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내가 소년이었을 무렵

작성자스노우맨|작성시간26.06.14|조회수55 목록 댓글 10

 

내가 소년이었을 무렵 

                                         - 이용한 -

바람을 날리며 너는 약간 부풀었고
강변에서 한 뼘씩 자랐다

극심한 나무와 실패한 사정들
불가피한 낭독이 흘러 어느새 발목이 젖었다

갈 수 있으면 가
아득하게 멈출 수 없었고
마음이 가고 마음이 식었다

유역을 돌아 차부에 이를 때까지
소매마다 덕지덕지 목련이 묻어 있었다

차라리 성냥이나 사서 돌아갈걸
시력이 망가진 문장 사이로
돌이킬 수 없는 겨울이 떠다녔다

분명한 저녁인데
어머니는 순전히 지붕에서 울었다

먼 이마를 스치는 구름 한 마리
외롭게 지나간 입술
손금에 칼을 그으며 이별을 외던
소년은 마침내 약한 곳으로 떠났다

돌아오지 말자고 돌아보지 않았다
오래된 봄이었고

파랗게 등이 휜 주점에 너는 앉아 있었다
이따금 세찬 사투리에 섞여 동백이 졌다

- 시집 "낮에는 낮잠 밤에는 산책" 문학동네 中 -

 

.

.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도토리키재기 | 작성시간 26.06.14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답댓글 작성자스노우맨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4 귀한 발자취 남기신 고운 님!
    정성 어린 덕담에 감사드립니다.
    행복하세요.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등영 | 작성시간 26.06.14 정성의 마음으로 올려주신 좋은글 마음에 새기고 갑니다
  • 답댓글 작성자스노우맨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4 귀한 발자취 남기신 고운 님!
    정성 어린 덕담에 감사드립니다.
    행복하세요.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김종승 | 작성시간 26.06.15 감사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