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이 슬렁슬렁 바위를
쓰다듬어 매끄럽다
하여 슬도라 하지
해거름이 내리는 바다
모세의 바다를 걷는다
기적이 한 번 더 이뤄지길 바라는 건
나의 이기일까
아기 고래는 어디 갔는지
가슴에 구멍이 뚫린 어미 고래가
등대 저 홀로 울까, 멀찍이 서 있다
멀리 보이는 용연공단 염원,
수평의 끝에서 몰고 온 긴 머리 헤쳐풀고
갯바위에 처박고 부서져 내리는 흰 핏물
곰보바위에 공명되는 해풍
싹싹 가슴 쓸어내리는 파도 소리
이 모두 어우러진 휘모리
누가 거문고를 뜯는가
달은 보라 구름 속에서 나와
뽀얀 얼굴을 보인다
별을 매단 방어진항 야경
멀리 굴뚝에서 불꽃을 쏘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