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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재의 수요일 후 목요일 -어중간한 신앙과 확실한 믿음

작성자본당신부|작성시간24.02.15|조회수46 목록 댓글 5

더 밝게 더 기쁘게

 

오늘 독서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보아라, 내가 오늘 너희 앞에 생명과 행복, 죽음과 불행을 내놓는다.” 이렇게 모세는 두 길을 제시하고 축복의 길을 선택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오늘 독서에 나타난 그 축복의 길은 이렇습니다. 주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 그분의 길을 따라 걷는 것, 그분의 말씀을 들으며 그분께 매달리는 것, 그분의 계명과 규정, 법규들을 지키는 것... 한 마디로 주님께 순종하는 길입니다. 하느님 말씀에 순종하느냐 마느냐로 이 길이 갈립니다.

 

어찌보면 선택사항인 것처럼 말하지만 하느님 말씀을 지키는 것만이 유일한 생명의 길임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와 같이 말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말씀은 우리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주어진 어떤 부가물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생명 자체입니다. 그래서 결코 선택이 될 수 없고 필수사항인 것입니다.

 

중간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를 너희 앞에 내놓았다. 너희와 너희 후손이 살려면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 여기서 하늘과 땅이 증인이 될 수 있는가... 이렇게 하늘과 땅을 의인화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는 겁니다. 하늘과 땅은 변하지 않습니다. 변치 않는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내세워 조건과 상황에 따라 변덕을 부리고 거짓 증언을 하는 인간을 고발하시겠다는 겁니다.

 

하늘과 땅이 인격적 존재가 아닌 만큼 인간의 죄악을 증언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하늘과 땅의 변치않는 모습이 수시로 변하는 우리의 모습을 고발할 수 있겠지요. 하느님께 있다가 수시로 돌아서고 죄악에 빠지고 변하는 우리의 모습과 달리 하느님의 축복과 저주에 대한 약속은 변함이 없고 확실하다는 것을 변함이 없는 하늘과 땅이 증거한다는 것입니다.

 

선택에는 중간이 없습니다. 이도 저도 아닌 것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그런 애매한 것은 선택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애매하게 위치하고 자리하여 하느님을 선택하기도 하고 세상의 것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영적인 선택의 길에는 중간이 없습니다.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고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습니다.

 

저는 성당에서 이런 말이 들리는 것을 싫어합니다. “적당~, 그까이꺼 대~가장 해로운 해충이 대충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대~충 받아들이고 신앙도 적당~히 가집니다. 그래서 하느님이 기준이 되지 못하고 죄를 지어도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못합니다. 하느님이 기준이 아니라 내 생각, 내 판단이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애매모호한 신앙, 적당히 믿고, ~충 신앙생활 하는 사람은 뚜렷한 지향점이 없기 때문에 이것도 저것도 아닌, 모호하고도 어중간한 모습을 보입니다. 요한묵시록 3장 라오디게이아 신자들에게 하느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지요. “네가 이렇게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으니, 나는 너는 입에서 뱉어 버리겠다.”

 

우리들의 신앙은 어중간할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애매한 입장을 취하시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분명하신 것처럼, 우리 선택도 명료해야 합니다. 확실한 믿음! 이것이 우리가 이번 사순시기에 가져야 할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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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레몬에이~♡ | 작성시간 24.02.15 확실한 믿음! 아멘🙏
  • 작성자신혜원 글라라 | 작성시간 24.02.15 하늘과땅을 증인으로 삼는다는 건 변하지않는것으로 증인삼아 때와상황에따라 변하는 인간의 모습과대비되어 씌여진구절이였다는걸 새롭게 알게되었습니다.
    신부님~감사합니다~^^
  • 작성자김순정 유체칠리아 | 작성시간 24.02.15 사람은 적당히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제 뒤통수가 얼얼 한듯 합니다.
  • 작성자미카엘라 | 작성시간 24.02.15 아멘!

    “네가 이렇게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으니, 나는 너는 입에서 뱉어 버리겠다.”
  • 작성자김상민미카엘 | 작성시간 24.02.16 하느님 말씀에 순종하느냐 마느냐로 이 길이 갈리므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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