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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연중 제6주일 -아픈 이에게 손을 내미시는 주님의 마음

작성자본당신부|작성시간24.02.10|조회수47 목록 댓글 6

더 밝게 더 기쁘게

 

오늘은 교회가 세계 병자의 날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왜 하필 오늘 세계 병자의 날인가... 루르드에서 성모님이 벨라뎃다에게 처음 발현하신 날이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이, 병든 이들을 도우라는 성모님의 특별한 메시지와 더불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루르드의 기적수를 마시고 씻어서 치유를 받습니다. 수천건의 기적사례가 있지만 교회적으로 인정한 것은 70여건으로 많은 이들이 루르드에서 육체적으로 치유를 받지만 영적으로도 치유를 받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우리 대전교구의 주보성인이기도 하지요. 나중에 대전교구 주보성인이 누구냐 하고 물으면 루르드의 성모님이라고 꼭 대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세계병자의 날 답게 말씀전례도 병자들의 치유에 대한 구절로 되어 있습니다. 문둥병이라고도 하는 이 나병환자를 율법에서는 어떻게 했는가 1독서 레위기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일단 악성피부병이 나타나면 사제에게 가야하고 사제는 이를 부정한 사람으로 선언합니다. 더 이상 전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이기도 하지요.

 

사제는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식별하는 임무가 대단히 중요한 직무로 얘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은 천성적으로 자신의 수치나 아픈 곳을 가능한 한 숨기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코로나를 겪어봐서 아주 잘 알고 있지요. 맨처음 코로나가 터졌을 때 그 조치를 잘못한 사람들 얼마나 많이 탓했습니까... 전염성이 없으면 자기 혼자만 아프고 마는 것이지만 전염성이 높은 경우에는 공동체 전체를 부정하게 만들고 공동체는 그 원인이 되는 이를 원망하게 되기 때문에 이것을 감추지 않고 사제에게 데려오도록 법령화 해놓은 것입니다.

 

오늘 1독서는 레위기 131절에서 2절까지 말씀을 듣다가 갑자기 44절에서 46절까지의 말씀으로 훌쩍 건너뜁니다. 여기까지 죄다 악성피부병에 관련된 말씀입니다. 여기까지가 아니라 1359절 끝까지도 모자라서 141절부터 57절 끝까지 악성피부병에 관련된 구절입니다.

 

이것이 무엇을 말하는가... 병에 걸렸으니 격리, , 단절이 아니라 어떻게 진단하고 진찰하고 얼만큼 격리해야하고 더 아프거나 더 퍼지지 않도록 해야하는지 의사가 해야 할 말만 빼고 다 있는 겁니다. 이 사람이 낫게 되면 공동체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정결예식을 하고 회복에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세심하게 법제화 해놓았습니다.

 

나중에 우리도 마지막 때에 예수님께로부터 정한 사람이냐 부정한 사람이냐 심판받게 될 것입니다. 현세적인 삶에서도 신중하게 판단하고 중대하게 결정을 하는데 하물며 예수님께서 마지막 날에 우리들의 영생에 대한 문제는 더 신중하게 판단하시겠지요. 그리고 미리 건강에 신경쓰는 것이 더 중요한 것처럼 교회를 통해 우리들의 영신적인 건강에 이상이 없도록 말씀하십니다.

 

특별히 레위기 14장은 악성피부병 환자가 회복되면 공동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가난한 사람인 경우는 또 어떻게 봉헌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상당히 길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 나병환자에게 가엾은 마음으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십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어찌보면 격리시키는 율법과 대조적인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람을 위한 마음은 같은 것입니다. “가엾은 마음으로 번역되는 단어는 원래 인간의 내장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것이 사랑, 애타는 마음, 찢어질 듯한 마음을 뜻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법조문에 얽매여 있는 당시 유대교 사회에서 법정신을 보여주시는 주님의 마음, 주님의 손길처럼 우리도 이 시대에 아픔을 겪는 모든 이에게, 그리고 우울증과 정신적인 치료가 필요한 보이지 않는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해서도 주님을 닮은 마음과 손길이길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도 연민으로 손을 내미시는 주님을 체험하는 은총이 주어지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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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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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미카엘라 | 작성시간 24.02.10 아멘!

    연민으로 손을 내미시는 주님을 체험하는 은총이 주어지길 빕니다.
  • 작성자레몬에이~♡ | 작성시간 24.02.11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아멘🙏
  • 작성자박은비 리나 | 작성시간 24.02.11 아멘♡
    아픈 사람들을 마주할 때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 어떻게 말해야 할까,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할까 특히 많이 생각해보는 요즈음인데,
    오늘의 독서와 복음을 묵상하며 예수님은 이들을 어떻게 대하셨을지 먼저 생각해보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겠다는 답을 찾게 되네요 :)
  • 작성자신혜원 글라라 | 작성시간 24.02.12 주님~
    나약한이에게 율법을 들이대며 단죄하는 저의모습을 가엾은마음 사랑의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은총을 내려주소서~.아멘!
  • 작성자박동찬 프란치스코 | 작성시간 24.02.12 아멘
    근무하면서 몸이 아픈이들을 많이 만나는데 그들의 손을 잡아주며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았던것에 대해 반성하며 이제부터라도 주님의 모습을 닮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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