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수 없는 약속 / 여림 진영숙
이른 아침마다 정성을 끓여
보온병과 소우를 걸머메고
오십여 리를 걸어
당신께로 가는 길
백년해로하며
생명 끝나는 날까지
매일매일 해주마
맹세했던 약속
육신이 무겁다고
먼저 벗어 놓고
훌훌 떠난 사람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길 위에 선지 삼십여 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 년을 하루같이
그리움을 품고 걷는 길 저편엔
하얀 그림자 환영인 듯 머물고
듣고 있으리라 여기며
연주하는 소우
따뜻하라고 부어놓은
스프 한 모금에
눈물 한 방울 가미된 소원
얼마 남지 않은
우리의 만남을 위해
오늘도 어김없이
사랑을 끓여들고
당신 향해 가는 길엔
생전에 좋아하던 생음악
주름진 세월의 강물되어
추억으로 흐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