨알고구마 줄기마디마다 새로운 싹눈이 틔고 있다. 숱하게 줄기를 잘라냈으니 새로운 싹눈은 더욱 많이 생겼다.

이게 가을까지 계속 틀까? 온화한 실내라면 겨울철에도 싹눈을 계속 틔울까 하는 궁금증은 사계절을 통해서 관찰해야겠다.

 

 

                         2017. 8. 5. 토요일.

 

요즈음이 년중 가장 무덥다. 다음 주말에는 더위가 꺾일 게다.

이제 1주일만 더 버티면 뜨거운 한여름철도 고개를 숙인다.

 

초안이다.

다듬기는 나중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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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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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정희태 | 작성시간 17.08.06 개화시간까지 관심을 가지시니 최형은 참자연인의 소양이 풍부한 듯 싶소 ㅎ
    갑자기 수련이 생각나네요, 연못에 고운 꽃을 피우는 수련이 水蓮으로 아시는 분이 아마 90%일지도 모르지만
    그 수련이 아니고 잘 睡 字 睡蓮이라오,이말을 하는 이유는 개화시간과 관계있기 때문이오
    우리나라 수련은 낮에 가면 모두 꽃잎을 오무리고 있어서 잔다고 하여 수련이 되었지요, 그러니까
    새벽에 꽃이 피었다가 해가 뜨면 서서히 꽃잎을 닫기시작해서 10시가 넘으면 거의 꽃몽오리처럼 된다오
    그런데 요즘 공원 등지에 가보면 낮에도 수련이 있더라고 할꺼요, 그 이유는 한낮에도 꽃이 지지않는 열대수련들이
    동남아에서 도입된 때문이요,
  • 답댓글 작성자최윤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8.07 다양한 인종이 희석되는 세상이니 한국 고유의 식물이 얼마나 오래 지탱되겠소?
    거기다가 새로운 품종으로 개량하고, 변이종이 생겨서...
    아무려면 어떻겠소? 꽃은 예쁘고, 아름답고, 고운 것들이기에...
    낮잠 자기에 수련이라는 말을 정형덕분에 알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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