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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망상

작성자허천/주응규|작성시간19.10.02|조회수12 목록 댓글 0
 

가을 망상(妄想) / 주응규 

긴 한숨마저 갖은 빛깔로 
색색들이 단풍 져 
저미는 가슴에 바람이 분다  

막연히 그대를 향하던 마음을 
갈바람이 쓸고 간다 

공연히 탈(頉)이 났는지 
냉가슴 앓는 마음을 
그대 입술에 살포시 포개어  
폐부 깊숙이 호흡한
체온으로 녹이고 싶다

로맨틱한 첫 키스같이 뜨겁고 
달콤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다만 가슴 시리지 않을 만큼만
살가운 정(情)을 풀어 
그저 가슴을 데우고 싶다

그리움에 허기진 텅 빈 마음에 
아스라하게 차오르는 
그대의 빛 고운 미소에 거나하게 취해 
어느 가을길 위에서 
길 잃어 헤매고 있다.



*흐르는 음악: 내 사랑아 주응규 작시 김성희 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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